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업 앞두고 병원계 원성높아…철처한 사전검증 필요
지난 95년부터 시범 실시해온 의료기관 서비스평가(現 의료기관평가)항목에 많은 문제점이 있어 대폭적인 손실이 필요하다는 병원계의 원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의료계 및 시민단체가 지적한대로 병협이 평가주체가 될 경우 평가에 객관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검증 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데일리메디가 전격 입수한 병협의 내부자료에 따르면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지난 95년부터 시범실시해 온 의료기관평가를 둘러싸고 병원계가 평가항목에 많은 이의제기를 하면서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병협도 그동안 시범실시해온 평가항목들에 대해 각 병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의료기관평가와 관련, 병원들이 이의제기했던 평가항목에 대한 문제점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측면서 객관성이 결여된 평가를 우려했던 의료계 및 시민단체들은 병원계가 개진한 의견들을 과연 얼마나 합리적인 수준에서 수용할지 등을 철저히 검증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병협은 올 연말부터 40여개 종합전문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의료기관평가 본사업에 착수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의료기관평가는 지난 95년부터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시범실시해 왔으며, 평가항목은 ▲의사, 간호사, 기타 인력등 인력서비스 부문 ▲병동서비스, 외래서비스, 의무기록서비스 등을 포함한 환자관리및 지원서비스 부문 ▲응급서비스, 수술서비스, 검사서비스 등을 포함한 7개분야의 기능별서비스 부문으로 나눠, 총 3개 부문에서 18개분야를 평가했다.
이번에 드러난 평가항목을 둘러싼 병원계의 이의제기 사항중에는 평가기준이 모호하다든지,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기준이라든지 하는 타당성 있는 주장들이 대다수다.
그러나 일부 지적사항중에는 의료기관평가제도의 기본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는 요구사항들도 포함돼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수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예를들어 의사 서비스 분야의 사망집담회는 현재 전년도 원무에서 사망진단서 발급현황을 근거로 사망집담회 실시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나, 진료과별로 사망집담회 개최가 필요한 환자 중심으로 집담회를 개최하기 때문에 사망진단서 발급 리스트를 보고 사망집담회를 보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원무 데이터와 진료과 데이터간 현실적인 차이가 있다는 점도 문제요인으로 꼽힌다.
부검시행의 경우 현재 추세는 원내에서 부검하는 경우가 점차 줄고 있으며, 부검도 대부분 소아가 많고, 성인의 경우 필요시 국사수에 의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조정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울러 인턴 임상 수기술을 평가하는 항목의 경우 EKG조작법, 비위관 삽입법, 복막천자, CPR내용 및 시술방법, 기관내 삽관법 등을 검사토록 하고 있으나, 이것이 구두로 하는 것인지, 직접 조작하는 것인지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간호직 서비스의 간호과정 설명 여부 및 설명에 대한 만족도 조사항목의 경우 섭취량/배설량 관련 문항은 삭제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간호요원의 기본간호 제공여부를 묻는 문항이나 간호사 신규교육 및 연수교육 등의 문항들도 애매모호한 것이 많다는 불만이 드러났다.
또 병동서비스의 입원환자 관리의 경우 병실이 없는 상황에서 환자가 요구한다고 전부 다인실(기본병실)로 배정할 수 없기 때문에 기본병실 관련 질문은 부적절하며, 기본병실의 비율을 보는 구조적 질문으로 변경해 줄 것도 요구했다.
그러나 모든 검사 및 수술에 승낙서를 받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특정검사 및 시술에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요구를 비롯 외래서비스의 진료접수 편리성의 경우 후불제인 경우에는 측정할 수 없어 문항을 삭제해야 한다는등 의료기관평가의 기본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는 주장도 포함됐다.
이밖에 세탁물 관리, 소독물품 관리, 수술실 감염관리, 응급환자 기록 충실성, 응급서비스 제공 효율성, 응급실 의사 당직체계, 수술실 간호인력 수준, 혈액관리 효율성, 중환자실 의료기기 수준, 중환자실 적정 간호인력 등 의료기관평가의 가장 핵심 질문들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항들도 다수 나타났다.
이에대해 병협 관계자는 "이 자료는 기존의 평가항목들에 대한 문제점들을 의료기관들로부터 듣기 위한 과정에서 생선된 것"이라며 "이 요구들이 본사업에 곧바로 반영되는 것이 아니며, 시범실시 기간중 조사항목과 기존의 병협이 수행해온 신임평가 항목간 중복 문항들을 찾아서 조정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