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사 북쪽에 위치한 대성골은 한때 무당골로 불릴 만큼 무속인들이 많이 몰려 들었던 곳이다.
요즘도 발원지인 영신봉 부근의 음양수 일원은 물론이고, 계곡이 시작되는 대성교에서 1km만
들어가도 거대한 용왕소 주변에는 돌탑, 촛불제단, 제기, 울긋불긋한 천조각, 움막터가 수없이
많고 도를 닦는 이들의 움막이 골짜기 곳곳에 들어서 있다. 이렇듯 무속인들이 몰려드는 것은
골짜기 경관이 영험스러운 이유도 있겠지만 그와 함께 인적이 드물어 늘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
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 산행은 경남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 의신마을에서 시작한다. 버스 정류소에서 도로를 따라
내려와 마을 입구 벽소령산장 간판이 서있는 골목으로 들어서면 다시 오른쪽으로 신작로 같은
너른 산길이 열린다.
대성마을∼작은세개골∼큰세개골∼남부능선∼음양수샘을 거쳐 주능선의 세석고원으로 이어지는
길은 아주 잘 나있다.2가구가 살고 있는 대성마을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 모두 민박을 치며
음식도 판다.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이어지는 숲길은 원대성마을 이정표를 지나 작은세개골을 가로지르는 다리
를 건너고, 계곡 물소리와 숲향에 취해 걷다 보면 또다시 다리를 건너며 짙은 그늘의 공간으로
빨려들 듯 들어선다. 왼쪽 계곡은 대성폭포, 지리산 최고의 기도처인 영신대 등이 은밀하게
들어앉은 큰세개골이다. 대성마을에서 1시간 소요.
이제 산길은 왼쪽으로 방향을 틀며 가팔라지고 바윗길도 많아 무척 힘든 오름길로 이어진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1시간20분 정도 올라 남부능선에 닿으면 왼쪽 세석방향으로 진행한다.
오른쪽 삼신봉 가는 길은 영신봉에서 시작하여 낙동강에서 산줄기를 마감하는 낙남정맥 마루금이다.
능선에 접어들면 길이 비교적 수월하다. 정면 오른쪽의 촛대봉, 왼쪽의 영신봉이 가까워지고
그 사이 세석대피소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꾼들에게 감로수를 제공하는 음양수샘을 지나면
정갈하고 편안한 숲속길로 이어진다. 거림 갈림길이 나오면 세석고원과 세석대피소(산장)가 지척이다. 대피소 앞(동쪽)에 길게 누워 있는 봉우리는 촛대봉이다(1703.7m).
하산은 남부능선, 거림 갈림길로 되돌아 나와 거림 방향으로 내려선다. 급경사 계단길, 세석교,
북해도교, 천팔교 등을 지나 계곡 옆으로 난 길을 약 2시간30분 내려서면 거림매표소가 나오며
산행을 마친다.
세석대피소에서 주능선 너머 북쪽, 폭포의 왕국이라는 한신계곡길로 내려서는 백무동에서는 동서울행 직행버스가 운행된다. 의신에 차를 두고 원점회귀 산행을 할 경우에는 벽소령으로 이동한 후(세석∼벽소령·3시간), 삼정마을∼의신마을로 하산한다(3시간 소요).
거림계곡
♣ 내대리 거림 마을을 기점으로 한 거림골은 지리산 중앙부인 세석고원 일대로 오르는 중앙 통로로서 애용된다. 거림 마을끝 매표소 바로 위에서 단 한 번만 계곡을 건넌 이후 세석에 이르기까지 다시는 물을 건너지 않게끔 길이 나 있어 장마철에도 안심이며, 겨울 폭설시에도 지리산 주릉으로 오르는 길로선 가장 빨리 열린다.
이 거림골의 지류인 도장골은 기존 루트에 식상한 전문 산꾼들이 간혹 찾아드는 비경 코스다. 이 도장골로 하여 거림골로 내려오는 산행을 즐기는 이들도 간혹 있다. 그러나 초심자들은 거림골로 만족하도록 한다. 지리산 완전 종주를 하기 전에 세석 - 장터목 - 천왕봉의 반쪽 종주를 해보는 것도 좋다. 요즈음은 산장만을 이용해 등행을 즐기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 거림골 ( 거림 - 거림골 - 세석대피소)
거림골은 지리산 주능선에 손쉽게 오르는 등산로로 인기가 높은 고전적 루트다.한때 세석철쭉제를 대규모로 열 때는 술에 취해 내대리 주민의 지게에 앉아 올라가는 유산객도 있었는데, 이는 길이 그만큼 순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거림골은 지리산 주능선을 세석고원부터 천왕봉까지만 절반으로 뚝 잘라 종주해보려는 이들이 특히 많이 찾는 길이다. 그러나 세석고원까지의 등행만이 목적인 사람도 매우 많다. 당일치기로 세석고원까지 올랐다가 거림 마을로 되돌아 내려오는 지리산 탐승이 이미 오래 전부터 유행해왔다. 계곡길이라서 중간에 땀을 식힐 곳도 많다.
매표소에 이어 마지막 민박집인 솔바구산장을 지나면 거림골 지류인 도장골 초입이 나온다. 도장골 하류부에 걸쳐진 다리를 건너면 거림골 안으로 접어들게 된다. 그 후 세석에 다다를 때까지 계류를 건너는 지점이 한 군데도 없으므로 장마철에도 안전하다. 또한 남향이어서 폭설이 내렸을 때도며칠 지나지 않아 태반이 녹는다.
거림 마을을 출발, 충분히 쉬며, 2시간쯤 걸으면 '표고 1050m, 거림 5km, 세석산장 4.7km'라고 쓰인 스테인레스스틸 팻말이 선 곳에 다다른다. 통나무 계단을 30분쯤 땀 흘리며 오르면 갈색 팻말이 선 샘터가 나타난다. 작은 바가지도 하나 놓인 정겨운 샘이다.
샘터에서 20분 걸으면 거림골이 한눈에 뵈는 전망대. 여기서 길은 계곡 안으로 휘어들고 이윽고 거림골 물을 건너 이어진다(해발 1,500m 지점). 여기서 세석대피소까지는 약 2km. 완경사의 숲지대를 지나면 저 멀리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선 이국적 분위기의 세석대피소가 나타날 것이다. 거림을 출발, 쉬는 시간을 포함해 약 4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물론 걸음이 빠르면 2~3시간만에도 세석까지 오를 수 있다.
중간에 갈림길이 거의 없으므로 헷갈릴 염려는 별로 없다. 폭설이 내린 지 며칠 뒤에는 대개 길도 빨리 뚫린다.
첫댓글 감사 합니다!! 올랜만에 지리산 계곡가보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시지 대장님, 회원들의 요청을 감안하신점 고맙습니다.
수고하셨고요 지리산산행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