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성
열대의 바다, 휴양지
푸켓 Phuket
돌이켜보니 콘크리트 건물 사이를 오가며 계절의 변화도 못 느끼며 건조하게 살고 있네요.
여름휴가지 소식은 출근 버스 안에서 뉴스로 잠깐 들을 뿐이고, 청명한 하늘 한번 감상할 새 없이 밤이 되기 일쑤고, 쳇바퀴 도는 일상은 빡빡하다 못해 곧 부러질듯하다.
내려쬐는 햇살, 스멀스멀 올라오는 아스팔트의 열기를 참아 내다가도, 갑자기 훅 하고 뿜어낸 시내버스 배기가스에 가슴이 꽉 막힌다. 아 ! 안되겠습니다.
아무래도 이제 잠시라도 도시를 떠날 시간이다.
당당하게 넉넉하게 쉬다 올 수 있는 곳, 푸켓
여행은 기억이다.
우리의 눈이, 우리의 입이, 우리의 코가, 그리고 우리의 몸이 여행을 기억한다.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나열하는 여행 잡지보다, 느리게 넓게 보고 발로 생각하는 오감으로 기억되는 여행을 ...
나이가 여행에서 멀어지랴 하는가?
아무래도 올 여름엔 두려움 없이 떠나라 그리고 즐겨라 !
색다른 색깔이 존재하는
태국 푸켓 --
인간은 언제나 휴식을 갈망한다.
변함없는 햇살과 바람, 바다가 있는 자연 속에서 사람들이 파라다이스를 연상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연상 반응이 아닐까.
푸켓 해변과 맞닿은 리조트에서 마음껏 휴식을 취하다가 풀과 바다 속으로 뛰어들어 짜릿한 즐거움 속으로 내 맡길 수 있는 여유가 행복하다.
그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얼마 만에 여유인가, 가슴 갈피에 끼워둔 추억한 장, 환하게 떠오른다.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 블랙커피처럼 진하게 하늘 원고지에 여백을 채색하고 싶다.
유난히 유럽인들이 많이 찾는 라구나 리조트에서 휴양을 즐기는 부부,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한결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저마다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될 추억은 어떤 모습일까.
최고의 휴양지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태국의 푸켓.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리조트들이 생길 정도로 푸켓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구친다.
이곳은 푸켓 한 곳으로 만도 충분한 여행지이자 휴양지가 되지만 푸켓을 기점으로 크라비나 카오락,피피섬 등으로 더욱 다양한 일정을 만들 수 있다.
태국에서 가장 큰 섬 푸켓.
열대 야자수와 푸른 바다. 하얀 백사장. 원시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무인도 섬들이 많아 “안다만 해의 진주”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푸켓 서쪽 방타오 비치에 자리 잡은 라구나는 바다에서 떨어져 나온 석호인 라군을 중심으로 최고의 리조트가 모여 있는 리조트 단지이다.
아름다운 푸켓의 자연, 라구나의 매혹적인 휴양시설 속에서 모처럼의 꿈같은 휴가를 그려본다.
지도에 띄엄띄엄 그려진 해변의 이름만으로 이곳을 평가하지 말라, 작은 섬에 불과할 것이라는 짐작은 도착과 함께 이내 사라진다. 볼 것도, 할 것도, 먹을 것도 많다.
그야말로 휴양 섬의 지존이라 감히 말할 정도로 다양하다.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위해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해변에서 즐기는 비치 라이프
푸켓 해변은 저마다 번화함, 한가로움, 깨끗함 등의 개성을 자랑하니 어느 것 하나 놓치기 아깝다. 아니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다.
해변의 놓인 비치 의자에서 하루 종일 늘어지게 잠만 자도 충분한 휴식을 얻을 수 있다.
해변에 왔으니 마음껏 태양과 햇살, 바다와 모래, 열대의 바람을 즐기자.
푸켓의 바다를 그저 바라만 보는 것은 고문에 가까운 일이다.
수영을 못한 다면 나는 어떠한가. 걱정하지 마시라.
리조트 투숙객을 위해 무료 다양한 액티비티(Activities) 강습이 있으니 말이다.
메인 풀 한쪽에서 스킨스쿠버 강습이 이루어진다. 기초적인 스킨스쿠버 방법을 배울 수 있어 흥미가 더해지니 하루가 깨알 같다.
잔잔한 물결에서 세일링을 즐겨본다. 처음에는 균형 잡기가 쉽지 않아 허둥지둥 대기도 하지만 이내 방법을 터득해 바람을 가르며 세일링을 하는 내가 꽤 멋있어 보인다.?

물에서 노는 것이 최고 -
늦잠으로 시작하는 리조트에서의 여유로운 아침이 행복하다.
하지만 하루쯤은 특별한 날을 위해 아침 일찍 서둘러 투어에 참여했다. 리조트 해변가 분위기가 떠들 썩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빈다. 1일 섬 투어를 위해서 해변에 모여 있다.
푸켓 동쪽에는 일일관광을 떠날 만한 섬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배로 1시간거리에 자리한 피피섬이 가장 유명하다.
알파벳 'P'자가 2개 놓여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PP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는데 영화〈 비치/The Beach 〉의 배경 로케지로 유명하다.
피피섬은 지난번 쓰나미의 피해를 많이 받은 곳에 속한다. 그 여파로 많은 리조트기 손상 되였지만 거의 복구 되여 다시금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아 많은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피피섬으로 향하는 선착장으로 이동하자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전 세계의 관광객들로 한데 어울려져 혼잡하기도 하다.
