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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양산 백학장원 원문보기 글쓴이: hwd
클린
알레한드로 융거
-나는 뉴욕에서 병들어 가고 있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상자 속의 보물, 즉 해독시스템으로 관심을 돌리고 그것의 잠재력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해독기능은 당신이 미처 몰랐던 무한한 에너지의 보고(保辜)로 통하는 무료입장권인 셈이다.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던 해독시스템의 스위치를 ‘켜기’만 해만, 몸의 모든 부분이 더 잘 움직이고, 불균형상태가 바로 잡히고, 짜증나는 증상들이 저절로 사라지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우리 몸의 해독시스템은 쉬지 않고 일을 한다. 사실 우리가 매일, 매 순간 살아 있을 수 있는 것은 이 시스템 덕분이다. 만약 이 정교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노폐물이 쌓여서 병에 덜리고 결국은 죽게 될 것이다. 삶의 매 순간 일어나는 ‘기본적인’ 디톡스 모드(detox mode)는 생명유지를 위한 기본공식이다.
옛날 사람들은 정신적, 정서적, 신체적 잠재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기 위해 주요한 신체시스템의 일부, 특히 소화계를 쉬게 하는 게 생명유지에 필수적임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단식과 묵언수행, 명상을 하는 시간이 삶을 평화롭고 건강하고 충만하게 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는 매우 타당한 이야기다.
인류가 사냥과 채집을 하는 생활양식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단식을 하면서 유전적으로 신체활동에 가장 적합하게 진화했다. 수천 년 동안 인간은 배부르게 포식한 후에 이어지는 굶주림의 시간을 경험했다. 빈속으로 장시간을 견디는 일이 불가피했지만, 그것이 곧 건강의 비결이라는 게 입증되었다.
몸속에 쌓여 있는 독소와 노폐물들을 밖으로 내보내려면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단식을 하면 그러한 대청소 작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해독시스템이 소화기관들과 연료를 놓고 다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독성으로 인해 생활이 위험해지고, 음식으로 섭취하는 필수 영양분은 줄어들고, 삶이 점점 바쁘게 돌아가면서, 몸의 우대한 해독시스템은 과부하가 걸려버리고 말았다. 이 시스템은 지금 거의 정지 상태다.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여전히 제자리에서 일상의 ‘기본적인’ 역할을 하지만, 21세기에 새로 추가된 형편없는 식사와 환경의 독소, 스트레스라는 부담 때문에 비틀거리고 있다.
그 영향은 사람들에게 서로 다른 정도로 나타난다. 두통, 변비(혹은 설사), 알레르기, 과체중, 우울증, 불안, 통증과 같은 흔한 질환은 주로 해독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나타난다. 실제 나이보다 늙어 보이고, 쉽게 피로를 느끼고, 건강한 외모를 잃어버린 것 역시 과부하에 걸린 해독시스템과 직결되어 있다. 하지만 이 모든 현상은 바꿀 수 있다. 해독기능에 관심을 기울이면 쉽게 치료되는 경우도 자주 있다.
비극적인 사실은, 오늘날 대부분의 조기 사망 원인이 무기력해진 해독시스템 때문이라는 것이다. 해독시스템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서 벌어지는 흔한 결과 중 하나가 염증이다. 염증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되는 생존전략이지만, 지금은 위험할 정도로 과도하게 생겨나고 있다. 현대의학은 만성염증이 오늘날 만연하고 있는 암, 심혈관 질환, 당뇨병, 자가면역장애 등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기본적인 질환이라는 사실을 최근에야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현대의학은 문제의 핵심인 현대생활의 독성에 대해, 그리고 우리 몸이 그것을 감당하기에 취약하다는 사실에 대해 여전히 알지 못한다. 문제의 근본원인을 겨냥하고 거기서 치료를 시작하지 않는다면, 과연 질병을 제대로 막아낼 수 있을까?
사실 나는 ‘disease(질병)’를 ‘dis-ease(편하지 않은)’로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질병은 행복하고 편안한 느낌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말이다.
독소는 주변의 ‘바깥’ 어딘가에서 떠돌아다니는 눈에 안 보이는 물질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독성이 쌓이면 장을 시작으로 몸의 기관들이 하나하나씩 손상을 입게 된다. 독성의 조기징후와 증상들이 현대인들에게 얼마나 혼란스럽게 받아들여지고 무시되고 있는지 아는가?
