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사태로 당·정 요구해 탄생한 닥사…'통일된 의견' 압박 요구도
"현재 이의제기 절차 無…상장폐지 적절성 다룰 기준도 필요"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5대 디지털자산거래소 협의체(DAXA, 닥사)가 '위믹스'(WEMIX)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전세계를 뒤흔든 테라·루나 폭락사태로 '규제'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당·정의 요구로 지난 6월 등장한 닥사가 신뢰와 효율을 갖춘 자율규제기구로 역량과 절차를 갖췄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독립적 운영과 신뢰구축을 위해 거래소 관계자가 아닌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상장폐지 심의위원회를 꾸려 코인 프로젝트를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상장폐지/상장유지로 이원화된 처분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행정제재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아우를 수 있는 코스닥시장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닥사 내에 독립적으로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3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FTX 파산 여파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세를 보인 14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오고 있다. 2022.11.1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닥사 손에 좌우된 수천억원…'통일된 의견 내야' 압박도
지난 24일 19시 40분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은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를 공지했다.
시가총액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위믹스 투자자들에게 직격탄을 날린 결정이지만 닥사의 결정 과정은 '깜깜이'다.
닥사는 현재 사무국 직원 2명과 외부 자문위원,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 일부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위믹스 상폐 최종 결정은 거래소 관계자 4인의 거수를 통해 이뤄졌다. 외부위원들은 '의견'을 전달했다.
닥사가 결정을 발표하기 불과 며칠 전 의결권을 가진 거래소 내 상장폐지/상장폐지 반대 의견은 2:2로 팽팽했다. 이후 DAXA 내에서 정치권과 금융당국 등에서 해당 판결을 지켜보고 있으니 의견을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결국 만장일치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업계 전문가는 "정부 당국이 위믹스 상장폐지 관련 회의록을 남기라고 주문한만큼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들도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25일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위믹스의 거래 정지
결정에 대해 거래종료 과정과 결정이 부당하게 이뤄졌다며 지적했다. 또 "위믹스
이외의 가상화폐 발행 계획은 없다"라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사진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위메이드 본사 모습. 2022.11.2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상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코스닥 시장과 유사한 이의제기 절차 필요해"
자본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의 처벌 수위 차이도 문제로 꼽혔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코스닥 상장법인이 공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한다. △공시 불이행 △공시 번복 △공시 변경 등으로 나눠 적절하게 제재한다. 각 행위별 벌점을 매기고, 누적벌점이 15점에 이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다. 법인을 유지할 수 있는지 회사 현황을 자세히 따진다. 해당 과정에서 당사자는 이의제기 등의 절차를 밟는다. 기업심사위원회·시장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할 기회를 부여받는다.
가상자산 시장에는 이와 같은 절차가 전무하다. 코인 프로젝트의 이상거래 등을 가상자산 거래소가 직접 탐지해야 하고, 프로젝트의 소명이 충분치 않았다 판단하면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다. 벌금, 과태료 등 여타 행정제재 방법이 없어 '상장 유지'나 '상장 폐지' 양자택일만을 해야하는 셈이다.
다른 업계 전문가는 "위믹스 사태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가상자산 거래소의 부담이 커지고, 코인 프로젝트와 투자자들은 승복하지 못하는 문제가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며 "닥사 내에 외부 위원들을 위촉해 '코스닥시장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이어 "(해당 위원회 내에) 상장폐지 기준이나 프로젝트의 소명 절차 형식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기구가 마련된다면) 시장의 예측가능성도 커져 투자자들을 적절히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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