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글은 <언론고시 카페-아랑>으로 카페 이름이 바뀐 결과에 대해 이를 번복하자고 주장하는 글은 아닙니다. 그 과정이야 어쨌든 절차에 의해서 카페이름은 <언론고시카페-아랑>으로 정해졌고 이에 대해 지금의 카페이름을 반대했던 한 개인의 입장에서 그저 짙은 아쉬움을 피력하는 글입니다. 그리고 이 아쉬움을 끝으로 카페의 참여자가 아닌 관찰자로 돌아가려는 카페 초기 가입자의 마지막 글이기도 합니다.
처음 언론사에 입사해 기자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시절. 이곳을 통해 같은 길을 고민하는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03년 이맘때 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전에 웹진 언론고시라는 사이트가 있었지만 익명인 공간인 그곳에서는 무분별한 설전과 불확실한 정보들이 난무했습니다. 물론 웹진 언론고시가 언론사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정보와 그들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장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웹진 언론고시는 그 순기능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이곳 <언론고시 카페>(당시 처음 만들었을 때의 이름)가 생겼습니다. 현재 주인장이신 아랑님이 손을 거둬 부치셨지요. 보다 체계적으로 언론사 입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이 길을 공부하는 사람들끼리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자는 의도에서였습니다. 그 당시 제가 가입했을 때 지금 규모의 1%인 500여명도 채 되지 않은 회원들이 카페에 가입해 활발하게 이야기들을 나누고 계셨습니다.
이후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아랑님을 비롯해 카페 초기에 가입하셨던 분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오프라인으로 모여 많이 하던 이야기 중에 하나가 왜 우리 스스로 언론고시생이라 칭하는가 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공권력으로부터 보장받는 신분을 획득하려는 고시생(고시를 준비하는 분들을 폄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으로 스스로를 칭한다는 것은 언론사를 지망하는 것과 상치되는 것 아닌가 해서였지요.
결국 언론이란 권력이 오용되는 것에 대해 비판을 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 중에 하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언론인이라면 스스로 권력이 되려는 것을 늘 견제해야하는데 우리 스스로 고시생임을 지칭하면 그런 긴장감에서 멀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염려를 했던 것이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일종의 객기일 수도 있습니다. 당시 오프라인에서 모여 술잔을 나누던 카페 회원 분들 가운데서 언론사에 들어갔던 분들은 거의 없었으니까요.
이런 섣부른 고민들을 하면서 혹은 마치 당장이라도 언론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 인양 서로 치켜 새우기도 하면서 카페에 수시로 접속하고 어설픈 글을 남기고 또 오프모임에도 참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었고 언론사 입사를 꿈꾸는 백수 생활의 어려움 속에서도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카페는 점차 규모가 커졌고 아랑님께서 홀로 관리하시기가 어렵다며 사적으로 친분이 있던 회원 분들에게 운영자로서 카페 운영을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셨습니다. 그중 한 명이 저였고 덕분에 아랑님을 대신해 몇 번의 오프라인 정모를 주최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알게 된 분들은 지금도 저에게 매우 소중한 인연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공간에 대해 누구보다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시 카페 명칭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예전에 제가 이 사안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을 때 왜 문제제기를 하시냐는 분들도 적잖이 계셨습니다. 언론고시 카페가 되건 아랑카페가 되건 카페 자체의 운영이나 본질은 달라질 것이 없지 않느냐. 이런 반론을 제기하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사적인 인연을 운운하며 자유게시판에다가 글을 남기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차라리 아랑님에게 개인적으로 건의를 하라고 충고를 해주시기도 했습니다.
