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111(금) 검찰총장"나를 탄핵하라"…검사 탄핵안에 갈등 폭발
이원석 검찰총장은 11월 9일 더불어민주당이 손준성·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데 대해 "당 대표의 사법 절차를 막아보려는 방탄 탄핵"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악화일로를 걷던 검찰과 민주당의 갈등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의혹 수사를 직접 지휘하는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로 폭발한 모양새다. 이날 오후 6시 30분께 퇴근하면서 굳은 표정으로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 로비에 나타난 이원석 총장은 취재진에 "민주당의 검사 탄핵은 당 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 탄핵이자 검사를 겁박하고 검찰을 마비시키려는 협박 탄핵"이라고 비판했다.
이원석 총장은 "검찰이 마음에 안 든다고 검사를 탄핵한다면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을 선고한 판사들도 탄핵하려 할지 모른다. 이런 부당한 탄핵은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탄핵하겠다면 검사를 탄핵하지 말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책임진 저를, 검찰 총장을 탄핵하시라"고 말했다. 이원석 총장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국회의원, 피해자 할머니들의 보조금을 빼돌린 국회의원, 가상자산을 국회에서 투기한 국회의원, 이들에 대한 탄핵이나 제명은 우리 현실상 불가능하다"며 민주당에 날을 세웠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검사를 포함해 탄핵이 발의된 점에 대해 정치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수사팀이 어떠한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제대로 결론을 낼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소 정돈된 언어로 차분하게 말하는 것을 선호하는 이원석 총장이 수위가 높은 표현을 동원해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대검찰청 역시 기자단에 입장문을 보내 민주당의 탄핵 시도에 강하게 반발했다. 대검은 "민주당의 반복적인 다수의 검사 탄핵은 제1당의 권력을 남용해 검찰에 보복하고 탄핵을 통해 검사들의 직무집행을 정지시켜 외압을 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치적인 목적과 정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검찰을 공격하고 검사들을 탄핵하는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사법을 정치화하려는 시도로써 다수에 의한 법치주의 파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고발 사주' 의혹이 있는 손준성 검사와 자녀의 위장전입 의혹 등이 있는 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정섭 검사는 수원지검 2차장으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이 대표 관련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민주당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검사들은 위법한 범죄혐의나 중대한 비위가 있는데도 제 식구 감싸기 등으로 처벌받지 않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져 탄핵하는 게 마땅하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전했다.
검찰과 민주당 사이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검찰이 전격 수사하면서 갈등이 본격화했고, 검찰 개혁 또한 첨예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2021년 대선 국면에서 제기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의혹, 유동규·김만배·남욱씨 등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의 구속 수사로 갈등은 점점 심화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내세우며 작년 4월 형사소송법·검찰청법을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
그러는 사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망은 더 넓어지고 촘촘해졌다. 대장동 외에도 백현동·위례 개발사업 관련 비리,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 등이 연달아 검찰의 강제수사 대상이 됐다. 검찰이 올해 2월 위례·대장동·성남FC 관련 의혹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아슬아슬하게 부결됐지만 검찰은 9월 18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공직선거법 재판 관련 위증교사 의혹으로 두 번째 영장을 청구했다. 9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민주당은 '간첩 증거 조작 사건'과 관련해 안동완 차장검사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며 사실상 반격했다. 현직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것은 헌정사상 최초였다.
