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전 평화운동이 한창이던 1960~70년대 미국 젊은이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던 ‘블로윙 인 더 윈드(Blowing In The Wind)’라는 팝송이 있습니다. 1970~80년대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도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라는 노래로 많이 불렸습니다. 그다지 희망이 보이지 않던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찾고자 애쓰던 젊은이들의 마음을 표현한 노래였습니다. 한글 가사는 이렇습니다. “얼마나 먼 길을 걸어야 소년들은 어른 되나/ 얼마나 먼 바다 건너야 비둘기는 쉴 수 있나/ 얼마나 긴 세월 흘러야 사람들은 자유 얻나/ 오 내 친구야 묻지를 마라/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새해 벽두부터 제1야당 대표가 당한 피습 사건은 국민을 당혹게 했습니다. ‘얼마나 먼 길을 걸어야 하며’ ‘얼마나 먼 바다를 건너야 하며’ ‘얼마나 긴 세월 흘러야’ 좀 더 성숙한 사회와 품위와 포용력을 갖춘 사회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요. 이런 사태를 접했음에도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기에 급급한 현실을 보며 절망감이 앞섭니다. 우리는 얼마나 더 먼 길을 걸어야, 얼마나 더 긴 세월이 흘러야 품격있는 공동체로 변화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