그분들의 의견을 보고 많이 생각했습니다. 제가 너무 제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개인적으로 고민이 되더군요. 그리고 투표라는 절차에 걸쳐 확정된 명칭에 대해 그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인가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카페명이 지금 회원들에게 별다른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이 이 글을 쓰기 전 저를 가장 많이 머뭇거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래서 더 이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제 생각이 다수의 의견과는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제 개인적으로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묵과하고 가는 것이 ‘아니다’ 싶었습니다.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들에게 제 입장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로인해 설득은 아닐지라도 작금의 <언론고시 카페-아랑>이 되는 과정에 대해 한번쯤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언론고시 카페-아랑>이 되는 과정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카페명 변경논의 과정에 대한 아랑님의 공식적인 입장이 먼저 나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애초 카페명을 실수로 바꾸게 되었다고 미안해하셨던 건 아랑님이었습니다. 그리고 1년 후, 카페 명을 변경하겠다고 공언한 뒤 지난 해 회원들에게 여러 가지 이름을 제안받기까지 하셨습니다. 이후 또 별다른 말없이 한해를 보냈습니다. 결국 저를 비롯한 몇 명이 다시 이 문제를 제기한 다음 아랑님은 카페 명 변경에 대해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투표에 의해 <언론고시 카페(아랑)>에서 <언론고시 카페-아랑>으로 카페명이 확정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 불합리한 부문은 생략을 할지라도(가령 카페 등록회원수의 몇 %의 동의를 얻었냐는 문제 등) 이 모든 과정에서 아랑님은 한 번도 카페 전체 메일을 통해 카페명 변경에 대해 카페 구성원 모두에게 공론화 하지 않았다는 부분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이후 현직게시판이 생겼다는 카페 전체 메일을 받았을 그 의아함은 더 했습니다.
제 상식으로는 현직게시판이 생겼다는 메일보다는 이런 저런 연유로 카페 이름 변경에 대한 논의가 카페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과정 속에서 제가 가장 실망을 한 부문은 여러 사람들이 아랑과 언론고시를 편하게 부르니 그대로 카페 명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듯한 아랑님의 뉘앙스였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앞서 말했던 언론고시라고 우리 스스로 칭하는 문제에 대해 아랑님 역시 일정부문 그 취지를 동감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언시는 언론고시의 줄임말이 아닌 언론사입사의 줄임말로 통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아랑님께서도 의견을 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한 자신을 카페지기라 칭하며 카페가 특정인의 사유물로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씀 또한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당신에겐 언론고시나 아랑이나 이 카페 이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던 것도 기억합니다. 이렇게 제 기억과 아랑님께서 카페명 변경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일치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비단 제 기억 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미루어 짐작하건데 아랑님은 카페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회원들보다 이 카페명에 대해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회원들의 의견에 더 마음이 끌리셨던 것 같습니다. 투표를 통한 일정한 절차를 거쳤다고 하겠지만 어떤 사람들의 눈에는 일종의 요식행위로 보일 수 있었음을 아랑님음 전혀 예상하지 못하셨는지요.
그깟 이름이 무엇이라고 또 긴 글을 썼을까? 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아랑님 역시 이 글을 읽으며 왜 월영은 명칭에 대해 집착을 할까? 하며 머리가 아플 것도 같습니다. 해서 그에 대한 책임은 앞으로 글을 쓰지 않는 것으로 갈음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채용정보 같은 글 외에는 카페에 글을 적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제가 공연히 일으킨 분란에 대한 응분의 대가는 치르는 것이 되겠지요.
