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이 노랫말이 생각난다.
'꽃잎은 바람결에 떨어져 강물을 따라 흘러 가는데~ ... 어디쯤 가고 있을까?
옛날에 전영인가 하는 여가수가 있었지. 나름 분위기 있는 보이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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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서 나온(관련된) 말들이 참 많다.
예로 정석, 포석, 사소취대, 아생연후살타, 도남의재북, 성동격서 ...
바둑을 9단까지 등급을 매기는 것은 다 잘 알 것이다.
소위 정치9단이란 말도 있듯이 9단은 최상급.
그런데 1단부터 9단까지 일컫는 별칭이 있음을 (다)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은데,
누군가 제법 머리 굴려서 지었음이 분명하다.
그래서 오늘 이 BLUE가 짱구를 굴려 우리네 사업인 달리기와 빗대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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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 : 수졸(守拙) - 겨우 졸렬하게 (집이나) 지킬 줄이나 안다.
=> 겨우 나온 배 붙잡고 이소룡 츄리닝 바람에 동네 초등학교 200m 운동장 두세 바퀴 팔자걸음으로 걷다 뛰다 하는 수준 되겠다.
2단 : 약우(若愚) - 아직 어리석은 단계
=> 츄리닝 대신 면 반바지나마 입고 체육공원이나 전용 주로 쭈뼛쭈뼛 하는 단계 되겠다. 달리는 사람이 눈에 들어 오고 조금이나마 그쪽에 관심이 간다.
3단 : 투력(鬪力) - 힘만 믿고 마구잡이로 싸우는 단계
=> 좀 재미가 붙어 X도 모르고 마구 달리는 단계 되겠다. 여기저기 마구 달리는데 몸은 뻣뻣하여 폼이 거칠고 효율이 영 떨어진다. 10km 달려보고 그게 다인 줄 알고 하프나 그 이상 달리다가 부상 입기 십상. 10km 55분에 완주하고 막 자랑한다.
전후 스트레칭이 뭔지도 모른다.
이소룡 츄리닝 차림은 벗어났다.
골프라면 아무데서나 어드레스 자세 취하고 빈스윙 연습하는 것 있어. 특히 거울만 보면, 앞 반사되는 엘리베이터 문 앞에서도 지랄 떨지. 나도 그랬었고,
4단 : 소교(小巧) - 조금 재주를 부리거나 기술을 아는 단계
=> 얼떨결에 하프나 풀 뜯으러 나갔다가 반 돌아가시는 상황에 이르거나 심각한 부상 입고, 이 바닥이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을 몸으로 마음으로 알고나서, 이제 좀 이론도 공부하고 묻고 동호인회도 들고 하며 조심하는 단계 되겠다. 이때는 몸 자세도 거울을 보며 점검하고 LSD, YASSO 800, 파틀렉, 언덕훈련, 인터벌 훈련 등이 뭔 말인지 대강 알고 나름 해 보려고 한다.
스트레칭도 하고 웜엎도 하고 쿨다운도 한다. 한마디로 몸의 반응에 귀 기울인다.
무조건 달리기가 제1 주제인 시기.
이때면 10km 50분, 하프 2시간 내 정도에 이른다.
5단 : 용지(用智) - 지혜를 쓸 줄 아는 단계
=> 이제 제법 기술과 힘, 레이스 운용에 대해 나름 갖춘 시기가 되겠다. 연습을 계획성 있게 하고 실전 참가도 주기적으로 한다.
이때면 10km 48분, 하프 1:50, 풀 sub-4 크게 무리없이 가능.
6단 : 통유(通幽) - 그윽함(부드러움)을 아는 단계
=> 한 3년 열심히 하여 몸과 주법이 부드러워지는 단계 되겠다.
골프에서 힘 빼는데 3년 걸린다고 하는데 이와 같다. 스피드가 부드러움에서 나온다는 것을 몸으로 아는 단계다.
이때면 10km 45분, 하프 1:40, 풀 3:30 노리는 단계.
초보 달림이 보면 한 마디 할 수 있을 정도.
7단 : 구체(具體) - 비로소 형식과 내용이 갖춰진 단계
=> 기술, 이론, 몸, 연간 연습, 출전 등이 몸에 익어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단계 되겠다.
누가 하라 해서 하지도 않고 소위 관리가 자연스럽게 된다.
이때면 풀 3:10 소위 싱글을 목표로 한다.
8단 : 좌조( 坐照) - 소위 앉아서 관조하는 단계
=> 사람이 조용해진다. 그러나 이 바닥 돌아가는 것 다 안다.
마라톤계 고수가 뉘고, 주로에서 품새 보면 기록도 얼추 짐작이 간다.
이때면 열에 다섯은 썹3를 한다.
9단 : 입신(入神) - 신의 경지
=> 소위 신의 경지 되시겠다.
말이 필요가 없다. 그냥 하나님 동격이시다.
'짱' 또는 '지존'
만인이 존경과 두려움으로 대한다.
이때면 열에 아홉은 썹3를 하고, 어쩌다 싱글이라도 하면 이번 'X 댔다' 라고 조용히 투덜거린다.
그리고 어줍잖은 지방대회면 입상하여 단상에 오르려는 욕심을 (은근히)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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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자네들 어디쯤 가고 있나?
난 3단에서 막 4단으로 승단하지 않았나, 스스로 채점을 했네. 너무 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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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이 방에서 재밌게 놀았네.
다들 감사해.
나 비록 몸치지만, 하는데까지 해보려고 하네.
잘 좀 봐줘...
첫댓글 난 그럼 7단 엄청 후한 승단이다.ㅎㅎㅎㅎㅎ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거다.
9단 잡는 신예 기사들, 마라톤에서 독사 같은 사람은 뭐라고 부르는 용어가 따로 있나?
독사는 이세돌이다.
오스야 조아질라고야 독사좀거시기해서
논산훈련소 (78.2월) 입소하여 고향으로 보내기 위해~옷 포장하는중에 인근부락회관에서 그 노래가 크게 울려퍼질때~탈영하고 싶더라~
그런 추억이. 군대 일찍 갔네. 군번 1284**** 쯤 되나?
난 5~6단 인가?
BLUE의 응용력은 입신의경지 근처에서 노닐만하네~대단하이~~ 난 바둑 1단 ㅋㅋ
9단에 경지 가보지 않고도 서술하다니 대단하다. 그렇다면 이론은 10단인가? 아뭏튼 관심으로 이론과 훈련에 집중하여 좋은 결과 바란다.
난 이단하고 삼단이네 하는김에249도 해야겄다
5단으로 입단 해야지,,^*^
난이제야 2단 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