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를 동반한 가랑비가 전국적으로 우중충한 날씨를 만들었으나
순창지역만은 오후에 쾌청하다는 예보를 보내왔기에
아침 일찍 용궐산으로 출발했다.
완주를 지나서야 비는 그쳤지만 미세먼지와 엉킨 가랑비로 인해
차창은 먼지떡이 되어 앞이 안 보일 정도라
아침식사도 할겸 휴게소에 들러 유리창 세척을 비롯하여 주유까지 마치고
다시 출발~~
카카오맵은 버스가 다닐 수 없는 산길로 안내를 해서 원치 않는 주행을 해야 했다.
차 한 대 빠듯하게 지날 수 있는 길이 일방통행도 아니라
마주 오는 차라도 있으면 무척 난감했을 거다.
다시 귀경길에도 산길로 안내하려기에 내비를 끄고 버스를 따라 큰길까지 나왔다.
용궐산에 가기 전에
장군목 유원지에 들려 출렁다리와 요강바위를 촬영하면서
날씨가 쾌청해지기를 기다렸다.
오후 1시가 지날 무렵 거짓말처럼 뿌옇기만 했던 하늘에 가장 아름다운 색이 나타났다.
1시 30분에 시작한 산행은
처음 돌계단 20여분, 그리고 하늘 잔도길 30분, 전망대까지 10분이면 충분하고
왕복 6시간을 투자해서 왕복 2시간 산행이면 아쉬움이 없을 수 없지요.
주변에 채계산 출렁다리까지 다녀오는 일정이 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나는 잔도길 곳곳에 설치된 전망대 겸 쉼터에 머물며 눈부신 섬진강의 물줄기를 바라보았다.
푸르른 하늘이 고마웠고 봄바람의 따스한 스침도 좋았다.
정상 가기 전에 전망대에서 길게 휘어진 강줄기를 보며 마시는 차 한 잔의 즐거움은
오늘의 하이라이트.
전북 진안에서 발원된 물줄기는 서쪽으로 정읍과 임실을 거쳐 흐르고
순창, 곡성, 구례의 남동쪽으로 흐르다가 지리산을 만나 흐드러지게 끌어안고 노닐다가
아픔과 사랑을 토닥여주며 더 큰 어른이 되어 하동을 지나 광양만으로 흘러간다.
매화와 벚꽃이 피는 3,4월이면 섬진강은 수많은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내고
우리들의 마음을 치유해주고 있다.
봄이 시작되면 제일 먼저 꽃 피우는 홍쌍리 청매실농장은 우리에게 어떤 곳일까?
강 건너 평사리 최참판댁의 이야기를 만들어준 박경리 작가를 어찌 잊겠는가..
화개장터에서 재첩국 한 그릇은 어떠하고..
이런 스토리가 섬진강과 함께였기에 더욱 짠한 마음이 들게 되고
앞으로 미래세대에는 섬진강 따라 만들어지는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이
우리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어주게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