하여 마지막으로 말씀드립니다. 제가 비록 미흡한 사람이지만 이 공간에 대해 애착을 가진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 대안공간으로서의 가능성 때문이었습니다. 학연과 서울 중심의 언론사 입사 정보의 유통과정에서 이 공간이 그것의 폐해를 저지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나고 나서 보면 치기가 서린 글일지라도 언론사를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해야 하는 고민을 서슴없이 나눌 수 있는 공간. 행여 현직이 되었을 경우 그 흔적들을 보며 자신을 추수 릴 수도 있는 공간이 이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공간이 되는데 가장 큰 밑바탕은 바로 이곳의 운영주체가 스스로 권력이 된다거나 혹은 이 공간에 대해 사유화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고시카페-아랑>은 카페를 위해 또 아랑님 스스로를 위해서도 좋은 모습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로써 여기에 모이는 사람들은 그것을 의식하던 하지 않던 간에 언론고시라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은 의미의 단어를 내재화 하고 아랑님은 수만명의 사람들에게 앞으로도 그것을 원하던 원치 않던 이 바닥의 공인으로 살아야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곧 아랑님에게 무형의 권력과 유명세가 따라다님을 의미하겠지요. 저는 그것을 바랐기에 아랑님이 이 카페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의 부박한 마음이 아랑님을 오해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별로 쓸데도 없는 일에 괜한 시간과 감정을 소모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후회도 듭니다. 또한 결과적으로 여러 사람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희생하는 분에 대한 일종의 시비와 깎아내리기로 보일 것 같다는 염려의 마음도 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글을 올립니다. 아랑님의 진심과 생각을 제가 오해할 수도 혹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제 진심과 생각을 아랑님께서 오해할 수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에 대한 것은 인위적인 노력보다 그저 시간에게 맡겨두겠습니다. 그것이 또 순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카페가 보다 좋은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뒤에서나마 기원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제가 카페명에 대한 글을 올린 뒤 그에 대한 댓글을 다신 분들 가운데 저와 의견이 다르셨던 분들이 이 글을 읽게 되신다면 그때 답해드리지 못했던 제 의견이 전해졌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흠,, 저야 가입한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간단하게 본론만 말하셔도 될일을 너무 길게 늘여쓰신듯하네요.
진심을 다해 쓰신 글 같은데, '간단하게 말해도 될 글을 너무 길게 늘였다'라는 의견은 공감이 가지 않는군요. 저는 그저 한 사람의 진중한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변했습니다. 고시가 권력을 의미하지는 않죠. 또 고시라는 단어가 붙은 이유는 언론사 입사 시험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에서 붙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언론고시...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생각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 하지만 그렇게 문제가 되거나 또 이 카페에서 다시 한번 공론화 할 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월영님의 의견도 존중되야겠지요...
세상이 변한 것이라기보다는, 그 세상에 맞게 우리 스스로가 변해버린 것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블로그에 끼적였던 글을 얼마전에 우연히 다시 보게됐는데, 과연 지금 제 자신은 예전의 그 진중한 고민의 틀에서 많이 빗나가 있음을 발겨했습니다. 일단은 당락에 일희일비하는 처지가 되어버렸으니까요.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놀이예술상상력님 의견에 공감하게 되네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카페이름이 다시 정해지기까지 충분히 공론화가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투표도 두번에 거쳐 이루어졌고 카페인들이 선택한 이름이 채택되었고 별 다른 문제 없이 민주적(정상적)인 방법으로 결정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임용고사를 임용'고시'라 칭하는 사대생들도??ㅋㅋ 무슨 그런 비약을..언론고시란 말은 우리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는걸.
우리 태어나기 전부터라... 글쎄요. 사실 카페명이 무엇이든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그러나 점점 취뽀와 닮아가는 카페분위기는 그리 달갑지 않네요. 카페명을 보고 취뽀언론지부 정도로 생각하고 카페를 찾는분이 늘어서 그럴 수도 있을 것도 같고.. 물론 제발 아니기를 바랍니다만.. 후후.. :(
월영의 진심을 의심하지 않는 바... 얘기 잘 들었고, 결국엔 생각하는 건 비슷한 게 아닐까 하는 어렴풋한 느낌도 드네.. 난 카페지기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택한 거라 생각하는데... 물론 진행 과정상의 미숙도 있었겠지. 하여간 못다한 얘기 풀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고.. 그럼..
