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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62
1. 명활산성 내 큰 마당 + 연무장 (밤)
비담의 선동과 덕만의 선동 크로스로 편집.
비담 : 여왕을 폐하고!
덕만 : 반란세력을 제압하고!
비담 : 새로운 신국!
덕만 : 신국의 위업!
비담 : 위대한 신국을 건설해야 합니다!
덕만 : 망라사방의 길로 달려가야 합니다!
병사들 : 상대등 만세!
백성들 : 폐하 만세!
병사들 : 비담공 만세!
백성들 : 여왕폐하 만세!
하는 군중들을 보는 비담과 덕만의 모습에서(61부 엔딩지점).
2. 연무장 (밤)
1씬의 엔딩의 덕만 모습. 계속 '여왕폐하'를 외치는 백성들의 모습.
그 모습을 보던 알천, 덕만을 본다.
덕만, 식은 땀을 흘리며 고통스러운데.. 들키지 않으려 굉장히 참고 있다.
걱정스런 알천. 유신은 아직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는데..
덕만은 어떻게든 마무리하려 연호하는 백성들에게 손을 흔들어보인다. 위태롭다.
덕만, 연호하는 백성들을 뒤로하고 연무장 뒤쪽 연결통로로 나간다.
그런 덕만쪽으로 얼른 다가오는 알천. 다른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덕만을 부축하는데..
3. 연무장뒤쪽 연결통로 (밤)
알천의 부축을 받으며 나오는 덕만.
알천 : (작은 소리로 다급히 덕만에게) 폐하.. 송구하오나.. 제게 업히십시오.
덕만 : (역시 작은 소리로) 백성들이 보고있습니다.
알천 : (걱정스러운데)
덕만 : ..침전까진 갈 수 있습니다.
알천 : (작은 소리로) ..예.. 알겠습니다.
하며 알천, 덕만을 부축한 채 가는데..
뒤이어 따라나오던 유신이 알천과 덕만의 그 모습을 본다.
유신, '왜 저러시지?' 놀라고, 걱정스러운데..
4. 연무장 (밤)
환호하던 백성들이.. 모두 기이한 듯 하늘의 별을 쳐다보고 있다.
ins cut. 하늘. 별 하나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백성1 : 아니.. 저 별이 왜 저렇게 흔들리는 거야?
백성2 : 그러게 말야..
백성1 : 어? 어? 어?
하며 이상한 듯 별을 본다.
ins cut. 하늘. 흔들리던 별에서 휙하고 떨어져내리는 유성.
5. 연무장 통로 (밤)
유성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속도로 쓰러지는 덕만.
알천 : (놀라) 폐하! 폐하!
하면, 뒤에서 따라오던 유신, 놀라 황급히 덕만에게로 온다.
유신 : 폐하! 폐하!
쓰러진 채 식은 땀을 흘리는 덕만.
덕만 : (유신과 알천에게) 조용히 하세요. 조용히요..
알천 : (주변의 시위부들에게 작고 단호한 소리로) 얼른.. 가마를 가져오너라.
시위부들 : 예!
유신 : (알천에게 역시 은밀한 소리로)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인가?
알천, 말은 하지 못하고.. 아프시다는 눈빛을 보낸다.
걱정스러운 유신의 표정. 그 위로.
병사들 : (여러명의 E) 별이 떨어졌다!! 월성에 별이 떨어졌어!!
6. 명활산성 내 큰 마당 (밤)
이쪽에 모여있던 병사들도 별을 보았던 듯, '별이다!/월성으로 떨어졌다!/하늘의 징조다!' 등등 웅성이며 소리를 지르고 있는데..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하늘을 보고 있는 비담, 앞으로 나선다.
비담 : 별이 월성으로 떨어졌다!!! 저건 월성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다!
병사들 : (보고)
비담 : 월성의 운이 다하고, 월성에 피가 흐를 것이다! 하늘이 우리와 함께 한다! 새로운 신국을 위하여!!
염종 : (나서며) 상대등 비담공 만세!!!
주진 : 상대등 만세!
하면.. 병사들 모두 따라서 연호한다.
그런 병사들을 둘러보는 비담의 얼굴. 그 위로.
비담 : (마음의 소리 E) 내가.. 신국이 될 것이다! 내가 신국이 되어.. 덕만, 너를... 가질 것이다!
7. 침전 (밤)
덕만을 살피고 있는 의원. 알천이 보고 있다.
의원 : (진맥을 하다가는 굉장히 놀란 듯) ..폐하!
덕만 : (말을 막으려) 약을 지어 올리면 되지 않겠습니까?
의원 : 하오나... 폐하...
덕만 : (단호하게) 어서.. 나가보세요. (노려보며) 어서...
의원 : 예... 폐하... (하고 나간다)
유신 : (들어오며 의원을 한 번 살피고는 덕만에게) 폐하.. 어디가 안좋으신겁니까?
덕만 : (일어나 앉으며 어두운 표정으로)......
유신 : 누워 계십시오, 폐하.
덕만 : (밝은 척) 아닙니다. 아는 병이예요. 누워 있으면.. 머리가 더 아픕니다.
유신 : 폐하.. 언제부터 이러신 겁니까? 무슨 병환입니까?
알천 : (괴롭고)......
덕만 : (어두운 표정으로)......
유신 : 폐하, 말씀해주시옵소서...
덕만 : ......제가... 타클라마칸에서 신국에 온 첫날 밤에 말입니다...
유신 : (갑자기 무슨 소린가 싶어) ..예..?
덕만 : 꾸었던 꿈이... 있습니다... 전 그때 문노를 찾아 헤매던 중이었습니다...
8. 장터 다른 일각 (5부 53씬. 낮. 꿈)
비단 가게 앞에 손님들 모여 있고, 덕만도 있다.
상인2 : 그 어디 절로 들어갔다던데?
손님1 : 절은 무슨. 태백산 신선이 됐다잖아!
손님2 : 맞어! 구름 타고 막 날아다닌다잖여.
덕만, 이젠 당혹을 넘어 불안과 초조가 뒤섞이는데..
9. 만노성 일각 (새로 찍는. 낮. 꿈)
어린 덕만, 투덜대면서 걸어간다.
어린덕만 : 아이.. 진짜.. 문노를 어디가서 찾아야 하는거야...
하는데, 갑자기 앞에 나타난 누군가(얼굴 보이지 않는다. 옷은 용수 장례식때 미실이 입었던 소복).
어린덕만, 뭐야 하는 느낌으로 본다.
그 누군가, 어린 덕만 앞에 몸을 낮추더니, 어린 덕만을 껴안는다.
어린덕만 : (안은 거 풀려하며) 왜 이러는거요? 누구요? 이보쇼!
10. 침전 (밤)
덕만, 유신, 알천이 있다.
덕만 : 그렇게.. 날 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유신 : ......
덕만 : 헌데... 어제 수십 년 만에... 그 꿈을 다시 꿨어요... 누구였을까... 그 여인은...?
유신 : 폐하... 폐하의 병환에 대해 여쭙고 있었사옵니다...
알천 : 누구였습니까, 폐하... (하고서 유신 보며 묻지 말라는 듯 고개 살짝 흔들고)
덕만 : (힘없이 미소띠며) 모르겠습니다... 얼굴이 잘 생각나지 않아요...
유신 : (웬지 불길한 느낌으로 보고)..... 폐하...
덕만 : (띠었던 미소를 접으며 유신에게) 상장군..
유신 : 예.. 폐하.
덕만 : 상장군이 입안한 작전을.. 윤허합니다... 오늘 밤 실행 하세요...
유신 : ..명 받들겠사옵니다. (하면서도 불안한데)
11. 침전 앞 복도 (밤)
충격 받은 얼굴의 유신. 옆에 알천 있고.
유신 : (믿어지지 않는 듯) 그..그게.. 무슨 소리인가...?
