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낡아 오래된 헌것이라도 그 글은 오래되고 낡은 것이 아니다. 몰랐던 것이 옛것이라면 지금이라도 아는 것이 새것이 되는 것이나 다름 아니다. 그래서 새롭게 얻는 것은 장소나 때가 따로 없다. 처음 접하면 새로운 것이고 새것인 셈이다. 어디에도 새롭고 배울 것이 있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신기하고 처음인 것이 수도 없이 많다. 그만큼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이기도 하다. 헌것이라고 모두 알고 본 것은 아니다. 그 속에도 보고 배울 것이 있다. 새로운 것이다. 몇 번 본다고 모두 한꺼번에 볼 수 없으며 생각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만큼 관심이 부족했던 것이기도 하다. 같은 곳 같은 길을 가다 보면 이상하리만치 수많은 것 중에 이미 본 것만 자꾸 보이면서 다른 것이 들어오는 것을 방해하는 것 같다. 아마 낯이 익고 편해서 그렇고 어느새 선입감 같은 것이 생겼지 않나 싶다. 생각 같아서는 줄을 세워놓고 순서대로 보면 빠뜨리지 않아 골고루 새로운 것을 볼 수 있지 싶은데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그 길을 가면 같은 모습에 새로움이 없는 그대로라고 하며 별로 볼거리가 없다고 얼버무린다. 그러다 번쩍 새로운 것이 들어온다.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그곳에 있었는데 건성건성 빠뜨린 것이다. 어쩌면 보고도 못 본 것처럼 슬그머니 지나쳤을 뿐이다. 그곳에도 분명 계절이 있고 생명체가 있으면서 그에 걸맞게 수시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면서 희귀한 볼거리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관심하게 지나친 것이다. 그 시간에 다른 것을 보거나 다른 생각을 하였을 것이다. 보았어도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같은 길을 같이 가면서 누구는 보고 누구는 못 보기도 한다. 같은 것을 같이 보고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오히려 그것이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기도 하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이면서 두드리는 만큼 열리듯이 노력한 만큼 얻는다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