신체 부위가 손상된 것을 ‘정상’으로 여기고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단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초기증상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은 나중에 더 심각한 징후와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그 증상들은 약과 수술에 의해 감춰져서, 근본적인 주요 원인은 또다시 검사되지 않고 다뤄지지 않은 채 남아 있게 된다. 결국 독성으로 과도한 부담을 떠안게 되면 몸의 계통이 무너지면서, 아주 많이 노력해야 그럭저럭 관리되는 만성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먹을거리와 환경의 독성이 일으키는 장의 염증이 얼마나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도 알려줄 것이다. 아마도 당신은 환절기의 알레르기, 피부 발진, 우울증, 단순한 의욕상실과 같은 증상이 독소와 연관되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클린 프로그램은 시중에 넘쳐나는 수많은 정화-해독 프로그램들 가운데 가장 명확하며, 그것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과학’에 대해 설명해준다. 그리고 이 독소들은 무엇이며, 어디에 존재하고, 어떻게 드러나게 되는지, 그리고 사람들의 생활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 클린은 독소로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첫걸음이다.
클린 프로그램에 들어갈 땐 본격적인 프로그램에 앞서 제한식이요법으로 몸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게 예비 단계를 거친 다음, 1주일 단위로 구성된 계획을 순서대로 시행하면 된다. 결국 당신이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3주간의 프로그램이다. 3주 프로그램을 한 번에 끝까지 완결하든, 아니면 매번 할 때마다 기간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단계별로 3주 정화를 마치든,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지구 전체를 뒤덮은 독소의 충격적 실체
옛날에는 의사들이 관찰과 추론으로 문제를 진단하는 것에서 긍지를 가졌다. 그들은 환자의 병력을 충분히 입수하여 귀담아 듣고, 관찰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의 의사들은 시간에 쫓기고, 소송에 휘말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혈액검사나 X-레이, 초음파, 내시경 등의 실험실 평가방법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동양의학에서는 환자를 주변 환경, 즉 가족을 비롯해 사는 곳, 정신적인 배경과 동떨어진 존재로 보지 않는다. 또한 환자의 생각이나 환경의 변화를 체온의 변화와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한다. 환자의 모든 생활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행복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질병의 원인 역시 큰 그림과 작은 그림을 함께 고찰하는 방식으로 밝혀낸다. 신체와 정신, 감정, 사회, 환경의 증상을 모두 고려하여 그것들의 공통점을 알아내면,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은 불균형상채에서 비롯된다는 게 드러난다.
독소란 무엇일까? 한마디로 정상적인 생리기능을 방해하고 신체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물질이다. 독소의 종류는 다양하다. 성질이 완전히 다르고 발생의 근원이 수없이 많은 것처럼, 독소가 일으키는 자극과 손상도 여러 가지다.
독소 가운데 ‘균체내 독소’는 정상적인 세포활동으로 배출된 노폐물이다. 요산, 암모니아, 젖산, 호모시스테인이 여기에 속한다. 이런 독소들이 체내에 늘어나면 병이 생긴다. 특정한 질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는데, 예를 들어 혈중 요산 농도가 증가하면 통풍에 걸린다.
“균체내 독소‘나 ’외인성 화합물‘은 의도적으로 또는 무심코 노출되는 인공독소다. 해마다 수많은 화학물질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런 화학물질은 단독으로 아니면 서로 결합하여 정상 세포의 기능을 방해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대인들은 누구나 몸속에 측정이 가능한 정도의 합성화학물질을 수백 가지씩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오염물질은 20세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당연히 우리 몸의 화학작용에 영향을 끼치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우리 모두가 몸에 독성물질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농약, 프탈레이트, 수은, 트랜스지방산, 벤젠, 트리할로메탄 등의 합성물질에 노출되어 있다. 균체의 독소들은 그 이름부터가 무시무시하다. 일반적으로 현대인들은 몸에 해로운 수천 가지의 화학물질을 매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독소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가 독소에 어떻게 노출되는지 경로를 이해하려면, 몸 안에서 화학작용이 일어나는 곳과 외부 세계 사이에 4개 층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편리하다. 즉 우리의 피부가 4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제 1피부는 피와 조직, 장기를 외부 세계로부터 분리시킨다. 세포들의 두께로 한 층을 이루며, 신체에서 가장 바깥쪽에 있다. 육안으로는 마치 장벽처럼 보일 수 있다. 우리는 이것이 있으므로 해서 분리감과 보호받은 느낌을 갖는다. 하지만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제1피부는 그렇게 고정된 형태로 가만히 있지 않는다. 주변 환경으로부터 무엇을 거부하고, 무엇을 적극적으로 흡수할 것인지 선택하면서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또한 체내에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을 바깥으로 버리기도 한다.
