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시 웰즈와의 세션
영매 스테이시는 밥을 위해 두 번의 리딩을 했다. 다음의 내용은 그 둘을 합친 것이다. 스테이시의 영은 어떤 부분을 특히 강조하며 그 점을 이 책에서 잘 담아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다. 나는 영이 강조하라고 요구한 부분에는 [로버트](로버트는 이 책의 저자)라는 표시를 집어 넣었다.
스테이시는 다른 전생 계획 세션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영혼들이 계획판을 쓰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다른 세션에서와 달리 밥의 계획판은 두 개가 있다고 했다. 하나는 중간 과정의 계획판으로 밥이 특정 사건에 대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망라해 놓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최종적인 것으로 그의 생에 대해 아예 새로운 계획을 담은 것이었다.
나는 첫 리딩 시작 전 스테이시에게 밥이 조산아로 태어나 한동안 인큐베이터에 있었으며, 거기서 산소 과다로 시력을 잃었다고 일러주었다. 그러자 스테이시는 분명하고 자세하게 그의 원래 삶의 계획과 새로운 삶의 계획을 읽어냈다. 우리는 이번 생에서 그가 자기를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싶어했음을 알게 되었다. 이를 위해 그는 모린이라는 여자와 결혼하지만 나중에 자신의 동성애적 성 정체성을 발견하고 받아들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시각 장애라는 새로운 변수가 나타나면서 밥과 그의 길잡이 영혼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계획을 짜서 역시 같은 목적을 이룰 수 있게 하였다. 이렇게 즉흥적으로 계획이 변경되는 예는 스테이시도 나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나는 한 영혼과 그의 길잡이 영혼이 물질계에서 예기치 않았던, 그러나 아주 중요한 사건에 부딪쳤을 때 순간적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아가는지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대에 부풀었다.
“당신은 꽤 책임감이 강한 영혼이군요. 영적 성장을 앞당기고자 무척이나 힘든 삶을 여러 번 살았어요. 자기를 부정하고 겨우 연명할 수 있을 정도로만 먹고 산다든지 하면서요. 스페인에서 은둔 수사로 살았네요. 폭력과 전쟁, 인류의 부정의로부터 자신을 멀찍이 떼어놓은 거죠. 수행의 과정으로 아주 먼 길을 걸었군요. 아주 말랐네요. 음식을 구걸한다든지 다른 사람들이 베푸는 자선에 의지해서 연명하는군요.
그 삶은 이번 삶에서 당신이 한 선택의 예고편 격이로군요. 당신은 고독한 삶을 살면서 친절하고 너그러운 모습으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했어요. 섬세한 영혼이군요. 그 생과 그 전 여러 번의 생에서 자신을 세상과 멀찍이 떼어놓은 것도 그런 이유가 커요.
이번에 세상에 나오기 전 전생 계획 단계에서는 밥 자신이 되는 것과 세상 속의 일부가 되는 것을 놓고 길고 긴 의논이 있었어요. 당신은 이번에는 사람들과 더 많은 접촉을 하고 싶어했지요. 가족이 되기로 한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을 무척 편안해하네요. 가족을 사랑하고 가족과 가까이 있는 삶을 살고 싶어했군요.
또한 자존감이 부족했던 점과 관련해 뭔가 해보기로 약속했네요. 자존감이 부족했던 건 영적인 성장을 이루고자 선택한 은둔자의 삶이 너무 지나쳐서 생긴 결과였어요. 감정적인 독립성은 그 이전 여러 번의 삶에서도 많이 노력한 문제군요. 내면으로부터 자존감을 키운다는 것은 이번 생에서 당신에게 주어진 시련이에요. 당신은 감정이 극과 극을 오가고, 다른 이들을 보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확인받으려 하지요.
이번 삶에서 어떤 시련을 택할지, 어떤 방법들로 당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이룰지 여러 가지 의논이 오갔어요. 어머니가 당신을 예정보다 일찍 낳은 것은 계획에 없던 일이었어요. [길잡이 영혼들이] 임신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그래도 조산은 갑작스런 소식이었네요. 길잡이 영혼들도 놀랐지요.