알천 : 나도... 얼마 전에 알게 되었네...
유신 : (놀라) 어찌...... 어찌... 이런 일이...
알천 : 이런 정국에 폐하의 용태에 대해, 소문이 퍼지면... 아니된다하시며, 어의에게 함구하라 명하신 모양이야...
유신 : (더욱 가슴 아픈데)......
12. 침전 (밤)
덕만, 힘든 얼굴로 침대에 누워 자고 있고.
조용히 들어오는 유신. 그런 덕만을 본다. 힘겨워하는 덕만의 모습이 가슴 아픈데..
ins.cut>61부 54씬.
덕만 : 왕의 자리를 선위하고.. 비담과.. 조용히 지내려 한 것이 제 마지막 꿈인 것만은 진심이었습니다......
유신, 덕만이 아파서 그런 말을 했구나 싶어, 더욱 안타까운데...
13. 병부 마당 (밤)
설지, 구동, 고도, 곡사흔, 대풍, 양길 있다.
대풍 : ..저기.. 별 떨어진 거.. 말인데요...
모두 : (표정 어두워지고 심난해지는데)
양길 : 예. 별이 떨어진 곳에서.. 반드시 피를 보게 된다는 속언이 있잖아요.
고도 : 그야.. 그냥 속언이지. 속언이 다 맞는다더냐?
설지 : 문제는... 그거 때문에.. 병사들 사기가 말이 아니라는 것이지...
곡사흔 : 만약.. 정말.. 그 속언이 맞는다면.. (조심스럽게) ...진짜루...
구동 : 예... 폐하의 안위에.. 무슨 문제가......
유신 : (버럭 E) 병부의 장수라는 자들이! 그게 할 소리들인가!
모두 놀라 보면 화가난 유신이 이들을 노려보고 있다.
놀란 그들, 벌떡 일어나 예를 취하면.
유신 : 수없이 생사의 고비를 넘은 자들이! 어찌 그런 소리를 해!
고도 : 송구합니다. 장군.
유신 : 더구나.. 폐하께서.. 첨성대까지 지으시며.. 그런 미신을 타파하려 하셨다!
그것을 아는 너희들이! 어찌 그런 망발을 하는 것이냐!!
모두 : (쩔쩔 매고)
유신 : (노려보고는) 군의를 열 것이니, 화장군들은 모두 집결하라 이르거라!
하고는 굳은 얼굴로 돌아서 가는 유신.
14. 병부령 집무실 (밤)
큰 작전회의실 느낌. 명활산성지도가 걸려 있고..
유신, 알천, 서현, 용춘, 임종, 박의, 덕충, 월야 있다. 모두 빠르고 긴박하게 얘기.
유신 : (지도 앞에 서서) 더 많은 귀족들이 명활성으로 합류하기 전에, 전투를 끝내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모두 : (결연하게 보고)
유신 : (지도 가리키며) 명활성을 동서남북, 네 방향에서 공격 해 들어갈 겁니다.
임종 : 양동입니까?
월야 : 성동격서라면, 어느 쪽이 허패입니까?
유신 : (단호하게) 허패는... 없습니다.
모두 : (보면) !
유신 : 모두가 진패, 동시공격이다. 동, 서, 남, 북! 네 개의 문이 열리면 내가 본대를 이끌고 산성 정면을 칠 것입니다!!
15. 명활산성 작전회의실 (밤)
비담, 주진, 수을부, 미생, 하종, 보종, 호재, 염종, 필탄 있고.. 큰 지도 걸려 있다.
비담 : 월성에선 지금 당장 승부를 보려 할 겁니다.
미생 : 예, 더 많은 귀족들이 합류하기 전에, 속전속결로 끝내려 하겠지요.
비담 : (확신으로) 이곳 명활성을 지켜내는 것이 곧 우리의 승리입니다.
호윤공을 비롯한 귀족들이 다 합류할 때까지, 수성할 것입니다.
수을부 : 예, 비궁에 배치돼 있던 병력들도 서라벌로 오고 있습니다.
호재 : 내일이면 오천 정도의 병력이 더 모일 겁니다.
주진 : 모두 합하면 이만에 가까운 규모.. 정면승부 해볼만 합니다.
하종 : (신나서) 속속 모여드는구만! 역시 서라벌로 오길 잘 했습니다! (하는데)
비담 : (단호하게) 병력이 모두 모일 때까지는!
모두 : (보면)
비담 : 월성의 도발에 넘어가지 말고, 굳게 방어해야 합니다. (의미심장하게) 오늘 밤, 그리고 내일까지가.. 중요합니다.
이틀만 버티면.. 전세는 우리에게 기울 것입니다. (눈빛 빛내며)
16. 병부령 집무실 (밤)
유신, 알천, 서현, 용춘, 임종, 박의, 덕충, 월야 있다.
유신 : (지도 가리키며) 이곳 방어거점의 공격은 알천공이 맡습니다.
알천 : (결연한 눈빛으로)......
모두 : (놀라) !
유신 : 폐하께 윤허를 받았습니다. 알천공이 이곳 방어거점을 제압하는 동시에!
모두 : (보면)
유신 : 임종, 박의, 덕충, 월야 장군이 각각 맡은 네 방향에서 동시에 공격을 시작할 것입니다.
서현 : 그건.. 불가능하지 않으냐...?
모두 : (보면)
서현 : 상장군의 말대로라면, 방어거점이 무너지자마자 네 방향에서 총공격이 들어가는 것이 작전의 요지인데..
유신 : (보고)
서현 : 동서남북으로 흩어져 있는 병력에게, 동시 신호를 줄 방법이 없지 않느냐?
알천 : 예, 나팔을 불면 적군이 들을 것이고 불화살을 올린다면, 산성 뒤편에선 보이지가 않습니다.
용춘 : 아군 모두가 동시에 볼 수 있으면서, 적군에겐 들키지 않는.. 그런 신호가 있겠는가?
모두 : (유신을 보는데)
유신 : 월성에 떨어진 별로 인하여... 병사들의 사기가 좋지 않습니다.
모두 : (갑자기 먼소리야? 싶은데)......
유신 : 그 별을 다시 하늘로 올릴 것입니다. (결연하게) 그것이 신호입니다!
모두들 : (무슨 소리인가 싶어)......
17. 연무장 (밤)
춘추, 고도, 대풍, 병사들 있고..
유신이 제단 앞에서 제를 올리느라 무릎을 꿇은 채로.
유신 : (결연하게) 은나라 주왕은 붉은 새가 나타났어도 망하였고!!
18. 명활산성 동쪽 일각 (밤)
은밀하고 신속하게 나타나는 임종과 병사들. 모두 얼굴에 검은 칠을 칠하고 있다. 그 위로.
유신 : (결연한 E) 노나라는 기린을 얻었어도 쇠했으며!!
19. 명활산성 남쪽 일각 (밤)
박의, 덕충 각각 은밀히 병사들을 이끌고 나타나 서로 합류한다.
덕충, 박의, 밤하늘을 올려다보는데...
유신 : (결연한 E) 은나라 고종은 장끼가 울었어도 중흥을 이루었다.
20. 방어거점 (밤)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 선열, 왕윤.
거점 외곽. 얼굴에 검은 칠을 하고, 등에 궐장노를 멘 월야, 설지, 구동과 궐장노 부대가 오르막 들판을 포복으로 기어오르고 있다.
전진하다가 멈추는 월야. 궐장노 부대에 눈으로 신호하면
신속하게 움직여 궐장노를 준비하는 병사들의 일사불란한 모습. 그 위로
유신 : (결연한 E) 본디 길함과 불길함은 오로지 사람이 불러들이는 것이다!
21. 연무장 (밤)
유신, 이제는 지방을 불사르고 있다.
유신 : (결연) 모든 것은!! 사람의 일일 뿐이다!!
