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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심연을 향한 ‘차가운 응시’, 그 섬세한 해빙의 미학 |
[미술여행=김예은 기자]뮤지엄한미 삼청별관은 2025년 마지막 전시로 조선희 개인전: "FROZEN GAZE"를 개최한다. 인물사진 분야에서 독보적인 커리어를 구축해온 조선희가 새로운 예술사진 연작을 소개하는 자리다.
상업사진에서 쌓은 시각적 감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는 기록과 재현사진을 넘어 자신의 감각과 사유의 과정을 사진으로 풀어낸다.
조선희 개인전: "FROZEN GAZE"전시는 2025년 10월 31일부터 2026년 1월 25일까지 열린다.
사진: 조선희 개인전: "FROZEN GAZE" 전시 알림 포스터
조선희는 "FROZEN GAZE"를 통해 삶과 죽음, 상실과 회복이라는 인간 실존의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칠곡에서 예술의 서정을 길어 올린 작가는 ‘정지된 순간의 경계에서 유동하는 존재의 심연을 더듬는 여정’이라 이 전시를 정의한다. 사진이라는 차가우면서도 명징한 매개는 인간 본연의 정념을 객관적 거리에서 재구성하며, 성찰의 정원을 묵묵히 펼쳐 보인다.
조선희는 "FROZEN GAZE"를 통해 삶과 죽음, 상실과 회복이라는 인간 실존의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사진: 조선희 작가)
이번 전시는 인물사진 분야에서 독보적인 커리어를 구축해온 조선희가 새로운 예술사진 연작을 소개하는 자리다. 상업사진에서 쌓은 시각적 감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는 기록과 재현사진을 넘어 자신의 감각과 사유의 과정을 사진으로 풀어낸다.
전시에서 소개되는 "FROZEN GAZE"연작은 2018년, 작가가 작업실 앞에서 마주친 죽은 참새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작가는 로드킬당한 새들을 얼음으로 얼리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하며 작업을 이어왔다.
죽은 새의 모습을 통해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린 작가는 ‘얼림’이라는 행위를 통해 아버지의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채 멈춰 있는 자신의 감정을 직면하고자 한다. 연작의 제목이자 전시 제목인 ‘Frozen Gaze’, 즉 ‘얼어붙은 응시’는 이처럼 순환하지 못하고 멈춘 감정을 끝까지 바라보는 시선을 의미한다.
전시의 핵심은 '차가운 응시 속 따뜻한 치유'라는 역설적 명제에 있다. 2018년부터 작가가 로드킬 당한 새들을 얼음 속에 보존해 온 행위는, 홀연히 떠난 부친에 대한 지극히 사적인 애도이자 동시에 '존재의 정지'를 직면하는 보편적 은유로 다가선다. 얼음이 찰나의 감정을 붙잡아 두는 동안, 관람객은 한계를 넘어서는 존재의 깊이와 그 속에서 움트는 생명의 의지를 목도하게 된다.
얼음 속 새라는 단순한 이미지 뒤에는, 대상을 얼리고 녹이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며 그 시간을 응시한 작가의 사유와 체험이 담겨 있다. 이는 작가가 기억과 감정을 섬세하게 다스리며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는 수행적 시간이다. 관객은 작품을 통해 작가의 개인적 기억을 바라보는 동시에, 자신의 상실 경험과 감정을 겹쳐보며 내면 깊숙이 얼어붙은 감정과 마주하게 된다.
전시는 이 감정의 흐름을 공간적으로 구조화한다. 2층은 어둠 속에서 얼음 녹는 소리가 감정의 침전을 유도하며 내면의 응축을 이끌어낸다. 반면 3층은 환한 자연광 아래 상처를 직시하고 치유로 나아가는 감정의 해방을 시각화한다. 특히 부친의 병풍에 한지를 덧대고 커피, 염색약, 심지어 불로 아픔을 표현한 작업들은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가의 고유한 심미적 통찰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진: 부친의 병풍을 예술로 승화시킨 심미적 통찰 작품
칠곡문화예술위원회 서세승 위원장은 "칠곡 출신 작가의 시도는 장애를 새로운 시선으로 재해석하려는 위원회의 철학과 깊이 공명하며, 인간 본연의 존엄성을 탐색하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고 평가하며, 그 포용성에 감동을 표했다.
사진: 칠곡문화예술위원회 서세승 위원장
"FROZEN GAZE"는 멈춰버린 듯한 순간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생명의 온기를 이야기하며, 작가의 예리하면서도 부드러운 시선으로 삶의 덧없음과 영원성, 그리고 상처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동시에 일깨운다. 이는 예술이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근원적인 메시지에 깊이 닿아 있다. 이 전시는 관람객 각자의 내면에 응결된 기억과 감정을 해빙하고, 다시금 따스한 생명의 온기를 느끼게 하는 귀한 성찰의 기회가 될 것이다.
칠곡문화예술위원회는 조선희 작가의 예술을 통해 문화가 삶에 스며들어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확장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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