안녕하세요,
올해 3월말에 아빠가 타파시타맙으로 완전 관해되신 이후 유지치료에 대한 고민 글을 썼는데요,
항암 마친 뒤 계속 호중구 수치가 회복이 안되고, (촉진주사를 맞고도 1000을 못 넘김)
거대세포바이러스가 눈에 침범해서 한쪽 시력도 거의 잃어버린 상황에서.. 결국 유지치료는 시작도 못하고 컨디션 끌어올리던 와중에 7월초에 폐렴이 오셨습니다. (폐포자충+라이노바이러스 폐렴)
7/2일에 입원에서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호전과 나빠졌다를 반복했고, 이틀전부터 자가호흡이 힘들어서 고유량 산소 치료하면서 중환자실에 계십니다. 스테로이드, 항바이러스제, 항생제 등을 계속 쓰고 있는데도 산소포화도가 점점 나빠지고 있어서, 주치의께선 기도삽관(목에 관을 넣은 인공호흡기 형태+수면상태로 유지) 가능성도 말씀주셨는데요.
기도삽관 후 폐가 좋아져서 의식을 깨울 확률은 10~20% 라고 하셨구요..
저는 그 힘든 항암도 2년 가까이 이겨내고 관해까지 된 이 상황에 폐렴으로 아빠를 잃을 순 없어서 기도삽관이라도 하고 치료의 시간을 벌고 싶은데.. 아빠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폐가 더 나빠질 경우 연명치료로 들어가는 것이니 삽관은 완강히 거부하고 계세요. (사전에 연명치료 거부 등록도 해놓으심)
이런 경우, 기도삽관을 더이상 강권하면 안되는 것일까요? 주치의는 가치관의 문제라고 하셨는데 저는 아빠를 꼭 낫게 하고 싶고.. 그래서 미칠 지경이네요.
카페글 검색해보니 폐렴으로 기도삽관 후 회복된 분들도 꽤 있으신 것 같아서ㅠㅠ 경험담 나눠주시거나, 내 가족이면 이렇게 하겠다 등등 조언주실 환우분이 계실까요?ㅠㅠ
첫댓글 삽관은 폐렴 자체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폐렴 치료가 효과를 낼 시간을 벌기 위한 치료입니다. 현재는 암과 싸우는 단계라기보다 중증 감염과 호흡부전을 극복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물론 암 치료로 인해 면역력이 크게 저하된 것이 현재 상황의 중요한 원인인 것은 맞습니다. 주치의께서 회복 가능성을 10~20% 정도로 설명하셨으니 결코 높은 확률은 아닙니다. 하지만 0%는 아닙니다. 또한 주치의께서 곧바로 호스피스를 권유하지 않고 삽관이라는 선택지를 제시하신 것은, 회복 가능성이 비록 낮더라도 아직은 시도해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셨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삽관을 하게 되면 보통 1~2주 정도 치료 경과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폐렴 치료에 반응하는지를 평가하게 됩니다. 그 기간 동안 폐 기능이 회복되어 인공호흡기를 제거(발관)하고 스스로 호흡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일 것입니다. 반대로 삽관을 하지 않는다면 현재 상태에서는 회복 가능성이 주치의께서 말씀하신 10~20%보다 더 낮을 수도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최종 결정은 환자분 본인의 가치관과 의사를 가장 우선으로 존중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저라면 기관절개술이 아니라, 우선 삽관을 통해 폐렴 치료가 효과를 낼 시간을 확보해 보는 방향을 조심스럽게 권해 보고 싶습니다. 삽관 후에는 진정제 사용으로 의식이 흐려지거나 의사소통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삽관 전에 가족분들과 서로 전하고 싶었던 말, 혹은 꼭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을 충분히 나누셨으면 합니다. 어떤 결정을 하시든, 앞으로 남은 시간이 가족 모두에게 후회가 덜 남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steller 님, 이번에도 정성스런 답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아직은 의식도 또렷하고 고유량으로 유지하고 계시는데, 주치의께서는 언제든 갑자기 나빠질 수 있으니 기도삽관을 미리 생각해보도록 말씀주신거라고 했는데요. 제가 조금 헷갈리는 부분은, 삽관 후 상태가 악화될 경우 가족들 동의 하에 연명치료를 중단하는게 일반적으로 가능한건가요? 삽관을 했다가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폐렴이 악화될 경우 삽관 제거를 못하고 몇년동안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하게 될까봐 아빠과 가족들 모두 두려운거거든요. 실제 병원에서도 삽관을 한번하면 환자가 회복하여 의식을 찾기 전에 제거하는건 불가능하고, 병원윤리위원회를 통해 승인을 받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것처럼 설명을 하셔서요.
또렷한 의식으로 대화하고 영상통화도 하는 아빠를 두고, 이런 상황을 가정하고 알아보는게 너무나도 고통스럽네요ㅠㅠ
스텔라님도 삽관을 조심스레 권해주시고, 주치의도 림프종 재발 상태도 아니고 폐렴만 극복하면 되니 미리 삽관으로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는게 더 좋을수도 있다고 하셔서 더 결정이 어렵네요.ㅠㅠ
@아빠건강되찾기 확인이 늦었습니다. 저는 회복 가능성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연명치료에 대한 현장 관행을 잘 모릅니다.
@steller 네 아빠께서도 삽관 동의하셔서 오늘 진행하고, 할수있는 모든걸 다해서 치료해보려고 합니다. 아빠가 꼭 이겨내실거라 믿고 더 마음을 굳게 먹어야겠어요. 스텔라님 항상 따뜻하게 답변 주셔서 정말 감사 드립니다. 스텔라님도, 카페에 환우분들도 모두 건강하시기를 함께 기도 드리겠습니다.
@아빠건강되찾기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아버님 잘 이겨내실겁니다. 연명치료 중단은 가족 동의 아닌 본인이 서명해야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