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석탄일, 맑아도 이렇게 맑을 수 없다. 어제 그저께 비가 후두둑 내리더니 언제였던냥, 아이 울음 그치듯 하늘이 깨끗하다. 이위열, 임창룡, 이상배, 곽구영 함께하다.
황사, 꽃가루 알레르기 계절도 끝났지만, 아직도 기도가 불편하여 감기증세로 참석하지 못한 친구도 있다. 동병상린이라 며칠 전까지 약을 먹던 내가 오늘은 박준곤을 걱정한다.
술술 풀린다니 기분도 좋습니다.
바람타고 해변을 질주하는 저 사나이들 부럽다.
건강은 땅에서 바다에서 시작됩니다.
봄놀이 해변은 꿈꾸던 시절이 있었건만, 구경으로 대리만족 해야 하기에 아쉬움을 남깁니다. 아, 청춘이여. 가족들의 축복이어라.
장미꽃이 만발한 담장에 60평은 됨직한 양식 한옥이다. 이상배 동기가 추천하는 가성비, 맛과 정성이 쌓인 집이다. 烏竹이 정원을 장식하고 내방객들의 족적을 남긴 사인 액자가 그득하다. 다음에는 방문인 탐방 겸 또 와야 할 것 같다.
잘게 채썬 무채, 붉게 맛을 내는 육수, 듬직한 두부된장을 다 먹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임창룡 동기는 선뜻 점심값을 지불한다.
시간을 거슬러 이야기 하자면, 동대구 9시 26분발 신해운대 11시 38분 도착, 다시 송정으로 도시철도를 갈아탄다. 경로 무료 세상을 사는 행복의 시작이다. 송원 물회 식당을 안내한 이상배 동기를 앞장 세워 장미 화사하게 핀 담장집을 들어선다.
송정에서는 해변 맨발 걷기와 기장 대변항까지 산책로 걷기 도전이다. 가는곳 마다 아름다운 해변은 캘리포니아 롱비치 해변 보다 짧긴 하지만, 오밀조밀한 수 억년의 바위 조각품들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니다. 바다를 보며 나즈막한 언덕길을 걷는 재미는 꽃길이 따로 없다.
임창룡 동기의 사진은 안정과 평화,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겸손이다. 꽃 한점 놓치지 않고 보담아주는 정성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오랑대 시랑대를 거쳐 가는길에 해동용궁사를 들렀다. 용왕님께 허락받고 경내를 둘러보니 달마 대사가 환희 반긴다. 인연을 생각하고 타국에서 온 젊은이들 장래를 축하하며 다시 해변을 걷는다.
대형펜션이 태평양을 바라보고 손짓한다. 세계의 손님들 모두 오시라고.
드디어 쉬엄쉬엄 대변항에 도착한다. 기장멸치회는 오랜 기다림의 자리라 기억하고 싶은 맛이다. 또 와도 좋은 아주머니 고마워요. 기장까지 택시를 잡아 불러주니 더 고맙네.
일체유심조가 내일을 또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