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화성당 새 성전 봉헌미사
2013 04 07 부활 제2주일
찬미예수님! 부활 축하합니다.
무엇보다도 오늘 모화성당 새 성전 봉헌을 축하드립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내리시는 은총과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모화본당이 오늘 드디어 새 성전을 하느님께 봉헌하게 되었습니다. 모화본당이 설립된 지가 올해로 11년이 되었지만 아직 교우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기 때문에 성전을 짓는 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입니다만, 그 모든 것을 극복하고 이렇게 새 성전을 봉헌할 수 있게 되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모든 교우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 새 성전은 윤지종 미카엘 신부님이 모화본당에 부임한 후 3년 만에 이룬 쾌거라고 할 수 있는데, 신부님이 맡은 첫 본당으로서 새 성전을 짓기 위해 그동안 열과 성을 다 쏟으신 것 같습니다. 신부님께서 교구 내 16개 본당을 다니시며 강론을 하고 모금을 한 것으로 압니다. 참으로 수고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 성전 건립 일은 물론 신부님이 혼자서 이룬 일은 아닐 것입니다. 큰 금액을 희사하신 이승지 요한 보스코 총회장님을 비롯한 신자 여러분들의 희생과 수고와 기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고, 신자 모든 분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제가 한 일 년 반 전 쯤엔가 모화성당을 갑자기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윤신부님이 새 성전을 짓겠다고 하는데 현장을 볼 필요가 있었고, 조립식 건물이지만 기존 성당과 교육관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결합하여 지을 것인지에 대하여 들어보고 살펴볼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 때 신자들이 새 성전을 짓겠다는, 그리고 지을 수 있다는 의지가 저에게 강하게 와 닿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새 성전을 짓도록 허가를 했었는데 공사 시작한 지 일 년 만에 빚도 거의 없이 새 성전을 하느님께 봉헌하게 된 것이 참으로 놀랍고 주님의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주 외동 지역이 경주와 울산 사이에서 농업과 공업이 함께 공존하는 도농복합 지역이라 할 수 있고, 그래서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이번 새 성전 건립은 시기도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모화본당 주보성인이 ‘노동자 성 요셉’입니다. 그래서 도시와 농촌의 모든 근로자들이, 외국인 근로자들까지 이 성전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며 성체를 받아 모시고 하느님의 은총을 가득히 받아가는 그런 성당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새 성전을 봉헌하면서 이 기회에 역대 본당 신부님들과 역대 본당회장님들, 그리고 공소시절 입실공소와 모화공소의 역대 공소회장님들과 교우분들에게도 경주 외동 지역의 복음화를 위해 수고하신 노고에 대해서 감사를 드리며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
또 한 분 우리가 기억해야 할 분은 박도식 도미니코 신부님이십니다. 박도식 신부님께서는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정년퇴직을 하신 후 외동지역에서 은퇴를 준비하셨는데, 2000년부터는 공소에서 준본당으로 승격하여 매주일 미사를 드려주셨고, 또 당신께서 지으신 책을 팔은 돈과, 전국으로 강의하러 다니면서 받으신 돈을 모아서 지금의 교육관 일층을 지었던 것으로 압니다. 그런데 신부님께서는 퇴직하시고 3년 만에 안타깝게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나시고 말았습니다. 지난 달 20일이 박신부님의 선종 10주기였습니다. 신부님께서 하늘나라에서도 같이 기뻐하시고 하느님 곁에서 영복을 누리시기를 빕니다.
오늘은 부활 팔일 축제 마지막 날이며 부활 제2주일입니다. 그리고 사백주일이며 ‘하느님의 자비 주일’입니다.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2000년 대희년 4월 30일에 폴란드의 파우스티나 수녀를 시성하시고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선포하셨던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의 구원이 완성되었고 하느님의 무한하신 자비가 온 누리에 퍼지게 된 것을 기억하고 감사드리는 날입니다.
오늘 이 뜻 깊은 부활 제2주일에 성당 봉헌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며 이 기쁨을 모두가 함께 나누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인 느헤미야서 8장을 보면 느헤미야 총독과 에즈라 사제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오늘은 주 여러분의 하느님께 거룩한 날이니, 슬퍼하지도 울지도 마십시오.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단 술을 마시십시오. 오늘은 우리 주님께 거룩한 날이니, 미처 마련하지 못한 이들에게도 그들의 몫을 보내 주십시오.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바로 여러분의 힘이니, 서러워하지를 마십시오.”
느헤미야 총독과 에즈라 사제가 백성들에게 왜 이런 말을 하느냐 하면,
이스라엘 백성이 수십 년 동안 남의 나라 땅에서 성전도 없이 유배생활을 하다가 해방이 되어 고국으로 돌아와 예루살렘 성을 다시 짓고 성전을 지어서 하느님께 봉헌하는데 백성들이 여기저기서 울기 시작하였기 때문입니다.
자기 나라 땅 예루살렘에 돌아와 성전을 다시 세우고 그 안에서 하느님 말씀을 듣게 되니까 얼마나 감격스러웠겠습니까?
여러분들은 그 정도는 아닐 수 있지만 오늘 이 성전 봉헌이 참으로 감격스러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제2독서인 요한묵시록 21장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라,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거처하시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느님 친히 그들의 하느님으로서 그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
성전은 하느님의 집입니다. 하느님께서 거하시는 집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성전에서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께 미사성제를 바치는 것입니다.
주일미사 의무를 지키기 위해 잠시 성당에 왔다가 가는 그런 신앙생활이 아니라, 매일 하느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주님의 성체가 축성되는 이 성전에서 여러분들의 삶의 힘과 에너지를 받는 그런 신앙생활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더 나아가서 우리가 이렇게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성체를 받아 모시고 주님의 성령으로 산다면 우리가 하느님의 성전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주님을 우리 가운데 모시고 산다면 우리가 성전이고 우리가 교회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요한 20,19-31)에 보면 부활하신 예수님을 눈으로 봐야 믿겠다는 토마스 사도에게 예수님께서 다시 나타나셔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토마스야,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이 행복하다.”
우리는 예수님을 눈으로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들이니까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다섯 상처를 손으로 만져보지 않고도 부활하신 주님을 믿는 사람들이니 행복한 사람들인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이 성전에 계시고 여러분의 마음 안에 계십니다. 당신 외아드님의 죽음과 부활로써 우리를 구원하신 하느님의 무한하신 자비에 감사와 찬미를 드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