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문제에 관한 레포트 입니다...

[하태중]

먼저 이 레포트가 제가 전학기 수업시간에서 다른조의 발표문임을 밝혀 드립니다..

참고가 될까 하여 올립니다..여러분에게 유익한 자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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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대학교내 비정규직 노동자 연구 조사

목차
1.문제 제기/ 연구 목적
2.이론적 배경
1)통계 자료를 통한 비정규직의 모습
2)현대 조선 박일수 열사 사망 사건 조사 보고서를 통해 본 비정규직 노동자들.
3)외국 사례에서 살펴보는 비정규직 문제
4)비정규직 확산의 배경 신자유주의

3.연구 문제
4.결과 논의
5.한계 및 제언


1. 문제 제기/ 연구 목적

요즘 신문, 뉴스, 각종 매체를 통해 비정규직 문제를 많이 접한다. 한동안 탄핵 문제 때문에 잠잠해 졌지만 탄핵 문제도 한시름 놓은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는 다시 한번 우리 사회를 크게 뒤흔들지도 모르는 요소이다. 이미 비정규직 노동자는 천만 명을 넘었으며 그 비율은 전체 노동자의 반을 넘어 섰다. 우리는 아직 부모님이 주시는 용돈과 학비로 대학도 다니고 별 어려움 없이 살아가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전태일 열사가 노동법을 들고 분신을 한지 벌써 34년이 지난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분신하고 목 메달아 죽어가며 호소해야 할 만큼 절박하고 암담한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비정규 노동자들은 34년 전과 별반 다름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비정규직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말이 50%지 이수치는 실로 어마마한 수치이다. 한나라의 경제의 주체중 하나인 가계와 그에서 나오는 노동력, 노동자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은 비정규직이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파급효과가 결코 만만치 않은 것임을 말해 준다. 그렇기에 4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황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생겨나는 원인, 그리고 우리 학교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황을 살펴보려 한다.

2. 이론적 배경
1)통계자료를 통한 비정규직의 모습
(1) 비정규 노동자의 규모
2003년 8월 통계청 조사 자료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784만 명으로 임금 노동자의 55.4% 이다. 이중 파트타임은 5.9%로 상당히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른 OECD국가들의 대부분이 파트타임이 비정규직의 다수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 해 보면 우리나라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 많은 수가 아르바이트 형식이 아닌 생계형 노동자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우리나라 비정규직의 97.9%는 임시 근로 내지 임시근로를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큰 차이를 보이며 이는 비정규직의 대다수가 안정된 직장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노동조건 격차 확대
정규직은 2003년 8월 월평균 임금 총액이 201만원 이고, 비정규직 103만원으로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의 51%선이다. 노동 시간을 살펴보면 정규직은 41.8시간이고 비정규직은 44.1시간이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노동시간은 오히려 비정규직이 2.3시간 더 높다. 또한 시간당 임금 평균도 정규직의 48.6%이다.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중 시간당 임금이 2,510원 미만인 사람은 92만 명이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63만 명은 최저임금(56만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3)해마다 증가하는 임금 소득 불평등.
우리나라의 임금소득 불평등은 OECD국가 중 임금 소득 불평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미국보다도 크게 높아 그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임금 소득 불평등은 비정규직에서, 여성에게서, 그리고 비정규직 여성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난다. 남자를 100으로 보았을 때 여자는 62이고, 정규직을 100으로 할 때 비정규직은 49이며, 남자 정규직을 100으로 할 때 남자 비정규직은 52, 여자 정규직은 72, 여자 비정규직은 38밖에 안된다. 남녀,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이 비정규직 여성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4)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현 직장에서 사회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가입률
정규직은 79~95% 인데, 비정규직은 22~25%밖에 안 된다. 정규직은 퇴직금, 시간외 수당, 상여금을 77~93%적용 받지만, 비정규직은 10~14%만 적용 받는다.

이상의 자료는 2000년 8월 통계청의 자료를 인용한 것이다. 위의 자료에 나오는 수치들만 보아도 비정규직의 문제는 이미 상당히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비정규 직 노동자의 현실은 이것보다 더 심각하다. 통계자료에서 왜곡되어 버린 실제적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모습을 살펴보자.

2) 현대 조선 박일수 열사 사망 사건 조사 보고서를 통해본 비정규직 노동자들. 금속 산업 연맹(2004) <<사내하청 비정규직 차별과 노동탄압 사례집>> PP7~13 인용.

저임금 장시간 노동, 무차별적인 정리해고는 하청 노동자들의 또 다른 이름이다. 모든 권리의 박탈, 참혹한 노동에의 강요, 조선업종 최고 호황 속에서도 하청노동자들은 골병들고 다치고 죽/어/가/고/있/다.
현대중공업 내 사내하청 업체는 각 부서마다 3-4개 업체가, 전체적으로 150여 개의 사내하청 업체가 존재한다. 15,000여명의 하청노동자들이 정규직과 동일한 노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직급체계는 다르지만 소장, 총무, 기원(팀장), 직장, 반장, 조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대부분 중공업 부서 관리자들의 통제를 받는다.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중공업 인사부에서 면접을 보며, 또한 부서 관리자들과의 개별면접을 본다. 모든 작업장의 하청 노동자들은 중공업 부서 관리자들의 통제 하에 작업을 한다.
하청인원 현황에도 포함되지 않는, 소위 때려먹기 일당들(소규모 물량 도급)을 합치면 직영과 1:1의 비율이 된다고 추산된다. 해양공장의 경우 직영과 하청의 비율은 이제 역전되었다. 늘어난 하청 문제는 곧바로 육체의 한계를 넘어서는 노동 강도, 대형 참사를 불러올 수 있는 위험작업에 하청 노동자들을 내몰고 있다. 해양 2공장에 하청으로 입사한 한 동지는 '해양은 현대중공업에서 고려장과 같은 곳이다. 해양이 빡쎄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의료보험, 고용보험도 안 들고 주차, 생리휴가조차 안주는 곳은 처음이다. 업체에서는 직영관리자에게 잘 보이려고 쉬는 시간도 없이 일을 시킨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경쟁적으로 조기출근, 조기 작업장 투입이 이루어지고, 공기단축을 경쟁적으로 부추김으로써 잔업 특근 철야까지 뺑뺑이를 돌다보면 직영 하청 가릴 것 없이 파김치가 된다. 하청 노동자들은 대부분 가장 힘들고 유해물질에 노출되어 있는 도장공(스프레이, 그라인더, 터치업)에 집중되어 있고 ,족장, 사상, 용접, 취부공으로 일하고 있다.

