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나서시면 전체 다 고쳐야할정도 같으니
부족한건 그냥 부족한대로 봐주시길...;;;
-행로1- 출발
여행의 목적,그 모호한 목적을 부각시키기라도 하듯,기분을 모호한 비가 내렸다.
-내가만난사람1- 한 필리핀계 외국인.
신천역에 들어섰을때였다.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고,얼굴을 본순간 머릿속이 검어졌다.
피부색이 다른 그 남자.한 종이 쪽지, 쪽지라기보다는 공문인듯한 것을 내밀었다.
아래쪽에 "can you say it?" "Korean-law-??"등의 영어가 쓰여있었다.상대가 영어를 알고 모르고의 문제보다 그에게는 사람들의 무조건 반사적인 외면이 가장 난제였던듯하다.
그가 처음 물은것은 어느쪽열차를 타냐는 것이었다.나와 같았으므로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마침온차에 데리고 탔다.
같이 열차안에 있으면서 그의 차림새-한쪽마디가 문드러진 손-등을 훓어보며 나름대로 어떤 사람인지 짚어보았다.불현듯 ''"외국인노동자"라는 용어가 지나갔다.구의역에 도착한후 그를 '대한법률사무소' 앞으로 갈때까지 "Why are u going there?"말이 나오려는 것을 몇번이나 참았는지.사무소 입구로 올라가며 그가 남긴 웃음."Thank u"한마디에 조금 어물쩡대다가,웃으며 'bye'한마디한채 다시 내길을 갔다.
계단이 조금 높게 느껴졌다.
-행로2- 서울->충주
기차라는 것은 참 재미있다.'"빠르다"라는 이미지이면서도 정작 지금달리는 지하철레일에서는 안주인보다 2배이상 느리다.한가지 더 재미있는것은 평소에 신도림역 4,2번 승강장의 북적임 속에서 괜히 지나가는 기차에 분풀이및 욕도 하곤했는데,기차쪽에서보니 옹기종기 모인 사람들을 보는게 왠지 재미있었다.
아직 벗어나지못한 빌딩숲,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묘하게 잘어울렸다.못난 나의 얼굴이 오점(汚占)이 되는것이 아쉬운일이다.
공장은 연기를 뱉지만 연기와 색이 비슷한 그아래에 비닐하우스들은 별 괘념치 않는것같다.수원을 넘어 오산을 지날때들어온 풍경이다.아마 낮은 곳으로 가지못하는 연기는 가장 동경하는 곳이 땅일지도 모른다.자기 자신의 헛된 자만에 빠지지않았나 생각해본다.어느날 자기의 최하의 모습을 발견할때에 무척 비참하면서도 허무할것같다.그런 면에서 공부하는 것도 곡선을 그려야 할것같다.위와 아래를 넘나드는 공부.자만심,허무함도 부드러운 곡선속에 연구범주의 하나가티 여겨지면 참 좋겠다.이것까지 쓰고보니 당사자인 비닐하우스와 연기굴뚝은 이미 차창에서 사라졌고 얼어있는 논만 보였다.
충주 도착까지는 30~40가량 남은 상태.'청주공항'이라는 낮선곳에 기차가 정차했다.청주에 공항이 있다는 것에 아주 잠시긴하지만 미심쩍었다.서울과 멀지않은 내륙지방인데 공항이 또있다니.헌데 이곳사정으로 생각해본다면 오히려 이곳에 공항이있는데 굳이 서울에 또 공항이 있다는 것이 의아하다.다원적,다양한 관점을 갖는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마음에 새겨넣었다.
-내가 만난 사람2- 충주고등학교 이총희.
장학퀴즈291회를 본사람은 기억할지도모른다.내가 나와서라기보다 초~중반에 아주 강한 면모를 보인 한 체구가 작은 학생.충주역에 내려 역사로 들어가며 그와 마주쳤다.두번째였다.
/장학퀴즈291회3등,청소년문학상수상자,충북최고명문 충주고 인문계 1~3%,전국수학경시대회입상자/
그에대해 이정도로만 간추려도 몇 학생은 이걸보고 가슴속에서 17번쯤뒤틀리고 목을 가르는 '억!'소리를 낼것이다 .그렇다.그는 멋진이다.다분히 성적때문이아니다.나에게 라이벌,동료이며 라이벌인 그다.
획일주의 교육을 견디고 그것에 적응하면서도,마음속으로는 외도를 꿈꾸는 젊은이이다.
