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소무의도 트레킹을 마치고
-언제:2013.04.27
-어디로:잠진도 선착장->무의도 큰무리 선착장->당산->봉오리재->국사봉
->호룡곡산->샘꾸미마을->소무의도 바다누리길 인도교->
->키작은 소나무길->해녀섬길->명사의 해변길->몽여 해변길->
부처 깨미길->떼무리길->마주보는길
-누구와:서락이님/무와님/둘리님/르네님/영미씨/윤선한
그 섬은
인천 앞 바다의 여느 섬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납니다.
먼저 행정구역이 여러 다른 섬들처럼 옹진군이 아니라
인천광역시 중구에 속하고 인천 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옆,
잠진도 선착장에서 카페리에 올라 뱃머리를 돌리자마자
채 10여분이 안되면 닿을 수 있는 섬입니다.
국사봉을 품은 호룡곡산의 호젓한 능선길과
이국적인 풍광으로 다가오는
수려한 해변의 정취를 감추고 있는 매혹적인 섬으로
섬의 구석 구석을 만끽하기엔 하루 해가 너무 짧습니다.
그 섬을 봄볕 따스한 토요일 날,
무의도와 소무의도 종주 코스로 회원님들과 함께 걸었습니다.
무의도 가는 길
바다로 가는 길은
먼 옛날의 갯바위 같던 내게로 돌아가
태고적 원시의 참나를 만나는 길
바다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지
나만 부초처럼 이방의 땅을 떠도는 섬이었다.
-이문희,<바다로 가는 길은>중에서
잠진도 선착장으로 가는 길은
갯벌위로 매립형 다리를 놓아 해양 생태계에 안좋은 영향을 줄 뿐만아니라
도로폭이 너무 좁아 자동차들이 지날 때 보행자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자연과 인간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위험한 길이었습니다.
잠진도 선착장과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을 잇는 배입니다.
배삯은 1인 3천원(왕복)을 받습니다.
약 30여분 간격으로 수시로 운항하고 있었습니다.
건너편 무의도의 최고봉 호룡곡산과 국사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습니다.
저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부드럽게 흘러내린 산자락이
마치 '춤추는 무희의 옷자락을 닮았다' 하여
섬 이름이 '무의도'입니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哀愁)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유치환,<깃발>
매혹은 언어의 사각지대에 대한 인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선은 언제나 곁눈질이다.
-파스칼 키냐르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을 지켜야 한다.
-루드비히 비트켄슈타인
무의도 떼무리 선착장에 내리면 바로 등산로가 나오는데
호룡곡산으로 이어지는 당산입니다.
당산으로 오르는 산길에는 곱디 고운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산길을 걷는 내내 맘을 설레게 했습니다.
연분홍 진달래꽃이 봄처녀마냥 수줍게 피어난 산길을 따라 걸으니
저절로 몸과 맘이 힐링이 됩니다.
이름모를 야생화도 봄 숲에서 자태를 뽐냅니다.
당산을 지나 국사봉으로 오르는 제법 가파른 산길이 이어집니다.
삶은 고독의 태양위에 떠 있는 섬
믿음은 바위가 되고 꿈은 나무로 자
고독속에 꽃이피고 목 마른 냇물이 흐르고
오! 사람들아 , 삶은 섬이다
뭍으로 부터 멀어져 있고
다른 모든 섬들과도 떨어져 있는 섬이다
-칼릴지브란,<삶은 섬이다>중에서
국사봉으로 오르는 산길에서 바라본 바다위에
아련히 실미도가 눈에 들어옵니다.
마침 물때가 썰물이라 바닷길이 열렸는데
오늘 같은 날은
갯바위로 된 징검다리를 건너 실미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역사의 상흔을 간직한 조그만 섬 실미도에도
어김없이 올 해도 봄이 찾아왔습니다.
호룡곡산 오르는 능선길에서 바라본
잠진도 선착장과 무의도 떼무리 선착장의 모습입니다.
