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石花), 카사노바, 진묵스님, 아연. 이 4가지 단어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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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굴’이다.
굴을 석화라고 부른 사람이 조선 중기때 스님인 진묵이었다.
그는 여러 기행(奇行)과 불가사의한 신통력을 보였다고 해서 유명하다.
호남지역 사찰에서 주로 수행해온 그에 관한 일화가 많다.
술을 마실 때 곡차(穀茶)라고 부른 이도 그였다.
석화라는 표현은 진묵이 김제 망해사에서 있을 때 바닷가 근처라 식량이 떨어지면
바위에 붙은 굴을 채집해서 먹었는데 이를 본 사람이 “스님이 육식을 하느냐”고 따지자
“이건 석화이지 굴이 아니다”라고 말해서 퍼지게 됐다고 한다.
흔히 18세기 베니스의 외교관이자 스파이였던 카사노바가 굴을 매일 50개씩 먹은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카사노바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평생 122명의 여성을 상대했다고 썼다.
굴에 남성 호르몬의 주요 성분인 아연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걸 보면
그렇게 먹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산굴과 양식굴의 차이를 아시는지.
흔히 자연산굴은 몸통이 작고 비교적 검으며 고소한 맛이 더하다고 알려져 있다.
반대로 양식굴은 몸통이 크며 비교적 희지만 풍미가 덜하다고들 한다.
자연산굴은 주로 충청도 등 서해안지역에서 나오고,
양식굴은 남해안쪽에서 나온다는 것도 일반적인 상식이다.그런데 어부들의 말은 좀 다르다.
굴과 조개 등 어패류에 관한 한 양식(산)과 자연산의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양식이라고 할 때는 인위적으로 조성된 환경에서
각종 사료와 의약품을 투입하고 꾸준히 가꾼 생물을 일컫는다.
굴의 경우 갯벌이나 바다에 나무기둥을 세우거나 줄을 달고 종패를 뿌려 키우는 것이 양식이다.
이를 연승(延繩)식(수하식이라고도 함)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인공적으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맞는다.
다만 그 이후 사람이 사료나 항생제를 뿌리고 돌보는 등의 힘을 가하지 않기 때문에
양식이라고 부르기 어렵다는 얘기이다.
그저 자기들이 알아서 자라는데 바닷물에서 유기물을 많이 먹고 자란 굴은
크고 통통하며, 그렇지 못한 굴은 왜소할 뿐이라고 한다.
1년 내내 바닷물 속에서 자라는 통영앞바다의 굴들과, 썰물과 민물의 간조차가 커서
하루에도 몇번씩 물이 빠져 나가는 서해안에서 자란 굴의 크기가 다른 이유이다.
이와 달리 갯가 바위에서 크는 굴은 '바위에 핀 꽃'이라는 뜻으로 석화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바위위에서 일부러 키울 리가 없으니 이는 양식이 아니다.
그저 물속에서 떠돌던 포자가 바위위에 정착해서 큰 것이기 때문이다.
그 포자가 사람이 만든 줄 위의 종패에 내려 앉아서 크면 양식으로 치는 식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굴의 72.6%는 남해안에서, 21%는 서해안에서 나온다.
굴의 활용도는 높다. 대표적인 것이 모려(牡蠣)라는 이름의 약재이다.
이는 굴 껍질을 해수에 담가 끓여 낸 후 불에 구워 가루를 낸 것이다.
이 약재는 자궁 출혈, 현기증, 조루, 낭습증, 골다공증 치료에 쓰이며 도한증(盜汗症) 등
지나치게 땀을 흘릴 때, 대소변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에도 사용된다.
굴은 흔히 5~8월 사이는 먹어서는 안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 옛말에 ‘보리가 패면 굴을 먹지마라’고 했고,
일본 속담에도 ‘벚꽃이 지면 굴을 멀리하라’는 얘기가 있다.
영어에서는 R자가 들어있지 않은 달에는 굴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5~6월이 산란기이기 때문이다.
알을 보호하기 위해 몸에 독소를 지니게 되는데다 산란이 끝나고 난 뒤에는
몸에 영양분이 빠져나가 맛이 형편없어지는 것이다.
요즘이야 냉동기술이 발달해서 생굴만 아니라면 기피 시기에도 별 걱정이 없지만 말이다.
-최원석님의 글에서 나눔니다..
첫댓글 남성여러분뿐만 아니라 우리 여성분들도 석화를 자주 섭취해야겠음을 만천하에 알리고 싶습니다.
이런 이유가 있었군요!
굴이란? 아니 석화란? 의미가 있는 그런 어패류인걸 이제야 정확히 알게 되었네요!
제 처가댁이 전남 강진인데, 그곳에선 굴을 '석화' 라 부른답니다. 첨엔 다소 낯설었지만 이제는~~더 친근합니다.
이제부턴 굴을 석화라 부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