불태워지는 불길. 그 위로
유신 : (눈물 흘리며 마음의 소리 E) 폐하.. 이겨내셔야 하옵니다. 저는 아직도.. 폐하가 계셔야 하옵니다.
22. 방어거점 (밤)
병사들 있고, 선열, 왕윤은 전방을 주시하며 경계를 하고 있는데..
이때.. 다른 쪽을 경계하던 병사들의 단발 마적 소리. '어?' 하는 소리.
무수히 날아오는 화살들. 앞에 서있던 병사들이 맞고 쓰러진다.
왕윤 : (바로) 공격이다! 방어태세를 갖춰라!
선열 : (병사들에게 화살이 날아오는 방향을 가리키며) 저쪽이다! 저쪽을 방어하라!
일단, 병사들 모두 방패로 오는 화살들을 막아낸다. 그러나 불화살은 빗발치고,
왕윤 : (자신의 병사들에게) 너희들은 나를 따르라! 공격한다!
왕윤의 병사들은 화살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몰려가고, 선열과 나머지 병사들은 방패를 들고 막는데..
화살이 날아오는 곳과 반대편에서 머리를 내미는 알천, 곡사흔, 양길.
알천의 수신호에 따라 곡사흔, 양길, 병사들, 순식간에 민첩하게 적의 후방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선열, 후방을 보고 놀라더니, 급히 나팔을 찾는다. 그리고는 급히 부는데,
그걸 보고 경악하는 알천. 칼을 던져 제압.
곡사흔, 양길 등과 병사들 빠른 몸놀림으로 선열의 병사들을 공격하고, 기습에 당황한 병사들, 일거에 제압당한다.
상황이 종료되자,
알천 : (곡사흔과 양길에게) 준비하거라.
곡사흔양길 : 예!
곡사흔과 양길, 수풀 뒤에 대기 중인 병사들에게 눈짓하면
네 명이서 들만한 크기의 연과, 허수아비가 나온다.
23. 명활산성 내 작전회의실 (밤)
비담, 미생, 하종, 수을부, 주진 있는데, 필탄, 보종이 들어온다.
보종 : (다급히) 방어거점이 공격당하고 있다는 연통이 왔습니다.!
모두 : (경악) !!
미생 : 방어거점이?!
보종 : 궐장노 부대의 기습입니다.
필탄 : (지도 가리키며) 동남 방향과 강기슭에도 병력의 움직임이 잡혔습니다!
수을부 : (위기감, 다급히) 성을 포위해서 공격하려는 겁니다!
주진 : (심각) 후방을 노려 기습하려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하종 : 당장! 당장 어디든 병력을 보내야 합니다! (하는데)
비담 : (자르며, 단호, 다급히) 교란입니다!
모두 : (보면)
비담 : (다급히) 유신의 본진 이외 병력의 움직임에 현혹돼서는 안 됩니다! 내일까지만 버티면 우리가 승기를 잡을 것입니다.
모두 : (불안한데)
비담 : (보종,필탄에게) 우리군의 이동은 없다!
성의 방비를 강화하고, 주변에 배치된 병력의 움직임을 계속 주시하여 보고 하거라!!
하는데, 이때, 다급히 뛰어 들어오는 염종.
염종 : 상대등!! 밖에..! 밖에..!!
비담 : (위기감으로 보면)
24. 명활산성 내 큰 마당 (밤)
놀란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병사들.
ins cut. 하늘. 별이 올라가고 있다.
병사1 : (기겁해서) 벼..별이잖아!!
병사2 : 월성 쪽이야!! (기함해서) 월성에 떨어진 별이 다시 올라가고 있어!!
병사들, ‘대체 어찌 된 거야?/이게 뭔일이야?/우리가 지는 거야?/어떻게 이런일이!/월성이 이기는거야?’
별을 보며 불안감에 마구 웅성거리는데..
이때, 단상으로 허둥지둥 나오는 비담, 미생, 하종, 염종, 수을부, 주진. 별을 보고 놀라고.
하종 : 진짜 별이잖아!!
수을부 : 어찌 떨어진 별이 다시 올라간단 말입니까! (불길해하고)
비담 : (동요하는 병사들을 불안하게 보는데)
미생 : (하늘 보다가는 알겠다는 듯) 이런.. 이런.. 연입니다!! 연이요!!
비담 : 연이라니?
미생 : 연에 불 붙인 허수아비를 매달아 올린 겁니다!! 조작이에요!!
염종 : (놀라) 허.. 허면?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비담 : (순간 깨달은 듯 위기감으로) 아니다! 신호다! 군사적 신호!! 우리군의 주위를 끌려는 수작이야!!
모두 : (놀라는데)
비담 : (다급히) 병사들에게, 절대 저 별에 현혹되지 말고, 맡은 위치를 지키라 이르거라!!
모두 : 예!! (하고 빠르게 흩어지면)
비담 : (오르는 별을 노려보고)
25. 동문 쪽 성벽 위 (밤)
병사들, 성 바깥쪽을 등지고 서서는 모두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별이 올라가고 있고.
동문병사1 : 월성에 떨어진 별이 다시 올라간단 말야?
병사들, ‘어찌 저런 일이..’ 웅성거리며 별을 보느라 정신이 없다.
이때 카메라, 병사들을 넘어 성벽바깥쪽을 비추면, 임종과 병사들이 은밀히 성벽을 기어오르고 있다.
다 오른 임종, 순식간에 난간을 넘어, 별 보느라 정신 팔린 동문병사1의 목을 딴다.
병사들, 놀라는데, 그 순간, 우르르 올라오는 임종의 병사들.
임종과 병사들, 번개같이 병사들의 목을 따고..
26. 동문 쪽 성문 (밤)
성문을 지키던 병사들, 쓰러져있고.
임종, 마지막 병사의 목을 벤다. 병사, 쓰러지고..
임종 : 성문을 열어라! 어서!
병사들, 재빨리 성문을 연다.
문이 열리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알천, 월야 설지가 이끄는 대군이 함성을 지르며 돌격해 들어온다.
ins cut. 병사들 사이. 돌격해 들어오는 병사들에 끼어 결연한 눈빛으로 같이 성안으로 들어오는, 군복으로 변복한 산탁.
27. 명활산성 망루 (밤)
비담, 미생, 하종 있는데. ‘상대등!!’ 부르며 급히 오는 호재.
호재 : 동문이.. 동문이 뚫렸습니다!!
비담 : (경악)...!
필탄 : (급히 오며) 남문으로 덕충, 박의가 이끄는 대군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종 : (경악) 남문도 뚫렸단 말이냐?!!
미생 :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비담 : (놀랐으나, 침착하게 다급히 지시) 지금 당장, 동문과 남문으로 병력을 이동시켜, 적들을 서문쪽으로 유인해라.
내가 직접 군을 이끌고, 나갈 것이다!
호재,필탄 : 예!! (하고 급히 가면)
비담, 결연하게 칼을 뽑아들고 가는데.
28. 산성 일각 (밤)
비담, 칼 들고 급히 오는데, 누군가 비담의 팔을 잡아챈다.
비담, 확 경계하며 보면, 산탁이다.
비담 : (놀라) 산탁....! 어찌.. 어찌된 것이냐!
산탁 : 상대등.. (하다가는 주위를 살피고는 귓속말을 하고)
비담, 귓속말 듣다가는 완전히 굳어지며 말을 잊고..
산탁, 그런 비담을 걱정스럽게 보는데..
비담, 충격에 휩싸여 산탁을 보다가는, 어딘가로 허위허위 간다.
산탁, 뭔가 사단이 나겠구나 싶은데..
이때, 비담의 앞으로 급히 달려오는 보종.
보종 : 상장군 유신이 이끄는 부대가 정문 앞까지 밀고 들어왔습니다!!