길잡이 영혼들은 즉시 밥의 인큐베이터 옆으로 가, 그가 몸에서 빠져나와 영혼 혹은 유체(astral body)가 풀려나올 수 있는 의식 상태가 되기를 기다렸지요. 그들은 밥의 영혼이 아주 빨리 몸에서 빠져 나오리란 걸 알았어요. 길잡이 영혼들이 밥의 몸에서 그를 빼내갔다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은 그런 것이 아니에요. 길잡이 영혼들이 이 점을 당신[로버트]에게 말해주라고 하는군요.”
스테이시는 계속했다.
“나의 길잡이 영혼은 체스판, 그러니까 계획판에서 시작해 보자고 하는군요. 그것은 성장과 발전의 단계들이 우리 삶 전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주는 차트예요. 눈으로 볼 수 있으니 영혼에게는 참고가 되지요. 이 판은 흐름도와 같아요. 흐름도에는 질문이 있잖아요. 답이 ‘그렇다’이면 이 길로, ‘아니다’이면 다른 길로 가게 되지요.
밥이 조산으로 인해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있을 때. . . ‘계획판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말이 들여오네요. 길잡이 영혼 둘과 밥이 한데 만나서 계획판이 있는 방으로 돌아왔어요. 이번 생에서 밥이 세웠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다른 길을 찾아보려고 말이에요.
그(밥)가 다시 영혼의 상태로 전생 계획 장소에 돌아온 모습이 보이는군요. 밥은 순식간에 일어난 커다란 변화에 넋을 잃고 자기가 왜 여기 있는지 몰라 어리둥절해하고 있어요. 그는 신생아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직 몰라요. 길잡이 영혼들을 알아보고는 무조건적으로 그들을 믿고 있네요. 오로지 그들이 이끄는 대로 하겠다는 게 밥의 입장이에요.
두 길잡이 영혼 중 하나가 둘을 대표하여 이렇게 말하는군요.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 동안 문제가 생겨 뇌에 산소가 너무 많이 공급되고 있다고요. 밥은 이 말을 듣고 충격에 빠지는 것 같아요. 눈을 커다랗게 뜬 채 아무런 말이 없어요. 멍한 표정이에요.”
길잡이 영혼: 지금 당신이 누워 있는 침대에 연결된 튜브를 간호사가 실수로 잘못 다뤘어요. 침대 안으로 산소가 너무 많이 들어갔지요. 뇌 속 산소 농도가 올라가 몸에 손상이 올 거예요.
“길잡이 영혼들이 밥에게 그의 눈을, 그러니까 아기의 눈을 보여주고 있네요. 밥의 영혼은, 몸에 붙어 있기는 하지만 몸 밖에 나와 있는 상태에요. 그들은 밥에게 텔레파시로 말하고 있고, 밥의 마음의 눈이 육체의 눈을 바라보고 있어요. 길잡이들은 그에게 다친 눈을 보여주며, 어린 시절을 지나 어른이 되면서 그의 눈이 어떻게 될지 알려주네요.”
길잡이 영혼: 뇌에는 손상이 없어요. 눈이 손상되었지요. 지적 능력은 더 올라갔어요. 아주 높아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도움이 될 거예요. 이제 당신에게 선택지가 있어요. 이 변화가 당신이 목적한 바에 잘 들어맞는지 아닌지 인생 계획을 다시 평가해 보도록 해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 몸에서 영영 빠져나와서 우리에게로 돌아와요. 새로운 가족을 택하고 새로운 계획을 짤 수 있습니다.
“밥이 길잡이 영혼들에게 속사포처럼 질문을 쏟아내네요. 걸을 수 있는 거냐고 물었어요. 애초에 생각했던 것처럼 몸의 다른 부분에는 이상이 없는지 알고 싶어하는군요. 길잡이 영혼들은 그럴 거라고 안심시켜 주네요. 그러자 밥이 이렇게 물어요.”
밥: 제가 이루고자 했던 일은 어떻게 되지요?
길잡이 영혼: 이루어질 거예요.
밥: 이 장애 때문에 이번 생에서 제 영적인 진화가 느려지진 않을까요?
길잡이 영혼: 어디 한번 봅시다.