임금체계

하청들의 임금은 시급제, 일당제가 있다. 시급은 초임 37000원부터 6000원 까지 있다 고시급인(6000원) 하청 노동자가 한 달 350(잔업 특근, 야간노동)시간을 넘게 해서 220만원 정도를 가져간다. 소위 물량띠기가 있는데, 물량이 많을 때, 임시적으로 고용하는 형태(대부분 일당제로 채운 업체도 있다)이다. 일당은 하루 최고 12만원까지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받는다. 그러나 일당제는 4대 보험, 연, 월차,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으로 보장되어 있는 어떠한 권리도 가질 수 없다. 일당은 소위 프로의 세계라고 하는데, 정해진 물량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육체로 견디기 힘든 노동 강도에 시달리고, 아프거나 산재를 당하면 그날부로 해고된다.
보통 하청 노동자의 임금은 직영의 약 60% 수준이다. 상여금은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급되지 않는다. 임금인상은 직영이 임금인상이 되어야 따라서 조금 오르고, 오르는 수준과 시기도 제 각각으로 대개 일대 일(업체 총무와 하청 개인)로 임금을 결정한다. 입사할 때 정해지는 시급은 어떤 객관적 기준도 없이 업체 소장, 총무 맘 대로다. 시급 인상 때도 개별면담을 해서 제 맘대로 인상시켜 동료들 간에 경쟁을 부추긴다. 이렇게 서로를 믿지 못하게 해서 사이를 갈라놓고 통제한다. 일률적으로 시급을 인상할 때에도 명단에서 누락자가 생기기도 한다. 결근률이 높거나 재해 건수가 있는 사람들이 이런 부당한 차별과 피해를 보고 있다. 또한 부당한 처우에 대해 항의하면 되려 왕따가 된다. 그저 주면 주는 대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죽어라 일하는 것, 이것이 하청 노동자에게 강요되는 미덕이다.
작년 3월 현대 중공업 선행도장부 00기업에서는 잦은 산재사고로 인해 일당직을 전부 정리해고 했다. 그리고 시급제 하청 노동자들을 정예화하고 성과급을 도입한다고 선언했다. 대부분의 하청 업체에서는 상여금은 꿈조차 꿀 수 없다. 명절 때마다 업체 소장의 기분에 따라 떡값을 지급하는 예가 있지만 이는 우연적이다. 업체 소장은 성과급 100% 지급율 산정기준을 문서로 제시했는데, 1년 이상 근무자는 100%, 1년 미만 근무자는 50%, 그리고 공제내역은 첫째, 1년 기준으로 무결 1일당 5%, 유결 3%, 휴직 2%, 무결일수가 연 10일이면 지급율 전체를 지급하지 않는다, 둘째, 기초질서 위반자 1회 5%공제, 2회 20%공제, 3회 해고조치(현대중공업 보건규정), 셋째, 산재사고 적용 규정 경미상(3일 이내) 3%공제 사상 공상자(7일 이내) 10%공제, 산재환자 전액지급 없다고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업체 사장은 각 작업장에 들어간 블록 물량이 재 때에 소화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그날 그날의 물량은 공기를 늦추지 말고 소화하라고 엄중 경고했다.
처음에 많은 하청노동자들은 성과급의 성자도 들어보지 못했고 명절마다 업체 사장의 기분에 따라 주는 '떡값' 조차 감지덕지했기 때문에 성과급이 도입된다고 기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성과급 도입은 노동 강도 강화, 노동력을 착취하기 위한 만능키였다. 업체 사장은 성과급을 준다는 이유로 휴가비도 주지 않았으며(성과급에 포함되어 있다) 심지어 시급조차도 동결한다(동결분 시급을 정립해 성과급 150%를 주겠다)는 회유와 협박을 해왔다. 오직 성과급 하나만 보고, 서로 경쟁하듯 잔업 특근 철야를 마다 않고 죽으라고 일했던 하청 노동자들에 돌아오는 것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노동 강도 강화, 병든 육신뿐이었다.


열악한 작업조건, 더욱 고통스런 조건으로 몰아넣는 팀 반장들의 현장 통제(조기 출근, 조기체조, 잔업 특근 강요) 및 부당노동행위

하청노동자는 대부분 아침 일찍(7시 20-30분)공장 안 탈의실에 도착해야 한다. 모두들 허겁지겁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작업장에 투입된다. 용접공들은 작업장에 용접 케이블을 깔고 작업도구를 점검한 뒤 쓸고 닦고 정신없이 돌아간다. 도장공들은 7시 30분에 페인트 삽에서 페인트를 타고 작업장소로 이동한다. 그라인드공도 그라인드에 기름을 넣고 전기줄을 점검하고 에어맨의 유리를 간다. 7시 45분 정도면 체조구령이 울리고 곧바로 작업을 시작한다. 이 모든 일들은 분명 8시 되기 전의 일이다. 계속 되는 연장 근무에 피로가 쌓이고 수면은 부족하다. 특히 하청의 경우 총각들이 많아 대부분 자취를 하고 있고 조기청소, 체조 시간에 맞추기 위해 아침밥을 거르고 출근하기 일쑤이다. 조기출근, 조기체조는 각 팀별, 반별로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 업체에서는 조기체조에 참여하지 않으면 부서장의 명이라고 결근 처리하는 곳도 있으며 점심시간을 위반할 경우 누락시간만큼 공제하는 곳도 있다. 노동자들 사이에 경쟁이 심해지고 노동 강도는 높아만 진다. 이후 저녁 7시까지 잔업을 하고 물량이 밀리면 9시, 12시, 철야작업도 한다. 장시간 노동은 하청 노동자들의 숙명처럼 짓누른다.
퇴근시간은 고무줄처럼 탄력적이다. 정작 하청 노동자들이 몇 시에 퇴근할 수 있을지는 17시나 되어야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시간에 빵과 우유를 주면 오늘은 오후 19시까지 잔업을 하는 구나’생각한다. 만약에 밥을 주면 언제까지 연장근무를 하게 될 지 알 수가 없다. 한참 일하다가 직, 반장이‘오늘은 여기까지 한다’고 하면 그 때가 퇴근시간이다 보니 정시 퇴근이란 것은 거의 없다. 저녁에 일이 있어서 17시 퇴근을 하려면, 최소한 2~3일전부터 반장에게 보고하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렇게 하고 나서도 막상 17시에 퇴근하려면 조퇴하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인가? 아무리 몸이 아프더라도 조퇴는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병원 문 닫기 직전까지 작업을 강요당한다. 시급제 하청 노동자들에게 있는 월차는 아침에 반드시 조기출근을 해서 근태계 작성을 하고 직, 반장의 확인을 받은 후, 업체 사무실에 제출을 해야만 가능하다. 무단결근 이후의 월차는 용납되지 않는다. 장기근속 업체일수록 노무관리체계가 악랄해 2시간 작업 10휴식 시간조차 재대로 보장받지 못한다. 휴식 시간에 삼삼오오 모여 잡담하는 것을 금하기조차 한다. 지정된 장소에서 혼자 담배 한 대 피우고 바로 작업에 들어가도록 강요 당한다

직영노동자에게 시행되는 격주휴무는 있는 곳이 거의 없다.(공휴일, 심지어 여름휴가조차 보장되지 않는다. 반장은 옛날 이야기하면서 2-3일 쉬면 충분하다. 너무 놀면 몸 아프다. 나 와서 일하라고 한다) 직영 노동자들이 토요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썰물처럼 빠져나간 다음에도 어김없이 용접 불꽃은 튀고 그라인더는 돌아간다. 하청 노동자들에게는 토요일 오후 5시까지 잔업은 거의 의무사항이다. 일요일에도 하청노동자의 60%가 특근을 한다. 잔업이나 특근은 거의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팀 반장들의 명령은 거부할 수가 없다. 잘 못 찍히면 작업상의 불이익뿐만 아니라 소리 소문도 없이 해고되기 때문이다. 집안에 급한 문제가 생겨도 오늘 작업 물량 마치고 보라고 강요당하기 일쑤이다. 다른 측면에서 하청 노동자들은 강요 이전에 오히려 스스로 잔업 특근을 원하고 있는데, 그것은 토요일 잔업을 놓치고 일요일 특근을 포기하고서는 쥐꼬리만한 시급으로 도저히 생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남들 다하는 잔업, 특근을 거부하기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또한 여유 인원이 부족하고 자신이 결근하게 되면 다른 동료들이 2배의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안해서라도, 마지못해 특근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만성피로뿐만 아니라 하청노동자들은 각종 유기용제와 안전사고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 작업도구는 낡고 교체가 필요해도 교체가 쉽지 않아 대부분 그냥 쓰는 경우가 많다. 안전보호구와 안전장비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본인이 직접 구입하는 경우도 있고 작업복 지급은 직영이 두 벌 지급되는데 반해 한 벌만 지급되며 지급되지 않은 곳도 허다하다. 그래서 하청 노동자들은 소모품인 피스복, 장갑 등을 빨아 입는다. 이는 소모품이 제때 지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자신의 돈으로 사 입거나 더러워지면 빨아 입고, 구멍이 나면 테이프로 붙여 입으며 업체에서 지급될 때를 기다려야한다. 작업복 둘러메고 퇴근하는 노동자들은 모두 하청노동자들이다. 온종일 땀과 기름, 쇳가루 가득 묻히고 페인트 칠, 용접 불똥 구멍 숭숭 뚫린 작업복, 하청인 거 티내려고 집 뜰 빨랫줄에 너는 것이 아니다. 작업복이, 피스복이, 장갑등이 필요한 만큼 지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천시 외업 작업, 죽음으로 내몰리는 하청노동자