특히 푸켓 곳곳에 머무르고 있는 한국 관광객들도 눈에 띄어 반갑다.
형형색색 열대어들이 헤엄치고 ∼
피피섬은 6개의 부속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가장 큰 섬인 피피돈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인도다. 피피섬에 숙박사설과 레스토랑, 가게가 모여 있어 여행자들은 모두 이곳으로 모이게 된다. 여객선에서 내린 후 관광객들은 각자 작은 보트를 타고 본격적으로 피피섬 주변 관광을 시작한다.
예전에 해적들의 본거지로 이용 되었다는 무인도 피피레의 바이킹 동굴은 해적들이 그려 놓았다는 벽화가 남아 있다. 이곳에서 고급 중국 요리의 재료로 이용되는 바다 제비집이 채취되고 있다는데 현재 출입은 금지되어 있어 동굴 앞에서 기괴한 종유석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원숭이 섬 앞에서는 배를 대고 있으면 원숭이가 가끔 배에 올라와 간식이나 물을 가져가는 대담한 용기를 보이기도 한다.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는 이곳을 다이빙 명소로 만들었고 깊지 않은 수심 덕에 초심자도 스노클링을 하기에 그만이다. 경치가 좋은 포인트에서 잠시 머물며 재킷을 입고 바다에 첨벙 뛰어들어 둥둥 뜬 체 얼굴만 담그고 바다 속을 보면 신기한 빛깔을 지닌 열대어가 보인다. 빵 조각을 손에 들고 있으면 형형색색 열대어들이 떼를 지어 몰려와 펄떡이며 달려들어 함께 유영하는 듯 한 느낌마저 든다.
피피섬이 영화〈비치〉촬영지로 유명하다면 팡아만은 “제임스 본드 (James Bond) 섬”이라고 이름 붙여진 핑간섬으로 유명하다.
영화 007 시리즈 중〈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 / The Man With The Golden Gun 〉가 이곳에서 촬영된 이후 제임스 본드 섬으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렇게 본래의 섬 이름이 잊혀 질 정도로 영화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수백 개의 석회암 바위들이 다양한 형상으로 환상적인 바다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이 섬들은 팡아만 (Phang Nga Bay)에 위치하고 있으며 거대한 종유석과 석화동굴, 깎아지른 듯한 바위섬이 에메랄드빛 바다와 어우려져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제임스 본드섬과 피피섬 투어를 하려면 일일투어센터에 가서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으며 반나절이나 저녁에 돌아오는 코스로 일정을 짜는 것이 좋다.

볼거리, 할거리 가득한 -
태국 푸켓에 왔으니 역시 왁자지껄한 이곳 밤 문화를 둘려 봐야 갰다.
가벼운 반바지 차림으로 푸켓 시내를 나갔다. 레스토랑과 노천 바, 온갖 가짜 유명 상품들을 모두 구경할 수 있는 숍이 즐비하다. 이곳 거리는 매일 밤 세계 각 지역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노천바 에서 잠시 태국의 유명한 상아 맥주한잔을 시켜놓고 실력이 꽤 수준급인 라이브 밴드의 음악을 들으니 흥이 절로 난다.
라이브 음악이 흥겨워 그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도 있다.
태국에는 트렌스젠더가 많은 지라, 늦을 막한 밤에는 유명한 트렌스젠더쇼가 펼쳐지는 바에 “진짜 여자보다 예뿐 남자”들의 쇼가 있어 이를 보러오는 관광객들로 만원이 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또 한곳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무에타이 경기를 관람하고, 경기가 끝나면 선수와 함께 그리고 예뿐 트렌스젠더 여자와 기념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한껏 들뜬 분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술에 취해 추태를 부리는 관광객이 가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열대의 밤은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섬답지 않게 푸껫은 볼거리도 풍부하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푸켓 타운의 거리를 걸으며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는 것도 좋다.
방콕 시내 같이 높은 빌딩과 으리으리한 건물이 들어선 것은 아니지만 골목골목 크고 작은 거리에서 태국의 도시 정취를 느껴본다.
또한 태국사원은 한번쯤 가볼만하다.
우리나라와 다른 불교의 맛도 있지만, 사원 자체의 규모는 작아도 독특한 건축양식을 볼 수 있다. 화려하고 진한 색깔과 장식, 하늘로 올라간 지붕 모서리가 우리나라의 사원과는 아주 다르다. 푸켓에는 왓 살롱이 이곳에 대표적인 사원이다. 고승 밀랍 인형이 모셔져 있는데 이곳에서 기도,헌화를 하고 금박이 종이를 붙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원 내부를 구경하려면 신을 벗고 들어가면 된다.
또 하나 유명한 곳은 섬의 남서부 해지는 언덕으로 선셋(Sunset)의 풍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현지인들에게도 데이트 코스가 될 만큼 저녁 노울 전망이 좋다.
푸켓을 알리는 광고에는 어김없이 이곳 풍경이 푸켓 이미지로 많이 사용된다.
해가 지는 언덕에서...
충분히 쉬었으며, 충분히 즐긴 푸껫에서의 만족스러운 휴가는 이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여행은 사람이 만들어가고 사람은 여행이 만들어 온다.
여행은 삶의 공간이고, 자기를 세상밖에 내놓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보다 맑고 밝은 세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나를 찾는 길이다.
시간이 과거에 멈추기를 주저할 때...
자기 자신과의 새로운 만남을 위해 떠나는 여행 말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