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서 벗어난 이단들이나 사이비 집단들도 성경을 읽는다. 그들도 나름대로 교리를 가지고 있고 자칭 하나님이라고 주장하는 이들 역시 그 근거를 들이대는 것이 성경이다. 똑 같은 텍스트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결론은 명확하게 다르게 나온다.
성경을 근거로 출발점이 다르지만 결과가 어떻게 다른가 보여주는 사례를 보여주는 책이 있다. <이단들이 잘못 사용하는 33가지 성경 이야기>(이하 ‘33’>은 이단들이 주로 사용하는 성경구절이 얼마나 그릇된 성경해석인가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현장과 이론을 겸비하고 있는 저자는 이단들이 어떤 방법으로 성경을 오용하여 성도들을 미혹하는지에 대한 해박한 성경적 지식을 이 책을 통해 잘 보여준다. 서론과 본론, 결론으로 구성된 ‘33’은 먼저 이단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적고 있다. 요즈음은 이단에 대한 이해가 예전보다 더 혼란스럽다. 이단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늘어나고 있다.
저자는 과거 이단들과 요즈음의 이단은 차이가 있다고 했다. 박태선이나 정명석, 통일교 같은 옛날 이단단체들은 자칭 메시아라고 말하는 것이 더 강했다면 지금은 성경공부와 교리적인 접근을 통해 스스로 교주를 메시아로 인식하게 한다고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성도들이 이단에 빠지는 원인을 ‘상처’와 ‘사랑의 갈망’으로 꼽고 있다. 특별히 교회에서 성도들의 성경에 대한 갈망은 물론 목회자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해서 사랑과 관심을 주는 이단단체에 빠진다는 지적이다.
‘33’에서 저자는 이단들이 오용하는 구약성경은 10개, 신약은 23개를 수록하여 분석하고 있다. 구약의 경우 이중 아담론(창 4:14), 혹은 인간의 수명이 120살인가 하는 문제(창 6:3), 단 지파가 단군의 조상인가?(삿18:1-2). 불신자가 죽으면 귀신이 되는 문제(시 106:28), 동방이 한국이라는 주장(사 41:2, 46:11), 다니엘이 채식주의자라는 주장(딘 1:12) 등 이단들이 자주 애용하는 구절들을 들어 분석하고 있다.
신약은 ‘비판하지 말라’가 이단 규정 금지 성구라는 주장(마 7:1), ‘주여 주여 하는 자가 천국에 못 들어간다는 주장에 대해(마 7:21), 가출이 성경적이라는 주장(눅 14:26), 예수님이 피조물이라는 주장(골 1:15), 예수님의 재림 날짜를 알 수 있는 주장(살전 5:4) 이단 교주에게 새 노래를 바친다는 주장(계 14:3) 등의 이단들이 애용하고 악용하는 문제들을 분석하고 있다.
성경을 해석하는 원친의 대전제는 성경을 기록한 목적이다. 예수님은 율법과 선지자가 말하는 것이 예수님 자신이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성경의 기록이 예수 그리스도가 중심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전제로 한 성경을 해석하면 일단은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지적하는 이중아담론의 문제는 성경의 기록이 일관되게 구속하시는 언약의 하나님과 순종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의 관점에서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인간의 타락과 구속은 아담이다. 저자는 구속사에 필요한 인물만을 기록한 것을 두고 창세기 1장과 2장의 창조를 따로 해석하는 오류와 함께 전체 문맥을 놓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인간의 수명의 문제에 대한 해석도 이단들이 오용하는 사례이다. 노아 홍수 이전에 “그들의 날은 120년이 되리라”라는 말에 대한 기록을 두고 인간의 수명을 120년의 규정하는 것이다.