비 오는 날, ○도크, ○○호선. 빗물에 바닥은 미끄럽고 언제 어디서 감전사고가 날지도 모른다. 파도에 배는 요동을 치고 탱크 안은 가스로 가득 차 있다. 죽음을 몸 앞에 놓고도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전기선을 목에 감고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바닥에 빗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는데도 440v 전압을 올리고 용접을 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하청 노동자들이다. 일이 밀려 바쁘다는 이유로, 하청 노동자 한 명이 감전사고로 죽건 말건, 맨홀 사다리에 미끄러져 허리가 부러지든 말든 검사를 맞아야 한다. 어쩌면 하청노동자들에게는 죽음조차 사소한 것이다. 잘리지 않고 오늘 하루 일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하는 현실은 더 이상 서러운 눈물조차 나지 않게 한다.
회사 안전환경부에서는 안전교육을 통해 그토록 산재사고(추락, 감전, 폭발, 압착) 방지를 강조하면서도, "솔직히 우천시 작업을 중지하면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한다. 다만 최선을 다해 조심하라"고 한다. 우천시 야드 외업 작업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어야한다. 발 딛고 있는 물위에 전기가 흐르고 있는 것이다. 작업 시작, 중에 전선 하나만 벗겨져도 수백 명이 감전 사고로 죽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사고를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자기 목숨을 자기가 챙겨야 한다는 것, 이것이 회사의 안전 방침이다.

팀 반장들에게 의해 조직적으로 산재가 은폐되고 있다.

매달 첫째 월요일 날은 각 부서별로 안전결의 대회가 열린다. 안전결의 대회 깃발과 플래카드가 걸리고 노동자들은 사회자의 지시에 따라 열을 맞춘다. 수백 명의 노동자들이 사회자의 지시에 무기력하게 이끌린다. 사회자의 일동 차려 구호와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다. 단결, 사회자는 국가와 민족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결의한다는 소리와 함께 바로, 다시 일동 차려 구호와 함께 부서장에 대한 경례를 지시한다. 단결, 단결 경례를 받은 부서장은 훈시를 시작한다. 먼저 사우 여러분들의 가정에 만복이 깃들기를 바란다며 시작된 부서장의 훈시는 사우들의 부주의로 산재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산재 사망 사건이나 중대사고의 대부분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사우 여러분들의 부주의가 부른 참사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11대 안전수칙 선서를 하고 안전결의대회는 마친다. 그러나 매 달 안전결의 대회가 열리고 있지만 산재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죽지 않으려면 알아서 자기 몸 자기가 챙겨라"
장시간 노동시간은 노동자들의 육체를 탈진상태로 내몰고 더더구나 더욱 강화된 노동 강도는 모든 하청 노동자들의 옆구리 팔 다리에 파스가 붙어 다니고, 등 판 전체는 피멍든 것 같은 검붉은 부항 자국이 남아 있다. 작업장 조건은 어떠한가? 온통 쇳가루, 페인트 분진, 용접 가스를 뒤집어 써야 하며 소음으로 귀는 조금씩 청각을 잃어간다. 방진, 방독 마스크, 귀마개를 해도 30% 정도의 방진 방독, 소음을 제거할 뿐이다. 이러한 작업 조건과 노동 강도 강화 속에서 도장, 사상, 족장, 용접, 하청 노동자들은 호흡기,, 피부 질환, 근골격계,(골병), 청각 장애, 과로에 의한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산재 위협에 항상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이처럼 저임금 장시간 노동, 노동 강도 강화는 매년 10명이 넘는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고 하루에도 몇 건씩 터지는 산재사고는 사측 관리자들에 의해 철저하게 은폐되고 있다.
하청 노동자들에게는 아픈 것 자체가 하나의 죄다. "일 바빠 죽겠는데," 반장의 얼굴이 험악하게 찌그러진다. 죄인취급 당한다. 아픈 것이 정리해고의 근거가 된다. 아프다는 것을 아프다고 하지 못하고, 잘리지 않기 위해서는 산재, 아니 공상처리는 눈앞의 떡이다. 공상처리 조차도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다. 물량이 많을 때에는 공상처리도 못하고 자비로 병원을 다니는 노동자에게 무단결근 일수가 너무 많다(더이상 쉬면 정리해고 하겠다)고 협박해서 기어이 나와서 일을 시킨다. 그리고 물량이 조금이라도 줄어들면 소리 소문 없이 함께 일하든 사람들이 보이지 않곤 한다. 한 업체에서는 낙반사고, 그리고 연이어 작업도중 손가락이 부러져 병원에 입원했는데도, 그 업체가 속한 부서에서는 무재해 표창장이 수여 됐다. 팀 반장들에 의해 자행되는 산재은폐는 결국 한 하청노동자의 죽음을 가져왔다. 의장 5부 소속 하청 업체인 우진 기업에서 업체 대표에게 산재보상을 요구하던 하청 노동자가 산재요구를 거절당하자 독극물을 마시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부서 관리자들은 무재해 1년 달성을 코앞에 두고 있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산재를 은폐하라고 지시했다. 업체 관리자는 산재 증인을 매수해 입 다물게 했다. 마지막 남은 목숨을 담보로 산재보상(하청 노동자가 산재신청, 보상을 받으면 전산에 에러 코드가 찍히고 영영 현대중공업에는 취업하지 못한다)을 받아야 하는 것이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왜냐하면 하청 노동자들이 작업 질서를 위반하거나 산재를 내는 것은 이들이 단순히 부주의해서가 아니라 바로 사측의 참을 수 없는 이윤착취 욕구, 이를 위해 노동자의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노동 강도 강화 때문이다. 하청 업체 사장들을 노동 강도 강화를 위한 이데올로기(국가경쟁력강화) 작업과 성과급 도입 등을 통해 하청노동자들의 불만을 잠재우려 한다. 그리고 생산성 향상으로 돌진하라고 명령한다. 주어진 기간, 시간 내에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노동 강도의 2배, 3배의 정신적 육체적 노동을 투여해야 해야 한다. 그토록 젊은 나이인 20대 젊은 노동자들도 집에 돌아오면 파김치가 되어 잠을 자기 바쁘다. 조기출근, 조기체조에 늦지 않기 위해 아침밥도 거른 채 자전거 패달을, 오토바이 액셀을 밟아야 한다. 육체적 피로는 가시지 않고 누적되어 간다. 만성적인 과로 상태, 그러나 쉴 시간이 없다. 몇 시간 뒷면 검사가 있고 그 기간에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안전이고 나발이고 없다. 모든 비정상적인 방법이라도 동원해서 마무리해야 한다. 작업장에서는 팀 반장들에 의해 공공연하게 부당한 작업이 강제한다. 하청 노동자들은 팀 반장의 눈에 나서 잘리지 않기 위해, 죽음을 감수하고서라도 작업 물량을 처리해야 하며, 죽음과도 같은 노동은 또다시 정리해고의 이유가 되며 하청 노동자들의 통제 수단이 된다. 그리고 산재는 철저하게 은폐된다.

