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밤 9시 영업 제한, 5인 이상 모임 금지
김민철 논설위원
입력 2021.01.25 03:18
2009년 방영한 TV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고현정)이 “지금부터 사라벌 성내에서 다섯 사람 이상은 모일 수 없다”고 말하는 대목이 있었다. 미실이 왕위 찬탈을 노리며 위국령을 선포하는 장면이다. 그 장면이 ‘5인 이상 모임 금지의 원조’라며 인터넷에 올라와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 모임조차 가질 수 없는 답답한 심정이 10년 이상 지난 드라마 장면까지 소환해 냈다.
▶ 5인 이상 금지는 4인 테이블 한 자리로 제한한다는 뜻이다. 그 이상 규모로 모임이 커지면 집단감염이 늘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친구 여섯 명이 만나기로 했던 약속을 ‘5인 금지' 때문에 취소하자고 공지한 뒤, 그중 마음이 맞는 4명끼리 단톡방에서 모의해 따로 만나는 사례들이 있는 모양이다. 따돌림당한 친구들이 그 사실을 뒤늦게 알고 우정에 금이 가기도 했다고 한다. 일각에선 방역 3단계가 10인 이상 집합 금지인데, 수도권 2.5단계에서 5인 기준을 적용하는 건 근거가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 5인 금지보다 밤 9시 이후 영업 제한에 더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1일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슨 야행성 동물인가? 저녁 9시까지는 괜찮고 그 이후는 더 위험한가”라며 “비과학적이고 비상식적인 일률적 영업 규제를 당장 철폐하라”고 했다. 식당 등 일부 자영업자들은 밤 10시까지로 1시간만 완화해주더라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방역 전문가는 “오후 9시와 10시는 술을 마시느냐 그러지 않느냐의 차이”라고 했다. 식당에 가면 밤 8시 30분쯤 종업원이 마지막 음식 주문을 할 수 있다고 알린다. 정세균 총리는 22일 “오후 9시 이후는 식사 후 2차 활동이 급증해 만남과 접촉, 이동량이 동시에 증가하는 시간대고, 심야로 갈수록 현장 방역 관리가 어려워지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고 반박했다. 식당 등 자영업자들은 죽을 맛이겠지만 밤 9시 영업 제한이 괜찮은 점도 있더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과음하지 않고 집에 일찍 들어가고 약간 아쉬울 때 헤어지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는 것이다.
▶ 한파가 한풀 꺾이고 코로나 하루 확진자가 400명 안팎으로 줄면서 방역 조치 완화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5인 이상 금지, 밤 9시까지 영업 제한이 장기화되면서 피로감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설 연휴 귀성 인파나 대규모 신년회 모임은 시기상조라는 쪽이다.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올 추석에는 마음 편히 고향 부모님을 찾아뵐 수 있으려나.
김민철 논설위원
조선일보 논설위원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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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인택
2021.01.25 08:05:13
코로나가 저렇게 위험하다면 지하철이나 뻐스도 5명이상 태우지 말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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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성
2021.01.25 07:50:21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납니다 ..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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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2021.01.25 06:35:03
술자리나 카페는 얘기를 하기위한 모임이지. 자연스레 시국, 정치얘기가 나오고. 불안하지. 잘해도 입에 오르내리는게 정치인데 지금 상황은? 그래야 여론조작도 쉽고, 이후 당근 선거조작도 가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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