귀신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120년의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죽은 영혼은 나머지 영혼의 삶을 귀신으로 살게 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귀신을 쫓는 임상에서 나타는 조상귀신들이 지껄이는 말을 통계 삼는 것과 합쳐서 120년이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런 문제에 대해 아주 단호하게 성경의 문맥과 어울리지 않는 문제라고 주장한다. 물의 심판이 있기까지의 기간이라는 말이다. “마침내 하나님께서는 120년이 지나면 홍수로 세상을 벌하시리라고 선언하신다”는 구절의 해석을 인간의 수명으로 한정시켰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오용 사례를 보자. 소위 ‘안상홍증인회’인 ‘하나님의 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가 주장하는 ‘어머니 하나님’이 실제로 있으며, 그를 통해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갈라디아서 4장 26절을 예로 든다. “오직 위에 있는 예루살렘은 자유자니 곧 우리 어머니라”라는 구절을 두고 안증회에서는 ‘어머니 하나님’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구절을 해석하기 위해서 전제되는 것이 갈라디아서 4장 21절부터 5장 1절까지의 문맥이다. 이 구절을 토대로 하나님의 언약과 율법, 그리고 새언약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해서 성경을 해석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갈라디아서 4장 26절의 ‘위에 있는 예루살렘’은 사라와 연결된다. 사라가 ”위에 있는 예루살렘“을 대표한다는 말이다. 약속으로 받은 기적의 자녀인 이삭의 어머니로서의 아브라함의 언약을 상징한다. 이 언약은 ‘새 언약’인 예수 그리스도로 연결된다. 갈라디아서 4장 25절의 ‘지금 있는 예루살렘”은 하갈과 연결된다. 유대인의 시상 중에는 천상의 예루살렘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지상의 예루살렘은 천상의 예루살렘의 단순한 모조품에 불과하다(시 87:1-3, 사 54:10, 겔 40-48장 참조), 바울은 율법에 집착하지 않는 믿음이 구원의 원천임을 보여 주려고 ’예루살렘은 곧 우리 어머니‘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즉 ‘어머니’라는 개념은 믿음의 후손들 참된 교회와 연결되는 어머니이지 안증회가 말하는 ‘어머니 하나님’이라고 주장하는 장길자 씨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성경의 오용은 많은 사람들을 미혹하여 이단에 빠뜨린다. 이단이 위험한 것은 여러 가지다. 그 중에 자신의 삶을 그릇된 곳에서 낭비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꼼꼼히 읽을 필요가 있다. 특별히 가족 중에 이단에 빠진 경우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목회자도 마찬가지다. 신학교에서 이단을 대처하는 커리큘럼이 없다. 복음이나 성경 해석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이 있으면 굳이 이단연구가들의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학적인 것에만 몰두한 목회자의 경우는 목회 현장에서 그다지 자신이 배운 신학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교회에 신천지나 안증회 같은 이단이 나타나거나 교인이 이단에 빠졌을 때 대처하는 것은 어쩌면 이미 늦엇다고 말해도 된다.
평소 십자가 복음을 잘 가르치고, ‘33’ 같은 책자를 통해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중요하다. 이단들의 특징 중에 하나는 자신들의 교리를 체계화 놓았다는 것이다. 그 길로 가면 “그가 메시아구나”라는 엉뚱한 고백을 하도록 길을 닦아 놓았다. 그러나 거짓 길이라는 것을 알도록 하는 방법은 그들이 제시하는 길에서 조금이라도 빠져나오면 금방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역할을 할 소지가 다분히 있다. 저자는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영적 지도자라면 이단 집회에 한 번 가 보라”고 권한다. 이단자들이 주장하는 것을 찬성하라는 말이 아니다. 저자는 이단집회에서 참석한 목사가 지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진리에 대한 거룩한 욕망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엉뚱한 것에 빠지는 현상을 목격하고 ‘복음의 열정’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리와 늑대들에게 성도들을 빼앗기고 가만히 아무렇지도 않다면 그는 삯군 목자일 가능성이 많다. 아니면 직무유기의 목사이다. 이 책은 통해 복음의 바른 이해는 물론 복음에 대한 열정이 일어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