현대판 노예 문서 ― 건강 진단서와 하청 전산 클레임

울산대학교 병원 건강센터는 신체검사를 받으려는 하청노동자들로 만원이다. 현대중공업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최소한 신체등급 B급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신체 한 곳이라도 정상이지 않으면 A급을 받을 수 없다. 2002년 들어서는 신체검사가 더욱 엄격해져서 신체 등급 A급을 받지 않으면 출입증이 발급되지 않는다. 한 마디로 가장 우량의 노동력을 구비하지 못하면 취업할 수 없다. 최우량의 노동력이 채 1년이 지나기도 전에 몸이 망가지는 곳이 바로 현대중공업이다.
하청 노동자, 이 이름에 따라 다니는 족쇄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중 하나가 퇴사한 하청 노동자에 대한 3개월 혹은 6개월의 재입사 클레임(전산) 문제이다. 대부분의 하청노동자들이 자신의 임금, 노동조건, 노동 강도, 산재 문제와 관련하여 불만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참고 또 참다가 폭발한다.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라는 말과 같이 하루 날 잡아 한 판 붙고 다른 업체를 찾아 떠나간다. 특히 시급을 올리기 위해, 휴가비를 받기 위해, 노동 강도를 줄이기 위해, 부당하게 해고된 동료를 위해 집단 무결, 집단 잔업 거부 등 집단적인 행동을 했을 경우, 내부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외주협의회 차원―전산관리시스템―에서 공유된다. 3개월은 기본이고 최악의 경우 영원히 중공업에 취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하청노동자들에겐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이다. 대부분 하청 노동자들은 업체를 그만둘 때조차도 군말 없이, 업체와 마찰 없이 그만두어야 한다. 그래야 재입사 클레임이 지나면 중공업에 취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청 노동자들은 재입사 클레임 기간 거제도를 가거나, INP 중공업, 미포조선에서 일을 하다가 다시 중공업에 취업하는 '철새 노동자'가 되는 것이다. 또한 연줄이 있거나 숙련공인 경우 가라 출입증으로 중공업의 다른 업체에 취업해 일을 하기도 한다.
재입사 클레임과 같은 족쇄는 하청 노동자들이 죽음과 같은 노동조건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통제수단이 된다. 업체에서는 일을 못한다고, 물량이 떨어졌다고, 반장에게 대들었다고, 결근률이 많다고 툭 하면 나가라고 한다. 당연히 하청 노동자들에겐 생존의 문제이고 이에 항의를 하고 싸움도 하지만 제풀에 꺽인다. 재입사 클레임 문제는 하청 노동자들에겐 두려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좋게 좋게 업체와 해결하려 한다. 물량이 많아지면 다시 불러 달라고 당부까지 한다. 어떤 업체에서는 이제 신종취업 규칙으로서 50세 이상 신규 입사를 거부하기까지 한다. 하청 업체에서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 죽음 같은 노동 강도를 견뎌내는 최우량종, 고품질의 노동력을 확보하려 한다. 결코 "불량 선인"은 중공업에 취업할 수 없다.

분노는 쌓이고 있다

페인트 분진에, 쇳가루에, 용접가스에 검게 그을리고 파김치가 된, 유기용제에 중독 된 하청노동자들은 하루에도 몇 번식 울분을 토해 낸다. 일어나자마자 일하고, 밥 먹자마자 일하고, 담배 한 대 피자마자 일하고, 일 마치면 파김치가 되어 쓰러져 자기도 바쁘다. 갈수록 더욱 혹독해지는 노동 강도. 이러다 또 한 사람 잡겠네'. 그렇게 몇 사람이 죽어나간다. 빨리 돈 벌어서 장사라도 해야지, 아무리 업체 소장, 총무 새끼 좆같아도 빨리 기량자가 되어서 최고 시급 최고 일당을 주는 다른 업체로 옮겨야지, 희망을 갖지만 어느덧 최고가 되어도 몸에는 부항자국, 파스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 하청 노동자들이 아무리 개인적인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하청 노동자의 현실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 하청 노동자들의 개인적인 노력의 성과물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 무차별적인 정리해고로 돌아온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앉아서 죽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이것은 사는 것이 아니다. 정말 이렇게는 못 살겠다.
그러나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현대중공업에서도 하청 노동자들의 작은 집단적인 행동, 투쟁들이 있어 왔다. 임금을 올리기 위해, 업체 소장의 부당한 해고에 맞서, 체불임금을 받기 위해, 하청 노동자들은 집단적으로 무단결근과 잔업거부를 감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투쟁은 한 차례의 시도 이후에 주도한 몇 사람이 잘리는 것으로 마무리되곤 했다. 그리고 이 투쟁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러저러한 술자리에서 야사처럼 이야기되곤 한다.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해서, 하청 노동자들의 요구를 획득하기 위해 함께 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는데, 다만 여기까지이다. "하청은 안돼" "하청 주제에 뭘 할 수 있겠노" "노조 만들자마자 업체 날라 가고 총대 맨 놈뿐만 아니라 싸그리 짤리고, 다시 중공업에 취업하지 못하고,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는데 도대체 누가 할 수 있겠노" "직영들이 함께 싸워주면 몰라도"
그래서 방법이 없어서, 현재 하청 노동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좀더 일하기 좋고, 돈 많이 주는 다른 업체를 찾아 떠돌아다니는 것이다. 자신의 기량을 최고로 키워 업체에서 함부로 하지 못하고 오히려 대접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하청 노동자들이 꿈꾸는 것이며, 아니면 몸 배리기 전에 하루 빨리 목 돈 만들어 장사하는 것이다. 강요된 하청의 삶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날 잡아서 좃 같은 업체 소장 새끼랑 한 판 붙고 그만 두는 것이다. 모든 문제가 개인적인 노력으로 대체된다. 그리고 조선소밥 다시는 먹기 싫다 떠난다 하지만 배운게 스프레이고, 그라인드고 용접인데, 쉽게 떠나지 못한다. 1년이 2년이 되고 3년 되고 어느새 늙은 노동자들이 되어 있다.

이상의 글은 금속산업 연맹에서 발행한 “사내하청 비정규직 차별과 노동 탄압 사례집”(2004년 4월)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위에서와 같이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매우 열악하고 이는 통계자료에 나온 것보다 더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상의 자료를 통해서 살펴보면 하청인원에 포함되지 않는 노동자들 즉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임금역시 원청회사에서 하청기업에 임금을 지불하고 하청 업체에서 얼마간을 챙기고 다시 분배하는 방식이다 보니 원청회사에서 통계청에 보고해서 만들어진 통계자료 보다 더 적은 금액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통계수치만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그들의 근로조건은 열악하다 못해 비참할 정도입니다.

