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바라보자. 고개를 들면 눈앞에 여수 바다가 있다. <여수 밤바다>의 한 소절 같은 바람이 살캉살캉 불어오면 살짝 눈을 감아도 좋다. 그 바람에는 향기와 낭만과 그리움이 스며 있다. 한 평 캠핑장과 한 뼘 바다로 누리는 즐거움은 바다처럼 넓고 바람처럼 자유롭다. 더 욕심은 없다. 딱 그만큼만 머물다 간다.
낭만의 여수 바다를 품은 여수 굴전여가캠핑장. 바다처럼 넓고 바람처럼 자유로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2012년, 전국이 여수엑스포로 떠들썩하던 그 무렵 여수 굴전마을에 캠핑장이 태어났다. 여수시에서 1999년에 폐교된 굴전초등학교를 사들여 최신 시설을 갖춘 오토캠핑장으로 새로이 단장한 굴전여가캠핑장이다. 이곳의 최고 매력은 캠핑장에서 여수 바다가 내려다보인다는 것.
최고의 시설과 최고의 풍경이 만나 아름다운 캠핑장이 탄생했다.
여수엑스포와 함께 전 국민의 가슴을 적셨던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 노래 같은 풍경이 캠핑장 앞에 펼쳐진다. 텐트 문을 열면 여수의 낭만이 바로 눈앞에 있다. 여수 바다는 호수처럼 애잔하고 소꿉친구처럼 편안하고 로맨스 소설처럼 달달하다. 갓 내린 커피 한 잔을 들고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여수 바다를 바라보는 일. 어쩌면 캠핑으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가 아닐까.
초보 캠퍼들에게도 즐거운 캠핑
카라반에서 즐기는 캠핑, 추위도 문제없다.
점점 추워지는 계절, 캠핑이 조금씩 막막해지지만 이곳 굴전여가캠핑장이라면 문제없다. 최신 시설과 함께 카라반(캠핑용 자동차)이 마련되어 있어 추위도 아랑곳없이 안락한 겨울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카라반은 식재료만 준비해가면 만사 오케이다. 침대와 거실, 싱크대와 그릇, 그리고 화장실까지 작은 공간 안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바닥 난방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히터까지 있어 집만큼이나 아늑하다.
카라반 옆에 마련된 야외 테이블은 여수 바다에서 불어오는 낭만을 즐기며 캠핑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다. 4인이 머무를 수 있는 카라반이 6동, 6인 카라반이 4동, 모두 10동의 카라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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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라반 안의 작은 공간 안에 옹기종기 없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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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전여가캠핑장의 깨끗하고 다양한 최신 시설은 초보 캠퍼나 가족 단위 캠퍼들이 어려움 없이 캠핑의 참맛을 누릴 수 있도록 해준다. 카라반 10동 외에도 대형 6면, 중형 16면, 캠핑카형 6면 등 모두 28면의 캠핑 사이트가 있다. 널찍하고 평평해서 대형 텐트도 문제없으며, 사이트마다 배전함을 갖춰 전기를 편리하게 쓸 수 있다. 또 사이트마다 하나씩 나무 식탁이 마련되어 있다.
교실을 리모델링한 펜션형 객실은 캠핑 장비가 없는 대가족이 캠핑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화장실, 샤워장, 취사장 등 최신 부대시설뿐만 아니라 세탁기와 세미나실까지 완비했다. 더구나 와이파이까지 빵빵 터진다.
요금은 펜션형 객실이 7만~12만 원(주말 8만~14만 원), 카라반 4인이 5만 원, 6인이 7만 원이다(주말 7만 원, 9만 원). 캠핑 사이트는 중형 1만 5,000원, 대형 2만 원, 캠핑카형 2만 5,000원(주말 2만 원, 2만 5,000원, 3만 원). 성수기인 7월과 8월에는 요금이 오른다.
캠핑장 바로 앞에서 맛보는 싱싱한 굴의 맛과 향
‘굴밭’으로 소문난 굴전마을 풍경.
굴전여가캠핑장이 있는 평사리 굴전마을은 이름 그대로 ‘굴밭’이다. 바다의 인삼으로 통하는 굴은 경남 통영과 전남 여수가 주생산지다. 여수에서는 굴전마을이 최고로 손꼽힌다. 굴전마을 앞바다에 종패(種貝)를 달아놓은 지주목이 빼곡히 세워져 있어 이곳이 굴밭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이곳에서 나는 굴은 굴전마을 사람들이 꿀이라 부를 정도로 맛과 향이 진하다. 입에 살살 녹는 꿀맛, 놓치고 가면 후회한다.
캠핑장 입구에서 길만 건너면 굴전마을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맘때면 굴전마을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굴의 계절이 왔다는 뜻이다. 마을에는 굴 전문 식당들이 있다. 바로 앞 굴밭에서 바로 따와 상 위에 올리니 이보다 더 싱싱할 수 없다.
입안 가득 바다향이 퍼지는 생굴.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굴구이다. 구워 먹는 굴은 고소한 맛에 쫄깃한 식감까지 더해져 입맛을 사로잡는다. 3만 원짜리 한 상이 얼마나 푸짐한지 네 사람이 앉아 신나게 먹어도 끝이 보이질 않는다. 굴 특유의 향긋함이 좋다면 날로 먹어도 된다. 생굴 하나 입에 넣으면 바다의 향이 입안에서부터 온몸 가득 퍼진다.
생굴을 한 자루 사와 캠핑장에서 먹어도 좋다. 굴밥이나 굴죽으로 요리해도 좋고, 전으로 굽거나 라면에 넣어 별미로 즐겨도 좋다. 다만 구이를 할 때는 껍질이 벌어질 때 폭탄이라도 터지는 듯 펑펑 소리가 난다. 이때 껍질이 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여수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굴전여가캠핑장은 여수의 명소들을 둘러보기 딱 좋은 위치에 있다. 오동도와 돌산대교는 10분 안팎, 향일암은 30분 거리에 있다. 여수바다를 끼고 달리는 해양 레일바이크도 15분 거리다.
여수 밤바다를 누비는 거북선 야경투어.
여수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여수 밤바다를 누비고 싶다면 오동도의 거북선 야경투어에 나서보자. 오동도 음악 분수대에서 출항해 거북선대교~이순신 광장~장군도~돌산대교를 거쳐 오동도로 되돌아오는 코스다. 여수의 아름다운 야경과 밤바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6시에 음악 분수대가 있는 오동도 광장에서 출항하며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요금은 성인 1만 5,000원, 어린이 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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