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도착 다음날은 5월1일 May Day라 공휴일이어서 시내는 한산하고 관광객만 많았다. 아침 9시에 마드리드 남쪽 70킬로 지점에 있는
스페인의 고도 똘레도를 향했다. 똘레도 라는 이름은「성으로 이루어진 도시」라는 뜻이다. 필립2세가 마드리드로 도읍을 옮기기까지 천년 동안 스페인의 수도이었다. 711년 무어인이 지브롤타 해협을 넘어와 4백년동안 이슬람교도에 의해 지배 됐던 비운을 겪었던 탓으로 고딕식 사원과 무어 풍의 왕궁과 성벽 등이 남아 있다. 똘레도는 스페인의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으로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도시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베리아 반도를 길게 흐르는 타호강이 감싸주는 천연 요새인 높은 성곽은 똘레도가 오래 동안 도읍으로 안주하게 했음을 알게했다. 똘레도의 강과 성벽은 이 지역을 수호하는데 알맞은 곳이었다. 똘레도의 문화는 독특하다. 카톨릭시대에 살면서 여전히 이슬람교도로 남아서 그 문화를 지키는 사람들을「무데하르」라고 부르며, 반대로 이슬람교도의 통합아래 살던 그리스도교도를 「모사베라」라고 했다
그러나 두 문화는 대립보다는 서로 보완해서 오히려 더 격조 높고 독창적인 문화를 창조했다. 트란시토 교회는 로마네스크 양식이지만 종루는 이슬람 첨탑이다. 당초 이 교회는 유태교회였다고 하니 이질적인 문화와 만나면 새로운 유산을 남겼던 것이다.
기원전 192년 로마가 점령하고 5세기에 게르만족이 똘레도에 스페인을 세우고 3차 종교회의 후 가톨릭 국가가 되었다. 그 후 711년 무어인이 지브롤타 넘어와 1492년 이사벨여왕과 페르난도 2세가 등극하기까지 8세기동안 점령했다. 1226년 똘레도 대성당을 세웠는데 전에는 이슬람사원이었다. 1561년 똘레도에서 마드리드로 수도를 옮기었다. 그러니까 똘레도는 가톨릭에서 이슬람 그리고 다시 가톨릭의 중심도시가 되었고 따라서 가톨릭이 이슬람을 지배한 양식인 무데하르 양식이 탄생하게되었다.
대성당과 더불어 똘레도의 상징으로 인정받고 있는 알카사르(Alcazar)요새는 스페인 내란 동안 인민 전선과 국민전선이 접전을 벌였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시 외곽에서 바라보면 알카사르 요새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알카사르의 사각형 건물 모퉁이마다 탑이 뾰족하게 솟아 있다.
원래 알카사르 요새는 3세기에 로마의 집정관 궁전이 있던 자리였다. 그 후 서고트 족이 쳐들어와 성을 파괴하고 새로운 요새를 쌓았고, 나중에 이슬람교도들이 지금의 모습으로 보강했다. 그래서 무데하르 양식과 고딕 양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요새에 있는 군사 박물관에는 갑옷과 알카사르 요새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어 역사의 흔적을 볼수있다.
똘래도 한복판에 있는 대성당은 스페인 카톨릭의 본부다 시내를 굽어보는 대성당은 원래 모스크였지만 13세기에 성당으로 개축하면서 15세기까지 그 공사가 진행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얼마나 많은 신도들이 눈물로 그들의 죄를 참회하면서 대리석 기둥을 어루만졌던지 손가락으로 패인 자국이 많다.
톨레도를 스쳐간 온갖 문화가 남긴 유산이 바로 대성당이다. 성당 안에는 스테인드 글라스와 프레스코, 정교하고 화려한 조각이 가득하다. 천장은 바로크 양식의 그림과 조각으로 고풍스럽다. 특히 파이프 오르간 주변의 조각과 그 맞은편 벽의 거대한 예수 그리스도 프레스코화가 압도적이다. 고야, 엘 그레꼬 등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이 성당을 장식하고 있다. 똘레도 대성당은 스페인 만이아닌 세계적으로 소중한 건축문화 유산이다.
성당안에 <보물 전시관>은 이슬람 사원이었던 곳으로 알람브라 궁전과 같은 종유석 천장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전시품 중에는 양피지에 그림을 그려 만든 성경 3개, 콜럼부스가 1492년 바하마에서 가져온 금으로 만든 성채, 뭇소리니가 프랑코 총독이 연합군에 참전 안한 기념으로 기증한 로마시대의 나무십자가 그리고 정교한 금은 세공품과 칼 종류 등이 있다. <야곱 순교 기념 관>이 있고 <성직자 회의실>에는 천국, 지옥, 연옥 그림이 있어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역대 대주교 사진이 전시되었는데 앞으로 3명의 대주교 사진 붙일 자리만 있고 그 후에는 종말이 온다는 설 이 있다.
<4천사 조각실>이 있는데 조각가 혼자서 1723년 23년 걸려 완성했다고 하니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엘 그레꼬실>은 그리스인이 면서 똘레도에서 활동한 유명한 화가로 "예수님의 수난"을 비롯한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의 초상화" 등의 명화가 있다. 내가 1990년 직장암으로 입원했을 때 독실한 가톨릭 친구가 선물한 똘레도 에서 사온 엘 그레코의 천국의 열쇠를 손에 쥐고 회한의 눈물을 머금고 있는 "베드로의 초상화" 그림을 보게되어 더욱 감명 받았다.
일요일마다 예배들이고 모든 가톨릭 모임을 가지는 제단 맞은 편 <성가대 실>에는 그라나다에서 아랍사람 몰아내던 전투장면 그림과 르네상스의 대표되는 조각작품이라는 예수님이 돌아가시기 전 기도할 때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던 모습의 조각이 있어 마음이 뭉클했다. <이슬람교도들의 기도 실>이 스페인의 카톨릭을 대표하는 대성당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것을 보았을때 요즈음과 같이 종교적 대립이 심한 때에 그 포용력이 귀감이 되었다.
유태인 거주 구역의 경계선에 14세기의 교회인 산토토메 성당은 엘 그레코의 『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으로 유명한데 벽 한 면을 차지하는 대작이다. 이 성당을 지은 후 그곳에 묻힌 백작을 기념하여 그린 작품이다. 성 어거스틴의 장례식 때 스테반이 하늘에서 내려와 도와주었다는 말을 듣고 200년이지난 후 엘 그레코가 상상해서 그린 것이라고 한다. 엘 그레코의 그림을 보면 독실한 그의 믿음을 엿볼수 있다. 성당 앞에 거대한 무데하르 양식의 탑은 그 규모가 커서 인상적이었다.
첫댓글 좋은자료 잘봤읍니다.예전에 우리성당 성지순례 코스중 한곳이었는데 못가서 속상했던 기억이납니다.
유럽성당을 다 볼만합니다......우리나라에도 좋은 사찰이 많지만 소중한지 모르고.....관리가 소홀합니다.
오~ 좋은 유적지로 군요^ 저도 카톨릭인으로서 가보고 싶군요~~
성 스로운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