3)외국 사례에서 살펴보는 비정규직 문제 조선일보 3월 10일자 경제면 기사 <독일, 산별노조서 비정규직도 보호 프랑스, 비정규직 고용조건 구체적 명시 일본, 제조업 장기간 파견근무 법제화>
박영삼(2001년) “ 임시직 국가 스페인의 실패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월간 비정규 노동>>


노사 관계에 있어서 그렇다 할 오래된 역사가 있지 않은 우리로써는 다른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는 것이 불가피하다 할 수 있겠다.
먼저, 비정규직이 많은 네덜란드의 경우 고용안정과 비정규직의 동등 대우를 위해 노사간에 맺은 “뉴코스 협약”(93년)과 “유연성과 고용안정 협약”(96년)이 체결된 이후 급속도로 파트타임 고용이 확대되었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줄여 비정규직이 많으면서도 사회적인 문제화되지 않으며 오히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하나의 장점으로 꼽는다. 세심한 규정으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을 줄인 프랑스에서는 비정규직의 유형마다 사용자가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 있는 구체적 요건을 정하고 그에 합당한 노동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이 점은 분명 다양한 비정규직의 형태가 존재하는데도 법적으로 명확한 규정이 없는 한국으로선 참고할 부분이 많다 하겠다. 종신고용 등 한국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일본은 2000년대 들어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는 방안을 연구, 일부 법제화가 된 상태다. 작년 3월1일 개정된 노동자 파견법은 그동안 탈법적으로 이뤄져왔던 제조업에 대한 파견 근무를 양성화하고 파견근무 기간도 장기간으로 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독일은 산별 노조가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방패막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유럽 국가와 다르다. 독일에선 근로자의 경우 정규직 여부에 상관없이 단일 노조에 가입하고 노조의 임단협 협상에 따라 근로조건이 결정된다. 따라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차별이 존재할 수 없다. 즉,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 나라들 모두 선진국의 계열, 즉 경제적 계열에 있어 중심적인 위치에 있는 나라라 반주변 국가에 속하는 우리나라와 일직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최근 IMF가 한국에서의 비정규직 문제 해소를 위해 ‘스페인식 노사모델’을 권고한 바 있어 스페인의 경우를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스페인의 경우, 독재자 프랑코 총통이 1975년 사망한 이후 10년간 심각한 경제침체를 경험하였다. 이 때, 1977년에 5.1%였던 실업률은 1984년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서게 되었고 바로 그 때, “실업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신규고용을 창출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직적인 스페인의 노동시장을 유연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미 1980년에 정부가 제정한 이른바 ‘노동자 지위 법(Workers Statute, Ley del Estatuto de los Trabajadores)으로 상시 고용된 정규 노동자의 해고를 엄격히 제한함과 동시에 해당 노동자들의 임금 및 노동조건을 지역/산업별 단체협약에 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실업처방제로 제시된 것이 임시고용 전면 자유화였다. 스페인 정부는 1984년에 이른바 ’노동자 지위 법 개혁(Reforma del Estatuto de los Trab-ajadores)'조치를 통해 모든 형태의 임시직 고용계약을 제한 없이 허용하면서 정규직 노동자들과 달리 임시직 노동자들에게는 계약 해지에 대해 법원에 어떤 이의도 제기할 수 없도록 했다. 이 법으로 정규직 고용의 증가는 완전히 정체한 반면 임시직의 고용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새 노동법이 시행되고 1985-90년 기간동안 세계적인 경제회복에 따라 스페인에서도 196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등 대대적인 경기회복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고실업 사태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1990년이 되어서도 실업률은 15% 수준을 유지하였고 93년에는 세계경제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든 영향을 받게 되어 실업률은 24$까지 치솟았고 실업자 수는 370만 명에 이르게 되었다. 아무런 규제도 없는 임시직 고용의 전면자유화로 인해 스페인의 노동시장이 지나치게 탄력화 되어있기 때문이었다. 즉, 임시직의 해고가 지나치게 자유롭게 됨으로써 조그만 경기하강에도 곧바로 급격한 고용감소를 초래하는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결국 스페인의 노동시장은 당초 임시직 고용을 자유화했던 시점보다 더욱 나빠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스페인 정부는 이번에 임시직 노동자의 무권리 상태는 그대로 놔둔 채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섰다. 1994년 노동법 개정으로 상용노동자에 대한 해고를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정당한’ 해고 사유의 범위를 대폭 완화해준 것이다. 이것은 임시직의 축소라는 예측된 결과와는 달리 정규직을 임시직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1996년, 스페인 통계청에 따르면 신규로 고용된 노동자의 96%가 임시직이었으며, 임시직 고용의 70%가 3개월 미만의 단기계약이었다.
정규직에 대한 해고보호가 완화되면서 노사정은 심각한 갈등에 직면하게 되었다. 실업과 불안정고용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사회적인 혼란만 가중되어갔던 것이다. 이에 지난 97년 이후, 정부와 노동 단체가 ‘집단간 협약’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1997년 4월, 4월 협약이라 불리는 중앙노사협약은 임시직의 비율을 축소시키고 ‘신규’채용되는 상용 노동자의 해고보상금을 감소시키는데 그 주된 목적이 있었다. 정규직들이 퇴직금에 해당하는 ‘해고 보상금’의 70%만 받고, 나머지는 그동안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에게 돌렸다. 나아가 1999년에는 임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특별한 혜택을 부여하도록 했으며, 기간제 노동자를 고용한 사용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부담을 높여 정규직 전환을 촉진시키고자 했다. 그 결과 비정규직 비율은 1999년 37%에서 2002년엔 3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상의 외국 사례를 살펴보아도 비정규직 문제를 방치하는 것은 정규직의 문제 나아가 실업률의 문제로 발전한다. 고용의 유연화, 노동 수요의 탄력화가 누구를 위한 것 이고 그렇게 이룬 경제가 누구를 위한 경제인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일하고 땀 흘리는 사람들을 위한 것은 아닌듯하다. 그러면 이런 비정규직 문제 나아가 노동의 유연화를 초래하는 배경은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4)비정규직 확산의 배경 신자유주의Chris Harman(2001) Economy of the Madhouse-Capitalism and the Market today, 책갈피


신자유주의는 1974~1976년의 거대한 경기후퇴 이후 정부의 체제 개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나타났다. 미국 경제학자 맨키우(Mankiw)와 로머(Romer)가 지적한 대로 “케인즈주의로 일치되었던 의견” 대신 “시장이 언제나 균일한 균형을 이루고...보이지 않는 손이 늘 효율적인 자원배분으로 경제를 인도한다”는 해묵은 사상이 다시 등장했다. 그리고 경제학자들과 정치가들은 ‘통화주의’라는 학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는데 이 학설에 따르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기는커녕 오히려 정부는 경제에서 총 통화량을 억제하거나 또는 노동조합들이 생활 수준을 방어하는 경우처럼 “부자연스런 독점”을 금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절대 개입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국가의 개입과 복지를 줄이자는 신자유주의의 입장은 크리스 하먼의 신자유주의 경제학 비판이라는 책의 한 부분이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미국에서는 찰스 머레이(Charls Murray) 같은 사람들이 목청을 높일 기회가 엄청나게 많이 생겨났다. 그들의 주장인즉,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가난 속에서 살고 있다면 그것은 열려진 기회도 붙잡지 못하는 무능한 밑바닥 계층을 만들어낸 복지 규정의 잘못이라는 것이다. ‘신우익’은 유일한 해결책이 자녀를 더 많이 가지려 고집하는 미혼모들에 대한 복지 규정을 폐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국에서도 ‘복지에 대한 의존’의 위험성을 두고 말들이 많아지고 있다. 보수당 계열은 물론이고 노동당 내에서도 이런 말들이 들리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입장에서 보자면, 효율성과 이윤이 최상의 미덕이다. 수요와 공급, 재화의 자연스런 흐름을 막지 않기 위해서는 노동의 유연성도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하는데 이것은 자본가들이 기업의 이익을 위해 그전까지 보장되었던 고용의 안정성을 버리고 대신 필요한 만큼 노동자를 고용하고 해고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함을 뜻한다. 그 뿐만 아니라 기업 측에서 많은 자금과 노력이 들어가는 노동자의 복지에 관한 문제도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 것이다. 노동의 유연성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필요한 만큼, 필요한 때 고요했다가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는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기업에게는 이득이 된다. 물론 이들에게는 정규직 채용 규정에 따른 고용보험, 산재보험의, 의료보험의 혜택의 복지적인 차원도 제공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업은 그 편리성을 추구하여 정규직 비율을 줄이고 비정규직의 비율을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3 연구문제.
“성균관 대학교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의 현황”
우리 4조는 이상의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우리주변에서 일어나는 비정규직 노동자분들을 인터뷰해 보고 그것을 토대로 비정규직 노동자 분들의 상황과 문제점 그리고 대안을 논의해 보았다.
이하의 인터뷰는 2004년 5월 20일에 성균 관대 청소부 아주머니들과 이루어진 인터뷰입니다.

