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산 송등산 괴음산 산행기
* 호구산(虎丘山/南山/납산/猿山) 경남 南海郡 二東面 龍沼里/席坪里 626.7m
* 송등산(松登山) 경남 南海郡 南面 唐項里/ 二東面 茶停里 617.2m
* 괴음산(槐陰山) 경남 南海郡 南海邑 平峴里 / 二東面 茶停里 605m
* 일시: 2006년 5월11일(목), 약13km, 4시간30분 산행 예상했음.
(故 OOO님을 추모하며, 이 산행기는 불의의 사고가 있었던 당일의 산행을 되돌아 보고 차후의 안전산행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자 이 글을 씁니다.)
아침 7시 잠실역을 출발하여, 7시30분 상일동을 떠날 때는, 총 67명의 회원이 1호차(45인승) 2호차(25인승) 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약간 흐린 날씨지만 남해 미지의 산에 대한 부푼 기대를 안고, 중부고속도로에 들어섰습니다. 저 오대장은 죽암휴게소에서 산악회장님과 자리바꿈을 할 때까지 2호차를 타고 갔는데 기사님이 어찌나 준법정신이 강한지 계속 시속 100km/h로 가는 거라요. 앞 차는 어드메 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이러다가 오늘 귀로에 삼천포에서 활어회 한사라 하기는 다 틀렸다 싶고, 참다참다 기사님께 좀 Speed 내자고 한마디 했습니다만 영 찜찜한 기분이었습니다.
산청휴게소에서 한번 더 쉬고, 사천IC를 빠저 나와 삼천포 창선대교를 넘어 남해군에 들어선 때가 12시 조금 지났습니다. 창선에서 1024번 지방도를 타야 빠른데, 해안절경 보고자 일부러 77번 국도로 진행하여 굽이굽이 남쪽해안의 어촌들을 돌고 돌며 산행기점인 앵강고개에 도착하니 때가 12시50분 되었습니다.
간단히 준비체조 하고, 오후4시반까지 하산해 줍시사라는 부탁과 함께 12시55분 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한동안 평탄한 임도로 진행하는데, 쾌청한 날씨에다 도로 좌우에 울창한 편백림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그 모습이며 그 싱그러운 내음에 심신이 상쾌하기 그지 없더군요. 회원님들 모두 룰루랄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능선오름길 찿느라 이리기웃 저리기웃, 13시25분 임도안부(용문사쪽)에서 능선으로 들어섰습니다.
잘 나있는 등로를 지그자그로 20분 올라치니 약500고지 둣들바위봉이다 (무슨 뜻인지 ??). 아기자기한 암릉미, 바위틈새에 활짝 핀 진달래, 조망 경치가 끝내준다. 유명한 남해금산이 바로 눈 앞인데 내 기분에 금산보다 여기가 훨신 나은 것 같다. 상투모양 붕긋 솟은 호구산을 앞에 두고 좌우로 앵강만 강진해가 푸른 물결 팔랑이는데, 크고 작은 섬들은 마치 은빛 쟁반위에 떡덩어리 흐트려 놓은 것 같다.
헬기장을 지나, 14시10분 호구산 정상에 섰다. 조망 더욱 끝내준다. 진행할 송등산 괴음산이 서쪽에 푸르른 마루금을 형성하고 있다. 그너머로 남해제1봉 망운산(望雲山, 783.4m)도 시원하게 조망된다. 정상석에는 한글로 "납산", 한자로 "猿山"(원산) 표기되어있다. 봉수대가 있는데 虎丘山烽燧臺라 설명되어 있고, 가지고 간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1:50000지도에는 "南山"이라 표기하였으니 산 하나에 이름이 넷인 셈이다.
정상 북쪽 절벽 귀퉁이에서 밧줄잡고 내려서 서쪽으로 휘돌아 송등산쪽으로 능선을 탄다. 중간 안부에서 용문사로 내려가는 길이 잘 나있다. 진달래 또 야생화, 그리고 뭔가 본토와은 다른 이국적인 멋을 풍기는 남도의 수목들을 완상하며, 14시50분 송등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석이 작으마이 세모꼴로 예쁘장하다. 귀비산으로 갈리는 850봉까지는 암릉길이지만 편안하다. 사방 조망이 좋아 피곤한 줄 모르겠다. 귀비산쪽으로는 등로는 보이는데 잡목이 우거진걸 보니 귀비(貴妃)가 별로 이름값을 못 하는가 보다 생각해 본다.
별 특징없는 안부로 내려섰다가, 15시25분 괴음산에 올라 섰다. 정상석은 없고 삼각점만 있다. 누군가 그 귀퉁이에 괴음산이라고 조잡하게 써 놓앗다. 남해읍이 눈아래 시원하게 조망된다. 망운산은 눈 앞에 육중한 덩어리로 다가서 있어 이 산이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이는 느낌이다. 지형 살피고 지도 보고 또 보고 하산길을 찿아서 내려선다. 10여분후 해발 400m쯤 될까 멋드러진 전망암에 도착한다(여기가 문제의 장소다.). 하산지점인 외금마을이 눈 아래에 있다. 우리가 타고온 푸른색 명품버스도 보인다. 미니버스가 새끼인양 붙어있다.