이제 상대등께서 직접 군을 이끌고 나가셔서, 결전을! (하는데)
비담 :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듯 보종을 밀치고 간다)
보종 : (분위기 너무 살벌하여) 상대등.. 왜 그러십니까...?
비담 : (그냥 가버리면)
보종 : (놀라 어리둥절하여 가는 비담 보다가) 상대등!! 상대등!!
29. 명활산성 내 작전회의실 (밤)
염종, 수을부, 주진, 지도 보고 있다. 모두 다급히 얘기.
염종 : 당장, 성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주진 : 동문, 남문이 뚫렸으니, 함락되는 건 시간문제네!
염종 : 기선재에 호윤공의 부대가 대기하고 있을 겁니다. 두 분께서는 아직 뚫리지 않은 북문으로 이동해,
빠져 나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십시오.
주진,수을부 : 알았네!! (하고 급히 나가고)
염종, 지도와 자료들을 다급히 챙겨 나가려는데,
비담이 들어온다.
염종 : (급히) 일단, 성을 빠져나가야겠습니다. 탈출한 후, 호윤공과 합류해, 당산벌에서 결전을 치르면 됩니다! 어서, (하는데)
비담 : (대답 않고 보기만 한다)
염종 : 어찌.. 그러십니까.
비담 : (보다가) 개새끼........
염종 : (놀라) !!!!
비담 : ......시위부 무사.. 흑산...
염종 : (알았구나 싶어서는 씩 웃는다) 알았어..?
비담 : (죽일 듯이 노려보며)
30. 명활산성 내 정문 (밤)
문이 열리며, 유신이 고도와 대풍, 병사들을 이끌고 들어온다.
유신 : 신국의 적을 섬멸하라!! 반역자를 모두 척살하라!!!
병사들 : 와!!!!! (함성 지르며 달려들어오고)
유신 : (결연하게 달려 들어온다)
31. 명활산성 내 작전회의실 (밤)
비담, 염종 있고. (간간히 밖의 군사 함성 소리 들립니다)
비담 : (분노로 씩씩대며) 모두 니 놈이 꾸민 일이지.. 모두 니 놈이..
염종 : 넌 그게 문제야. 다~ 핑계를 대는 거지.
비담 : (보면)
염종 : 문노도 내가 죽인거고, 난도 내가 꾸민 일이고, 여왕을 향해 칼을 겨눈 것도 나 때문이야?
비담 : (분노로 보며)......
염종 : (다가가며 악마처럼 웃으며) 넌 내가 아니어도, 결국 삼한지세를 빼앗기 위해, 문노를 죽였을꺼야.
(목소리 커지며) 내가 아니어도!! 여왕을 차지하기 위해, 어떤 일이든 벌였을꺼야... 아냐?
비담 : (이를 악물며 씹어뱉듯) 아가리 닥쳐...
염종 : (전혀 닥치지 않고) 지난 십년 간 넌 뭘했어? 권력을 차지하고, 빼앗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어!! 왜?
비담 : (분노로 보며)......
염종 : 문노가 널 버려서? 미실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내가 널 추동해서? 아니...
비담 : (노려보면)
염종 : (비담의 가슴 콕콕 찌르며) 다.. 니 안에 있었던 거야. 왕이 되고 싶은 너 말이야!! 다 갖고 싶은 너!!
비담 : (눈물이 흐르는데 이를 악물고, 그건 아니고 싶은 간절한 맘으로) 그건... 네 놈이.. 잘못 안 것이다...
난... 아니야... 난.. 단지..
염종 : 아! 연모!!! 그래.. 갑자기 연모에 미쳐서, 모든 일을 그르치게 시작했지... 그래.. 그래서 내가 살짝 도왔던 것 뿐이야..
비담 : (보며).......
염종 : 해서 그 연모가 이루어졌으면? 그럼 달라졌을까?
비담 : (보면)
염종 : 아니. 넌 그래도 난을 일으켰을 거야. 왜? 불안하니까..
비담 : (노려보면)
염종 : 폐하가 언제 널 버릴까!! 언제 내쳐질까!! 두려우니까!! 믿지를 못하니까!!
비담 : (치부를 찔린 듯 부르르 떨며 보면)
염종 : 넌 원래 그런 놈이야. 내가 저 사람을 믿어야지가 아니라, 언제 저 사람이 날 안 믿을까, 언제 버려질까!! 그 생각 뿐이지.
비담 : (괴로운 듯) 닥쳐!!
염종 : (사악하게 씩 웃으며) 헌데.. 그거 알아? 폐하는 너,
비담 : (노려보면)
염종 : 끝까지... (한템포 쉬고 강조) 믿었다..?
비담 : (쿵.. 무너지며, 한 발짝 뒤로 비틀한다)
염종 : (실실 웃으며) 믿지 못한 것도 너구.. 흔들린 것도 너야. 니들.. 연모를 망친 건.. 폐하도, 나도 아니야...
비담 : (멍하게 보면)
염종 : 너야.. 비담..
염종, 문서 챙긴 거 들고 나가려는데, 갑자기 표정이 변한다. 보면, 이미 자신의 가슴을 꿰뚫은 칼.
비담이 어느새 와서 찔렀다.
염종, 쓰러지고... 염종 절명.
비담 : ..(멍하니) 나.. 아니야...
미생이 급히 들어오다가 이 광경을 본다.
비담은 피묻은 칼을 들고 있고, 염종, 처참히 죽어있다.
비담 : ..(역시 멍하니 염종 보며) ..나.. 아니라구..
미생, 단번에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진정 끝났음을 깨닫는다.
비담, 미생을 발견하나 상관않고, 나가려고 하는데, 미생이 비켜주지 않는다.
비담 : 비켜...
미생 : 나도... 베고 가시게...
비담 : .....!
미생 : (허탈, 허무로) 너 같은 놈을... 누님같다고 생각했다니... 얼마나 어리석었는가...
비담 : ......
미생 : 네 놈을 믿고, 대업을 이루려 했다니... 이 얼마나.. 가당찮은 일이었는가...
비담 : .....
미생 : 누님도.. 널 잘못 보았어...
비담 : 대업?
미생 : .....
비담 : 미실의 목적으로 태어나, 문노의 목적으로 길러졌다... 대업은 당신들의 목적이... 아닌가...?
미생 : 누님이 널 버렸고... 문노가 널.. 정으로 기르지 못했고... 우리가 너의 연모를 방해해서...?
비담 : .....
미생 : ..이보게 비담..
비담 : ......
미생 : 연모를 망친 게.. 자네가 아니라고 부인하고 싶은 건가?
비담 : (보고)
미생 : 자기를 망칠 수 있는 건.. 오직.. 자기 자신 뿐이야...
비담 : (쿵..! 다시 멍해지고)
미생 : 누구도.. 그 누구도 널 망칠 수 없어. 넌... 니가 망친 거야. 이 불쌍한 것아...
비담 : (울컥하여, 울듯이 미생을 보다가 눈물 흐르고, 미소 지며) 왜.. 이제 그런 얘길 하는 거지...?
(하고는 슬프게 미생 밀치며 나가는데)
미생 : 했어.. 누님도 했고, 설원공도 했고, 나도 했고.. 모든 세상이 그리 얘기했다. 니가 듣지 못했어...
비담 : (밀치며 멍하게 나가고)
미생 : (멍하게 가는 비담을 본다)
32. 명활산성 전방 본영 전경 (낮)
33. 명활산성 전방 본영 막사 안 (세트. 낮)
덕만 있는데 죽방이 들어온다.
죽방 : (기뻐) 폐하!! 명활산성을 점령했다 하옵니다!
덕만 : (보면)
죽방 : 상장군이 잔당들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폐하!! 이겼사옵니다!!
덕만 : (기뻐하지 않고, 무겁게) 비담은.. 비담은 추포하였습니까..?