월영님 의견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카페 역사가 꽤 됐고 지금 여기서 활동하고 계신 분들은 과거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죠. 그래서 카페 이름을 '갑자기' 바꾸려는 것에 대해서 관리자님께서 정황 설명을 '좀더 충실히'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사실 있었습니다. (아랑님이 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굳이 '아랑'을 빼느냐 계속 넣느냐, 그리고 '고시'라는 단어를 빼느냐 여부도 과거와 현재 회원 모두가 더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기네요. poll 또한 월영님 말씀대로 더 많은 회원 그리고 과거와 현재 회원이 골고루 참여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했음은 당연할 것입니다.
글고 histoire님~~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고시'라는 말이 있으면 우리는 언론고시라는 말을 무조건 붙들고 지내야 하는 건가요? 그것도 비판 없이? 언론고시라는 말에 대해 월영님이 비약을 하셨다고 하시는데 전 오히려 님이 언급한 주장의 근거가 더 빈약하고 그래서 더 심한 비약 같습니다.
'고시'라는 말은 이제 '어려운 시험'정도로 쓰이는 것 같아요. 사법고시(원래는 사법시험이죠),임용고시,심지어 취업고시란 말까지..어찌됐건 이제는 언론사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아랑'이 일종의 고유명사처럼 통용되기때문에 갑자기 바꾸는 것도 어찌보면 현실성 없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개인적으로는 '언론고시 카페'라는 문구는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집단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요소가 단순히 이름이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름 역시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비교하자니 비약이 될 수도 있지만, 굳이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꿔야했던 것 처럼요. 그런 점에서, 언뜻 보기에 사소하게 보일 수 있지만 결코 안중요한 것은 아닌, 카페'명칭'에 관한 월영님의 의견에 깊이 공감합니다. 고시라는 명칭도, 그 앞(혹은 뒤)에 붙은 한 개인의 닉넴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면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여서라도 바꿔야겠지요. (카페 활성화를 위해 수고하신 아랑님의 노력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월영님의 문제제기에 공감합니다. 고시라는 말이 '합격하기 어려운 시험' 이라는 의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렵다는 그 말 뒤에 '권력'이 숨어있는 듯한 뉘앙스가 느껴지는 것은 저만의 느낌일까요. 그리고 월영님이 이 카페에 글 쓰시는 것을 그만둠으로써 스스로 자책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그것이 오히려 무책임해 보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남겨주시면 좋겠어요~
언론'고시' 그 대목 정말 다시 생각해 볼 만한 것 같습니다. 저도 편의상 딱히 생각나는 말이 없어서 언론고시라는 말을 쓰기는 하지만, 그 말을 쓸 때의 생각과 '언론사 입사'같은 말을 쓸 때의 마음가짐은, 아무래도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제 자신에 대해서도 돌이켜 보게 됩니다.
처음부터 명칭에 대한 문제제기와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졌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군요. 저는 아랑이라는 이름과 언론고시라는 이름 모두를 왜 굳이 바꿔야 하는지 의아해 했고, 그 둘에 표를 던진 사람으로써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간의 사정과 이런 진중한 문제제기가 왜 진작에 공론화 될 수 없었던 것인지 아쉽습니다. 물론 어느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애초에 왜?라는 의구심을 갖지 못했던 모든 회원들과 사정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적극적으로 토론에 앞장서지 못했던 기존 회원들, 전체메일을 통해 공론화시키지 못한 쥔장 모두의 몫인 것 같습니다. 투표는 민주적 방식이지만 깊이있는 토론 없는 투표는 한계가
언론고시란 말과 아랑이란 말이 둘 다 싫다는 얘기 같은데. 그것을 편하게 느끼는 사람이 더 많다면 그것을 카페 이름으로 쓰는 게 맞는 거 아닌가 하네요. 그래서 투표도 한 것일 테고.
