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을 위한 알기 쉬운 기독교 (40) - 자살에 대한 기독교의 입장은? (4)
2012. 6. 14. 18:12
■ 기독교에서는 자살을 어떻게 해석하나요? 자살하면 무조건 지옥에 갑니까?
■ 요즈음 연예인들의 자살이 많아졌는데, 그 중에는 기독교인들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기독교인이 자살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는지요?
■ 자살충동을 스스로 이겨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그리스도인의 자살 예방을 위한 몇가지 지침
최근에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젊은 연예인들, 대학생들, 중·고등학생들의 자살 그리고 최근에 급증하고 있는 노인층의 자살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이라 해서 예외가 될 수 없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신앙적 관점에서 그리스도인의 자살 예방을 위한 몇 가지 대책을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기독인 역시 정신건강 수시로 체크를
1) 정신건강을 수시로 체크하자.
기독교인들에게도 정신건강은 매우 중요합니다. 신앙인들 역시 비신앙인들과 마찬가지로 자살의 다양한 원인과 동기(우울증, 사업실패, 생활고, 불치병, 왕따, 폭력, 가정불화, 양심의 가책, 결백의 주장, 배신감, 실연 등)를 지닌 채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독교인 중에는 잘못된 신앙생활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질병으로 인해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정신적 질병은 대개는 특정한 신앙형태, 즉 열광주의적 신앙이나 권위주의적 신앙에 빠진 경우, 또는 시한부 종말론과 같은 사이비 신앙 등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심한 경우, 신앙생활이 현실생활과의 균형을 잃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종류의 증상 역시 일종의 정신질환입니다. 따라서 기독교인들도 수시로 정신건강을 체크하고 치료받아야 합니다.
2) 영적 건강을 중요시 하자.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은 건강한 가정생활과 사회생활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신앙이 활력을 잃게 되면 각종 병리적 현상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며, 영적 건강이 쇠약해지면 일상생활에서도 활력을 잃게 되고, 나아가서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병적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우울증은 흔히 소심하고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성격의 사람에게서 잘 나타나며, 이들은 대개 사회생활을 착실히 하고 사회의 도덕규범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들, 특히 교회생활도 모범적인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어느 날 절망감, 허무감, 삶의 무의미 등에 빠지게 되며 그 증상이 우울증으로 발전되기도 합니다. 평소에 신앙적으로 잘 무장하고 항상 영적으로 깨어 있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 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 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요삼 1:2)라는 성경말씀은 영적 건강이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세상만사의 기본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3) 신앙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강화하자.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의 운명적 예속으로부터 이미 해방되었고, 우리 자신의 죄의 짐으로부터도 해방되어 우리를 구원하신 분에게 속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에게 속한 때부터 육을 따라 살지 않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에게는 삶 자체가 곧 하나님의 은총이고, 그렇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복음의 본질로 무장하여 삶의 의미를 강화해야 합니다. 잘못된 신앙이나 형식적인 신앙은 삶 속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신앙의 무기력은 곧 삶의 의미상실과 직결되고, 그것은 곧 정신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이는 신앙의 본질과 관련하여 삶의 의미를 강화해야 할 이유가 됩니다. 철학자 니체는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4) 체험적 신앙생활을 훈련하자.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에는 체험적 차원이 있어야 합니다. 체험적 신앙은 신앙생활에 열정이 있게 하고, 삶에서는 생동감을 발휘하게 하며, 삶 속에서 만나는 여러 위기를 이겨낼 수 있게 만듭니다. 현대인들은 경험을 중요시하고, 기독교의 진리를 그저 머리로 이해하기 보다는 자기의 것으로 체험하고 싶어 하며, 예배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기를 원합니다. 그런 신앙생활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일상생활에서도 활기가 넘치게 되고, 무의미의 심연이나 나락에 빠지는 일이 없으며, 하나님의 은총 속에 사는 존재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할 것입니다. 체험적 신앙을 강조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수고하고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5) 자기노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자살에 대한 종교사회학적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살을 생각하는 대부분의 기독교 신자들은 목회자를 찾아 상담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않고 혼자 고민하며 괴로워하다가 자살을 결행하는 특징을 지닌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가톨릭의 고백성사는 자살예방에도 많은 효과가 있습니다.
개신교 신자들이 목회자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는 이유는 목회자가 개인적으로 신뢰를 얻지 못한데 그 이유가 있거나, 아니면 지금까지 한국교회들이 추구해온 가치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성공한 삶, 행복하고 그늘 없는 삶만이 참 신앙의 결과인 것처럼 가르쳐온 신앙관 때문에 실패한 사람, 삶의 무거운 짐을 지고 신음하는 사람은 마치 믿음이 없는 사람처럼 취급받기 때문에 그 속내를 드러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겪는 고민과 갈등, 시련과 아픔을 목회자, 가족, 친구 또는 교회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털어놓고 함께 나눠야 합니다. 자기노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을 개방함으로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 신앙공동체의 일원임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위험한 자살충동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두 팔을 벌려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강영선 한신대 교수
기사원문 : https://v.daum.net/v/20120614181207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