34. 명활산성 내 큰 마당 (낮)
비담군 병사들이, 병부의 병사들에 의해 억지로 무릎 꿇려지고, 모두를 무장해제하며 전후처리하는 분위기.
시신을 치우는 병사들, 묶여서 끌려나오는 장수, 병사들, 분주하다.
그 광경을 처연한 눈빛으로 보고 있는 김유신.
박의에 의해, 주진, 수을부, 호재, 필탄이 묶인 채, 끌려 나온다.
유신의 앞을 지나치다가, 서로 시선을 교환하는 그들.
주진은 그냥 허망한 듯 눈을 감아버리고, 수을부는 분한 듯, 입술을 깨문다.
잠시 멈칫하다가 그냥 끌려간다.
임종과 덕충이 유신에게 와서 보고를 한다.
임종 : 명활성은 완벽히 장악하였고, 잔당을 수색하고 있습니다.
덕충 : 예, 현재 비담, 하종, 미생, 보종이 보이지 않습니다. 마지막에 탈출한 듯 합니다.
유신 : 포위망을 벗어나진 못했을 것이다. 낭산과 무화산, 명활산성 일대를 샅샅이 뒤져,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임종덕충 : 예! (하고 예를 취한 뒤 간다)
유신 : (결연한 표정으로)......
35. 미실의 무덤 앞 (낮)
자막 : 미실의 무덤.
미생과 하종이 온다. 하종은 변복하였고, 미생은 누더기가 된 갑옷.
하종 : (울상이다) 왜 여기로 옵니까?
미생 : (허탈 허무 미소로) 허면... 어디로 간단 말입니까...
하종 : 어디든 멀리 떠나야지요. 어디든요!
미생 : 아까 가라고 했지 않습니까, 조카님은 어디든 가시라니까요...
하종 : 삼촌두고... 저 혼자 어찌 갑니까... (안타깝게) 삼촌... 일어나세요!
미생 : (허망하게) 그냥 두세요, 좀...
36. 명활산성 전방 본영 막사 안 (낮)
덕만, 죽방이 있다.
죽방 : 폐하, 난은 진압되었으나.. 하종, 미생, 보종, 비담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하옵니다.
덕만 : (어둡게 보며) 이곳 본영에 왕의 기를 세우고, 제가 있음을 알리세요.
죽방 : 예? 폐하.. 어인 말씀이시옵니까?
덕만 : 허면... 비담은 내게로 올겁니다.
죽방 : 그럴까요...?
덕만 : (어둡게 보며) ...그 때 잡으라 하세요.
죽방 : (그런 덕만을 보다가는) 예, 알겠사옵니다.
하고 나가는 죽방.
덕만, 천천히 일어나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걸어나온다.
37. 막사 앞 (낮)
덕만, 어두운 표정으로 나오면, 유신이 온다.
유신 : 폐하...
덕만 : 예... 말씀하세요...
유신 : 비담을 추포하면..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덕만 : (걷다가 멈춰서서 어둡게 보며 괴롭다)......
유신 : (그런 덕만을 가엽게 보며)......
덕만 : 걱정되십니까...? 제가... 살릴까봐요...?
유신 : 폐하.. 그런 것이 아니오라...
덕만 : (다잡은 듯) 이미.. 황명으로, 신국의 적이라 선포했고, 척살하라는 명을 내렸습니다.
(미소로) 상장군께선 어찌 다시 물으십니까? (다시 어두운 표정으로)......
38. 미실의 무덤 앞 (낮)
앞씬 연결. 미생, 하종 둘 다 무덤의 상석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하종 : (허탈하게) 후회하세요, 삼촌..?
미생 : 후회는 무슨.. 사내대장부로 태어나서, 백 명이 넘는 자식을 보고.. 수많은 여인과 살았습니다..
있는 재주 마음껏 펼쳤고, 권력을 쥐어도 보고.. 놓아도 보고..
하종 : (보며)......
미생 : (진심으로 미소지며) 재밌었습니다..
하종 : (그런 미생을 보며) 삼촌이 참.. 부럽습니다..
미생 : (그런 하종을 보고 걱정 말라는 듯 웃으며) 조카님은 유신의 장인 아닙니까? 목숨이야 부지하겠지요..
하종 : ...그럴까요...? (하는데)
미생 : (어딘가를 보고 흐흐 웃으며) ..저기 옵니다..
하종 보면, 뒤쪽에서 나타나는 임종과 병부의 병사들. 순식간에 포위를 한다.
올 것이 왔구나 싶어 보는 하종. 쓸쓸히 둘러보는 미생.
임종 : 역적은 황명에 따라 오라를 받으라!!
하종 : (당황, 울상) 이런.. 이런... 씨...
미생 : (허허롭게 미소로).........
39. 숲 일각 (낮)
비담(갑옷차림)과 산탁이 걷고 있다.
비담, 반쯤 넋이 나간 듯, 얼음처럼 차갑고 어두운 표정이다.
산탁은 눈치를 살피며 2M 뒤를 조심스럽게 걷고 있다.
산탁 : (조심스럽게) 이쪽은 폐하의 본영 쪽 길입니다요...
비담 : (멈추며 돌아보며) ...... 해..서.......?
산탁 : (눈치 보며) 예? 그게 아니라... 이쪽으로 가면... (눈치 보며) 잡히실텐..데요...?
비담 : 그래... 그렇겠구나... 넌 이만 가거라...
산탁 : 예? 저만요? 어디로요...? 아니.. 상대등께선 어쩌시.. 게요?
비담 : 포위망이 있다하나, 너 정도라면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품에서 금붙이 장신구 하나를 떼어주며) 멀리멀리.. 가서... 다 잊고... 칼 쓰지 말고, 낫과 호미를 잡고 살거라...
산탁 : (받으며) ..어쩌시려구요...?
비담 : 전해야 할 말이 있는데, 전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 그 말을 전하러 갈 것이다...
산탁 : 하오나.. 그러시다가... (결심한 듯 톤 바꾸며) 저랑 같이 가시지요?
비담 : (빙긋 웃더니) ..... 가거라.. 어서.. (하고는 돌아서 간다)
산탁, 가는 비담의 뒷모습을 보며, 참 저 사내 불쌍하다는 느낌으로 바라본다. 눈물이 그렁해진다.
손에 쥐어진 장신구도 한번 보고... 슬픈 눈빛으로 가는 비담의 뒤에 절을 한다.
일어서 가려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놀란 얼굴의 산탁. 고개를 내려 보면, 자신의 가슴에 꽂혀 있는 화살.
고개를 들자, 앞에서 나타나는 박의와 병부의 병사들.
화살 하나가 다시 옆구리에 박힌다. 눈물이 흐르는 산탁. 이를 악물고 눈물을 흘리며 돌아서며,
산탁 : (멀리 가는 비담의 뒷모습에 대고 눈물 흘리며 필사적으로) 상대등!!!!!! 피하십시오!!!!!
비담, 돌아보면, 쓰러지는 산탁이 보이고, 날아오는 화살! 칼로 쳐낸다.
숲 여기저기서 병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미소지며, 병사들을 둘러보는 비담.
박의 : 역적! 비담은 황명에 따라, 오라를 받으라!!
비담 : (차가운 미소로 칼을 뽑으며 멍하게) 나를 베는 자가... 역사에.. 남을 것이다... (버럭) 와랏!!!
40. 본영 막사 안 (낮)
덕만, 춘추, 유신이 있는데, 알천이 급히 뛰어 들어온다.
알천 : 폐하, 폐하의 말씀대로, 본영 앞의 숲에 비담이 나타났습니다!
덕만 : !
춘추 : (날카롭게) 해서요? 해서 추포하였습니까?
알천 : 추포에 응하지 않고, 병사들과 맹렬한 기세로 싸우고 있습니다!
유신 : !
덕만 : 유신공.......