질문자(이하 질)> 몇 시에 출근하셔서 몇 시에 퇴근하시나요?
아주머니들(이하 아)> 5시 반 정도까지 나와서 6시부터 일을 해요. 그리고 퇴근은 3시 반 정도??
질> 어떤 일을 하시나요?
아> 층과 구역을 나눠서 아침 출근 후 3시간은 화장실, 복도, 쓰레기통 등을 관리하고 그 후론 틈틈이 돌면서 자기 맡은 구역을 관리해요.
질> 학교와 직접, 아니면 하청 업체와 계약을 하셨나요?
아> 네, 네, 용역 회사(대화)와 계약을 했지요.
질> 그럼 일하실 때 감독관은 있으신 거지요?
아> 물론이죠.
질> 그럼 그 사람은 하청업체 소속인 거지요?
아> 그 사람은 사장이 아니고 하청업체 소장이지요. 그 사람이 대리인 거죠. 우리 잘못 한거 있으면 지적하고.
질> 그럼 계약 기간은 정해져 있나요?
아> 네, 2년 동안 이지요.
질> 2년 동안은 그럼 고용을 보장받으신 건가요?
아> 그렇지요.
2년이 지난 후에는 용역 회사가 바뀐다거나 할 수 있지만, 계약 기간인 2년 동안은 우리가 아파서 그만두거나 일을 할 수 없게 되지 않는 한 계속 나오는 거지요. 대신 계약 기간이 끝나면 여러 다른 하청 업체들이 입찰을 하게 되는데 그 때 제일 낮은 돈을 제시하는 업체와 대학이 다시 계약을 하는 거지요.
질> 그러면 업체가 바뀌면 아주머니들은 계속 여기 계시고 감독관만 바뀌는 건가요?
아> 용역 업체가 바뀌어도 우리는 일을 계속 하기는 하지만 만약 용역 업체가 원한다면 우리는 짤릴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아줌마들도 바뀌기도 하지요. 나이가 많다는 것을 핑계로 나가라 하면 어쩔 수 없이 나가야 되는 거예요, 뭐. 보통 젊은 사람들을 더 많이 쓰고 싶어 하자나요.