전망암을 내려와서 수림속을 조금 진행하니 뻥 뚤린 하늘아래 너덜지대가 펼쳐있다. 예상했던 것 보다 바윗덩어리들이 좀 실하다. 또 마냥마냥 끝없이 내려간다. 백두대간 황철봉이 생각 난다. 황철봉에 비하면 이건 조족지혈이다. 아무튼 이런 너덜도 산꾼들만 맛볼 수 있는 별미라고 생각하며 괜히 우쭐해진다.
15시50분 임도에 내려서니 등로가 편안해지며 갑자기 천국에 들어선 느낌이다. 계속 임도로 진행하여 외금마을에 들어선다. 16시15분 마을 밖에 있는 버스들을 안으로 모셔다가 큰 정자나무 그늘밑에 주차시키니, 하산주 지점으로는 정말 왔따다 자화자찬하며, 장수막걸리 한잔하고 즐거워하다 ...................?
16시40분 핸드폰 벨소리가 나른함에서 나를 일깨운다. 목소리가 심상찮다. 사고났단다. 이후로는 정신이 없다. 상황 파악하랴, 119 부르랴, 현장과 119 서로 연결 시키랴... 금새 달려온 구급차에 올라타고 회장님과 현장으로 떠난다. 그 너덜지대를 (그날 나는 다섯 번 지나간다) 올라 사고현장에 도착하니 후미대장님과 두어분이 심페소생시키려 열심이다. 119대원도 한 두 번 시도하더니 가망 없다는 눈빛이다. (추정 - 8m쯤 되는 절벽 위에서 돌멩이들 밟고 失足 墜落하여 後頭骨이 다치면서 腦震蕩일으킴) 남편 되시는 분이 옆에서 망연자실 어쩔줄 몰라 하신다. 헬기지원 요청한다. 들것에 옮겨 뉘고 전망대 능선위로 올라간다. 도착한 헬기에 옮기워 남해병원으로 떠난 후, 119대원들과 같이 하산하여 남해병원으로 떠난다.
병원에서 담당의사가 공식적으로 사망을 확인한다. X-ray 사진을 보이며 검시소견을 자세히 설명한다. 이 후로는 경찰과의 시간이다. 저녁 8시 조금 지나 현장검증 떠난다. 경찰 3명, 고인의 남편, 나 이렇게 5명이 그 너덜지대를 올라간다. 달밤에 후랫쉬도 비첬지만 길 찿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내려온데 말고도 너덜이 여러군데다. 한시간 가량을 헤멘 후에야 현장에 도착하니 9시반이 훌쩍 넘었다. 아마 현장사진 수백통은 찍은 듯 싶다. 여기서 한 컷, 저기서 한 컷, 가까이서 한 컷, 멀리서 한 컷, .... 이 질문, 저 질문, 했던 질문 또 하고 ,.. 당시 정황을 유추하며 수많은 질문으로 고인의 남편을 괴롭힌다. 위로의 말씀은 한번도 들은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밤 11시 다되어서 경찰서로 되돌아오니, 그새 회장님도 "거기 길도 없는데 왜 그리로 내려왔습니까 ?"등 수많은 어줍잖은 질문 공세에 녹초가 되 버린 듯 ... 의심의 눈초리로 사건을 대하는 경찰의 부정적인 시각을 다시금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중간에 늦은 저녁하고, 조서 다 마무리하고 남편분도 병원에서 작별한 후, 회장님과 남해읍내의 한 모텔에 투숙하니 새벽 두시가 다 되었습니다.
다음날(12일) 아침 7시30분 출발 버스로 서울로 올라 왔습니다. (요금이 편도 22,000원이더군요). 저녁 10시30분에 회장님, 총무님, 후미대장님과 같이 서울아산병원 빈소에 조문 갔는데, 유족들 뵙기가 참 안쓰럽더군요. 우째 이런 일이 .... 산악대장으로서의 자괴감도 심합니다.
조문후에 임원진이 모여 "안전산행"에 대한 많은 이야기기 있었습니다. 몇몇 열거하면,
- 강송산악회에 처음 나오신 분들에대한 배려 (능력에 대한 사전 검증이 필요 ?)
-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앞 뒤 가시거리를 적절히 유지하며 진행한다.
- 선두의 진행속도를 조금 늦춰 후미 사이의 시간차를 줄이자.
- 등산로가 아니면 안 간다.
- 마음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항상 적당하게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 우회로가 있으면 위험한 암릉길은 피한다.