제1피부는 부위에 따라 상피세포와 점막세포, 이 두 종류의 세포로 우리 몸의 표면을 형성하고 있다. 그중에서 상피세포는 건조하고 거칠다. 보통 ‘피부’라고 말하는 것이 이 상피세포들로 이루어져 있고, 이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는 피부과를 찾는다.
제1피부에 침입하는 독소의 주요 원인은 화장품과 세안제품이다. 피부에 어떤 것들을 바르고 뿌리는지 한번 생각해보라. 당신은 제품에 붙어 있는 라벨을 읽어보는가? 화장품은 식품이나 다름없다. 즉, 먹어도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화장품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음식과 마찬가지로 화장품도 결국은 피를 타고 온몸을 돌기 때문에 제품을 선택할 때는 기대효과보다도 성분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 이런 애기는 새삼스러운 비밀도 아니다. 의사들은 피부를 통해 혈액에 전달되는 처방약으로 크림과 젤, 연고를 사용한다.
화장품을 제조할 땐 흔히 염료, 향기, 기포제, 안정제와 텍스처라이저 같은 중금속, 태닝제, 잉크, 알코올 등 수백 가지의 잠재적인 독물이 들어간다. 욕실 수납장과 화장대에 있는 손톱 케어제품, 헤어제품, 데오도런트(땀 냄새 제거제), 그리고 미용실과 네일숍에 있는 모든 제품들에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화학 합성물이 들어 있다. 이것들은 음식과 똑같이 염증, 알레르기,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내분비계의 혼란은 피부와 헤어제품에서 발견되는 파라벤 성분과 연관이 있다. 많은 데오도런트 제품에는 땀 흘리는 것을 막기 위해 알루미늄이 들어 있다. 데오도런트는 하나 이상의 화학물질을 순환계에 주입하고, 독소를 배출하게 돼 있는 모공을 막아버린다. 때문에 피부는 두 배로 강한 타격을 입는다.
우리가 샤워할 때 쓰는 물 역시 피부를 통해 흡수되어, 마시는 물과 마찬가지로 순환계로 들어간다. 대부분의 수돗물에는 얼마간의 염소가 함유돼 있다. 세균의 증식을 막기 위한 처리다. 그런데 문제는 그로 인해 우리의 장에 사는 유익한 균까지도 죽게 된다는 점이다. 최근의 연구 보고서들에 따르면, 항우울제와 항생제, 호르몬제, 면역억제제와 같은 일반적인 많은 처방약들이 샤워하는 수돗물에서 검출되며, 이는 갈수록 더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제1피부는 공기에도 직접 닿는다.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많은 독소는 제1피부를 이루고 있는 점막세포에도 영향을 끼친다. 점막세포는 상피세포와 달리 축축하고 부드럽다.
우리가 숨을 들이마시면, 공기가 기관과 기관지로 흘러들어가서 폐포 벽에 닿는다. 그러면 점막세포는 귀한 산소를 재빨리 흡수한다. 아마도 당신은 자동차와 공장매연, 담배연기 같은 공기 중의 독소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헤어스프레이를 들이마시는 것이 간접흡연보다 더 해로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는가? 요도와 질, 자궁 역시 점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런 부위에 사용하는 제품에도 독소가 있다.
제1피부 중에서 소화관 안쪽에 덮인 부분이 가장 넓고, 가장 바쁘게 일을 한다. 현대생활의 독소에 노출되는 부위 중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현대생활의 화학물질이 사람의 순환계로 들어가는 출발지는 입이다. 과거에는 치과 치료에 사용하는 은색 아말감에 흔히 수은이 들어 있었다. 수은이 혈액으로 침투하는 데는 여러 해가 걸린다. 치약, 구강 세정제, 구강 스프레이를 비롯한 여러 가지 치과제품에도 역시 독성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위(胃)에서부터 항문에 이르기까지 길이가 7m가 훨씬 넘는 창자는 소장과 대장, 두 부분으로 나뉜다. 소장은 길이가 약 6m이고, 지름이 약 3.8cm이다. 대장은 1.5m 정도로 소장보다 더 넓고 짧다. 음식이 소화관에 들어가면 작게 분쇄되어 장벽을 구성하는 세포들에 의해 순환계로 흡수된다. 이 장벽은 종이 표면처럼 매끄럽지 않다. 영양소를 최대한 많이 흡수하려면 표면적인 넓어야 하기 때문에, 장벽에는 주름(융모)이 있고, 그 주름 속에 또 주름(미세융모)이 있다. 만약 배에서 장을 꺼내 쭉 펼쳐본다면, 테니스 코트 면적 정도 될 것이다.
