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시 랜덤하우스 간 강남국 읽음
제목만으로도 책을 집어든 값어치는 충분했다. 책장을 넘기자 익히 잘 알려진 「단풍드는 날」「담쟁이」그리고 「흔들리며 피는 꼿」이 방긋 웃고 있다. 영혼이 촉촉이 적셔지는 듯한 시 읽는 맛! 행복해라. 이미 절판이라 시중에선 구할 수 없는 책이라서 더 애착이 간다. 그리고 시를 읽기 위해 머리를 싸맬 필요 또한 없지 않은가. 그만큼 쉽게 시를 쓰는 시인이 요즘은 참 드물다. 시를 쉽게 쓰면서도 울림은 큰 그런 시인. 바로 都 시인이다.
북촌
신달자 시집 민음사 간
벌써 오래 전 시인의 수필집을 여러 권 읽은 탓에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폈다. 종로구 북촌로의 작은 한옥에 사는 시인은 한옥 사랑이 이만저만 아니다. 오죽하면 “모든 한옥은 외갓집이다”란 표현을 다 했을까. 크기를 “딱 복숭아씨만 한 집”이란 표현으로 보아 작은 집인 것 같은데 “솜이불처럼 따스하고 편안하다니 한 번 찾아가고 싶어진다. 그렇게 살고 싶다.
신앙과 이성 사이에서
길희성 지음 세창출판사 간
저자의 『인도철학사』는 오래 전부터 내 서가의 한 칸을 지키고 있다. 지금은 기억도 가물거리긴 하지만 많을 것을 알게 됐고 그 이후에도 저자의 책이라면 찾아 읽어왔다. 제목만으로는 종교철학의 고전적 주제지만, 이 책은 몇 가지 다른 면에서 깊이를 더한다고 할 수 있다. 서구 사상사적 관점, 그리스도교 신앙의 문제, 비교종교학적 관점의 동양 사상에 대한 성찰도 고찰하게 하며 내가 믿는 신앙의 소중함을 각인시키는 묵직한 책이다.
영혼의 자서전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열린책들 간
다시 읽었다. 여전히 좋다. 저자하면 생각나는 말이 “카뮈가 카잔차키스야말로 자신보다 백번은 더 노벨 문학상을 받았어야 했다”란 어록이다. 잘 알려진대로 이 책은 저자가 죽기 1년 전에 완성한 자서전이다. 크레타에서 보낸 유년 시절과 정신적 충만함을 찾아 여러 곳을 다닌 후 크레타로 돌아오기까지의 영혼의 기록이다. 청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