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시흥시·안산시 노동자의 생활세계와 인식
- 2022년 경기도 사회조사 자료 분석 -
시화노동정책연구소
< 요 약 >
1. 분석 결과 요약
○ 2022년 경기도 사회조사 자료 분석을 통해 시흥, 안산시 지역 노동자 생활세계 실태와 인식을 살펴보았다. 핵심 실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주택 소유형태를 보면 시흥시, 안산시에서 자가 비율이 경기도 대비 낮은 편이다. 전세 비율은 시흥시에서 낮은 반면에 월세(보증금+무보증금) 비율이 35.8%로 경기도, 안산시 대비 시흥시가 높다. 시흥시 노동자 10명중 4명은 주거비용으로 월세를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 가족관계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5점 척도 점수(매우 만족:1점~매우 불만족:5점)로 보면 경기도 전체는 2.04, 시흥, 안산시는 2.12점이 나왔다. 점수가 낮을수록 만족도가 높기에 시흥, 안산 지역 노동자의 가족관계 만족도는 경기도 평균에 못 미치고 있다.
- 배우자 및 자녀 만족도는 경기도, 시흥, 안산 모두 1점 대로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고 나왔다. 하지만 본인 및 배우자 부모에 대한 만족도는 시흥, 안산 모두 경기도 평균보다 점수가 높아서 불만족하는 정도가 약간 높은 편이다.
○ 시흥지역 노동자의 맞벌이 비율은 55.9%로 경기도 평균 54.0%보다 약간 높다. 안산은 52.4%로 약간 낮은 편이지만, 한국 전체의 맞벌이 비율 46.1%보다는 확연히 높다.
- 맞벌이에 따른 가사 분담 현황을 보면 경기도, 시흥, 안산 모두 ‘부인이 주로 하고 남편도 분담한다’는 비율이 50%를 넘을 정도도 높다. 부인이 전적으로 한다는 비율까지 합치면 경기도, 시흥은 80%에 가까우며, 안산은 83.5%에 이른다. 여전히 가사 영역이 여성에게 맡겨진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 5년 이내에 출산 계획이 있는 가구주를 대상으로 필요한 출산 지원정책을 보면 경기도, 시흥, 안산 모두 ‘보육비 및 교육비 지원’을 요구하는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 두 번째로 비율이 높은 출산 지원정책은 경기도, 안산은 ‘출산 장려금 지원’이었으며, 시흥은 ‘육아휴직제 확대 등 제도 개선’이 ‘출산장려금 지원’보다 약간 많았다. 경기도, 안산시와 비교 시 큰 폭으로 높은 편으로서 일선 노동 현장에서 법적으로 보장된 육아휴직제 자체가 지켜지지 않기에 나타난 결과이다.
○ 저출산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보면 경기도, 시흥, 안산 모두 ‘자녀 양육 부담(교육비 포함) > 일 가족양립 여건과 환경 미흡> 주거비 부담’순서로 나타났다. 출산·양육에 따른 비용 부담과 출산·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노동환경이 저출산의 주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 미취학 아동 보육 방법을 보면 경기도, 시흥, 안산 모두 ‘어린이 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두 번째는 유치원, 세 번째는 본인·배우자 순서로 나타났다.
- 시흥시 노동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치원 비율은 낮은 반면에 부모·친인척 비율이 높게 나타난 편이다. 미취학 아동을 수용할 유치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에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 보육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할 과제를 보면 경기도, 시흥, 안산 모두‘보육비 지원 금액의 확대’를 첫 번째로 꼽았다.
○ 시흥과 안산지역 노동자의 건강상태 인식을 보면 시흥시가 자신을 건강하게 보는 비율이 경기도, 안산 대비 높게 나타났다.
- ‘건강이 나쁘다’는 주관적인 인식에서는 안산시 노동자, 특히 남성, 일용직에서 높은 편이다.
- 일상 생활에서 스트레스 노출 정도는 가정 생활은 경기도, 시흥, 안산이 거의 비슷하게 ‘보통~느끼지 않았다’ 사이로 나타났다.
- 반면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정도는 시흥시가 경기도, 안산 대비 높다. 시흥시 여성-20대-상용직-사무직에서 스트레스 정도가 높은 편이다.
○ 초중고 재학 중인 자녀가 있는 가구주를 대상으로 사교육을 받고 있는지 여부를 보면 경기도 전체는 774천 명(91.7%), 시흥시는 33천 명(89.2%), 안산시는 25천 명(86.2%)으로 나타났다.
- 안산시가 80% 대 후반으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대체로 초중고 재학생이 있는 가구의 90% 가량은 어떤 식으로든 사교육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월 평균 사교육비는 시흥이 77.2만 원, 안산이 66.3만 원으로 전반적으로 임금과 소득이 낮은 편인 양 지역 노동자 가구에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 사교육을 하는 이유에서 ‘집에 아무도 없어서’ 비율이 시흥에서 15.8%로 높게 나타났다. 안산은 11.9%이다. 거주지역 인근에 초등학교 저학년이 이용할 수 있는 보육시설 미흡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노동자 본인 부담으로 사교육을 하고 있는 셈이다.
○ 조사 참여 노동자 본인이 살고 있는 동네 환경에 대한 만족도를 5점 척도(매우 좋다:1점~매우 나쁘다:5점)로 보면 대기, 수질, 토양, 소음·진동, 녹지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시흥, 안산 지역의 만족도가 경기도 평균보다는 낮게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거주 환경에 대한 불만이 약간 높은 편이다.