질> 그러면 용역 회사는 다른 곳으로도 파견을 보네시나 보죠?
아> 그건 아니고 여기 일만.
질> 고용보험이나 의료 보험 같은 보험은 드나요?
아> 하지. 할 사람은 하고 안 할 사람은 안 하고. 젊은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고용보험 들지.
질>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은 충분하신가요?
아> 뭐 그거는 충분하지. 아침에 나와서 4시간은 아주 잠시도 쉴 새가 없어요. 아침은 한 10시쯤에 먹고 그러고 나서는 11시에 또 올라가서 돌고 와요. 12시부터 1시 사이에는 또 돌아봐요. 그리고 또 2시쯤에 올라가서 2시 반이나 3시쯤에 내려와서는 3시 반에 이제 집에 가지요.
질> 월차는 있나요?
아> 월차는 말하자면 없는 거지.
질> 아프거나 혹은 친지들이 상을 당하는 등 급한 일이 있을 때에는 조퇴나 결근 같은 건 허용이 되나요?
아> 그거야 되지요. 우리끼리 빠진 사람 몫을 나눠서 매우는 거지요. 그리고 부모가 상을 당했을 경우엔 회사에서 2~3만원 정도의 부조가 나와요.
질> 처음에 여기 일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서 얻으신 건가요?
아> 친구 소개로 여기 자리 남았다 그러면 오고. 서로 사람 하나 비었다 그러면 연줄로 이렇게, 이렇게 하는 거지.
질> 일한 대가는 월급으로 받으세요, 아니면 시급으로 받으세요?
아> 월급으로 받아요.
질> 그럼, 죄송하지만 얼마 받는지.....
아> 정말 조금 받아요. 59만원. 거기에서 젊은 사람들은 고용보험 떼고 의료보험 뗄 사람들은 떼고, 이래저래 세금 빼고 나면 우리 손에 들어오는 건 54만원 정도? 너무 박해요.
질> 정말 박하내요. 한 번 병원 가시려 해도 손 떨리시겠어요..
그럼 원래 일하시는 시간 외에 잔업은 있으신가요?
아> 일요일 같은 때에 당번을 정해서 학교에 나와서 청소하곤 해요.
이건 뭐 잔업이라 하긴 뭐하고 그냥 그렇게 당번을 정해서 돌아가면서 하는 거지.
질>그럼 그거에 대해서는 따로 보수를 받으세요?
아>그렇지는 않아
질> 월급이 있고 수당을 더 한 게 그 가격인거지요?
아> 우리 원 봉급은 44만 4천원인데 수당이 붙어서 그렇게 되는 거예요. 무슨 수당, 무슨 수당 붙어서 59만원 돈이 되는 거지요.
적지. 일에 비해서 봉급은 너무 적지. 이렇게 적어도 벌어먹고 살라고 하는 거지. 이 돈 받으면서도 먼 데서 첫 차 타고 오는 사람들도 있어. 솔직히 그 양반들은 차비 떼고 나면 더 적지.
질> 일 끝나시고 또 다른 일은 힘드셔서 같이 못 하시지요?
아> 못하지. 3시 반에 끝나서 뭘 어떻게 해.
질> 혹시 다른 이런 비슷한 종류의 일을 하시는 분들은 얼마 받는지 아세요?
아> 많이 받는곳은 많이 받지요. 여기가 제일 박해~ 70만원에 300% 보너스인데도 있고 100만원 받는데도 있고. 용역들 나름 이예요. 근데 여기가 제일 박해~ 저기 이공대도 65만원이지.
질> 그럼 용역 업체에 따라서 가격차가 심한가요?
아> 잘 아시네... 용역에서 많이 먹고 우리 적게 줄 수도 있는 거고. 학교에서 용역에 일당을 얼마나 주는지 모르지만은 용역에서도 운영을 해야 하니까 우리한테 봉급을 다 안 주지요.
질> 그러면 학교에서 용역에 돈을 주고 용역 회사에서 아주머니들에게 월급을 주는 건데, 학교에서 용역 회사한테 얼마를 주는 건지는 모르시는 거지요?
아> 모르지. 그거 말해 주겠어, 어디~ 장사속인데.....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질> 만약에 여기에서 그만 두시게 되면 다른 직장에 대한 정보를 또 그렇게 연줄로만 알아보시게 되나요?
아> 그렇지요. 이 회사에서 소개해 주고 그런 거 없어요. 나가면 끝이지.
질> 처음에 이 회사에 오실 때, 사장님이랑 직접 임금 협상을 하시나요?
아> 여기는 그런거 없지요. 그냥 우리는 사장이랑 대화를 안 하고 항상 소장이랑 얘기를 해요.
질> 최저 임금이 75만원쯤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 44만 4천원 본봉, 그걸로 묶어 놨어요. 용역에 들어가기 전에는 정식 직원이었기 때문에 75만원 받은 거였지요. 근데 거기서 용역이 들어오면서 중간에 얼마를 빼 먹는 거지. 그러니까 그것 밖에 안 줘요.
얼마 전에 이런 거 말 잘못해서 신문에 나서 고생한 적이 있었어~!!!!!
질> 아, 저희는 그런 거 아니예요. 그냥 학교 수업 시간에 발표할 숙제 때문에 그런 거에요.
아> 다른 학교에서 얼마나 주는지는 모르겠지만 평균적으로 전화국 같은 데에서는 다 한달에 65만원이 넘어요. 그런데 여기는 통틀어서 다 올랐다고 해서 59만원 받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것저것 다 떼고 나면 54만원 받아요. 그러니까 여기는 할 일은 너~무 많고 또 돈은 너~무 적고 그래요. 평수도 넓고 일거리도 많고 한데 정말 너무 적어요. 노동법에는 뭐 75만원인가 뭔가 준다고 그러는데 여기는 왜 이렇게 적은지 이해할 수가 없고 평균적으로 못해도 65만원만 줘도 괜찮겠는데 여기는 54만원 밖에 안 주니까... 하루에 돈 2만원 꼴도 안 되자나요. 밥도 내 돈 내고 사먹고.
아> 여기는 밥도 안 줘요, 또. 밥도 다 우리가 돈 내다가 쌀 사다가 반찬 싸 가지고 와서 먹어야 해요. 다른 용역들은 밥은 줘요. 사장이 쌀 사다 주기도 하는데. 우리가 뭐 사람 취급을 받습니까, 돈도 적게 받고.............................................................................................
.................................................................................................................우리는 하루에 두 끼 먹어요. 아침에 바빠서 아침 겸 점심 10시에 먹고 집에 가서 한 끼 먹어요. 안 그러면 쌀사는 돈이 너무 많이 들어.
질> 혹시 여기에서 임금 문제나 다른 문제로 말썽(?)같은 걸 일으키시고 다른 곳으로 가실 때에 불이익 같은 건 없나요? 다른 데 취업하는데 방해를 한다거나...
아> 그런 건 없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그런데 다른 데도 쓸 적에 가야지 안 쓸 적에 가면 자리가 없어. 자리가 나야 가지.
질> 그러면 자리가 나거나 하는 정보는 어디에서 얻고 다른 직장으로 옮겨가는 대는 얼마나 걸리시죠?
아> 바로바로 갈 때도 있고, 일이 없으면 1년 정도 놀 때도 있고. 빈자리가 나야 가지. 그리고 직업소개소가 있긴 한데, 돈을 많이 내야 하기 때문에 잘 안가. 예전에는 5만원 정도 내면 1년 정도 소개해 줬었는데, 이제는 직업소개소에서 받는 돈의 1할을 떼어서 소개비로 주면 두 번까지는 소개해 줘. 그러니까 5만원 내면 50만 원짜리, 7만원 내면 70만 원짜리 이런 식으로 말이지..
질> 혹시 말을 잘못하거나 하시면 짤리거나 하시지는 않나요??
아> 금방 청소하고 왔어도, 다시 가보면 학생들이 엉망으로 어질러 놓으면 화가 나서 혼자 욕이라도 잘못하다 걸리면, 바로 짤리지.. 요즘은 인터넷에라도 올라가면 난리가 나지.
질> 임금을 올려달라고 말씀에 보신 적은 있으세요?
아> 하죠. 그런데 임금 아주 많이 올라가봐야 2만원, 디~게 많이 올라가봐야 3만원. 금년에는 4만원 올라갔고 60만원 준다 했는데 거기에서 만원 떼고 8월에 올려준다 했는데 그것도 모르지.
그렇잖아요, 이렇게 더러운 일 하는 사람을 나라에서 잘 대우를 해줘야 하는데 임금 적다고 일 하기 싫으면 그만둬라 그러는데 우리가 이렇게 억울하게 일해요.
질> 본봉 44만 4천원에 수당이 15만원이 붙어서 지금 59만원이 된 거지요?
아> 그렇지. 본봉이 44만 4천원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퇴직금도 적게 받을 수밖에 없는 거고 보너스도 적게 받지. 추석이나 설에 반반씩 나눠서 상여금 100%를 주는데, 본봉이 59만원이면 상여금도 29만원씩 받아야 하는데, 그게 아니니까 추석이랑 설에 22만 2천 원씩 받는 거지.
질> 아, 정말 하청 업체를 쓰지 않는다면 더 많은 돈이 아주머니들한테 돌아갈 텐데..참...저 같으면 기업이나 학교 같은 거 관리하게 된다면 하청 업체 쓰지 않고 아주머니들을 쓸 텐데요.
아> 용역을 거치지 않으면 학교가 직접 관리해야 하자나. 그러니까 참 불편하지. 그리고 학교에서 직접 관리를 하면 나이의 제한이 있어. 그러니까 58세면 퇴직해야해. 그래서 이게 용역이 생긴 거야.
학교에서 직접 관리하면 정규직원이 되기 때문에 나이 제한으로 오히려 나이 많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되게 될 지도 모르는 거지.

질> 아, 예.
아주머니들 오늘 너무 감사 했습니다.