있겠지요. 저도 감히 제가 투표한 지금의 이름을 뒤집어야 한다는 말은 하지 못하겠군요. 하지만 월영님의 문제제기에 동감합니다. 만약 아랑님과 월영님과 같은 기존의 회원들, 문제제기를 한 많은 사람들, 이에 대한 이견들에 대해 활발히 토론이 이루어진 다음에 투표가 이루어졌다면 다른 선택을 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왜 이제야 이런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지.. 저는 그에 대한 책임으로 오히려 월영님께서 앞으로도 계속 발언하셔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존의 역사와 지금의 방향에 대한 깊이있는 문제제기는 월영님과 같은 초창기 멤버들의 애정이 있어야 가능하니까요.
저도 처음에는 아랑이란 말이 좋았습니다. 맨 처음 만든 사람이고 그 분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까요.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명칭이라면, 더구나 스스로 바꾸겠다고 약속한 사항이라면.. 분명 토론하고 의견을 모아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랑카페는 아랑님에 대한 문제제기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문제제기하는 사람들은 비난받고 초토화되는 아랑님 만의 성역은 아니니까요. 물론 저도 아랑님을 좋아하는 한 사람이지만 문제의식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다수결과 투표가 토론의 결과만큼 민주적일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투표하자면 월영님의 은퇴(?)에 반대 한표입니다.
이 논란(?)을 계속 봐온 사람으로 월영님의 태도에 그다지 동의하지 못하겠습니다. 돌려돌려 얘기하지만 결국 아랑이란 말을 카페명에서 빼자는 얘기를 계속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도 사실이고요. 예전에 글을 쓸 때는 원래 이름인 카페 언론고시로 되돌리자는 뉘앙스의 글도 썼던 것 같은데 이 글에서는 또 언론고시라는 말을 빼야 한다는 쪽으로 글을 쓴 것도 아랑을 빼자는 말만 강조하긴 이상하니까 돌려쓴 느낌이고. 한 사람의 닉네임이 아니라 그것이 카페 사람들에게 편한 일반명사가 됐다면 그것을 카페명으로 쓰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언론고시란 단어는 카페 초창기부터 아랑, 월영님을 비롯한 멤버들 사이에서 공론화됐던 문제입니다. 저 역시 언론계 종사자의 권력이 내재되어 있는 듯한 '언론고시'란 단어 사용에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만 대안이 적절치 못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아, 그리고 저는 이 논란을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인데, 한사람의 닉네임이 카페 사람들에게 편한 명사가 됐다는 게 문제의 본질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이름을 사용하게 된 계기가 대다수 카페인들의 동의를 얻어 올바른 과정을 거치지도 않았을 뿐더러 추후 극소수의 카페 회원들이 참여한 투표로 공신력을 얻을려고 한 것은 바른 여론형성이라고 보기 힘들군요.
또 이미 몇 번에 걸쳐 이 문제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실질적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식하고 있었고 투표도 통해 결과가 이뤄졌다면 전체메일을 돌리지 않아서 불만이라는 얘기는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이는군요.
한 사람의 운영자이지만 그간 카페 이름 논쟁에 대해 입 꾹 다물고 있었습니다. 현명하신 분들이니 어떻게든 잘 풀어 나갈거라 생각했고 제 생각 또한 계속 혼란을 거듭해왔기 때문입니다. 처음으로 온라인 상에서 제 입장을 밝히겠습니다. 우선, 언론고시라는 이름에 반대하는 심정은 월영님과 동일합니다. 언어가 사람의 생각을 규정한다 하였습니다. 이제는 연차 제법 있으신 현직들 사이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나오는 언론고시라는 단어이지만 "고시라는 어려운 관문!을(권력 얘긴 논란 많으니 생략하겠습니다) 통과한 사람들"의 자만심이 언론의 역할에 해를 끼칠까 저어됩니다. 이상주의는 아니나 언론이 권력화되고 기득권으로 굳어질 때
사회를 견제할 자극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다른 어떤 직업보다 더 강한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지나친 도덕주의일까요? 어쨌든 언론고시라는 이름에 대한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다음, 아랑에 대한 생각입니다. 이미 고유명사화 되어버린 "아랑"의 이름이 언뜻소로 바뀌든 가랑으로 바뀌든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다만 문제는 한 사람의 닉네임과 카페 이름이 동일해지면서 고유명사로 고착화되는 동시에 원치 않는 공인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아랑님이 유명세를 이용해 장사를 할거라고도, 사기를 칠 것이라고도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
앞서 지적한 문제들이 존재하고 아랑님 역시 월영님 의견의 이유를 아신다면 오프라인에서 제안드린 바를 실행하시는 것이 어떨지 조심스럽게 다시 말씀드립니다. 지난 정모에서 저는 "차라리 주인장 닉네임을 바꾸는 게 어떠냐?"고 했습니다. 그 때 아랑님은 "나도 그럴려고 했다." 고 긍정해 주셨지요. 아랑 개인의 닉네임이 바뀐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건 잘 압니다. 그러나 제 짧은 생각엔 차악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네요. 어려운 일이지요, 어려운 일입니다. 한가지 더 보태자면 월영님의 절필이 해결할 수 있는 것, 속죄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해결할 것도 속죄할 것도 없지만)참여자로 남아주셨으면하네요.