유신 : 예, 폐하.
덕만 : 뭐하십니까? 어서 나가보세요... 저도 나갈 것입니다.
알천 : 폐하, 아니되옵니다. 위험합니다!
덕만 : (몸 일으키며 유신 한 번 보더니 결연하게) 비담이 우릴 부르고 있습니다.
41. 본영 막사 약 100미터 앞 일각에서, 막사 앞까지 (낮)
비담, 화려한 무술을 선보이며, 포위된 병사들과 함께 싸우고 있다.
속절없이 쓰러지는 병사들의 모습.
비담의 절세무공에 당황하여, 포위는 하였으나 덤비지 못하는 병사들.
비담, 숨을 헉헉거리며, 피가 튀긴 얼굴로 차가운 미소를 짓는다.
병사들 사이가 갈라지며, 유신이 나온다.
비담, 유신을 보고 미소를 짓는다.
유신 : 비담... 모든 게 끝났네... 더 이상 살생하지 말고, 함께 가세...
비담 : 유신... (멀리 본영 막사 앞에 덕만인 듯한 사람을 보며) 폐하인가... 저기.. 폐하가 계신가...?
유신 : (질문 무시하고) 비담... 그만 하시게...
비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너무나 푸르다.
미실 : (E) 여리디 여린 사람의 마음으로 너무나 푸른 꿈을 꾸는구나...
비담 : (하늘을 보며 미실의 말 생각해내고 피식 미소)......
유신 : 비담...
비담 : 유신... 생각해보면... 우린... 제대로 승부를 낸 적이 없군...
유신 : (보며)......
비담 : ......해...... 주겠나...?
유신, 말없이, 칼을 뽑는다. 병사들이 물러선다.
비담도 역시 칼을 겨누고 앞으로 나선다.
서로 대치하다가, 서로를 향해 돌격! 격돌하려는 찰나,
유신의 칼을 피해, 덕만이 있는 방향 쪽으로 공중제비를 돌아, 병사들을 밟고 날아서 순식간에 포위망을 벗어난 비담.
경악하는 유신.
유신 : 잡아라! 잡아야 한다!!
비담 : (앞으로 전력을 향해 뛰며, 마음의 소리 E) 유신, 니가 모든 걸 이겼거늘.. 무슨 승부란 말이냐.. 단지 말을 좀 해야겠어...
비담, 전력을 다해, 덕만을 향해 뛴다. 쫓는 유신과 병사들.
덕만, 그런 비담의 모습(자기를 향해 오는)을 슬프게 본다.
알천 : (완전 다급하게) 폐하! 피하시옵소서, 피하셔야 하옵니다!!!
덕만 : 난! 여기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하며 비담을 주시하는)
비담의 주위로, 막사 앞에 있던 병사가 구름같이 몰려든다.
비담, 다시 화려한 무술로 전력을 다해 싸우며, 덕만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비담 : (마음의 소리 E) 덕만까지.. 70보!
어느 때보다 필사적이고 화려한 무술을 선보이는 비담.
춘추 : (보며 놀라 다급한 목소리로) 월야!! 월야!!!
월야 : 예! 춘추공!!
춘추 : 궐장노 부대를! 궐장노를 빨리!!
월야의 손짓으로 설지를 비롯한 궐장노 부대가 재빠르게 배치된다.
진법을 이용한 병사들의 공격에 비담이 부상을 입는다. 고통에 이를 악물면서도 미소짓는 비담.
병사들의 포위진이 잠시 풀리는 듯 싶더니, 설지의 발사 명령에 궐장노부대가 비담에게 화살을 발사한다.
비담, 간신히 화살을 막아내며, 앞으로 공격 전진한다. 그 와중에 화살 몇 개가 등과 어깨 등에 박힌다.
비담 : (화살 상관치 않고 덕만을 보며 마음의 소리 E) 덕만까지... 30보...
덕만, 그런 비담의 필사적인 전투를 보며, 이를 악물고 눈물을 참아낸다.
결코 울지 않으려는 의지가 보이나, 얼굴과 눈동자와, 입술이 떨린다.
비담, 전방을 돌파하자, 안되겠는지, 임종, 월야, 덕충, 박의가 앞을 막아서며, 비담을 공격한다.
비담, 넷의 공격을 피하고 막아내며, 다시 몸을 날려 앞으로 전진.
비담 : (마음의 소리 E) 덕만까지 10보!!
하고, 전진하려하는데, 뒤에서 날아온 유신. 비담을 공격한다.
비담과 붙는 유신.
비담, 유신의 공격을 피하며, 덕만에게 나가려고 하자, 이젠 알천이 칼을 뽑고, 막아서며 공격한다.
알천과 유신의 협공.
비담 결국 유신의 칼을 맞으며, 그 자리에 쓰러진다.
덕만, 그런 비담을 눈물을 참으며 본다.
헉헉거리며, 비담의 주위로 모여드는 알천, 임종, 덕충, 박의, 월야 그리고 유신.
비담 꿈틀거리더니, 칼을 지팡이 삼아 확 점프하여, 일어난다.
놀란 유신. 다가가 마지막 일격을 비담의 배에 꽂는다.
유신, 칼을 꽂은 채 비담과 서로 붙어 시선을 교환한다.
비담, 신음하며, 흐린 시선으로 덕만을 본다.
덕만, 또한 그런 비담을 본다. 결국 눈물이 떨어진다.
비담, 눈은 덕만을 보며, 귀는 유신의 귓가에 대고, 뭔가 말한다.
유신이 칼을 빼자, 비담, 그 자리에 쓰러진다.
비담... 절명...
다들 헉헉거리며, 다행이란 느낌으로 덕만을 본다.
덕만, 눈물을 참으며 결연한 표정으로 일어난다.
모두들. 그 자리에 무릎을 꿇어 덕만에게 고개를 숙인다.
덕만 : (비담에게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굳게 누르며) 이제... 난은 끝났습니다...
모두들 : (보며)......
덕만 : 이제.. 신국에 남은 것은.. 하나의 마음과, 하나의 뜻과... 하나의 힘으로...
망라사방의 기치를 올려, 그 길에 매진하는 것입니다...
모두들 : (보며)......
덕만 : 모든 대소신료와.. 모든 화랑들과... 모든 병사들과... 모든... 짐의 백성들에게 짐의 이러한 뜻과... 난의 종결과...
또한 신국이 하나임을 황명으로 전할 것입니다.
알천 : (일어서며) 여왕폐하 만세!!
알천의 선창으로 모두가 일어서 ‘여왕폐하 만세’를 외친다.
그 광경을 슬픈 눈으로 보는 덕만.
덕만의 시선이 쓰러져 있는 비담의 시신에게로 간다. 처연하게 바라보는 덕만.
그러다 덕만의 시선이 갑자기 흔들리더니, 확 낮아지더니, 땅에 닿는 포인트뷰. 덕만이 쓰러진 것이다.
다급히, ‘폐하! 폐하!’를 외치는 소리가 꿈결처럼 아웃되고,
덕만, 땅에 쓰러진 채, 눈을 뜨고 죽은 비담의 눈동자와 눈을 맞춘다. 꿈결처럼 Dis.
42. 만노군 (낮. 9씬과 같은 덕만의 꿈)
누군가, 어린 덕만 앞에 몸을 낮추더니, 어린 덕만을 껴안는다.
어린덕만 : (안은 거 풀려하며) 왜 이러는거요? 누구요? 이보쇼!
43. 침전 (낮)
누워있는 덕만.. 꿈에서 깨어 눈을 뜬다. 만명이 있다.
만명 : (다급하게) 폐하, 괜찮으시옵니까? 정신이 드시옵니까?
덕만 : (힘없이 병색이 완연하여)...... 얼마나 지났습니까....?
