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속의 여행자
서문곤
세월을 보듬는다는 것은 결국 마음과 몸에 남는 흉터들을 하나둘 식구로 받아들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지나온 시간만큼 훈장처럼 늘어난 상처들은 이제 일상의 리듬을 바꾸어 놓았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가는 피로인 줄 알았는데, 어느 날부터는 이름을 가진 통증이 되었고,
병원에서는 그 이름마다 알약 하나씩을 건네주었다. 밥을 먹기 전과 후, 약속이라도 한 듯
손바닥 위에 오르는 작은 알약들은 이제 끼니만큼이나 익숙한 식구가 되었다.
새로 추가된 병명 하나에 곁들여진 영양제들까지, 뼈를 위한 것, 혈관을 위한 것, 눈을 위한
것, 잠을 위한 것. 각각의 이름표를 달고 작은 통들 속에 가지런히 들어 있다. 손안에 가득한
이 다채로운 색의 조각들을 물과 함께 삼키며 문득 지독한 궁금증에 빠지곤 한다. 이 작은
여행자들은 눈도 없고 발도 없으면서 어떻게 내 몸속 복잡한 지도를 그토록 잘 알고 있는
걸까.
어떤 녀석은 거친 혈관의 물줄기를 타고 내려가 통증이 시작된, 어느 구석진 골짜기를 찾아갈
것이고, 또 어떤 녀석은 기력이 쇠한 세포의 문을 두드려 조용히 안부를 물을 것이다. 제각기
이름표에 적힌 효능대로, 길을 잃지 않고 제 갈 곳을 찾아가는 그 기특한 여정을 상상해 본
다. 비록 내 몸은 세월에 닳아 조금씩 삐걱거릴지라도, 이 작은 조각들이 내 안의 어두운 길
을 밝히며 무사히 목적지에 닿아 고단한 육신을 가만히 보듬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첫댓글 친정에 가면
수납장위에
식탁위에 줄지어진 약과 영양제가 어지럽더니
이제는
옆지기의 당뇨와 혈압약등
각가지 영양제와 흑염소진액등으로
식후에 챙겨 먹느라 바쁘답니다
윤주도
콜레스톨이 약간있어
약을 먹기 시작하고
영양제까지ᆢ
모임에 가면
식후에 영양제 챙겨 먹느라
부스럭 되는 모습들에
함께 웃으며 말하죠
어쩔수 없는 현실이라고ᆢ
피할수 없으면 즐겨야지요
세오님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이가 들면 식사량은 줄고 약으로 배를 채운다고 하지요
삶의 헌장이 치열한 때문에
자신의 몸을 돌볼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사는 날 까지는
건깅하게 살아야 하는데 걱정이 많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