그와 이야기 하느라 5시간이 훌쩍 지나갔다.서울애들이 기고 만장해 있을때 지방애들은 불리한 여건에서도 공부한다는 것,그들은 강하다는 것, 익히 알고는 있었다.
몇가지 구체화해서 적어보기로 하겠다.
1)지방 아이들은 서울 아이들에 대해 잘못된 통념을 매우 많이 가지고있다.한편으로는 매우 비판적이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강남8학군'단어가 들어간 문제집,참고서는 서로 은연중에 선호한다.
2)한개의 시 그리고 작은 시일수록 이런학교(충주고)가 1~2개씩 있으며,실력은 편차가 매우적은 380점대이다.물론 학원이고 과외고 없다.
3)운석이 떨어져도 해당지역에 피해없으면 야자는 한다.
개방적이라고 하는 나도 적지않은 충격이었다.그와 대화하면서 혹시 나도 물질주의,학원에만 의존하는 적이 없었나 되짚어보았다.한가지 마음이 씁쓸했던것은 실력이 있어도 왠만해서는 고려,서울 그이상은 꿈꾸기조차 힘들다는 것이다.부족한 사교육비:이것이 사회영어(TC,TL)에서 서울쪽과 큰 차이가 나게되고 결국 유학이 힘들다는 것.한달에 옷값이다 신발값이다 해서 돈을 자주 쓰는 사람은 반성해야 할것이다.
밤에는 충주 구경을 다녔다.평범한 시내돌다가 지리개념을 이해할줄은 몰랐다.바로 '인구'의 개념. 한마디로..정말 사람없었다.우리는 인구천만의 서울에 살면서도 복잡하다!많다!라는 말은 인터뷰조로 물을 때에나 대답한다,평소에 그런걸 머리에 넣고 다니지는 않는다.충주.100m가량보도에 나와총희뿐이고 건너편에도 아무도없다.자동차는 4차선도로에서 맨 바깥쪽차선은 아예비어있다.이것이 인구 1000만과 20만의 차이가 아닌가 싶었다.(참고로 충주와 서울의 면적은 비슷하다.서울에서 50명이 뛰놀고있을때 충주는 그자리에서 한명이 원맨쇼 한다고 보면 좋다.)
한숨잔후에 밥을먹고 충주역에서 그와 사진을 찍은후 조치원행 열차에 올랐다.스카이라인이 낮은 건물들 사이로 사라져가는 그의 작은 체구가 왠지 커보였다.
-행로3- 조치원->대구
'조치원'1학년 한국지리시간이 되어서 책상에 침흘리지 않던 학생이라면 알듯한 지명이다.충북선-호남,경부선의 교차로인 교통도시가 아닌가.충주에 비해 상점가도 높고 사람들도 많지는 않아도 바빠보였다.기차역에는 레일수도 많았다.서울역보다 조금 못미치는 수준.말그대로 '분기점'이다.
인생을 '선택의연속'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하지만 제대로 선택하는 것은 두번째 문제고 일단 우리는 그 선택의 기로조차 포착하고 사는가.자신도 모르는 새에 시간에 쫓기고 환경에 눌려서 소중한 선택을 놓치지 않았는가.기차는 출발하고 그 많던 레일도 하나로 합쳐졌다.하나의 분기점을 통과한 지금 다음 분기점까지는 다시 '한길' '철도 하나'로 가야한다.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이말이 갑자기 냉소와 함께 떠올랐다.
유난히 터널이 많았다.7개쯤이었을까.기차가 산을 넘기에는 재정상,안정상 터널을 둟는것이 불가피 하다고 한다.헌데 터널을 통과할때는 잠시긴하지만 빛을 볼수없다.
선천적 지능이든 후천적 노력이든 정당하게 목표를 향하는 사람은 산을 넘어야 한다.지능은 허무의 산에 노력은 한계의 산을 만나고 그것을 넘으면 되는것이요 넘지못하면 다시 넘어야 한다.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땀의 결실을 깨닫고 하산하는 기쁨이란 이루말할수 없을것이다.부정,비리,편법의 터널을 지나는 사람은 그 순간만큼은 편하고 빠를지 모르나 자신의 발전에 있어서는 햇빛하나 받지 못하는 암흑기가 되는 것이다.조그만 만족감에 사로잡혀 노력하지 않는 사람,주위에 얼핏 보면 쪽집게다.누가좋다 해서 편법으로 공부하는 사람은 결코 터널을 빠져나올수없다.나는 지금 어디를 가고있을까.그리고 내가 터널에서 건져줘야할친구, 혹은 나를 터널에서 건져줄 친구는 누구일까.고3은 경쟁하는 붉은 장미가 아니라 함께 푸르러야할 상록수이다.