만명 : 사흘밤낮을 꼬박 그리 계셨사옵니다. 폐하.. 이리 되시도록 어찌 아무에게도 말씀을 안하시고..
덕만 : (그냥 웃으며) ..살고 죽는 일을.. 말하여.. 무엇하겠습니까?
만명 : (슬픈데)......
덕만 : (그런 만명을 보며) 만명부인께서.. 많이 돌봐주셔야 할겁니다.
만명 : (보면)
덕만 : 아드님인..유신공.. 사위인.. 춘추..에게 신국을 맡기고 갈 거 같습니다.
만명 : 폐하..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하는데.. 이때 알천이 들어온다.
알천 : 폐하.. 일어나셨사옵니까?
덕만 : (그런 알천 보며) ..예에.. (하다가는) 시위부령... 그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알천 : 폐하.. 그런 말씀 마시옵소서... 아무 일도 없을 것이옵니다.
덕만 : 헌데... 앞으로도 수고를 하셔야겠습니다.
알천 : ......?
덕만 : 공석인 상대등을 맡아주세요.
알천 : !!
덕만 : 지금 신국엔, 정치적인 계산이나 판세를 이용하는 술수... 이런 것이 아닌, 오직 율령과 원칙으로만 정무를 볼 수 있는
상대등이 필요합니다. 아무것도 통하지 않을 것 같은 인상을 주는 사람... 알천공입니다.
알천 : 폐하... 소신은...
덕만 : (미소지며 말 자르며) 황명입니다... 따르세요...
알천 : 폐하...
cut to. 덕만과 춘추가 있다.
덕만은 비스듬히 누워있다.
춘추 : 어인 말씀이시옵니까? 폐하... 심기를 굳건히 하셔야 하옵니다.
덕만 : (힘없이 피식) 괜찮다... 그런 말은 필요없느니라... 이제... 천명이... 다하고 있는 것이다........
춘추 : 폐하...
덕만 : 춘추야... 넌 골품제가 천박하다는 발언으로 정계에 등장했다...
넌... 기존의 가치들을 모두 부정할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어...
춘추 : ......
덕만 : 너의 시대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아느냐...?
춘추 : (조심스럽고 결연하게) 하오나.. 새 시대를... 열어야 하지 않겠사옵니까?
덕만 : 승만에게 황위를 넘기거라...
춘추 : (놀라) !!!
덕만 : 네 손으로 굳이 골품제를 끝낼 이유가 없다... 골품제는 자연히 사라지게 되어 있어...
대업이 남은 네가... 굳이 그런 정치적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춘추 : ......황명......이시옵니까...?
덕만 : 이 시대의 왕이.. 다음 시대의 왕에게 올리는... 충언이다...
춘추 : !! (심각하게 생각하는 듯 하다가 결심한 듯)......
(천천히 일어나 두손을 모아, 예를 표하며) 소신... 김춘추... 황명을 받들겠사옵니다.
덕만 : (그런 춘추를 보며 미소로)......
cut.to 유신이 들어와 있다.
덕만 : 유신공... 말해주세요....
유신 : 폐하...
덕만 : 분명... 유신공의 귓가에 대고.. 비담이 뭐라 하였습니다... 뭐라... 하였습니까...?
유신 : 감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이었사옵니다. 용서하시옵소서. 소신은 감히 그런 불경한 말을 전할 순 없사옵니다.
덕만 : (뽀롱퉁한 느낌으로) 전해주세요... 유신공...
유신 : 아니되옵니다. 할 수 없는 말이옵니다...
덕만 : (원망하듯 장난스럽게) 유신공은 대체... 왜 이리.. 제게 해주는 것이 없으십니까...?
유신 : 폐, 폐하...
덕만 : 황명입니다... 당장 말해주세요......
유신 : (망설이다가) ...... 비담이... 말하기를...
ins.cut>41씬, 본영 막사 앞
비담 : (유신의 귓가에 대고) 더..덕만아.. (흐린 시선으로) 덕만.. 덕만...아....
유신 : (차마 똑바로 못 보고 전하며) 덕만아... 라고 하였사옵니다... (하고 덕만본다)
덕만, 미소지며 눈물이 뚝하고 떨어진다.
가슴 아프게 보는 유신.
ins.cut>57부 38씬.
덕만 : 이제... 아무도 내 이름을... 부를 수 없다...
비담 : 제가, 제가 불러드릴 것이옵니,
덕만 : (말끊으며) 내 이름을 부르는 건!... (슬프게 힘없이)... 반역이다...
비담 : !
덕만 : 니가 연모로 내 이름을 불러도, 세상은.. 반역이라 할 것이다...
덕만 : (회상에서 돌아오며 미소짓는다) ...... 나갑시다...
유신 : 예?
덕만 : 하늘이랑... 땅이랑... 다 보고 싶습니다...
44. 예쁜 일각 (낮)
햇볕 좋은 어느 일각.
덕만은 의자에 앉아 있고, 풍경을 보고 있고, 유신은, 풍경을 보며 서 있다.
덕만 : (쓸쓸한 표정으로) 황량합니다...
유신 : 곧 봄이 올테니.. 또 꽃이 피고... 새순이 돋고 푸르러 지겠지요...
덕만 : 봄이라...... 봄... 유신공...
유신 : 예, 폐하.
덕만 : 참으로 많은 사람이.. 내 옆을 머물다 갔습니다. 어떤 이는 날 지켰고, 어떤 이는 나와 경쟁했고..
유신 : (보며)......
덕만 : 또 어떤 이는 날.. (보일 듯 말듯 슬픈 미소지며) 날.. 연모했고..
유신 : (마음 아프게 보면)
덕만 : 그렇게 많은 이들이 왔다가 떠나갔는데.. 결국.. 내게 온전하게 남은 사람은.. 유신공입니다.
유신 : (보며) ..폐하..
덕만 : 예전에, 유신공이 말했었지요. 군신간의 신뢰가.. 남녀간의 연모보다 훨씬 더 지키기 어렵다구요.
유신 : (보면)
덕만 : 그 어려운 길을.. 우리는 함께 헤쳐온 겁니다. (신뢰로 보며) 유신공이기에.. 가능했어요.
유신 : ..황공하옵니다, 폐하.
덕만 : 그런 유신공이기에.. 이 신국을.. 못 다 이룬 신국의 대업을.. 참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맡길 수 있습니다.
유신 : (안타까워) 폐하..
덕만 : ..춘추가 뛰어나나.. 편히 가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신공이 중심을 잡아주셔야 할겁니다.
유신 : ..예..폐하.
덕만 : 또.. 당을.. 경계하셔야 할 겁니다. 당을 믿지 마세요.
유신 : ......
덕만 : 삼한일통이 우리의 손끝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 강토가 우리의 것이 될지.. 누구의 것이 될 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유신 : 알고 있사옵니다.
덕만 : (따뜻한 미소로) ...유신공...
유신 : 예, 폐하.
덕만 : 제가... 계림에 처음으로 와서... 첫날 꾸었던 꿈이야기를 했었지요....
유신 : (보며)......
덕만 : ... 이제... 꿈에서 절 안았던 사람이.. 누군지.. 알 것... 같습니다..............
유신 : (따뜻하게) 누구였사옵니까... 말씀해 주시옵소서.
덕만 : (푸른 하늘을 보며 꿈꾸는 듯한 눈으로)......
덕만의 시선으로 푸른 하늘이 가득 찬다.
45. 사비성 외곽 큰 막사 안 (낮)
자막 : 13년 후, 660년 7월 11일. 사비성 외곽. 당나라 병영.
60대의 유신이 앉아 있고, 그 뒤로 월야, 설지, 고도, 임종, 덕충, 박의 등이 서 있다.
맞은편에 소정방(자막:소정방:당나라 장군)과 당의 장수들이 앉아있고, 일부는 서 있다.