- 회원간의 경쟁심리를 유발시키는 언행을 삼간다. ... 등등
두서 없는 졸필 양해 바랍니다. 이번 일로 같이 마음고생하시며 격려해 주신 회원님들 감사드립니다.
강송산악회 회원님들, 우리 모두 즐겁고도 안전한 산행을 위해 서로 도우며 최선을 다합시다.
불의의 사고로 아내와 엄마를 잃은 유족들에게 다시한번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
2006. 5. 15 산악대장 吳文石 拜上
첫댓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회장님,대장님,총무님,,수고 너무 많이 하셨어요...
간살보살 간살보살 간살보살 /가세가세 머안길에 / 몇날이나 걸어갈까/ 어이 어야 어이 어야 /
나 살던집 버리고 /북망산천에 어느누가 있어서 / 북망산천으로 가단 말이요 / 잘가시요 잘가시요 /인제 가시면 /언제 오신단 말이요 /오신단 날짜나 좀 일려주오 /명년 요때 오시겠소 /잘있소 잘 가시요 /
나는 가네 잘 있소 / 회원네 노소간에 / 나는 가네 잘게시오 /사선고물도선 북망산천에 /누구를믿고 갈거나 /산천초목도 잘 자랐느냐 /어제날은 초면 이지만 /오늘부터 벗을 삼아 / 앞으로는 이웃이 되어 / 조석 삭망 만나며는 / 가까웁고 친절하세 /
원통하네 절통하네 /살아 생전에 앞으로 /나 다니는데 한번 죽어진게 /등으로 모네 /세상 살아도 살데 없다 /가네 가네 나는 가네 / 인제 가면 언제 다시 와서 /동락을 같이 맞댈거나 /세월아 세월아 /오고 가지 말어라 /어제날은 나도 청춘인데 /오늘날은 백발이라 /
허송 세월 다 보내고 / 북망 산천에 영영가네 /
잘 가시요 잘 가시오 / 호호 탕탕 넓은 길로 / 극락 세계로 가십시요 ~~~~~~~~~~~~~
북망 산천 돌고 돌아 / 사토로 집을삼고 /송죽으로 울을 삼아 /두견 접동 벗이 되니 /산은 첩첩깊었는데 /처량한게 인생이라 /시내 강변 종달새는 / 천장 만장 구만장 떴다 / 상여위에는 방잘뜨고 /밑에는 상여가노네 /물 가운데 저 꽃송이는 /심 낭자 죽었던 혼이요 /
오동추야 달밝은데 / 임의 생각 간절 하구나 / 먹던 밥을 / 뚜껑덮어 놓고 /먹던 수저는 / 심녹선이 난다 / 오늘 저녁엔 집에서 자고 / 내일저녁 날은 /북망 산천이 웬일인가 /
객사 청청 유색신은 / 나를 두고 하는 말이로다 /날간다고 설워말고 /부디부디 잘계시게 /저 달은 떠서 대장이되고 /견우 직녀는 후군이되어 /은하수를 얼른 건너 /어서 바삐 따라가세 /
방춘호접이 잠깐되어 /방춘화를 찿아가니 /이하도화 행화 영산홍 /자산홍 철쭉 / 진달래 가운데 풍류량이 /갖추어 놀건마는 /북망산천이 웬말인가 /
북망산천을 / 가고 싶어 가느냐 / 천명이 이뿐이라 / 하릴없이 가는구나 .....................
세상사가 허사로세 ................... 저승 길이 멀다더니 / 대문밖이 저승 일세 .....................................
고인에 명복을 비나이다 ...............................
이글은 경상도 하북부에 전해저 내려 오는 상두가 중 일부 임니다 가시는 길 마지막 배웅 하며 상여 나갈때 잘 가시라 부르는 소리임니다....
슬픈 소식이군요. 인명은 재천이라 하거늘, 아무튼 불의의 사고를 당하신 분과 유족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강송님들을 대표해서 회장님,산악대장님,후미대장님,총무님 모두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임원분들의 헌신적인 봉사에 항시 감사드리며, 우리 강송은 무궁한 발전 있을거라 믿습니다.
인명은 재천이라지만,,,허무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회장님을 비롯 운영진 여러분 수고들 많으셧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강송산악회 여려분 들도 고생많으셨습니다.. 다시는 이런일이 없기을 빕니다..
진심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무리 인명은 재천이라지만 산이좋아 부부함께 산행하시다가 사고를당하신거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찡해옵니다, 유족들께서는 부디 절망에서 딛고 일어서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부부 함께였기 그나마... 남의 일 같지 않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명복을빕니다 산이 좋아서 산행하신분이 운명을 달리 하였기에 안타까운 마음 가득합니다 이곳을 처음들렸기에 임원진 여러분 죄송합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소상히 발켜주신 오대장님 더욱 감사합니다 특히 상기에 마련된 안전 산행 요건을 꼭 실천에 옮겨 주실것을 부탁 드리면서 임원진 여러분 계속 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