사람의 수명을 80세라고 본다면, 평생 25t 정도의 음식을 소화시킨다고 한다. 그런 만큼 음식을 제1피부를 통해 들어오는 독성의 출처이기도 하다.
심장 부정맥과 고혈압 약으로 쓰이는 베타차단제는 코엔자임 Q10을 크게 감소시킨다. 콜레스테롤 저하제인 스타틴은 코엔자임 Q10과 칼슘과, 베타카로틴을 고갈시킨다. 한편 경구피임약은 비타민B2, 비타민 B6, 비타민B12, 아연을 감소시킨다.
당신이 요즘의 보통 노인들처럼 많게는 10가지에 달하는 약을 매일 먹는다면, 영양상태가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라. 건강을 위해 두세 가지만 복용한다 해도, 그 약들은 간(肝)에 의해 처리될 때까지 필수영양소의 흡수를 계속 방해한다.
처방약은 용도가 중요하며,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곳에서 흡수되어야 한다.
‘제2피부’란 표피 바로 위에 있는 층을 말한다. 옷은 물론이고 비누, 샴푸, 염색약, 향수 등 피부를 닦고, 색을 입히고, 향기가 나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것이 여기에 포함된다. 현재 우리가 몸에 대고 가까이 접촉하는 물질의 대부분에는 먹는 음식보다 훨씬 더 많은 농약이 뿌려져 있다.
전 세계 농약의 25%와 살충제의 10%가 어디에 쓰이는지 아는가? 면화를 키우는 데 사용된다. 이 약품들은 땅과 물, 공기로 스며든다. 엄청난 양의 화학비료는 말할 것도 없다. 면화에서 나온 다량의 화학물질은 젖소의 사료로 쓰이는 면실과 우리가 먹는 정크푸드를 통해 체내로 들어온다.
여기에 더해 우리는 아크릴,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등의 합성섬유로 만든 옷을 입는다. 석유를 원료로 하는 이런 옷감은 환경을 해치고, 우리의 몸에 독소를 침투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합성섬유로 만든 옷을 입으면, 피부가 발산하는 체액의 증발이 억제되고 그 체액은 우리 몸에 다시 흡수된다.
많은 직물의 경우 구김방지와 방수, 수축방지를 위해 마무리 공정에서 포름알데히드 합성수지가 사용된다. 특히 폴리에스테르와 면 혼방의 이불보와 침대보가 그렇다. 그런 직물을 덮고 잠을 자면 불면증, 두통, 천식, 피부발진이 생길 수 있다. 몇몇 국가에서는 어린이 잠옷을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재료 처리하도록 법률로 정해놓고 있는데, 난연재로 이용하는 물질에도 독소가 함유돼 있다.
그럼 이제 신발 얘기를 해볼까?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사이에 끈을 끼워 신는 슬리퍼 플립플롭과 플라스틱 샌들인 크록스가 유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여름 내내 맨발로 이런 신발을 즐겨 신는다. 플라스틱 물병이 햇빛에 가열되면 독소가 녹아 나온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렇다면 플라스틱 신발은 땀에 젖은 발에 과연 어떤 영향을 끼치겠는가?
한편 세탁세제는 제2피부를 다루는 데 사용된다. 세탁물을 헹굴 때 넣는 티슈형 섬유유연제에는 독소가 아주 많이 들어 있다. 드라이클리닝 용액은 그보다 훨씬 더 심하다. 대용량의 표백세제 용기를 살펴보거나, 세탁소 비닐에 싸인 양복의 냄새만 맡아봐도 우리는 눈에 안 보이는 독소를 쉽게 알 수 있다. 드라이클리닝에 널리 이용되는 화학물질인 퍼클로로에틸렌의 경우 장시간은 말할 것도 없고, 잠깐만 노출되어도 간과 신장, 신경계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제3피부는 이보다 더 바깥쪽에 있는 생활공간, 즉 우리가 생활하는 집과 직장이다. 건축자재를 만들 때 쓰는 화학물질과 그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가스의 양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지구 오염의 약 1/3이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여기에는 집에 가구를 들여놓고, 실내장식을 하고, 청소하고, 유지 보수하는 데 사용되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미국환경보호국에 따르면, 바깥공기보다 실내공기의 오염이 더 심각하다고 한다. 주로 가구, 페인트, 발포 고무, 단열재, 방화재, 베니어판, 바닥재 등에서 나오는 배출물과 먼지, 담배연기 때문이다. 바닥을 덮는 합성카펫은 화학물질 덩어리하고 할 수 있다.