서울을 떠난지 정확히 24시간이 지난때 김천,25시간에는 구미.추풍령을 지난지도 꽤 되었다.대구라는 큰도시가 가까워오니 차밖풍경이 달라져갔다.골프장,아파트,와인생산점 등등.서울 교외지역,수도권의 모습이었다.다른것이 있다면 전철대신 기차가 다닌다는 점.'전원스위트타운'이란 이름의 아파트가 참 어색해보였다.
-행로4- 대구->포항
대구에 도착후 바로 포항행 통일호 티켓을 구매하였다.거의 10년만에 타보는 통일호는 많이 변했다.대형 도시 지하철의 모습.화장실달린 지하철이다.한가지 빠뜨릴뻔 했다.통일호의 역안내및 기타 안내방송은 100%차장의 라이브로 이루어진다.대구권을 벗어나니 바로 농촌이 펼쳐졌다.충청쪽과는 눈이 쌓이지 않았다는 것만 달랐다.차창밖구경을 하면서 볼수있는 농촌형태는 다본듯했다.
좀 졸다보니 어느새 경주.1000년도시 자랑용인지 기둥부터 태극문양에 전통무늬로 도배를 해놓았다.포항까지는 2정거장 남은 상황이었고 옆사람에게 자일리톨 하나 건네며 사진기를점검하였다.
-내가 머물었던곳- 강철과 부드러움의 도시 포항
포항역에 내린것은 17:18.기대했던 바다 내음은 나지않았다.동대구에서 부터 느껴온 억센 경상도 사투리속에 한 언어 외계인은 포항 시내로 나갔다.목표는 당연 포스코.길은 몰랐지만 멀리보이는 굴뚝 하나보고 길을 찾아갔다.보물섬 찾아가는 기분이랄까.길을 걷고 헤멘지 50분후에 보물을 발견했다.
왼쪽눈 가시영역 맨왼쪽에서 오른쪽 가시영역 맨오른쪽.포스코를 보았을때 처음 한 생각이다.육교에 올라서서 보았는데 요 영역에 꽉차는 규모였다.한강고수부지와 같은 둔치가 조성되어있고 반대편 둔치가 바로 포스코다.강물이 아니라 바닷물이라는점,그리고 쓰레기대신 해초가 떠나니는 점이 달랐다.
육교위에서 본 포스코의 야경.'불이 꺼지지 않는 섬'이라고 생각했다.포스코와 포항본 시가지는 다리 1개만으로 연결되어 있었으니까.보는것 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꿈이 부풀어 오르는 느낌.어찌보면 대구,울산이라는 큰도시 사이에 있는 포항시민들에게 포스코는 존재 하나만으로도 시민들의 꿈의 상징이지 않을까싶다.(물론 포항이 작고 힘없는 도시라는 소리는 전혀아니다.)로또복권은 2000원내고 1주일 행복하지만 포스코보는것은 육교위에서 돈받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사진을 몇방 찍은후 그대로 해안선을 따라 방파제위에 이쓴ㄴ 횟집을 들렸다.시간은 일요일밤,계절은 겨울.문연곳은 한곳뿐이었다.회2접시에 소주한잔하며 바다구경을 더했다.그때 아주머니의 말씀
"아재~혼자 왔어예?" "예 그렇습니다만"
내 대답이 있자,다음해에는 애인데리고 이곳에 오라고하셨다.아무래도 내년에도 그소리 들을것같다.
연중 행사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해안선을 좀더 걸으며 바닷가 사진도 찍고 바람을 쐬니 마음은 가벼워지는데 발은 무거워졌다.여행의 피로때문인지 취기가 다리에 왔다.포항역으로 다시 가는 길은 꽤나 복잡했다.사실 올때는 굴뚝하나보고 온것이지만 포항역에는 굴뚝이 없으니 찾기어려운건 당연했던것 같다.1시간 가량 헤멘후에 겨우 올때 보았던 오거리에 다다랐고 그제서야 천천히 길을 더듬어 찾아갔다.
