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적인 중재"를 갈구하던 캄보디아의 12학년(=고3) 학생들이 금년도 대입 국가시험(=예비고사)을 통과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금 되살릴 수 있게 됐다. 훈센(Hun Sen) 총리가 어제(8.11 월) 발언에서 성적이 미달하는 학생들이 불합격하도록 방치하기보다는 전국적인 재시험을 치르게 할 것이라고 함에 따라 이들 학생들에게는 구제의 길이 열린 것이다.
훈센 총리는 대입시험 채점이 진행된지 불과 이틀만인 어제 발언을 통해 시험 결과가 상당히 끔직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나쁜 성적을 거둔 전국의 12학년 학생들은 다시금 책을 붙들고 재시험을 준비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노톤 대학'(Norton University) 졸업식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다음과 같이 예고했다.
이번 시험을 통과하는 학생들 수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만 하며, 학생들이 자신들의 기회를 상실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
훈센 총리는 학생들이 "이런 엄격한 개혁의 해"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재시험 예산이 많이 들어가겠지만 그것을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실시된 대입 국가시험에는 400만 달러의 예산이 소요됐다. 올해 캄보디아의 대입시험에서는 과거에 만연했던 뇌물이나 여타 부정행위 관행들이 허용되지 않았다. 훈센 총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공부 좀 열심히 해라. 대입시험은 답안을 복사하거나 다른 이의 답안지를 베끼는 기회가 아니다. 정부가 돈은 얼마든지 더 쓸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참다운 학습자가 돼야만 한다. |
'교육청소년체육부'(MoEYS)는 어제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시험에서 탈락했는지에 관한 통계자료를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입시관리 관계자는 본지와의 회견에서, 일부 학급들의 경우 대입시험을 통과한 학생들의 수가 극소수인 상태라고 밝혔다. 수도권 소재 학교에서 국어(=크메르 문학) 시험을 채점했다는 해당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채점한 학급들의 경우, 각 반마다 3~4명만 통과했다. |
헝 쭈온 나론(Hang Chuon Naron) 교육청소년체육부 장관은 본지와의 회견에서, 일단 이번 시험 채점이 8월 29~30일경 끝나서 공식화된 후 9월 말쯤 재시험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총리께서는 우리 교육부에 재시험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말씀하셨다. 캄보디아는 지난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제2차 대입시험 제도가 존재했다. |
헝 쭈온 나론 장관은 80% 정도의 수험생들이 합격권에 든다면 재시험은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시험 때도 이번 첫번째 시험과 마찬가지로 부패방지단(ACU)에서 파견된 독립성을 지닌 감독관들이 부정행위 여부를 감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시험에서도 불합격한 학생들은 한 학년 유급을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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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The Phnom Penh Post) 이전까지 캄보디아 대입시험에서는 답안지 자체를 사고파는 광경도 심심치 않게 목격될 정도였다. |
'국제 투명성기구 캄보디아 지부'(Transparency International Cambodia)의 쁘리업 꼴(Preap Kol) 지부장은 이번 재시험 발표가 "무척 웃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정부가 도로를 건설하면서 배수시설 설치를 검토하지 못한 것과도 같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 일은 뇌물과 부패 관행을 없애기 위해 최근 교육부와 부패방지단이 추진한 노력이 그다지 용의주도하게 진행돼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
교육 부문 NGO인 '동남아-태평양 사회적 책임 제휴 네트워크'(Affiliated Network for Social Accountability in East Asia and the Pacific: ANSA-EAP)의 기확관 산 쩌이(San Chey) 씨는 최저 점수를 받은 이들의 경우 재시험이 허용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의 성적이 지독하게 나온 것을 알고 있는 학생들은 재시험 기회를 반겼다. 쩻 타린(Chet Tharin, 18세: 가명) 군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금년에는 컨닝이나 감독관에게 뇌물을 주는 일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래서 답안지를 끝까지 작성한 학생들이 거의 없었다. |
교사들은 어제 훈센 총리의 개입이 이번에 성적이 나쁜 수험생들보다는 앞으로 수험생이 될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춘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교사인 수온 티어(Suon Thea: 가명)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일 대부분의 학생들이 시험에 불합격할 경우, 사립 학교들(=고교과정)이 총리에게 많은 불평을 하게 될 것이다. 만일 그 경우, 사립 학교들은 충분한 수의 학생들을 모집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
추가 보완 취재 : Laignee Barron
첫댓글 말하자면..
이게 대입 수능시험이라기보다는 "예비고사"에 가까운 것으로서..
일종의 고교졸업 자격시험 같은 건데요..
이번엔 제대로 감독을 해보니
거의 다 탈락한 모양이군요.. ㅠㅠ
재정부 브레인 헝 쭈온 나론이 교육부 수장이 되니 역시 뭔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제발 그가 초심을 잃지 않기를...
제가 그 동안 살펴본 바로는..
재정부 출신 486 러시아 유학 소장파 관료 마피아들 중에..
헝 쭈온 나론이 일단 학창시절에
가장 진지한 학생이 아니었을까 추측하곤 합니다..
일단 공부가 뭔지를 좀 아는 사람 같더군요..
뭐, 소장파들도 재정부 들어가서 전부 기득권 세력이 돼버리긴 했지만..
그 중 그래도 헝 쭈온 나론이 학자로서의 업적이 약간 있어 보이더군요..
현재 재경부장관이 된 아운 뽄 모니럿 같은 경우...
출세는 빠를지 몰라도..
상당히 정치적이고 약삭빨라 보이더군요..
아마도 브레인의 깊이 면에서는
헝 쭈온 나론이 캄보디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 중 한명 아닐까 추정됩니다..
4년전쯤 방송팀 취재차 만난 적이 있는데 무척 스마트하고 겸손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어요. 예전 대사이신 장호진 대사님이 사석에서 "캄보디아에 와서 정부고위관료중에도 이렇게 똑똑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듣고 보니 헝 쭈온 나론 당시 차관이더군요.. 역시 사람들도 보는 눈은 다 같은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계속 커야 하는데...
저야 뭐 그냥 이런저런 정보들만 관찰하는 거니까 그렇지만요..
실제로 만나본 분들의 평가가 더 정확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