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도 이런 문의를 하시는 분이 많아서 이곳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몇 자 적습니다. 참고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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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한/한일 번역가의 장래성 전망: |
예전부터 일한/한일 번역은 영한/한영이나 기타 다른 언어에 비해 장래성은 별로 없습니다. 일본어를 잘하는 분이 예상외로 많습니다. 문학적인 소양이 깊으신 분이라면 문학이나 철학, 심리학 등 기초가 없으면 뛰어들지 못하는 분야에 도전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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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통상적인 준비기간: |
전문가로 인정을 받고, 번역으로만 평생 밥 먹고 살려면 최소 2년 정도는 번역 회사의 월급을 받아보시고 실제로 번역 업계의 현실을 보는 것도 좋습니다. 월급 초봉이 아마도 150~200만원 안팎일 것입니다. 좀 짜죠? 국민은행 대졸 연봉이 4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번역 회사에서 2년 정도 수련 기간을 거친 후 본격적으로 번역을 하시면 어느 정도 수입은 되지만, 대기업에 취직한 친구들과는 연봉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을 것입니다. 그리고 2~3년 정도 계속하면 고정 거래처도 생기고 해서, 약간(?)의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입니다. 최소 5년은 번역 업계에서 일을 해야 전문성이 생길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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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학원수강이나 자격증의 의미: |
번역 업계에서는 자격증을 별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오직 실력 뿐입니다. 통/번역 학원 졸업장은 그런 곳을 다녔었다는 의미 밖에 없습니다. 일부 학원에서 과장해서 광고하는 경향이 있는데 속지 마십시오. 대부분 과장 광고가 확실하고, 설사 그렇더라도 그런 분들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클라이언트의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므로 실력이 없으면 번역 업계에서 살아 남을 수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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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번역가 준비를 위한 공부법: |
여기에 대해서는 별 할 말이 없습니다. 준비 방법이 있다고 생각되시는 분 댓글 달아주세요. 전 20년이나 번역을 했지만 준비하고 뛰어든 케이스가 아니라서 말이죠. 그냥 도움이 될 얘기를 하겠습니다. 초보자라면 학원 수강을 통해 실력을 높여야 하고, 타인보다 적은 금액으로라도 번역을 계속해야 경험이 풍부한 번역자가 됩니다. 물론 다방면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한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항공이나 군사 등 일반적이지 않은 분야는 전문가(특히, 번역과 관련되어)가 거의 전무합니다. 전문가라고 해야 몇 년 정도 그 분야에서 일한 것이 전부일 것입니다. 제가 말하는 전문가라는 의미는 그 분야의 일감 만으로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는 정도를 말합니다. 말이 옆으로 샜는데, 어쨌든 번역가도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특히 IT 분야 번역은 내가 번역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인터넷 검색으로 용어를 찾고 있는 것인지 헷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 문학은 예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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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전업으로 도전해 볼만한 일인가? |
전혀 없습니다. 단 여성인 경우에 결혼 후 부업으로 한다면 쏠쏠한 부업인 것은 사실입니다. 기본 생활은 남편의 월급으로 하고, 자신이 번 돈은 저축이 가능하니 부업으로는 그만입니다. 부업이라 할지라도 전문성을 갖추셔야 합니다. 첨언하자면, 전문성을 갖추고 또한 업계에서 인정도 받으면, 수입도 괜찮습니다. 한국의 남녀 상황에 비춰볼 때, 번역이라는 업종이 한국 남성들에게는 지옥이지만 한국 여성들에게는 천국인 것 같습니다(제 개인적인 생각임). 그렇다고 혹하지는 마십시오. 엄청 힘든 직업이기도 합니다. 우는 애 달래고 밤샘하는 주부 번역가도 많습니다. 납기 시간이 아침 오전 9시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죠. 참고로 전 남성이고, 이 업계에서 인정도 받고, 얘기하면 알 수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에도 참가하는 등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해외 골프 여행을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정도는 절대로 아닙니다. 너무 실망스런 대답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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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번역 업체의 안전성 (사기같은게 많다고들어서..) |
번역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쌈짓돈을 노리는 협회나 번역 회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상당수의 번역 업체가 1인 회사인 경우가 태반입니다. 큰 회사와 거래하는 것이 안정적이긴 한데, 전문가들이 많이 있으니 들어가기가 쉽지는 않죠. 초창기에 어느 정도의 위험성은 감수하셔야 합니다. 그렇다고 사기성이 있는 것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다만 일부 협회나 번역회사의 경우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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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기타 조언 |
앞 질문에 대답하면서 할 얘기는 다 한 것 같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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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나중에라도 좋은 말이 생각나면 추가하겠습니다. |
첫댓글 원추!!!!!! 영자님.. 이거 공지로 올려주실수 없나요?
ㅠ_ㅠ이 글을 읽으니,,,앞이 깜깜해 지는건,,,왜일까요,,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님 말씀..공갑합니다.매정한 말씀처럼 들리기도 하겠지만 일어는 더 심각하답니다.현재 실력없으면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정말 힘들죠.차라리 그 에너지로 다른 걸 하심이 옳을겁니다.
도대체, 흠잡을 데가 없는 답글이군요. 저는 일어 번역은 하지 않지만, 모두 공감이 됩니다. 그런데, 이 글 올리신 분은 바쁘신가 보이지 않는군요. 이러면 안되지요. 그래도, 저는 님의 성의 있고, 진실성 있는 답글이 보기 좋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몇 자 적었었는데 의외로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