통일호는 지정좌석제가 아니라 일찌감치 줄을 서서 기다렸다.기다린 보람은 없지만 자리가 많이 남으니 꽤 편했다.멀어지는 '포항역'간판.언제 다시 슬슬 가까워지는 '포항역'간판을 볼수있을까.이생각 저생각으로 동대구에는 빨리 도착했다.
-내가 만난사람 3-대구 오성 고등학교 오현
제작년,참즐거웠던 1-5반에서 같이 놀던친구이다.2학년에 오르면서 전학을 갔다.포항에서의 혼자 자초한 역정을 마치고 동대구 역으로 들어서면서 조금 키가커진 그를 만났다.밤에는 어디있는지 보이지 않는 녀석이었는데,나름대로 하얘졌다며 웃었다.
1-5반은 방학전에 투표를 해서 여러항목에대해 최고 득표자에게 상을 주었다.현이가 받았던 것은
'가장 착한 친구','가장 잘 웃는 친구'였다.성격을 어느정도 짐작할수 있을것이라 본다.
그의집에 도착해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1년간 쌓아둔 이야기를 하였다. 친구들 근황,대구에서 힘든점,잠신고 와 대구 학교 비교,여기서 현이는 잠신고 다니는게 복이라고 했다(뜨끔한사람이 많다).또 1학년 여름방학때 8명이 갔던 설악산-속초여행이야기,아무리해도 저때 이야기는 재미있었다.3시정도까지 쉬지않고 서로 입을 열었다.그와의 대화에서 충주와는 조금 다른색의 대구교육이 짐작가능했다.
우선 수능위주,획일화,메마르는교실..등의 표현은 서울에서 쓰면 벌받는다.대구의 경우 자기가 푸는 문제집에 책보를 싸는데,책을 보호하기위한것이 아니다.문제집 제목을 가리는 용도다.이것은 일반적이라고한다.어떤 수준인지 짐작이 갔다. 허나 평준화의 영향으로 충주보다는 학력이 조금 낮은 편이었지만 낮다고해도 여기서 걱정안해도 될 필요는 없다.
아침이 되어 그는 개학이라 학교로 출발 그리고 헤어졌다.내가 아직 텐진 가초를 만나보지 못한이상 그의 웃음은 달라이라마 부럽지않다.너무 비약이 심한것 같지만 그만큼 지금의 나는 행복감이 부족하다.
-내가 만난사람4- 대구시의 한 할머니
11:38분 안동행 열차를 타기위해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나에게,힘겨우면서도 한편으로 정감이 묻어나는 목소리가 전해졌다."이보세요,저(차표를 보여주시면서) 어디로 가야하지요?"존대말을 쓰시는 할머님.내얼굴때문에 그러시는 것은 아니신것 같은데.플랫폼이 나와 같았고 안동으로 행선지도 같고 호차까지 똑같아서 모시고 내려갔다.입에 껌을 질겅씹으면서 얼굴은 군대가도 될 수준에 이어폰꽃고 건들거리는 188의 청년이 할머니를 모시고 가는것이 뭔가 안어울렸는지 시선을 많이 받았다.
기차안에서 할머니께서 말씀하시길,안동에서 일을보고 다시 대구로 와야 하는데 시간을 잘 모르신다고 하셨다.무슨일이냐는 나의 주제넘는 질문에 조금 쓸쓸한 웃음을 지으시면서 아들문제라고 하셨다.눈이 충혈되신것을 보아 군대,혹은 교도소라고 감히 무례하게 추측해보았다.고등학생이라고 나의 나이를 말씀드렸더니 할머님의 말씀,
"학생은 꼭 공부 잘해서 잘되야 해요"입시전문가의 사업성 말도,권위주의 교사의 억압적 말도아닌 정말 진심 그이상이 녹아있는 말이었다.'학생은 공부해라'라는 말을 처음으로 아무 거부감없이 담아들었다.
여행을 하면서 '공부를 좀더 열심히하자'생각을 먹게된 3번째 자극이다.첫번째는 총희와의 대화에서 지방아이들의 실력을 듣고이고,두번째는 대구오는길에 터널을 보면서 느낀점이다.3번째 자극은 한쪽가슴을 쓰리게하고 한쪽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내가 만난 사람5- 안동여자고등학교 신계영
작년 이맘때,김길도 샘의 논술수업이 한창일 때다.사투리가 섞인 억양에 발표할때마다 먼산 바라보는 이 있었으니,그가 바로 신계영이었다.