소정방 : (지팡이로 탁자를 쾅하고 내려치며) 당군과 신라군이! 사비성에서 합류하기로 한 것은, 어제가 아니었는가!
유신 : 장군께서는 황산벌의 치열한 격전을 듣지 못했소이까?
소정방 : 전장은 어디나, 치열하고, 전장의 군령은 지엄한 법! 군령으로 다스려야 함이 옳지 않겠는가?
유신 : (노려보며)......
소정방 : (비열한 웃음으로) 책임자인 김유신의 목을 베야 할 것이나... 그리 할 수는 없겠고...
부하 장수 한 명의 목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누가 김유신 장군을 위해 충성을 하겠는가? 어느 놈이 좋을까? 엉?
분노로 이글거리는 월야, 설지, 덕충, 박의, 임종, 고도 등의 모습.
유신, 기싸움이라는 판단으로 살벌한 미소를 짓더니...
유신 : (흔들리지않고 근엄하게) 목을 베야 한다면, 이 유신의 목을 베야 할 것이다.
(조롱하듯) 허나... 소정방 네 놈이 과연 그리 할 수 있을까?
소정방 : (일어서며) 뭐라!! 네 이 놈!!! 네 놈의 목을 베라면 못 벨 것 같으냐!!
(손을 모으며) 황제폐하께서 변방의 오랑캐를 가여이 여겨, 동맹을 하시고, 황군을 보내주셨거늘!! 어찌!!
유신 : (일어서며) 어느 동맹이 목을 베겠다며! 겁박을 한단 말이냐!! (소정방 똑바로 노려본 채로) 월야! 설지!
월야설지 : 예, 장군!
유신 : (소정방을 똑바로 보며) 지금 즉시!! 군량미를 모두.. 태우거라.
소정방 : (경악하고 당황하며) 뭐라!!
월야 : 예, 장군! 즉시 거행하겠사옵니다!! (하고 설지와 함께 나간다)
소정방 : (당황하여) 어..찌.. 어찌...
유신 : (소정방 똑바로 보며) 덕충, 박의!
덕충,박의 : 예! 장군!!!
유신 : (소정방 똑바로 보며) 전군에 임전태세를 갖추라 이르거라! 동맹은 깨졌으며! 당군과 일전을 벌일 것이라 전하라!!
덕충,박의 : 예 장군!!! (하고 바쁘게 나간다)
소정방 : 네 이놈! 어디서 협박을 하는 것이냐!!
유신 : 또한!!! 임종, 고도!! 나 김유신은, 군량미가 불타는 것을 신호로, 여기서, 적장, 소정방의 목을 벨 것이다! 준비하거라!
임종 : 예, 장군!!!
고도 : 예, 장군!!
하자마자, 당군의 장수들이 모두 칼을 뽑는다.
임종, 고도를 비롯한 유신 뒤의 모든 장수도 칼을 뽑는다.
분노하지만, 이 상황에 더욱 당황한 소정방 어쩔줄 모르고 유신을 본다.
동보량 : (소정방의 귀에 대고, 중국어로) 아니되옵니다. 황제폐하의 뜻에 반하는 일이옵니다... 결코.. 아니되옵니다!
유신 : (노려보는데)......
소정방 : (보다가 손을 들어 병사들에게 칼을 내리게 한다) 양군이 너무 흥분한 것... 같소이다...
(누그러져) 대업을 앞에 두고, 이 무슨.. 일이란 말이오.. 장군...
유신 : (역시 칼을 내리게 하며) 장군이야말로... 대업을 앞두고, 대의를 먼저 생각하셔야 하지 않겠소...?
소정방 : 물론이외다... 내.. 실수를 했소이다...
유신 : (미소 지며)......
46. 선덕여왕 능 앞 (낮)
능앞에 들꽃을 놓는 손. 보면 완전히 늙은, 평복 차림의 알천이다.
능주변의 풀을 뜯어내고 있는데.. 늙은 장군 김유신이 나타난다.
유신 : ..낙향을 했다더니.. 여기 있었는가?
알천 : (반가워) 유신..! 얘긴 들었네. 황산벌이 치열했다지?
유신 : 치열하지 않은 전장이 어디 있단 말인가. (하고는 웃으며) 자네는 끝까지 폐하의 시위부령이군.
알천 : (웃으며 능을 보며) ..폐하.. 유신이.. 백제를 섬멸했습니다.
유신 : ......
알천 : ..다음은.. 고구려라 하옵니다.
유신 : (능을 보며 미소지으며) ..폐하..
47. 예쁜 일각 (회상. 낮) (44씬 연결)
덕만 : (꿈꾸는 듯한 눈으로) ...... 이제 알겠어... 날 안고... 눈물을 흘리던... 그 사람이... 누군지.. ......알겠어.....
유신 : (따뜻하게) 예, 폐하... 말씀하시옵소서.. 누구였사옵니까... 소화 유모님이셨습니까...?
아니면.... 돌아가신 황후님이셨습니까......?
덕만 : ......
유신 : (보며)......
덕만 : (푸른 하늘을 보며) 유.....신공......
유신 : (풍경을 보며) 예, 폐하......
덕만 : 우리 예전에... 도망가려했었지요.... 기억하십니까...? (농담처럼 웃으며) 지금이라도... 갈까요?
유신 : (당황하다 미소지며) 받자옵기 민망하옵니다...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ㄲ...(하면서 고개 돌려 덕만보다가 놀라며) !!
덕만, 따뜻한 미소를 지은 채, 의자에 기대 잠들어 있는 듯하다.
유신, 멍하게 그런 덕만을 바라본다.
유신 : 폐하... (하면서 눈물이 한 방울 뚝 흐른다)......
햇볕이 따뜻한 일각에 의자에 앉아 절명한 덕만과, 그것을 바라보는 유신의 풀샷에서 dis.
48. 만노군 일각 (낮)
어린 덕만, 투덜대면서 걸어간다.
어린덕만 : 아이.. 진짜.. 문노를 어디가서 찾아야 하는거야...
하는데, 갑자기 앞에 나타난 누군가.
어린덕만, 뭐야 하는 느낌으로 본다.
그 누군가, 어린 덕만 앞에 몸을 낮추더니, 어린 덕만을 껴안는다.
어린덕만 : (안은 거 풀려하며) 왜 이러는거요? 누구요? 이보쇼!
누군가, 어린덕만을 껴안은 것을 풀더니, 일어나서 반대방향으로 간다.
어린덕만, 분이 안풀리는지, 누군가의 뒷모습에 대고, 소리 지른다.
어린덕만 : 이보쇼! 왜 사람을 갑자기 안고 그러는거요! 이봐요!
하는데, 누군가가 어린덕만을 향해, 몸을 돌린다. 소복을 입은 성인 덕만이다.
어린 덕만, 성인 덕만을 누군가싶어 의아하게 본다.
덕만 : (어린 덕만을 보며, 마음의 소리 E) 덕만아... 지금부터... 많이 힘들꺼야... 그리고 많이... 아플꺼야...
(눈물 흐르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을꺼구... ...너무...너무... 외로울꺼야.... 사막보다... 훨씬 메마르고... 삭막할꺼야...
어린덕만 : 아니 누구냐고! 왜 우는거야?
덕만 : (마음의 소리 E) 모든 걸... 다 가지는 것 같지만... 실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할꺼야........
어린덕만 : 아! 진짜... 이상한 사람이네... (하고는 돌아서 간다)
덕만 : (돌아가는 어린덕만의 뒤에 대고 마음의 소리 E) 그래두... 견뎌야 해... 알았지...?
어린덕만 : (뭔가 이상한 느낌에 천천히 돌아서 보며).......
덕만 : (따뜻하고 슬프게) 견뎌... 견뎌내... (눈물 흐르며 슬프고 환환 미소로)
하며, 화면에 가득한 덕만의 환한 미소와 흐르는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