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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파병, 한국노동자 죽음 불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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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파병반대' 단식 15일째 맞은 동화작가 박기범 씨 |
'단식을 계속하는 것을 주위에서 만류하고 있습니다. 제 건강을 걱정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그만두고 싶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어도, 이제야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같이 작고 힘없는 사람들이 지금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6일 서울 대학로 혜화역 4번 출구 앞마당, 이라크파병을 막기 위한 시민단식모임 '소망의 나무'(www.wishtree.or.kr) 농성장(소망캠프)에서 단식 15일째를 맞은 동화작가 박기범(31) 씨를 만났다. '단식을 생각보다 꽤 오래한다'는 기자의 짓궂은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쌀쌀한 초겨울 날씨에 매서운 바람까지 불던 이날 소망캠프 앞에는 모임 일꾼들이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이라크파병을 반대합니다. '파병반대'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라며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파병반대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참세상]
'(파병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사회단체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이라크파병을 반대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 단식을 결심했다.'
한국 이라크반전평화팀으로 이라크전 당시 바그다드 현지에서 반전·구호활동과 함께 전쟁을 생생히 목격한 그는 단식을 해서라도 파병을 막고 이라크의 현실, 아니 진실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박 씨는 '이라크인들은 외국인이 일단 총을 들고 있으면 침략자로 규정한다'며 '그들의 것을 빼앗으려 한다는 정서가 이라크 민간인들에게 퍼져있다'고 현지상황을 전했다.
'그들은 외국인들이 이라크를 개발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들의 석유를 가져가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라크전이 침략전쟁이라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이고, 종전선언 이후 미군들의 만행이 이라크인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용의자를 색출한다는 명분으로 한밤중에 자는 사람들을 깨우고, 무고한 사람들의 얼굴을 가리고, 이에 저항하면 때리고 총을 겨누는 등, 미군들은 이라크인들이 불안해서 살 수 없게끔 하고 있다.' '미군들은 이슬람교의 경전 코란을 군화발로 짓밟기도 했다. 이라크인들을 억압하고 괴롭히고 있다. 무고한 민간인들에게 점령군이 보여왔던 모습니다.'
 △동화작가 박기범 씨 [참세상]
박 씨는 이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분노가 점령군뿐만 아니라, 외국 민간인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이라크 현지 한국인 노동자 피격사건과 관련해 박 씨는 '우리 민간인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였겠는가'라며 '일본 외교관이 사망한 이후 발생한 이 사건은 치밀한 계획속에서 진행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한국정부가 2차 파병을 결정할 즈음, 이라크 저항세력은 외국 민간인들도 공격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며, 그러나 '한국정부와 언론은 우리 민간인을 겨냥한 것이 아닌, 우연한 피격사건으로 여론을 무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사건으로) 평범한 가정이 아버지와 남편을 잃었다. 부끄럽지만, 그 죽음에 대한 애도와 슬픔에 앞서 정치권이 이제 정신차리겠지 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히려 특전사까지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파병으로 응징해야 한다는 한다. 무고한 사람들이 죽었는데 정부는 일말을 책임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모임 일꾼들은 서명을 한 사람들에게 작은 국화를 나누어 주었다. [참세상]
'전투병반대'가 아니라, '파병반대'이다
박 씨는 또 정치권과 언론이 파병논쟁을 '전투병이냐, 비전투병이냐'라는 식으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인을 두고 전투병, 비전투병 따질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이라크에서는 어떠한 형태의 군인도 침략군일 뿐이다. 이라크를 복구하고 재건하려면 민간인을 보내고, 구호물자와 건설장비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라크는 실업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이라크는 이라크인의 힘으로 재건돼야 하고, 스스로 무너진 삶의 터전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며, 외국인력이 아니라 현지인들에게 일자리를 나눠주는 등 보조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는 힘없고 약한 보통사람일 수밖에 없고, 힘있는 사람들은 살길이 있다. 이라크인들도 마찬가지다.' '파병도 힘있는 사람들이 하고, 죽거나 다치는 사람들은 힘없는 사람들 아닌가. 결국 한국노동자들이 희생되고, (이 전쟁에 동원된) 미국 젊은이들이 희생되고 있다. 파병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또다시 외면한다면, '참여정부'라고 일컫는 현 정부는 우리같은 작고 힘없는 사람들이 참여할 수 없는 정부일 뿐이다.'
 △'소망의 나무' 앞에 앉아 있는 박기범 씨 [참세상]
농성장 한쪽에는 '파병반대'의 목소리를 담은 나뭇잎 모양의 색종이들이 매달린 '소망의 나무'가 또 누군가의 염원을 기다리는 듯 서 있었다.
그동안 단식으로 몸무게가 7kg이나 줄었다는 박 씨는 피로하고 야위어 보였지만, 간간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을 반가이 맞이하는데 인색함이 없었다.
박 씨는 처음 단식을 결심했을 때에는 무기기한으로 하려 했었단다. 그러나 전쟁과 파병을 반대하는 것은 평화와 생명을 살리자는 의미이기에, 스스로 몸을 혹사시키는 단식을 하는 것에 주위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결정한 단식일정은 2주.
지난달 22일 단식을 시작하고, 그 시안을 훌쩍 넘긴 그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소망의 나무' 일꾼들과 논의를 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망의 나무'는 자발적인 시민모임이다. 그동안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이 뜻을 같이해, 하루·한끼단식을 하고 보낸 성금이 적지 않다고 박 씨는 말했다.
모인 성금은 '파병반대' 신문광고와 함께 이라크NGO를 통해 현지 지원비용으로 쓰인다. '소망의 나무'는 또 서명을 모아 단체이름이 아닌, 개인들의 이름으로 성명을 낼 예정이다.
박 씨는 자신이 단식을 중단하더라도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릴레이단식 등을 통해, 이곳 소망캠프를 계속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식 첫날인 지난 11월 22일, 한 시민이 '소망의 나무'에 '파병반대' 색종이를 매달고 있다. [참세상 자료사진]
 △'파병반대' 빳빳하게! [참세상 자료사진]
 △'전쟁반대, 지구가 아파요' [참세상 자료사진]
 [참세상 자료사진]
 [참세상 자료사진]
 △'전투병반대가 아니라, 파병반대입니다.' [참세상 자료사진]
 △'기차길옆작은학교'(gichagil.saramdl.net) 아이들의 풍물공연 [참세상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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