그리고 저는 이 논쟁이 여전히도 쓸데없는 논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이게 우리 카페의 미덕이기도 했지요. 어떤 한 사람의 문제제기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비방없이 토론할 수 있다는 것. 이번 문제 역시 언어와 의식에 관한 문제를 넘어서서 언론인의 본질에 대한 생각까지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쓸데없는 논쟁, 불필요한 시비라 생각치는 말아주셨으면 하는게 제 의견입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면 사는대로 생각한다 하였습니다. 생각하는 건, 실존의 문제일 수 있지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악으로깡으로-가 쓴 글에는 답을 해야 할 것 같아서... ^^ 차라리 내 닉네임을 바꾸는 게 어떠겠냐는 말... 나도 만났을 때 얘기했듯 그럴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그때 말했듯 내 실명으로)... ^^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좀 헷갈리긴 하네. 어쨌건.. 현재로는 굳이 닉네임까지 바꿀 생각은 없는데.. 그리고 나 역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 생각해.. 세상에 있는 어떠한 토론도 쓸데없는 건 없다는 생각이고..
사람이 많이 모이다 보니 자연 규모가 커졌습니다. 그러니 분명 한 개인의 소유물을 떠난 인터넷 공간인만큼 민주적 절차와 운영에 대한 논의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가끔 이러다 운영진들이 모 카페가 그랬듯 일방적으로 카페를 폐쇄하거나 이동시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안그러시겠지만, 소수의 운영진들로 운영되는 카페가 겪는 한계는 뭐 어떤 식으로든 표출되니^^; 이름 변경으로 논의의 열을 올리고 있지만, 사실 이름 같은 문제들을 논의하는 대화창과 의견 수렴 방식이 세련되지 못했던 같습니다. 뭐, 굳이 애쓰지 않아도 웹진처럼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제 생리대로 생성, 소멸을 거듭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요.