석면과 납은 가정에서 반드시 확인해서 없애야 하는 독소다. 그러나 이것들은 겉보기에는 샤워커튼처럼 별로 위험해 보이지 않는다. 새 샤워커튼은 마치 ‘새 차 냄새’ 같은 냄새를 풍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 냄새는 보통 비닐이라고 하는 PVC 플라스틱에서 나는 냄새다. PVC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소비재 중에서 가장 해로운 것 중의 하나다. 최근 연구 자료에 보면, 샤워커튼에서 나오는 위험한 기체독소가 1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한다. 이 정도라면 유기농 면직물 제품을 사야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우리가 일하고 생활하는 환경, 심지어는 운전하는 공간을 깨끗이 하기 위해 사용하는 모든 것들을 생각해보자. 집에서 청소할 때 쓰는 화학성분의 제품이 좋지 않다는 것과, 거기에 들어 있는 독소가 암, 면역계 장애, 간 손상 등의 여러 가지 건강문제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표백제가 남자의 생식, 어린이의 학습, 행동 문제와 연관이 있다거나, 공기 ‘청정제’가 거실에 독을 내뿜는다는 것은 굳이 찾아서 공부할 필요도 없다.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하기만 하면 된다. 머리를 아프게 하는 냄새가 난다면, 그것은 세포에 장애를 일으킨다. 따라서 반드시 피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제품들을 동시에 여러 가지로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들을 들이마시면, 서로 함께 반응을 일으켜서 더욱 심각한 손상을 입을 것이다. 무언가를 먹는 대신 흡입했다고 해서 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폐로 흡입된 분자는 혈류로 들어가 온몸을 돈다. 그 때문에 방금 페인트를 칠한 방에나 사진 현상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거나, 접착제와 염료를 가지고 일을 해서 몸에 독소가 더해졌다면, 반드시 그것을 몸 밖으로 배출해야 한다.
우리가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은 독소가 있는 청소제품을 다른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새로운 친환경 회사들이 친환경 청소제품을 적당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우리가 쉽게 생각지 못하는 사실을 하나 짚고 넘어가자. 살균력 99,9%의 강력한 청소력을 자랑하거나, 자칭 ‘항균제품’이라고 광고하는 청소제품들이 장(腸)속에 살고 있는 유익한 균들까지 모두 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혹시 알고 있는가?
제4피부는 우리가 사는 지구의 대기권이다. 따라서 그 층의 크기가 엄청나다. 여기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독소가 있는데, 그 중 다수는 농사를 짓고, 공장을 돌리고, 운송수단을 이용할 때 나오는 부산물이다. 자동차와 트럭, 비행기의 배기가스는 공기 중으로 계속 쏟아져 나온다. 물론 당신 차가 배출하는 배기가스도 오염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카드뮴, 수은, 비소, 크롬, 납 화합물 같은 중금속이 생활환경과 소비재에 들어가서 고농도로 오랜 시간 존재하면 우리 몸의 지방 조직에 축적될 수 있다. 이렇게 쌓인 중금속은 지방과 친화력이 있는데, 우리 뇌는 90%가 지방이기 때문에 뇌에 나쁜 영향을 주고, 뇌기능을 중단시킨다. 또한 수은 같은 중금속은 토양이나 수면에 축적되는데 식물이 그것을 흡수하고, 그 식물은 동물의 먹이가 된다. 먹이사슬의 윗부분으로 올라갈수록 축적된 수은의 농도는 많아진다.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과 동물이 수은에 오염된 어류나 육류를 먹으면, 물이나 대기, 토양에 있는 수은농도보다 훨씬 더 높은 농도의 수은에 노출되는 셈이다.
그리고 제4피부에는 전자장의 형태로 독소가 존재한다. 과학계와 의료계의 일부 사람들은 송전선, 휴대전화기, 헤드폰, 컴퓨터 등 주변의 모든 전기제품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화학적 독소와 똑같은 감도와 증상을 일으킨다고 믿는다. 최근에는 휴대전화의 위험성을 두고 많은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