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달리기에서의 몰입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크리스틴 웨인코프 듀란소, 필립 래터는 『달리기, 몰입의 즐거움』이라는 책을 통해 주로 달리기를 할 때 느끼는 몰입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경험한 몰입을 삶 속에 반영하여 행복한 삶을 꾸리도록 안내하고 있다.
여기서 달리기를 하는 중에 느끼는 몰입은 마라톤 선수들이 느끼는 러너스 하이와는 다른 것이다. 러너스 하이는 뇌의 화학적인 변화로 희열을 느끼게 되는 현상을 말하지만, 몰입은 뇌의 활성 변화로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나. 책의 구성
어떤 경우에 몰입을 경험할 확률이 큰지를 알면 우리는 분명 좀 더 행복하게 더 큰 성취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자들은 연구를 통해 몰입을 경험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들이 있으며, 이 책에서 그것을 소개하고 있다.
개개인에 따라 다양한 영역에서 몰입을 경험할 수 있겠으나 저자들은 달리기 선수를 대상으로 그들이 몰입 경험에 이르도록 하는 방법을 사례를 곁들여 안내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경험한 몰입을 생활 속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몰입 경험을 달리기 사례를 통해 몰입 경험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 1부는 1~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에서는 몰입과 관련된 달리기 사례를 통해 몰입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 몰입이 왜 그토록 독특하고 강력한 경험인지 알아보고 있다.
2장에서는 몰입을 구성하는 아홉 가지 요소를 통해 몰입의 개념을 더욱 공고히 다진다. 스스로 인지하는 기술 수준을 눈앞에 놓인 해결 과제와 일치시키는 과제와 기술의 균형, 명확한 목표, 외적인 보상을 기대하기보다 달리기 자체를 즐기는 자기 목적적인 경험 등이 포함된다.
3장에서는 몰입의 순간을 자주 경험하는 사람들의 특징과 뇌의 화학적 기능, 개개인의 성향이 몰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피고 있다. 그리고 4장에서는 운동선수는 물론 일반인 모두에게 몰입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논의한다.
2부에서는 앞서 설명한 정보를 달리기에 좀 더 구체적으로 적용한다. 5장에서는 몰입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를 전부 하나하나 설명하고, 6장에서는 지금까지 획득한 지식을 경쟁 없는 일상적인 달리기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7장에서는 경쟁에 초점을 맞춰 몰입이 달리기 속도를 높이는데 어떤 도움을 주는지 알아보고 지극히 개인적인 목적으로 달리는 경우에도 몰입이 도움이 되는 이유를 함께 제시한다.
8장에서는 몰입이 결코 보장할 수 없는 경험임을 감안하여 몰입의 한계와 아무리 노력해도 몰입하지 못할 경우의 대처 방법을 설명한다. 마지막 장인 9장에서는 달리기를 통해 경험한 몰입을 인생의 다른 측면까지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지 살피고 있다.
다. 몰입의 아홉 가지 구성 요소
몰입은 세 가지 선행 단계와 여섯 가지 처리 결과를 합한 아홉 가지 요소로 구성되는데, 선행 단계에는 명확한 목표, 해결 과제와 기술의 균형, 정확한 피드백이 포함된다. 선행 단계는 차례대로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는 과정이다.
선행 단계가 잘 이루어지면 그에 따른 처리 결과가 나타나게 되는데, 처리 결과는 주의집중, 행동과 인식의 융합, 통제력, 자의식의 상실, 시간 개념의 왜곡, 자기 목적성(내적 동기부여)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몰입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사람마다 몰입의 구성요소를 전부 다른 강도로, 다른 순서로 경험하기도 한다. 즉 아홉 가지 요소가 전부 다 나타나면서 몰입을 경험할 수도 있고, 그중 일부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운동선수의 경우 보통 대여섯 가지를 경험한다고 한다.
명확한 목표란 구체적인 목표를 의미한다. 목표는 최대한 상세하게 세워야 한다. 몰입을 목표로 설정하면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별로 없다. 어떻게 달릴 것인지를 목표로 세워야 한다. 예를 들면 ‘1킬로미터를 3분 30초로 달리기’ 같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해결과제와 기술의 균형은 기분이나 체력, 수면을 비롯해 성격, 해당 활동에 부여하는 기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해결 과제를 즐기는 성향이 있더라도 너무 과도한 과제는 불안을 유발한다. 불안은 몰입을 저해하므로 몰입을 경험하려면 목표가 너무 높지 않아야 한다.
도전해서 달성해야 할 목표를 세웠다면 다음 단계는 실시간으로 주어지는 피드백을 살펴보는 것이다. 달리는 도중에 자신의 몸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속도와 거리, 혹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조절해야 한다는 판단이 설 수 있다.
라. 몰입 경험을 삶에 적용하기
몰입은 최고의 성과를 거두는 데 도움이 되지만 신체적으로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는 성과를 억지로 만들어낼 수는 없다. 몰입은 마법이 아니며, 쉽게 경험할 수 없다. 몰입에 몰두할수록 경험 가능성은 작아진다. 몰입은 놀랍고 멋진 결과일 뿐 몰입 자체는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삶은 충만한 삶을 의미한다. 즉 목적의식을 갖고 참여하며 의미 있는 여가 활동을 즐기는 삶이다. 목적의식을 찾는 것은 삶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다. 그러나 목적은 시간이 흐르고, 삶의 여건이 바뀌면 그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이 책의 목표는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고 했다. 따라서 달리기와 몰입을 향한 열정에서 시작한 책이지만 그 과정을 통해 일상생활에 더 많이 몰입할수록 일과 대인관계, 취미에 깊이 참여하고픈 의욕이 생길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므로 저자들은 이 책의 독자들에게 말한다.
“열정을 쏟을 만한 일일 찾아라. 진심을 다해 살아라, 달리고, 몰입하고, 행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