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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걷기, 지압과 걷기 운동효과를 동시에
맨발 걷기로 건강을 지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공원 곳곳에 마련된 맨발 산책로는 기본. 고르지 못한 산행길에도 맨발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날이 따뜻한 여름은 맨발 걷기의 제철. 하지만 쉽게만 보이는 맨발 걷기도 누구에게나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며 또 나름의 방법이 있다. 맨발 걷기 운동의 허와 실.
올해 50세인 권정란 씨는 매일 저녁이면 맨발의 청춘이 된다. 날이 따뜻한 6월부터 9월 초순까지 가까운 산을 맨발로 걷기 시작한 것이 벌써 4년째다.
“신발을 신고 등산할 때와는 전혀 느낌이 달라요. 발바닥에 직접 닿는 흙은 여름철 더위를 날릴 만큼 아주 시원해요. 그 전까지 개도 안 걸린다는 오뉴월 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맨발 걷기를 한 후부터는 감기를 잊고 살아요.”
권정란 씨와 같은 맨발 예찬론자는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공원이나 산책로가 조성된 곳이면 어김없이 맨발 코스가 등장할 정도로 맨발 걷기가 널리 보급된 탓이다.
맨발 걷기의 효과
"제2의 심장" "인체의 축소판" 이라는 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맨발 걷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맨발 걷기는 발 지압 효과와 걷기의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일석이조의 운동. 맨발 걷기의 효과에 대해 알아본다.
혈액순환 향상으로 피로회복, 자연치유력 강화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발은 우리 몸에서 심장과 가장 먼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혈액을 심장으로 돌려보내는 기능이 떨어진다. 이때 맨발로 걷게 되면 신체 외부 압력에 의해 심장으로 혈액을 돌려보내는 기능이 증대되어 혈액순환이 좋아진다. 맨발 걷기를 하면 발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며 피로가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데, 정체되기 쉬운 발의 혈액순환이 좋아지면서 나타나는 효과다.
또 혈액과 임파순환 장애로 발생한 불면증, 두통, 소화불량, 자율신경실조 등의 여러 가지 질병 증상의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그 결과 면역력이 높아지고 활력이 붙으며 기분이 좋아지는 등 자연치유력 또한 강화된다.
발 지압 효과로 인체 각 장기 기능 향상
발을 인체의 축소판이라고 하는 이유는 발의 각 부분이 각종 장기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발을 자극하고 근육을 마사지하면 각 장기 기능이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뭉친 근육이 이완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맨발로 걷게 되면 자연스레 발바닥 전체를 지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기계 질병, 내분비계 질병 등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 될 뿐 아니라 뇌신경계의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치매를 예방할 수 있고, 기억력도 향상된다.
신발에 억눌린 발가락 퇴화·변형 예방
신발을 신게 되면서 사람의 발가락도 퇴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발가락은 세 마디로 이루어지는 것이 정상. 하지만 새끼발가락과 그 옆의 발가락이 두 마디로 과거에 비해 퇴화된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가운데 발가락마저 두 마디인 경우도 있다. 발가락의 퇴화는 걷기 능력의 저하를 불러온다. 또 여성의 경우 하이힐을 많이 신음으로써 발가락 모양이 변하기도 한다.
맨발 걷기는 이렇게 퇴화되고 변형되는 발가락을 신발의 구속에서 풀어줌으로써 본래 발가락의 기능을 다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맨발 걷기, 누구에게나 좋은 것은 아니다
걷기가 누구나 부담을 갖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에 맨발 걷기도 막연히 아무 생각 없이 누구에게나 좋은 운동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걷기와 다르게 맨발 걷기는 누구에게나 좋은 운동은 아니다.
우선 임신부의 경우엔 맨발 걷기는 피하도록 한다. 임신부의 발뒤꿈치는 태아의 머리에 해당하는 부위다. 이 부위를 자극하게 되면 태아에게 영향이 미친다. 강한 자극이 계속되면 최악의 경우 유산할 위험이 있다.
노약자의 경우 발바닥 근육이 약하기 때문에 찰과상이나 발목 부상의 위험이 크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당뇨병이 있는 경우도 피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감각이 떨어져 발을 다쳤을 때 이를 알지 못해 상처를 키울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평발일 경우, 생리중일 경우, 진물이 나거나 갈라지는 증상을 보이는 무좀이 있는 경우, 발에 상처가 있는 경우에도 맨발 걷기는 피하도록 한다.
위의 사항에 해당되지 않는 이라도 식사 후 1시간 이내에는 맨발 걷기를 피하는 것이 좋다. 식사 후에 곧바로 시행하면 위에 부담을 주고 가슴이 결리는 증상이 나타나 오히려 소화를 방해한다.
올바른 걷기 자세가 발 건강을 좌우한다. 걸을 때 앞발 쪽에 체중을 실으면서 발뒤꿈치의 중앙으로 땅을 디딘다. 무릎은 약간 앞으로 부드럽게 굽히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효과만점, 맨발 걷기 노하우
운동 전, 발가락 스트레칭
본운동에 들어가기 전 준비운동은 기본이다. 특히 맨발 걷기는 평소 신발 속에 꽁꽁 숨겨둔 발가락의 근육까지 사용하게 되는 운동이므로 잘 안 쓰는 발가락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필수다.
손가락을 발가락 사이사이에 넣어 깍지를 끼고 돌려주며 발가락 관절을 풀어주는 단순한 스트레칭을 충분히 한 후 운동에 들어가도록 한다.
운동강도는 조금씩 높여나간다
먼저 흙이나 크고 둥근 돌이 깔려 있는 초보자 코스를 이용한 후에 작은 자갈이 깔려 발바닥 전체를 자극하는 숙련 코스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처음부터 자극이 심한 숙련 코스를 이용하면 자극이 심해 걷지 못할 정도로 아플 수 있다. 운동시간도 처음에는 10분 정도로 하고, 이후 익숙해진 뒤 조금씩 늘리도록 한다.
발을 딛었을 때 돌이 뜨겁게 느껴지거나 발이 너무 아프다면 양말을 신고 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발 전체가 아닌 일부가 아프다면 그 부위에 해당하는 기관이 취약하다는 반증도 되므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맨발 산책로를 보면 시작 지점에 커다란 모형 발을 세워 놓고 각 부위와 통하는 장기를 표시하고 있다. 이를 참고하면 아픈 부분이 몸의 어느 기관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적정 운동시간은 10~30분
맨발 걷기의 적정 운동시간은 10~30분이다. 발바닥 자극이 30분 이상 계속되면 피로가 쌓이며, 통증으로 불쾌감을 얻게 된다.
걷고 난 후에는 마사지로 마무리
산책이 끝난 후에는 자극받은 발을 풀어주어야 한다. 발바닥을 두 손으로 잡고 충분히 풀어준다. 마사지 후에는 200~500㏄ 정도의 물을 마시고, 발을 깨끗이 씻어주면 노폐물 배설과 발 관련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