“이준석, 꼬마가 싸우는 느낌”… “신당 0석, 무운 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 창당 및 대구 출마 가능성이 커지자 국민의힘에서 이를 향한 견제와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의 행보가 결국 내년 총선에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며 낮춰 보고 있는 것이다.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11월 1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과 관련해 "야멸차게 전망하자면 입에서 나오는 대로 신당 떠들고 생각나는 대로 하다가 결국은 혼자서 대구 무소속으로 갈 것"이라며 "예전부터 기획했던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이준석 전 대표의 입에서 나오는 신당 한마디가 아무 준비, 아무 생각, 아무 디자인 없이 그냥 툭툭 내지르는 것"이라며 "기자들이 물어보면 광주도 갈 수 있다 하고 대구도 갈 수 있다 하고 제3지대 얘기까지 다 하는데 정리가 전혀 안 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근식 전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당을 향한 이준석 전 대표의 태도와 관련해선 "'왜 윤석열이 나한테 무릎 꿇고 안 빌어'라고 하는 것"이라며 "꼬마 어린아이가 추돌사고가 나면 멱살 잡고 싸우는 거랑 똑같은 것"이라고 직격했다. 또 "'윤석열만 안 되면 된다'는 반윤 보복 정서 그리고 '국민의힘을 내가 반드시 혼내주겠다'는 복수 심리가 밑바닥에 있다"며 "정권교체, 총선승리, 정당의 개혁 등 대의명분을 위해 과거의 악감정이나 악연들은 다 삭히는 게 정치인의 기본 도리"라고 지적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준석 전 대표의 대구 출마 행보에 명분이 약하다고 지적하며 '이준석 신당'의 의석수를 '0석'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준석 전 대표는 오랫동안 상계동 주민과 노원병에 진심이라는 표현을 쭉 해왔다"며 "느닷없이 다른 지역에 출마하겠다는 명분을 자꾸 찾고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노원병이 아닌지에 대해 지역 주민들과 잘 매듭짓는 것도 정치인이 해야 되는 일"이라며 "그 부분이 이 전 대표에게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준석 전 대표 신당 파괴력에 대해 "대구 지역 정치인들의 변화와 혁신 의지에 달려 있다"며 "총선 과정에서 공천 혁명을 이루면 이준석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 공간은 협소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한다면 이준석 전 대표 신당은 0석"이라며 "그야말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다. 무운을 빈다"고도 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너무 게임하듯 (정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정하 대변인은 과거 이준석 전 대표와 바른정당에 몸담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박정하 대변인은 "정치는 감동을 주고 뜻을 하나 세웠으면 그 뜻에 대해서 국민들을 설득하며 표와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이준석 전 대표는) 그보다 구도를 만들어내고 주고받기 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며 "이 전 대표가 밀고 당기기 하는 전략 중에 하나, 쉽게 표현하면 '광 팔기 수법'이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박정하 대변인은 이어 "신당을 모색할 순 있다고 보지만, 총선을 앞두고는 과연 그 모습대로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전날 대구를 찾은 이준석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는 가장 쉬운 도전일 수 있지만 새로 뭔가 시도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어려운 도전이 그 아성(대구·경북)을 깨는 일"이라며 대구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제게 그런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가 있을 때는 당연히 어렵다는 이유로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국 평산책방 사인회 찾은.... 문재인 전 대통령
"성원 감사하고 열심히 잘 살아보겠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22대 총선 출마에 군불이 떼어지는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그를 지원사격하는 행보를 보였다. 조국 전 장관은 11월 9일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위치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산책방'에서 이른바 '대한검국에 맞선 조국의 호소'를 다뤘다는 에세이 '디케의 눈물' 사인회를 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14분쯤 평산책방에 등장했다.
실외에 위치한 사인 장소를 찾은 문재인 전 대통령은 등장하자마자 조국 전 장관을 와락 끌어안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책이 잘 팔렸는지에 대해 궁금해하자, 조국 전 장관 측은 "(책방 내 책이) 절판(매진)이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실내로 이동해 사진 촬영을 원하는 지지자들과 사진 촬영을, 조국 전 장관은 실외에서 사인회를 이어갔다.
한편 이번 사인회에서 조국 전 장관은 자신의 총선 출마를 시사하듯 온통 '파란색 복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조국 전 장관은 파란색 코르듀이 자켓, 하늘색 셔츠, 청바지, 여기에 더해 같은 색깔의 운동화까지 착용했다. 사인회가 열린 이날은 22대 총선이 153일 남은 날이다. 조국 전 장관은 최근 자신과 가족의 명예 회복을 천명하며 총선 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바 있다.
조국 전 장관은 현장을 찾은 취재진에게 앞으로의 거취와 관련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 대신 지지자들을 향해서 "내 책의 사인회에 참석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 여러모로 부족한 사람인데 책 구매와 또 사인을 통해서 나에 대해 많은 위로와 격려를 해주셔서 너무 고맙다"라며 "그런 성원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앞으로 열심히 또 잘 살아보겠다"라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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