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다/띄다/떼다
산과 들엔 진달래·개나리꽃이 만발하고 아파트 단지마다 하얀 목련화에 이어 벚꽃, 라일락꽃 등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이런 계절엔 ‘미소를 띄고’ 있을 환한 얼굴들을 그리게 마련인데, 거리엔 아직 봄을 맞이하지 못하는 슬픈 모습들이 자주 ‘눈에 띤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시구가 우리 서민생활 전반을 잘 드러내 주는 요즘이다.
앞글에서처럼 ‘미소를 띠다’로 써야 할 곳에 ‘띄다’로 잘못 쓰는 경우도 있고, ‘눈에 띈다’같이 ‘띄다’로 써야 하는데 ‘띠다’를 쓰는 모습을 종종 본다. ‘띠다, 띄다’는 서로 뜻이 다른 단어여서 구별해 써야 하지만 발음이 비슷해 표기할 때 자주 혼동한다.
‘띠다’는 “허리띠를 띠다/ 임무를 띠다/ 홍조 띤 얼굴/ 미소를 띠다/ 전문성을 띠다”같이 ‘끈 따위를 몸에 두르다, 용무나 직책·사명 따위를 지니다, 빛깔이나 색채를 가지다, 감정이나 기운을 나타내다, 어떤 성질을 가지다’의 뜻이다. 이와 달리 ‘띄다’는 ‘뜨이다’나 ‘띄우다’의 준말 형태다. “귀가 번쩍 뜨였다(띄었다)/ 나무를 심을 때는 간격을 좀 띄워야(띄어야) 한다”처럼 쓰인다.
“성적증명서를 띠다”같이 ‘떼다’를 쓸 곳에 ‘띠다’를 쓰는 경우도 간혹 볼 수 있는데, 이때는 ‘주민등록등본을 떼다’처럼 써야 한다.
“벽보를 떼다, 월급에서 식대를 떼다”처럼 ‘붙어 있거나 잇닿은 것을 떨어지게 하다, 전체에서 한 부분을 덜어내다’의 뜻일 때는 ‘떼다’를 써야 옳다.
비너스가 아니고 보너스!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의 유래
한나라 원제 때 16세 왕소군(王昭君)이 후궁이 되어 입궁했다. 당시 원제가 화공(畵工)이 그린 화첩에서 후궁을 골라 불러들이자 후궁들이 화공 모연수에게 뇌물을 바쳤다. 그러나 미모에 자신 있던 왕소군은 뇌물을 주지 않았다. 모연수는 이를 괘씸히 여겨 왕소군의 뺨에 검은 점 하나를 그려 넣었다.
어느 날 흉노족의 선우 호한야(呼韓邪)가 공주와 결혼하기를 원했다. 그러자 원제는 화첩에서 못난 후궁들을 보여 주며 이렇게 말했다.
“선우께서 고르시지요.”
그러자 호한야가 외쳤다.
“바로 저 후궁입니다.”
원제는 깜짝 놀랐다.
‘어떻게 저런 미인을 몰랐을까?’
원제가 이상히 여겨 조사한 결과 뇌물이 오간 사실을 알고 모연수를 참수했다. 혼인을 마치고 흉노 땅으로 간 왕소군은 35세에 세상을 떠났다. 후대 당나라 시인 동방규(東方 )가 왕소군의 심정을 대변하는 시를 지었다.
胡地無花草 호지무화초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봄이 와도 진정 봄을 느낄 수 없는 왕소군의 서글픈 심정을 묘사한 이 시에서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이 유래하였고 합니다.
출처: 야후 블로그
첫댓글 통찰과 사유가 깊으신 미소님, 요즘은 좋은 글 안 쓰나요. 샘이 늘 뵈도 뵌 것 같지가 않네요.
통찰과 사유가 깊으신 미소님(^---------^) 배꼽인사 드립니다. 늘 뵈도 뵌 것 같지 않다는 말씀은 혹시 존재감이 없다는 즉, 있으나마나 하다는 이야기는 아니시겠죠. 설마~^^*
그럴리가요. 향기로운 샘의 글, 대면좀 하고 싶다는 말씀입네다.
보너스가 비너스네요~~^^ 미모에는 (그다지^^) 자신없는 칸나지만 뇌물은 절대 안줄겁니당~~^^ 냅둬유, 생긴대로 살겨!!!
검은 점 안찍을테니 걱정 말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