4.결과 논의
이상의 인터뷰 자료를 토대로 우리 학교의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대해 분석해 보았습니다.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아주머니들은 2년간의 계약기간동안 자신들이 원하면 일을 할 수 있다고 하셨다. 하지만 다른 질문에서는 잘못하면 짤릴 수 도 있다고 하셨다. 이는 어찌보면 2년 이라는 계약기간은 허울만 좋을뿐 지켜지지 않을 수 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2년이라는 기간은 하청 업체가 성균관대학교와 계약을 맺은 기간이기도 하다. 위 인터뷰에도 나오지만 2년의 계약기간 후에는 다시 일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그런데 이분들의 대부분은 생계를 위해 이 일을 하신다. 한달에 54만 원 가량. 이분들은 하루,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이적은 보수를 받고 이 고된 일을 하신다. 이분들의 연세는 대부분 우리들의 할머니뻘이며 혼자 사시는 분이 꽤 많았다. 혹은 부양하는 가족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허울만 좋은 2년이라는 계약기간은 안정적이라 보기 힘들 것이다.
그러면 이분들은 왜 이렇게 적은 금액을 받으면서도 일하시는 것일까? 인터뷰 에서도 나왔지만 이분들이 직업에 대한 정보를 얻는 창구가 제한적이다. 아는 사람을 통해서 혹은 직업 소개소를 통해서가 전부이다. 또한 지금 당장 이 일을 그만둔다고 하여도 다음 일자리로 바로 고용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 운이 좋으면 금방 금방 옮겨 갈수 있지만 운이 없으면 1년 이상도 놀아야 한다고 하신다. 하루 벌어 하루 먹기도 빠듯한 금액 이지만 이거라도 아니면 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이기에 이분들은 함부로 일자리를 옮기는 위험을 감수하기 꺼려하신다. 　　
임금 문제를 살펴보면 위 인터뷰에서도 밝혔지만 이분들은 하청 업체의 사장을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 임금 협상은 대리인인 감독관과 하게 된다. 물론 감독관에게 임금을 마음대로 조절할 권리는 없다. 이분들은 사장을 찾아가고 싶어도 찾아 가서 말 한번 잘못하면 이 일마저 못하게 되시기에 선뜻 나서기도 힘들어하신다. 그리고 대부분이 고령이신지라 억울하긴 해도 이런 일을 해결하실 힘이 없어 보인다. 이분들이 현재 받고 있는 금액은 한달에 54만 원 가량이다. 보험은 회사에서 들어는 주지만 그 비용은 회사에서 내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 부담이다. 한달을 살기도 빠듯한 금액인데 보험을 들기에는 너무 힘들다. 또한 이분들의 본봉은 44만4천원으로 고정되어 있다. 거기에 수당이 15만원 정도 붙어서 현재 59만원 거기서 세금이니, 보험료니 때고 나면 54만원이 남는 것이다. 본봉을 고정 시킨 이유는 보너스나 퇴직금이 본봉을 기준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이번에 3만원 정도가 올랐다고 하셨는데 다 수당 명목으로 올랐다고 하셨다. 위 이론적 배경에서도 살펴보았지만 이곳에서도 중간 업체가 아주머니들의 돈의 일부를 떼어 간다. 아주머니들은 학교에서 하청업체에 얼마를 주시는지 알 길이 없다고 하신다. 그렇기에 하청업체가 자신들의 돈을 얼마나 떼어 가는지도 모르고 계신다. 하청업체가 하는 일이란 것이 그저 아주머니들 감독 하는 것이 다인데 중간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아주머니들의 정당한 몫을 손 하나 까딱 안하고 가로채는 것이다.
근로 조건을 살펴보면 인터뷰에 나오듯 아침 5시 30분에 출근해서 6시부터 10시까지 정신없이 일하시고 그 후에도 학교 곳곳을 돌며 청소하고 정리하고 하신다. 우리야 화장실 아침에 가면 깨끗하다고 좋아 하지만 그건 새벽부터 아주머니들이 청소해 놓으신 거다. 그리고 우린 아무 생각 없이 어질러 놓는다. 그걸 계속해서 아주머니들은 시간 나는 대로 치우시고 정리 하신다. 아주머니들은 밥도 제때 드시기 힘드시다. 아침 겸 점심으로 한 끼 드시고 퇴근하시고 집에 가셔서 저녁 한 끼 드신단다. 회사에선 점심도 안주기에 쌀이니 반찬이니 사서 드셔야 한다. 월급 54만원에서 교통비, 밥값은 큰돈이다. 뿐만 아니라 경영관 지하 삼층 아주머니들의 대기실에는 덩그런 공간에 사물함 몇 개가 다다. 전화기나 티브이 하다못해 라디오도 없다. 그저 잠시 누워 쉬실 공간이 전부다.


4.결론
이처럼 우리 학교의 비정규직 아주머니들의 상황 역시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우리조가 조사하고 인터뷰를 하면서 얻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문제의 핵심을 요약해 보겠다.

1) 정보의 불공평성
비정규직 아주머니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해 용역 업체들이 갖고 있는 정보가 더 많다. 비정규직 아주머니들은 몇 곳의 직업소개소나 아는 이들의 알선을 통해 직업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용역 업체들은 전국의 소개소와 연계하여 자기들에게 필요한 노동자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혹은 하청 업체 자체가 직업소개소를 겸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비정규직 아주머니들에게는 필요한 일자리에 대한 정보가 순조롭게 돌지 못한다. 그렇기에 이곳저곳 알아보고 해도 여차하면 1년 이상 일을 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비정규직 아주머니들은 학교로부터 하청업체가 얼마의 금액을 받는지 모른다. 그렇기에 자기들이 적게 받는다고 막연히 생각 할뿐 얼마만큼의 자기들의 노동력이 강탈당하는 지도 알기 힘들다. 만약 2년 마다 하는 하청 업체 입찰에 낙찰되기 위해 모종의 거래가 있다고 한다면 그 거래에 사용된 돈 만큼 하청 비정규직 아주머니들은 더 착취당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경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하청업체의 투명화와 양성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직업에 대한 정보들을 좀 더 빨리 빨리 돌 수 있게 정보지 형식이나 혹은 그 외의 형식으로라도 방법이 필요 하다고 생각 한다. 물론 이 작업 전에 하청업체의 투명화가 선행 되어야 하겠다.

2)하청업체는 없어지면 안 되나?
그럼 아예 하청 업체들을 버리고 학교와 비정규직 아주머니들이 직접적으로 고용 관계를 맺을 수는 없을까? 이상에 대해서는 학교 측 관련자 분들이나 감독관과 인터뷰를 해보려 했지만 아주머니들의 상황과 또 학교 측 관계자 분들과 시간이 맞지 않아 인터뷰 할 수 없었다. 다만 아주머니들의 이야기를 빌어서 추측해 보면 학교 측에서는 자신들이 직접 아주머니들을 관리 하는 것 보다는 하청 업체를 이용하여 관리 감독 하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그리고 위 현대 조선 문제와 연관 시켜 보면 학교 측에 서도 직접 고용 관계를 맺게 되면 임금협상에 응해줘야 하고 고용 안정성도 보장해 줘야 하지만 하청 업체를 이용하게 되면 그 모든 것을 하청 업체를 교체하는 것을 해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청 업체가 없어진다면 아주머니들은 하청업체가 중간에 가져가는 금액 없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학교가 그것에 응해주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인터뷰 내내 느낀 점은 아주머니들이 바라는 것이 큰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차피 학교에서 하청업체에 주는 금액은 일정할 것이고 그렇다면 그 돈을 직접적으로 아주머니들에게 드리는 것이 좀 더 나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단지 편의상의 문제 때문에 아주머니들의 상황을 내버려 두는 것은 바람직 못하다고 본다. 또한 아주머니들은 자신들이 학교와 직접 계약을 하게 된다면 58세라는 정년에 걸려서 일을 못하게 되실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그렇기에 하청업체가 있는 것 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이것은 하청업체의 사탕발림에 불과 하지 않다고 생각 한다. 지금이야 아주머니들이 하루하루를 정말 먹고 살기 위해서 생활 하신다. 자신들이 일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도 못하고 저금이나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설계조차도 하기 벅찬 상황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만약 하청업체가 없어지고 조금이라도 아주머니들이 더 나은 액수를 받고 일을 하게 되신다면 좀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5. 한계 및 제언
우리 조는 사실 우리가 해결하기엔 너무나도 벅찬 주제를 정한 것을 인정한다. 사실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의욕에 넘쳐서 시작했지만 사실 그 의욕의 반도 이루지 못했다. 또한 이번 조사를 위해 인터뷰를 하면서 인터뷰 당사자와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중립적으로 하기가 참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인터뷰를 의도대로 진행 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도 느꼈다. 물론 우리의 준비도 많이 부족했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리고 좀 더 다양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또 학교 관계자 분이나 하청 업체 관계자를 만나서 인터뷰 해보았어야 하는데 사정상 하지 못한 점이 많이 아쉽다. 만약 이러한 연구를 이어서 하시는 분들께서는 다양한 입장과 다듬어진 인터뷰로 좀 더 구체적이고 깊게 탐구 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