- 지역(동네) 주민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보면 시흥시 노동자의 참여나 교류 정도가 경기도, 안산시 대비 낮은 편이다. 시흥시 지역에 대한 낮은 소속감이 지역 주민 인식에서도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지역 시군 주민의 복지를 위한 기본적인 사회복지서비스가 잘 제공되고 있는지 여부를 보면 대체로 ‘그렇다’에 가깝게 나타났다.
- 지역 사회의 안전에 대한 인식을 보면 대체로 ‘안전하다’는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신종감염병 위험 항목에서는 시흥시 안전인식 점수 중 유일하게 3점 대 점수로 나올 정도로 불안하게 보고 있다. 제조업-영세 사업장이라는 시흥시 사업체 특성 상 코로나19 시기 작업장 방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경험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 안산시의 경우에는 자연재해, 건축 및 시설물, 교통사고, 화재, 먹거리, 범죄위험 항목에서 경기도, 시흥시 대비 불안하게 보는 정도가 높다. 전반적인 사회안전 인식에서도 상대적으로 불안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삶의 만족도를 보면 안산지역 노동자의 만족도가 현저하게 낮은 편이다. 경기도 31개 지자체 중 3번째로 낮다. 주관적인 행복감(행복하다는 느끼는 정도)에서도 경기도 > 시흥 > 안산 순서로 나타나 양 지역 노동자의 행복감 인식도 낮다.
- 현재 살고 있는 지역(시군)의 전반적인 생활 만족도도 시흥, 안산의 만족도가 경기도 평균보다 낮다. 특히 안산지역 노동자의 만족도는 5점 대가 나올 정도로 낮다.
○ 노동자의 노동조건 만족도를 하는 일(성격, 내용), 임금, 노동시간, 근무환경 등으로 구분해 보면 시흥, 안산 지역 노동자의 불만족도가 경기도 평균보다 높다. 특히 임금 항목에서 경기도 뿐만 아니라 시흥, 안산지역 노동자의 불만 정도가 높다.
2. 함의
○ 「2021년 경기도 사회조사」 보고서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시흥시, 안산시 모두 산업단지 조성·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배후 도시의 성격이 강해 양 지역 노동자의 전반적인 지역의 생활세계 만족도는 낮다고 할 수 있다.
- 중소규모 사업체가 다수이기에 기업규모별 분단 구조에 기인하는 상대적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이 작업장 밖 생활세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임금, 노동시간 등 노동환경 불만족은 곧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대한 불만이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맞벌이 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가족관계에 대한 만족도, 거주 지역 환경에 대한 만족도, 지역사회 참여도도 경기도 평균보다 낮다.
- 본인의 건강 문제에 대해 시흥시 노동자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평가하고 있지만 안산시 노동자의 건강 상태 인식은 좋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노동자가 일터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빈도는 시흥시가 더 높다.
- 사교육 비용은 경기도 평균보다는 낮은 편이지만, 상대적 저임금·저소득 상황을 고려하면 가구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시흥시의 경우에는 ‘집에 아무도 없어서’ 사교육을 한다는 비율이 15.8%에 이르고 있다. 공공 아동 보육시설 부족이 노동자 가구의 불필요한 추가 지출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 지방정부 주도의 사회적 간접임금 제고 방안 마련·시행이 필요하다.
- 지방정부가 개입해 노동자의 직접임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은 매우 제한적이다. 하지만 노동자의 주거, 교육 및 보육 비용은 공공적 주택 및 보육 정책을 통해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일정 요건을 갖춘 노동자를 대상으로 주거비용을 지원하는 것이다.
- 대부분의 기초지자체가 청년층(청년기본법 상 만 34세 이하)을 대상으로 다양한 형태의 주거비 지원사업(예 : 월세 지원, 전세보증보험료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청년층에 한정된 연령 요건을 확대하고, 일정 기준(예 : 소득이나 가구원 수 등)을 추가해 주거비 지원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 월세 비율이 높은 시흥시, 안산시 노동자에게는 간접적으로 임금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 또한 지자체가 주도하는 공공 보육시설 확충은 ‘집에 아무도 없어서’ 사교육을 시키는 시흥시, 안산시 노동자 가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미 시화노동정책연구소는 2016년 시화공단 비정규 노동자를 위한 정책 방안 중 하나로 위에서 언급한 방안을 포함해 지방정부 주도의 광범위한 간접임금 제고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 아울러 시흥시 노동자의 지역 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는 점에서 주거 및 도시 환경정비 사업을 통해 노동자 주거지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 지방정부-노동단체·센터-노동조합이 함께하는 지역 공동체 활성화 사업 추진도 필요하다.
- 특히 정왕동을 중심으로 한 시흥시 남부 지역은 시화공단을 조성하면서 배후 주거지로 개발된 지역이다. 2021년 경기도 사회조사 분석에서 언급한 것처럼 주민의 대다수가 외지에서 유입되어 시흥시 노동자의 정주성, 지역 소속감이 낮은 편이다.
- 이번 조사에서도 시흥시, 안산시 노동자의 지역 공동체(동네) 참여도가 낮으며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 자산도 빈약하고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도 경기도 평균 이하로 나타나고 있다. 주민센터, 마을회관처럼 유형의 공동체 자산 형성을 넘어서 무형의 공동체 자산을 형성·촉진하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 이를 위해서는 지역에서 활동해 온 노동조합, 노동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노동자를 위한 지역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노동단체와 노동조합이 선도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면서 적극적으로 제기해야 한다. 이미 ‘좋은 이웃’처럼 기초 조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시작은 지역 내 여성 노동자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맞벌이 속에서 가사를 거의 전담하다시피 하면서 가정 및 직장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 세부 내용은 첨부 파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