약 30여분 간격으로 저 카페리가 운항하고 있으나
연륙교 공사가 최근에 기공식을 해서
앞으로는 자동차로 왕래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국사봉 아래 양지바른 숲속 솔밭에서의 점심 식사
호룡곡산의 품속에 안온하게 터잡은
하나개 해수욕장입니다.
여름이면 무의도 춤 축제가 열리는 현장이가도 합니다.
지난 여름 달 밝은 밤,
저 백사장에서 텐트 치고 캠핑했던 기억이 새로웠습니다.
지난 겨울 섬의 혹독한 추위를 견뎌내고 올 해도 어김없이
서어나무 연두색 새순이 돋아났습니다.
호룡곡산 능선길이 여느 숲길과 비교되는 것은
바로 저 서어나무 군락이 유난히 많아 운치를 더해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호룡곡산 능선길에 서면 천연의 바다와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들이 발아래 펼쳐집니다.
꽃잎하나 떨어져도
남은 봄 날 깍여 나가는데
바람에 우수수 지는 꽃 잎
안타까워 어찌 보리
-두보'곡강'중에서
광명마을이 보이는 텃밭에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그윽한 매화향이 전해왔습니다.
호룡곡산에서 바라본 소무의도
호룡곡산 아래 어촌의 텃밭에는 봄기운이 움트고
바다건너 섬 속의 섬 소무의도와 연결된 인도교가 보입니다.
한적한 봄날 한 낮,
봄볕이 쏟아지는 푸른 바다와 소무의도가 평화롭게 보입니다.
바다건너 인천 국제공항이고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섬은
사렴도입니다.
진달래의 꽃 말은 '절제'라고 했던가요.
짙은 붉음을 이 다음에 피어날 철쭉꽃에게 양보한
색감의 절제미가 느껴집니다.
호룡곡산 전망대
어제 밤 비에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지네
가련하다,한 해의 봄날이여
오고감이 비바람에 달렸구나
-송한필.
호룡곡산에서 바라본 소무의도
호룡곡산 하산길에 내려다 본 소무의도 인도교와
광명선착장이 보이고 소무의도 너머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섬이
팔미도입니다.
너의 가장 심오한 본성은
길을 알지니.
-프란츠 베르펠
핑크로드가 이어집니다.
한 방울 아침 이슬이
햇살을 받아 반짝인다.
하루는 진주가 될 수 있지만
백년은 아무것도 될 수 없다.
-고트프리트 켈러.
호룡곡산 능선길을 내려서면 광명항에 닿습니다.
광명항에서 소무의도 인도교로 가는길에
온 종일 지나는 사람들이 귀엽다고
한번씩 머릴 쓰다듬는 통에
지친 기색이 역력해 보이는 백구 한마리가
봄볕을 귀찮아 합니다.
소무의도 인도교
소무의도 바다누리길에서 내려다 본 소무의도 인도교
해녀도
해녀섬 길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해변을 따라 난 소무의도 바다누리길
그리고 그때는 올 것이다.
우리가 모두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될 때가,
그리고 인생은 흘러간다,
그대 안에서,또 그대 없이.
-조지 해리슨(비틀즈 멤버)
명사의 해변길
떼무리 포구
몽여 해변 길
몽여 해변길
부처깨미길
마주보는 길
소무의도를 잇는 연륙교 너머로 무의도 호룡곡산이 보입니다.
큰무리 선착장에서 내려
저 산 능선길을 따라 이곳까지 걸어온 셈인데
지금까지 여러번 이 코스를 따라 걸어 보았는데도
올 때마다 지루하지 않고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무의도와 소무의도!!
