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던 광활이 끝나고, 학교에서 공부하려니 철암이 많이 그리웠어요.
공부도 물론 재밌지만 아이들과 봄을 즐기고 싶었거든요.
4월부터는 목금토 브런치 가게에서 알바하기로 해서, 알바 하기 전 남은 시간 끌어모아 철암 나들이 왔어요.
함께 가자고 마음 모은 어진이, 주영언니, 은지언니, 수민언니 덕분에 더욱 즐거웠습니다.
1. 철암 안녕!
수요일 6시간 연강을 마치고, 퇴근길을 달려 밤 늦게 철암에 도착했습니다. 예매한 좌석에 앉았는데 알고보니 주영언니 앞자리였어요.
시원한 태백의 공기 마시며 도서관에 도착했더니 반가운 어진이랑 은지언니가 있었어요.
주영언니는 비즈팔찌를, 어진이는 네잎클로버 키링과 컵코스터를 만들어서 선물해줬는데 마음도 선물도 참 예뻐요.
도서관에 있던 ‘사회복지사를 소개합니다’ 책도 틈틈이 읽었습니다.
그러다 만화방에서 오랜만에 쪼르르 누워 새벽 3시가 넘도록 수다떨다가 잠들었어요.
2. 반가운 마을 사람들
전영자 어머님, 행정복지센터 동장님과 사무장님, 기차놓친 가락국수에서 지원이네 가족 뵙고 인사드렸어요.
오랜만에 철암 왔는데 모두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천마차, 쌍화탕, 맛있는 감자옹심이와 부꾸미 도너츠... 감사합니다.
도서관에서 조금 쉬다가, 아이들 3시 40분에 학교 끝난다고 해서 마중 갔습니다.
보아 재인 예준 예헌 하음 소헌 하연 예원 우빈 민영이 마주쳤는데, 방과후 가야 한다고 해서 각 교실에 데려다줬어요.
문화의집 들러서 선생님께 인사드리고 예준이와 도서관까지 걸어갔습니다.
가는 길에 지헌 지원 경수도 만나 함께 도서관에 왔어요.
도서관에서 디셉션 - 오목 - 공기를 번갈아 계속 했어요.
그리고 틈틈이 아이들이 선물을 줬습니다.
재인이가 준 보석사탕과 반지, 소헌이 예원이가 센터에서 만든 샐러드, 경수가 준 쌀과자와 초콜릿!
오자마자 또 아이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정말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있는 선물입니다.
저녁에 아이들 집에 배웅했습니다.
우빈이 가게 - 지원이 집 - 지소예태랑 창희집 - 하연이네 - 예원이네 - 예준이네 코스로 배웅했습니다.
비오는 날씨에 뒤집어지는 우산 고치고, 계단마다 가위바위보 하면서 천천히 배웅했더니 한참 걸렸습니다.
저도 아이들과 오래 있고 싶고, 아이들도 저와 오래 있고싶어하는 이 쌍방향 마음이 너무 귀해요.
갔다와서 씻고 은지언니랑 푹 잤습니다.
3. 봄바람 살랑살랑 비경길 걷기
아이들이 아직 학교에 있는 동안 은지언니와 해리포터와 비경길 걸었습니다.
움트는 새싹과 산수유가 기억에 남아요. 갈색 빛 산과 나무도 점점 푸른 빛으로 물들고 있었어요.
아이들이 선물해준 간식들과 해리포터 선생님께서 준비해주신 핫초코 참 맛있었어요. 감사합니다.
겨울에 강물에 빠졌던 구간은, 얼음이 다 녹아서 벽을 짚고 조심히 지났고
물이 불어 길이 사라진 구간에서는 암벽을 타고 넘어 지났습니다.
철암에 온 이후로 점점 용기가 커지는 것 같아 기뻐요.
양원역에서 기차 타고 철암으로 갔는데, 항상 지하철만 타다가 산과 강을 맘껏 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은지언니랑 꿈과 삶에 대해서도 많이 나누었어요.
4. 수민언니 합류, 바람의 언덕
수민언니 만나서 함께 바람의 언덕에 갔습니다. 바람이 엄청 불었지만, 꿋꿋이 시원하다고 머리에 되뇌었더니 정말 시원했어요.
바람이 그냥 코에 스쳐가는 게 아니라 몸속 곳곳에 깊이 스며드는 기분이었어요.
트럭이 빠져서 바퀴가 돌길래, 수민언니 은지언니와 밀어서 구했습니다.!!
5. 계속 놀기
재인이와 오목 판이 가득 차도록 오목을 두었습니다. 광활 할 때보다 재인이의 실력이 엄청 늘어서 놀랐어요.
이렇게 게임이 길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재인이가 오목에 흥미를 느꼈나봐요.
민성 강우가 선생님들 보고싶다고 저녁 늦게라도 얼굴보러 왔습니다.
“목욕탕 갔다와서 놀자~” 하고 목욕탕에 갔는데 문을 닫았습니다.
시원하게 씻을 마음의 준비 하는데, 해리포터 민성 강우가 어디선가 나무를 가져와 불 지펴줬어요.
덕분에 태백에 온 이후 처음으로 따듯하다못해 뜨끈하게 도서관에서 씻었습니다. 감동적이었어요..
6. 피내골 산책과 꿀맛 점심
지헌이가 어제 ‘9시 49분‘에 도서관에 온다고 해서 아침 먹고 기다렸습니다. 10시 5분쯤 되니 지헌이 예헌이 태헌이가 놀러왔어요.
날씨가 너무 맑고 화창해서, 함께 피내골 산책했습니다. 주말 아침부터 그저 보고싶어서 도서관까지 달려온 아이들 마음이 너무 귀해서 곱씹을수록 감동입니다.
산책할 때 한손에 지팡이가 있어 아이들 손을 잡기 어려웠어요.
태헌이가 제 지팡이 자기가 들테니 손잡자고 했을 땐, 손이 두개 뿐이라서 속상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왼손은 보아, 오른손은 태헌, 뒤에서 예헌이는 제 옷깃을 잡고 걸었습니다.
아이들 안아주고 손잡을 땐 몸이 4개정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최민숙 선생님께서 맛있는 매생이 떡국 해주셨어요.
주말에도 철암에서의 마지막 점심까지 근사하게 준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지금 광활하는 것 같아요!
지금 없으신 선생님들은 아픈거라고 생각하면 완전 광활같아요!“
광활 또 하고싶어요. 철암에 올 때마다 더욱 큰 사랑을 받고 돌아갑니다.
신기하고 또 신기합니다. 아름답고 또 아름다워요. 철암의 봄은 참 따듯해요.
아이들의 그 사랑이 흘러 넘쳐서 저를 덮는다는 게 많이 느껴져서 놀랍고 감사합니다.
즐거웠습니다. 환영해줘서 고맙습니다!
첫댓글 봄나들이 행복했습니다.
도시에서 바쁜 생활 중에 틈을 내어 찾아오니 참 고맙습니다.
또 오세요
승민이네 가족(오세형 백은영님)이 맛있는 김치와 잘익은 총각김치 주셨습니다.
끼니마다 광활팀과 아이들 둘러앉아 식사송 부르고 즐겁게 먹었습니다.
승민이네 김치 아직도 생각나요. 김치만 있어도 밥 한그릇 뚝딱 했어요.
최민숙 선생님께서 김치 써는 정석 방법도 알려주셨어요. 고맙습니다.
@최하영 나도 덕분에 총각김치 써는 법 배웠네~^^
총각김치가 사투리로 딸랑무라고 알려주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