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40613. 매너리즘
민구시기
시들해지는 데는 유통기간이 있습니다. 영원할 것 같던 기쁨이나 만족도, 저것 하나면 있으면 원이 없겠다 하던 것도 세월이 지나면 시들 해집니다.
아침마다 보내는 저의 단상도 처음에는 반응이 크고 감사를 표하곤 하다가도 몇 주만 지나면 시들해지고 읽어보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읽씹’ 이라고 한다네요. 내용이 허접하고 늘 그 말이 그 말 같은 것이어서이기도 하지만 이것 역시 매너리즘의 하나이겠지요.
새로 태어나 지금의 배우자와 다시 결혼하겠느냐고 물어보면 남자는 약 10% 정도가 그렇다고 대답을 하는데 여자는 98% 이상이 다시는 이 남자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물론 면전에서야 다르게 답을 하는 경우도 많겠지만.
사랑의 유통기한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다른 통계에도 나옵니다. 연애 결혼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결혼 후 권태기가 오는 시기를 설문 조사를 했는데 대부분 7년 내외였습니다. 가장 빠른 이는 2개월이었습니다.
결혼 후 2년 이내에 자녀가 태어나고 6년 이내에 둘째가 태어나는데 양육을 위해 분주하고 여유로운 시간이 없고 남편은 직장에서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 시기이므로 시간이 없고, 시간이 없으니 새로움을 만들거나 이벤트 같은 것을 통해 관심을 새롭게 창조 할 여유도 없지요.
그래서 결혼 7년차 내외에 가장 많은 권태기가 찾아 오고 위험한 시기가 온다고 합니다.
아무리 좋은 말이나 관계나 물건이나 상황, 맛있는 것도 마찬가지로 효용체감의 법칙에 따라 시들해 지지요.
예전에는 먹고 살기가 어려워 다른 생각 할 겨를이 없었지만 요즘은 생리적 욕구와 안정의 욕구가 채워진 상태에서 사회적 욕구가 가능해지고 많아지면서 집 밖으로의 진출이 많아졌지요. 그리고 우리 문화의 한 축인 계(契)모임의 활성화에 힘입어 모임도 많아지고 인터넷 등의 활성화로 빠르고 정확한 소통으로 사회적 관계가 무척 빨리 넓게 만들어지는 시대가 되다 보니 쉽게 매너리즘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것이 부작용인지 정작용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쉽게 서로의 패턴을 읽어내고 호불호가 빠르고 쉽게 이루어지며 속지(屬地)주의가 발달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세대차이를 만들어 소통의 한계를 만들기도 하지요.
매너리즘에 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희귀성, 신비감, 새로움 등을 염두에 두어야 하고, 가치관의 발전, 고상함, 존경받을 만한 존재로의 향상 같은 자기 발전을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 적당한 거리를 두어 밀당 하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권태를 느끼게 되면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본능적으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지요. 인간의 본능입니다. 그렇다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나만의 방법을 연구하고 구사해야 합니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자기 나름대로 한두 가지만이라도 말과 행동을 숙지, 기억하고 실행했으면 합니다.
하지만 관계의 형성을 위해 지나치게 나를 희생하거나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는 일이지요.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에 그리 관심이 없고 자기 이야기에만 관심이 있고, 철학자의 임팩트보다 연예인의 웃음이 더 가치있는 세상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