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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수석코너 원문보기 글쓴이: 청심
추억의 가산리
2010. 09. 11(土) |
추억의 가산리
9/11(土) 비가 많이 내린단다. 얼마 전 중부지방을 강타한 곰파스와 같은 태풍으로 인한 것이 아니고 전국을 걸쳐 중부지방부터 시작하여 내리는 비가 상당하다는 일기예보를 접하고 요즘 날씨는 시쳇말로 개념상실이란 표현이 적절하겠다. 오히려 내리는 비의 양으로 따진다면 장마철 보다 더 많이 내린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60년 후인 2070년에 이르면 한반도 남녘에서 겨울이 사라진다는 예측도 있고 지구의 온난화로 뜨거워진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점차 변화하고 있으며 여름은 길고 겨울이 짧아져 계절 길이가 달라졌으며 아열대 생물의 출현 빈도도 잦아지고 있단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온난화가 지속되면 고산지대를 제외한 한반도 남녘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로 변한다는 기상청의 보고이니 우리의 자녀들이 노인이 되는 즈음에 동남아와 비슷한 환경에서 생활을 해야 된다니 말이다. 이러한 변화로 사람들의 삶에도 큰 변화를 불러 오고 의식주와 체질의 변화, 슈퍼폭풍, 집중호우와 이상 가뭄이 예상되며 절기에 따른 세시풍속 등 전통문화와 단절되어 민족성마저 바뀔지도 모른다는 추측이니 반만년을 이어온 우리나라의 전통 풍토성이 그 정체성을 잃게 되겠다는 우려이다.
모든 것이 제행무상(諸行無常)하니 놀랄 일은 아니지만 사계절이 뚜렷한 한반도의 기후의 변화가 우려스러운 일인 것만은 사실이다.
아열대기후에서는 고지대가 살기 좋은 곳으로 부각된다고 하니 이참에 나의 후손들을 위하여 강원도 쪽의 땅을 사두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겠다는 이상한 생각도 해본다.
아무튼 이러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한 일로 남길 바라며 현실적으로 내 앞에서 유혹하는 것은 역시 우중탐석이겠다. 이번 비가 아마도 올해 중부지방에 내리는 양으로는 가장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 싱싱한 햇돌밭이 연출이 되겠다는 기대로 靑野님께 폰을 드렸더니 흔쾌히 받아들이시어 동행하게 되었다.
03:30 靑野님과 만나 서울을 출발하여 올림픽대로와 양평을 경유 여주로 가는 길은 강한 빗줄기로 인하여 통행하는 차량도 없고 시야도 가리고 그야말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도 아니고 비수석인의 시각에서는 마치 화성인으로 비추기도 하겠다.
여주 시내에서 방문 할때마다 찾는 양피지해장국으로 민생고를 해결하고 06:00를 조금 넘기며 돌밭으로 들어서니 마침 하늘과 약속이나 한 듯 날이 밝아오고 있으나 여전히 내리는 비의 기세가 사납다.
강한 빗줄기로 인하여 선듯 애마에서 나서기가 망설여지고...
이렇게 비가 잦아들기만을 기다리다가는 오늘 해지겠다.
우의를 입었지만 잠시 서 있는데도 바로 속옷까지 젖어온다.
싱싱한 돌밭이다.
규격: 9 * 20 * 7 산지에서 만난 사유석이다. 뒤편의 중장비와 묘한 대조를 이루어 새삼 마음이 무겁다.
규격: 7 * 19 * 6 아내가 좋아하는 성모상을 만났다.
규격: 9 * 15 * 8 역시 같은 산지에서 인연이 된 미석이다.
규격: 24 * 5 * 12 부드러운 능선의 흐름이 좋다.
규격: 17 * 27 * 15 남한강 산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이피석(배껍데기)이다.
규격: 30 * 12 * 25 소위 진땡이 오석은 아니지만 그래도 물 씻김이 좋다.
이런 저런 이유로 나는 남한강이 좋다. 아니, 모든 애석인이라면 애향심 같은 지역 산지석에 대한 애착을 떠나 남한강의 다양한 석질에 대하여는 이의가 없겠다. 수억 년에 걸쳐 자연이 빗어낸 걸작들이 몇 년 이내에 곧 역사 속으로 사리진다고 생각하니 화도 난다.
귀로에 추억의 가산리 입구에서 이젠 오고 싶어도 올 이유가 없는 아쉬움으로 사진으로 남겼다.
이른 시각인 11:00경 귀가하니 아내가 하늘석실에 고추를 널어놓고 외출하였다. 2010년 가을은 이렇게 나에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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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젠 다양한 수석감을 더욱 찾기가 힘들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