방학이 끝난후 학교가 있는 안동으로 내려갔고,메일로나마 연락을 해왔다.거의1년째되는 때,나는 안동에 내렸다.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보여서 이곳저곳 두리번 거리는데 한 여자애가 눈에 띄였다.다만 누군가를 시내쪽에서 기다리는 듯 시내쪽을,사실 '먼산'을 바라보고 있었다.고개를 이쪽으로 돌리더니 다가왔고,그제서야 내쪽에서도 반응을 보였다.
처음에는 못알아봤다.머리도 바뀌고 또 길어졌다.3명의 친구중 유일한 이과 유일한 여자.
이곳도 대구와 비슷한듯 했다.교육쪽은 같다고 보면 되었다.찜닭집에서 본토 안동찜닭을 얻어 먹을때,성적이야기는를 하기에는 많이 시달려보인다고 할까,아무튼 대구에서 들을만큼 들었고 자세히는 묻지않았다.명보에 있던 친구들 이야기,1년간 근황등을 주고받고,뭐 안할수는 없으니 성적이야기도 하긴했는데 이과라서 그런지 나에게 확 와닫지는 않았다.전국어디라도 고3힘든건 마찬가지긴 하지만.
1시간 가량 남았을때 안동여고도 구경하고 기숙사시설도 처음보았다.안동시내도 돌아다녔다.사실 볼것이 아주 많은 도시인데 5시 이후의 기차를 탈경우 서울에 지하철이 끊긴시간에 도착하기때문에 아쉬움을 뒤로한채 5시기차에 맞춰 역으로 돌아갔다.역에서 출발전에 사진을 찍고 악수를 나눈후 플랫폼으로 들어갔다.
수능의 압박은 이리도 강한걸까.특히 기숙사에서 꿈을 키우며 공부하는 해부학지망 이과생에게는...1년,아니 8개월 가량의 짧은 시간이 남았는데도 '다시 또 만날수있을까'라는 그의 말에는 약간의 한탄의 어조가 담겨있었다.여행중 처음으로 '어떻게는 빨리 수능이 끝나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 행로- 안동->청량리
내 모든 일에는 극적인 뭔가 있는것같다.순탄하기만 한 여행이 될줄알았것만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2번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렸고 1번에는하행선이 출발중이었다.분명히 같은시간에 이역을 출발하는 상행선은 오지않았다.역무원에게 물으니
"저기 4번플랫폼에서 지금 출발하는겁니다.혹시 그거타는겁니까!!!??"
고개를 끄덕이자 바로 무전기로 연락이 갔고 열차는 역을 벗어난 상태에서잠깐 정지했고 '서울로 이만 돌아갈래!!'심정인 나는 철로를 따라 뛰어서 겨우 탑승했다.
여행이 마무리되고있다는 마음에 잠이 절로왔다.제천정도왔을까?잠이 깨었고,기차음식먹는것도 추억의 하나인것같아서 지나가던 김밥을 사서 먹었는데,철도청에는 소금이 부족한것같다.그리고 남은 여정역시 싱거웠다.기다리면 끝아닌가.
반쯤 넋이 빠진 상황.슬슬 여행이 40분가량 남은 시점피에서 이글도 끝을 고할까했다.시작은 목적이 모호했지만,오히려 목적이 딱 정해진것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왠지 도피성,혹은 답사분위기다.나는 고3으로서 가슴에 새겨둘만한 가치들과 마주쳤고 어느정도 그것들을 마음에 새겼다고 생각한다.그외에도 독특한 풍경에서 유추하곤 한 몇가지 생각들,또한 눈으로만 보아도 가슴벅찬 포스코등.잊지못할 58시간이 되었다.
혼자라서 외롭지만 혼자이기 때문에 풍성한 여행이다.
%이글을 보는 친구,혹은 학생들에게 하고픈말 몇가지
1.공부해라.만약 이유나 동기가 안든다면 이정도 좋은 환경을 가지고 공부안하는 거에대해 지방학생들에게 미안해서라도 공부해라.죄인이다.
2.역설적으로 들릴지 몰라도 여유를 가져라
3.과거의 자신과 경쟁해야지 소중한친구,동료를 누르는 그런 잠깐의 만족감에서 허덕이지 말도록,..
4.포항은 꼭가봐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