이 사안에 댓글을 남기시기 전에...'의미'라는 것을 꼭 한 번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일단 저역시 월영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또한 솔직히 반갑기도 합니다. 이유는 제가 국문과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언론사 입사에 왜 '고시'라는 말이 붙었는지는 그 기원을 밝히기가 쉽지 않겠지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웃으며 붙었건 힘들기 때문에 붙었건 사람들의 '기대심리'와 '보상심리'가 들어가 있다는 점은 솔직히 부인할 수 없지 않을까요? 물론 이후에 언론고시라는 말을 별 부담없이 하나의 상징으로 보시는 분도 많을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자신이 언론인이라는 길을 걷고자 한다면 (적어도 직업소명으로 생각하신다면)
언론고시라는 말을 꼭 한번쯤 뜨악하게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고시라는 것은 국가시험이 주가 되는 것이고 옛부터 그 이름에 맞는 보상과 권력이 주어진 것이 사실입니다. 사람들이 당연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본 것도 부인할 수 없겠죠. 전 그런 이유에서 언론입사를 준비하는 것에 고시라는 말을 붙이는 것을 참 싫어합니다. 아무것도 아닌거 같은 단어 하나의 의미가 생성하는 의식은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도 언론고시라는 말 만큼은 주변에서 격려성 멘트로 날린다 하더라도 언론인이 되고자 하는 당사자 만큼은 꺼려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언론인이 되고자 하는 것이 권력이나 힘, 보상을 얻고자 하는 게 아니라면 '언론고시'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지 말았으면 하고요. 말이 길어졌네요. 결국 단어가 지닌 의미를 곱씹어 보자는 겁니다. 그것이 언론인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어떤 의식을 심어주는 지를요. KBS 필기 떨어졌지만 듣자하니 '언론인(기자)은 특권이라고 생각하는가?'이런 질문을 했다더군요...참 좋은 질문 같았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카페 이름을 다시 설정했지만서도 언론고시라는 말이, 것도 '간판'을 달고 있다는 점에서는 뜨악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괜시리 부끄러워 지는 건 저만 그러는 걸까요?....
그동안 카페의 토론이 '아랑이란 이름을 붙이느냐'로 몰렸던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야 제자리를 찾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오랫동안 거슬리던 표현인 '고시'라는 이름에 대한 카페인들의 진지한 고민도 반갑구요. 무엇보다도 저 역시 카페 이름에 고시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것에는 반대하는 사람입니다. '그저 어려운 시험이라는 뜻일 뿐인데 무엇이 문제냐'라는 분들도 많으신 것으로 압니다만 사실 저는 언론사 시험을 '어려운 시험'이라는 뜻의 고시라 부르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좋아서 들어선 길, 더 나은 길을 놔두고 일부러 선택한 길에 '어렵고 힘들다'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도 다가당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름이 사람의 인식과 더 나아가 인생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큽니다. 그렇기때문에 모든 부모님들이 하얀 밤을 보내시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라는 마음으로 우리들의 이름을 지어주셨겠지요. 이젠 이 카페에 대해 우리 모두가 이런 부모님의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당장이야 우리 기억속에 '언론고시 카페-아랑'이라는 이름이 지워지지 않겠지요. 하지만 이제 곧 언론사공부에 발을 들여놓을 후배들까지 같은 인식을 가지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후배들이라도 '고시- 어려운 시험- 그 어려움에 대응하는 특권'이라는 연결의식을 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랑'이라는 이름에 대해 한마디 덧붙이자면, 수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대표성을 한 사람의 이름으로 갈음하는 것은 카페 전체로서도, 그리고 그 한사람의 당사자로서도 행복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수만명이 소속된 카체의 운영자라는 이름으로 원치않는 공인이 되신 아랑님도 마음은 편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부르기 편한 이름', '이미 익숙한 이름'이라는 고정관념을 떠나 이젠 아랑님의 그런 짐을 덜어드리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언젠가 아랑님도 이 카페를 떠나 가족과 아내를 위해 살아야 할 날이 오실테니까요. 그때를 위해 카페도 조금씩 준비를 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물론 아랑님의 입장을 들어봐야 하는 문제이겠지만 만약 이 카페의 '아랑'이라는 명칭이 '모두의 편의를 위해서 아랑님이 하신 희생'이라면 이제는 카페인들이 이름을 바꾸는 불편쯤은 감수해야 하지 않나 하고 생각합니다. 이름 논쟁이 나올때마다 아랑님께서 늘 '나도 마음이 편치않다'라고 하신 부분이 문득 생각나서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만화처럼/ 동시에 접속하고 있어 잠시 쪽지로도 주고받았지만... 다음에 또 카페명을 바꿀 기회가 생긴다면(최소한 6개월은 물리적으로도 일단 불가지만.. ^^)... 이번보다는 좀더 많은 얘기도 나누고 좀더 많은 사람이 참여했으면 하는 맘.. 비슷하겠지. 그나저나 사람들 생각은 정말이지 너무 다양해서 말이야.. ㅎㅎ
아랑/ 아랑형 댓글을 계속 보다보니.. 정말이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무리 소통을 시도하려 해도 잘 되지 않네요. "사람들 생각은 정말이지 다양"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말을.. 자꾸 소통을 회피하려는 도구로 사용하신다는 느낌이 드는 건 제 잘못일까요?