“길잡이 영혼들과 밥 사이에, 그러니까 허공중에요. 아래에는 그의 예전 삶을 위한 계획판이, 그 위에는 중간 단계의 계획판이, 더 위에는 이 변화를 마친 뒤의 삶을 위한 계획판이 있어요. 이 판들은 홀로그램 같은 거예요. 딱딱한 것이 아니라 얇은 막 같지요. 영혼들의 생각이 이 판을 만들어내고, 그 위에 선을 그려내고 있어요. 선들은 성장의 과정을 나타내지요.
다이어그램이 만들어졌어요. 큰 길을 중심으로 작은 잔가지들이 나 있군요. 그 중에는 집에 대한 것도 있어요. 예를 들어 밥이 태어날 당시에 가족이 살고 있을 집, 그 뒤에 이사할 집, 밥이 어른이 되었을 때 살 집, 대학 건물까지도 이 판 위에 나와 있군요. 이 모든 게 순식간에 그려지네요. 그들은 판 위에 있는 요소들을 생각으로 이리저리 옮겨요. 그들이 원래 계획판에서 중간 단계 계획판으로 가장 처음으로 옮긴 것은 어머니에 대한 거로군요.”
길잡이 영혼: 어머니부터 시작해 볼까요. 그녀는 이번 생애 당신의 어머니로 계속 당신 곁에 있을 거예요.
밥: 네 좋아요.
“밥이 안심한 것 같네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안도의] 숨을 내쉬어요”
길잡이 영혼: 아버지는. . .
“그들이 아버지를 원래 계획판에서 중간 계획판으로 옮기는군요.”
길잡이 영혼: 아버지도 역시 당신과 함께할 거예요.
“다른 요소들도 재빨리 옮겨지네요. 식구들이 기를 애완 동물, 친척들 같은 것이요. 그것을 모두가 중간 계획판으로 옮겨지네요. 길잡이 영혼들이 이 요소들을 중간 판으로 옮기자 이 요소들이 맨 꼭대기에 있던 판에도 동시에 나타나요.”
길잡이 영혼: 가족에 관련된 요소들에는 변함이 없을 거예요. 그것은 당신의 삶에서 계속해서 흔들림 없이 영향을 줄 거예요. 하지만 학교 선생님들은 변하겠군요. 이 학교(더 아래에 있는 판의 학교에 관련된 요소들을 가리키며)는 신체 조건 때문에 이제 더는 당신의 인생에 관련되지 않을 거예요. 이제는 이 학교(중간 판에 갑자기 나타난 학교를 가리키며)에 가게 될 거예요. 이 학교는 당신에게 최고의 환경을 마련해 줄 겁니다. 시각 장애인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 것 정성껏 가르쳐줄 테고요. 자, 이제 친구들을 봅시다.
“영혼들이 고등학교로 가는군요. 이 친구들은 원래 있던 판에서 중간 판으로 옮겨왔어요. 그 무렵 그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친구들이 있군요. 밥은 좋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어요. 한 손으로는 팔꿈치를 받치고, 다른 한 손은 입으로 가져가네요.
영혼들이 원래 판에서 중간 판으로 요소들을 옮기면서 아주 빠른 속도로 대화가 진행되네요. 이런 건 모두 부차적인 요소라는 말이 들리는데, 그건 이 책의 목적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이라는 뜻이에요. 이제 중요한 단계로 옮겨 가는군요. 길잡이 영혼에게 조금 천천히 말해달라고 부탁해야겠어요.”
길잡이 영혼: 아내가 되기로 약속한 여자가 이 약속을 물리겠다고 하는군요. 자신을 받아들이는 문제는 당신에게 계속 시련으로 남아있겠지만, 그녀는 당신 인생에서 사라지네요. 당신을 지지해 주는 동반자가 없어졌기 때문에 당신은 더욱 혹독하게 시련을 겪게 될 거예요.
“밥은 아무 말도 하지 않네요. 잠자코 듣기만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제 여자에 관해 묻네요. 그녀를 모린이라고 부르는군요.”
밥: 모린과 적어도 친구로라도 지낼 수는 없을까요?
길잡이 영혼: 그건 그녀의 선택이지요. 그녀를 불러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