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심심하다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심심하게 먹어야 속이 편합니다. 마찬가지로 심심하게 살아야 생각이 맑아지나 봅니다. 노래하고 술마시고 춤을 추는 것이 모두 심심해서 그런 것이지요. 재미있게 논 다음 날 아침은 늘 목이 마르고 속이 쓰리고 머리가 아파요. 심심해서 몸이 튀틀려야 새로운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문화는 심심함에 지친 사람들이 심심함을 이기기 위해 만들어 낸 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심함이 없으면 창조도 없습니다. 불행하다고 인식한 사람들만이 변화를 만들어 내고, 심심한 사람들만이 심심함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구본형 선생님이 강연 여행 중에 떠오른 생각을 가져왔다. 어느 바닷가의 한적함과 나른함에 빠져 있다가 심심하다는 단어가 떠오르신 것 같다. 나는 심심함을 잘 견디지를 못하고, 노동에 빠지는 우를 자주 범한다. 난 자꾸 뭔가 이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몇 달 전에 읽은 <넓고 넓은 바닷가에>라는 책이 떠오른다. 저자는 바닷가에서 조개껍질을 줍는 것이 하는 일이었다. 그는 심심함과 함께 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저 길가에 핀 풀 한 포기처럼 살아야겠다. 집착을 내려놓으면, 그때 깨달음은 가까이 있다.
김신웅 마음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