epismelo/ 그건 정말 네 오해인 듯한데. 나는 소통을 회피한 적이 전혀 없는데 말이야. 난 네가 나와 개인적으로 얘기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환영이야. 카페 글을 통해서도 좋고, 만나서도 좋고. 혹은 이메일이나 전화로도 좋고.
아랑/ 제가 아랑님과 소통을 하고 싶었는데 잘 되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_-;; 월영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이 '언론고시' 등의 말에 대해 형과 소통하고 싶어하는데 잘 되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요.. 진지하고 나름 설득력도 있고 한 켠에선 공감도 끌어내는 지적에 대해 "사람들 의견은 다양.."이라는 말로 모든 것을 피해가시려는 것 같다는 느낌 말입니다.
그리고 "사람들 생각은 정말이지 너무 다양해서 말이야"라는 이 말이 뭐가 잘못됐다는 건지 난 알 수가 없군. 당연한 말이란 건 나 역시도 너무 잘 알고 있고. 그 말을 한 게 소통을 회피한 거라니 나로서는 이해가 잘 안되는군. 그리고 꼬리말로 줄줄이 달아 놓는 것도 뭐 나쁜 건 아니겠지만 정말로 얘기를 원한다면 한번 만나는 건 어떨까. 이 카페명 논란에 대해서도 뭔가 좋은 대안이 있으면 내게도 전해주고 말이야.
아랑/ 아무래도 개인적인 이야기로 흐를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조만간 메일 한 통 넣겠습니다.
이 카페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정 붙이고 살던 늙은이들이 이렇게 열심히 글 올리는 건 최근 세태에서는 이례적이군. 합리적이었든 아니든 절차(절차를 밟는 과정에서는 그 절차에 대한 이렇다 할 이의제기가 없었던, 하지만 대표성에는 의문이 있는, '나름대로의' 절차)를 밟아 결정된 안에 대해 말 꺼내기는 쉽지 않지 누구나. 하지만 이 공간이 사유화되는 듯하다는 거부감 섞인 우려, 간판에 '고시'를 적시할 이유는 전혀 없다는 말 되는 항변이 본질일 텐데.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왠지 명분과 대의, 전선의 본질은 흐릿해가는 듯. 이걸 절필로, 개명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뭐 그리 열 내느냐' 퉁을 놔서 상황을 눙치고 넘어가려 했던 사람 중 하나로서 별별 생각이 다 드는군. 고유명사가 이미 보통명사가 돼 버린 지금. 문패에 (아랑)이 없을 때부터 그랬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 적어도 일관성에 있어서는 흠이 없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진정성이 있었는가 내게 물어도 그랬을 거라 말하기 어렵다는 곤혹스러움. 이 집 문 열 때 집들이라도 해야 하지 않느냐 농반진반 글 썼던, 그리고 시험 한 번 볼 때마다 주저리주저리 후기를 늘어놓던 시절의 애정까지 생각하면 지금 이 판이 뭘 어쩌자는 건지. 내게 뭘 요구하는 건지.
다만 이야기를 해도 속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는 건 서로 마찬가지일 터. 이젠 꼴도 보기 싫은 거 아니라면 만나 술잔을 기울이든 어깨 두들겨 주든 탁자를 뒤엎든 따귀를 때리든 수를 내야 하지 않을까. 얘기를 해 보고 필요하다면 카페 문패를 바꿔 달아야 하나를 묻는 국민 투표라도 하시든가. 회원직을 걸고 탄핵안을 발의하든가
여기서도 정치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