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복효근
생生과 사死를 한 줄기 빛으로 요약해버리는
어느 별의 자서전
===[꽃 아닌 것 없다/복효근 시집/천년의 시작 출판]===
오늘이 연휴의 첫 날인데 비가 지금까지 내리고 있습니다.
저녁에 알라딘 중고서점(부산 센텀점)에서 시집 4권을 구매했습니다.
2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꽝 없는 뽑기가 있다기에
웃으며 뽑았더니, 뽑기 통에 단 한 장 있는 만원 할인이 당첨되어
기분이 좋은데 적립금이 있어 결재액은 시집 4권에 8,210원에 구매했습니다.
복효근 시인의 '꽃 아닌 것 없다'도 4권 중 하나입니다.
마당 멍석 위에 누워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며,
별이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던 고향의 저녁.
도란도란 이어지던 친구와의 이야기 속에서
개구리 옆에 앉아 우리의 속삭임을 엿듣는 듯했고,
별똥별 하나가 흐르는 순간
서둘러 소원을 말해보려 했지만,
항상 말보다 먼저 떨어지는 별똥의 속도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시절엔 몰랐습니다.
그 찰나가, 그 숨결 같은 순간들이
곧 ‘삶’이었고, ‘죽음’이었으며,
한 줄기 빛으로 요약될 수 있는
어느 별의 자서전이었다는 것을.
지금 돌아보면,
한순간의 반짝임이라도
누군가의 밤하늘에
잠시라도 머물렀다면,
그 빛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나도 언젠가,
누군가의 기억 속에
조용히 남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누군가의 마음에
잠시 머무는 별처럼.
그렇게,
살아 있었다는 흔적으로 시집 한 권 남기고 싶습니다.
=月光 이장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