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여수 쫑과장입니다.
거두절미하고, ‘천하일미 마로화적(天下一味 馬老火炙)’이란 문구 들어보셨습니까?
옛날 아주 먼 옛날, 김해 김씨 성을 가진 부잣집에 자식이 없었습니다.
고민 끝에 아내가 계집종을 남편이 홀로 있는 방에 넣어, 아들을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아들 내외의 이런 처사에 대해 용납하지 못하고 이들을 쫓아냈죠.
부부는 이런 사연을 안고 그 당시 살기 좋다고 소문난 ‘전라도 광양(옛 지명 : 마로)’으로 내려와
양반 행세를 하며 살다가, 음식 솜씨 좋았던 김씨 부인이 고을 원님 잔치에 차출돼
음식을 만들다 그런 사연이 발각돼 광양읍성 밖으로 쫓겨났습니다.
그곳에는 유배를 온 선비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김씨 부부의 아들을 교육시켜 반듯하게 키워줬고,
부부는 이 은혜에 보답하고자 송아지나 암소를 잡아 양념을 하고 참숯불에
구리 석쇠를 사용해 고기를 대접했다고 합니다.
이후 유배지에서 한양으로 복귀한(^.^) 선비들 가운데 그때 그 불고기의 맛을 잊지 못해
‘천하일미 마로화적’이라 이름 붙여 서로 군침을 흘렸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내려옵니다.
(※ 광양시청 홈페이지 참고 http://www.gwangyang.go.kr)
선비들이 앞다퉈 군침 흘리던 그때 그 요리

금목서회관 주차장에 금목서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전설의 주인공, ‘광양불고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광양시내에 들어가면 가장 많이 보이는 간판 중 하나가 ‘광양불고기’인데,
그 중에서도 삼대(3代)에 걸쳐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삼대광양불고기집’이 유명한데 저는 그곳 말고,
1박2일 멤버들이 광양 방문했을 때 먹었다는 ‘금목서회관’을 찾았습니다.
음식점 내부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지요.
(여수는 그런 면에서 불친절한 동네인 것 같습니다.)
암튼~ 앉자마자 2인분을 외쳤습니다.
전라도 상차림에 빠짐없이 들어간다는 ‘부추’와 갖가지 야채, 양파절임(장아찌),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버섯에 둘러싸인 ‘광양불고기’! 되시겠습니다.

이 맛, 어떻게 표현해야 하죠~ 이런 맛을!

귀향 복귀한 한양 선비들이 한데 모여 군침 흘리며 그 맛을 서로 얘기했다는 이유를 알 것 같군요.
간판만 봐도 알 수 있는 광양불고기
참! 광양불고기라는 상표는 허가없이 사용하면 법적 처벌을 받는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광양시는 지난해 특허청에 ‘광양불고기’를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으로 등록 신청해
허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상표권자(영농조합법인 광양불고기생산자단체연합회)의 허락 없이
광양불고기 등록상표를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으로,
‘광양불고기’라는 간판을 달거나 메뉴가 있는 식당은 믿고 드셔도 된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그래도 다른 지역에서 드시는 것보다 본고장인 광양에 직접 오셔서 들어 보심이 좋을 것 같은데요.
여기서 희소식! 드디어 9월, 여수까지 KTX가 뚫린다고 합니다.
서울서 3시간 반이면 남도의 끝자락까지 당도하실 수 있는 거죠.
또, 10월에 ‘광양전통숯불구이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올 가을에는 쇠고기의 맛을 좌우하는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인 올레인산 함량이 50%를 넘어가는
‘광양한우’를 주재료로 한,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연하고 부드러운 광양불고기 맛보러 오시는 것이 어떠실지요?
지금까지, 남도 음식에 매료된 쫑과장이었습니다.
유난히도 궂었던 이번 여름, 끝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