버스를 기다리는 여심
무의스토리 펜션을 운영중이신 정중근 회장님과 함께(사진 맨 우측)
정중근 회장님은 우리 카페 회원으로
'2012년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혁신인물'대상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현재 '웨스트 비젼'연구소를 운영하며
섬에 관한 대한민국 최고 권위자 중의 한분으로 손꼽히는 분으로
이곳 무의도에 정착하시면서 부동산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현재 대학에 출강중이시며
'무의스토리'와 '장봉도 이야기'등을
출간하며 무의도를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테마가 있는
세계적인 휴양지로 탈바꿈 시키려는 포부를 가지고
문화 예술계 인사들과 활발한 교류를 통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 분입니다.
무의 스토리 펜션은 객실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명소로
무의도 최고의 깨끗하고 쾌적한 객실을 보유한 펜션으로 유명합니다.
무의도에 갈 때는 꼭 들르세요.
-무의스토리 펜션
-주소:인천광역시 중구 무의동 417번지
-예약전화:032-751-6644
홈페이지를 클릭하세요-->www.muuistory.com
큰무리 포구
무의도를 나오는 마지막 배는 저녁 7시30분입니다.
어찌 멸망의 빛이 이리 아름답다냐
뻘이 돋아지며 죽어가고 있다는
환경지표식물이라 했던가
뭍 쪽 붉음에서 바다 쪽 푸르름까지
색 경계 허물어 무지개밭이로구나
조금발에 뻘물 뒤집어쓰지 않아
빛깔 더 고운 나마자기야
너는 왜 해질녘에 가장 아름다운 것이냐
채송화 잎처럼 도톰한 네 잎 따 씹으면
눈물처럼 짭조름하다
뻘에 박혀 있던 둥근 바위 그림자
해 떨어지는 순간 너희들 위로
무게 버리고 길게 몸 펴며 달린다
바위 그림자 달리는 속도라니
소멸이 이리 경쾌해도 되는 것인가
깨줄래기 떼 그림자 투하하며 날자
칠게들 일제히 뻘구멍 속에 숨는다
얄리얄리 얄라셩 망조 든 나라 슬퍼
굴조개랑 너를 먹고 산다 했던가
나마자기야
나마자기야
어찌 유서가 이리 아름답다냐
-함민복,<나마지기>
무의도에서 뭍으로 나오는 선상에서 바라본 낙조
무의도와 소무의도의 봄꽃들을 찬란하게 비춰주었던
하루 해가 서해로 몰락하고 그렇게 사월의 어느 봄날이 저물어 갔습니다.
-끝.
글,사진:윤선한
Solvitur ambulando(그것은 걷기로 해결된다)
-성 어거스틴.
첫댓글 좋은글 잘 봤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함 따라가고 싶은데.. 이넘의 저질 체력 땜시.. ㅎㅎ
그 정도 체력이면 우리나라 산들 중 못오르실 산은 없을겁니다.^^
다음 기회를 기약합니다.
좋은글과 멋진사진 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지난번에 덕분에 식사 잘했습니다.언제 기회되면 답례로 제가 밥한번 사겠습니다.^^
얹그제 강화 나들이 길에 함민복 시인을 만났습니다^^
정말 짭조름한 봄 내음 물씬 나는 무의도길..... 감사합니다
함시인은 안녕하시지요.^^
강화도나 주변 섬들 여행 하다보면 함민복 시인의 작품들이 어렴풋이 와닿곤 합니다.
선생님께서도 함시인 팬이신가 봅니다.^^
그동안 무어 그리 바쁘다고 초지대교 건너면서 지나치기만 했는데 저도 다음주 중에는 길상이네 인삼가게에 들러 안부라도 여쭤야겠습니다.
좋은 봄 만끽하세요.!
지기님덕분에 편하게 산행하고~~소무의도는 첨 가봐서 감개무량했고~~마딧는 칼국수도 먹었습니다!같이가신 횟님들과 행복한 산행해서 즐거웠고 감사했습니다. 르네님 찰밥도 마딧게 잘 먹었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참여해 주시고 함께 동행해 주셔서 든든했습니다.
종종 함께 해주셔서 유익한 산행 정보 공유해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