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위한 국내 첫 '유소년발레단' 중·고생들과 경쟁해 당당히 합격
발레 할 때가 가장 좋다는 두 소녀, 무대 생각하면 고된 연습도 즐거워
“1번, 2번, 플리에(양 무릎을 벌려 굽히는 동작), 그랑 플리에(플리에를 좀 더 크게 한 동작)….”
지난달 28일 오후 12시 경기도 분당의 한 발레 연습실. 순백색의 발레복을 입고 발레 슈즈를 신은 두 명의 어린이 발레리나가 연습에 한창이었다. 바(bar·두 기둥을 가로지르는 막대)에 다리를 올려 손과 발을 천천히 뻗으며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동작을 취하는 모습이 여느 프로 발레리나 못지않았다. 어느새 이마와 등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얼굴만은 힘든 기색 없이 미소를 잃지 않았다.
발레에 푹 빠진 이들은 올해 국내 최초로 생긴 유소년발레단 ‘코리아 유스 발레 스타즈’ 에 뽑힌 초등학생들. 발레 꿈나무를 육성하고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창립된 이 발레단은 최근 정단원 20여 명을 뽑았다. 전국에서 발레 실력이 뛰어난 130여 명의 지원자가 몰린 가운데, 중·고생들이 대다수인 지원자들과 경쟁해 초등학생인 박예지(11·경기 매송초 5) 양과 김서연(10·경기 시곡초 4) 양이 당당히 합격했다. 이들은 “대단한 기술을 선보이는 언니 오빠들이 많아서 기대를 안했는데 합격해서 정말 기쁘다. 앞으로 최고의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 이라고 입을 모았다.
- ▲ 어린이 발레리나 박예지(왼쪽)· 김서연 양이 발레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부족한 부분은 노력으로 극복"
이번 오디션에서 최연소로 선발된 서연이는 다섯 살 때 처음으로 발레를 시작했다. 남들보다 말이 늦어 언어치료 목적으로 예체능을 배우려던 차에 발레를 알게 됐던 것. 집앞에 있는 발레학원에 들어갔다가 발레복을 입고 우아한 몸짓을 하는 언니들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발레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서연이는 “발레 연습하는 시간이 기다려질 만큼 발레가 좋다. 발레를 하면서 즐거움을 찾자 자연스럽게 언어장애도 없어졌다” 고 말했다.
예지도 발레를 만난 사연이 남다르다. 처음에는 무용을 전공한 어머니의 추천으로 한국무용을 배웠다. 그러다 2년 전, 자세를 교정하기 위해 발레를 배웠다가 전공까지 바꿨다. 대개 7~8세에 발레를 시작하는 발레리나 지망생들과 비교하면 조금 늦은 나이였다. 하늘하늘한 발레복이 마음에 들었다는 예지는 “한국무용을 오랜 시간 배웠지만, 발레를 본 순간 이거다 싶었다” 고 말했다.
예지에게는 늦게 시작했다는 점 말고도 어려움이 또 있었다. 또래보다 키가 작고 발레 하기에는 조금 적합하지 않은 손과 발을 타고난 것이다. 발레는 그 어떤 운동보다 선천적인 신체조건이 중요한 만큼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노력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다고 생각해요.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지영 언니도 신체적인 조건은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최고의 발레리나로 손꼽히고 있잖아요. 저 역시 열심히 노력해서 후배들 한테 인정받는 발레리나가 되고 싶어요.”
서연이 역시 발레에 대한 열정만큼은 결코 언니 예지에게 뒤지지 않는다. 작은 얼굴과 길게 쭉 뻗은 팔다리를 타고난 서연이지만 연습을 게을리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신이 내린 재능과 신체를 지녔다고 평가받는 전설적인 발레리나 자하로바처럼 되고 싶다는 서연이는 “그녀의 연기를 보면 마냥 설레고 따라 하고 싶어진다.
◇"힘들어도 발레 연습이 가장 좋아"
예지와 서연이의 일상은 또래 어린이 친구들과는 많이 다르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보습학원이 아닌 무용실로 간다. 집-학교-무용실을 오가며 발레를 연습한다. 매일 2~3시간은 기본이고 콩쿠르를 앞둔 시기에는 하루 4시간 이상 연습에만 열중한다.
발레는 그 어떤 운동보다 에너지 소비가 심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은 “힘들어도 발레 연습을 하다 보면 오히려 힘이 솟는다” 고 말했다.
집에서 무용실까지 차로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구간을 매일같이 왕복한다는 서연이는 “운동량이 많아서 몸이 지칠 때도 있지만, 힘든 기억은 곧 잊힌다. 발레 할 때가 가장 편하고 좋다” 며 웃었다. 예지 역시 “연습을 많이 해서 지쳤더라도 무대에서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면 힘이 다시 생긴다. 오히려 동작이 원하는 만큼 제대로 안 될 때 마음이 더 불편하다” 고 말했다.
이들은 “노력해서 얻은 기회인 만큼 ‘코리아 유스 발레 스타즈’ 에서 열심히 하겠다.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해달라” 고 말했다.
첫댓글 축하댓글은 홈페이지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