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 없는 요리사>의 음식에는 유머와 예술도 재료로 쓰인다. 독일에서 미술을 전공한 곽은경 대표는 이 가게를 처음 계획할 때, {단순히 음식만을 제공하는 곳이 아닌 감성적인 소통을 음식과 함께 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컨셉트를 잡았다. 그래서 간혹 작은 전시회를 열기도 하고, 주변 문화, 예술 관련 종사자들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도 준비한다.
실내 인테리어는 물론 곽 대표의 아이디어. 앤티크한 책장과 전시회에서 봐옴직한 벽면 등 실제로 실내를 장식한 소품이나 디자인은 모두 미술관의 예술 작품 같은 인상을 풍긴다.
<배꼽 없는 요리사>의 음식은 가게 이름만큼이나 독창적이다. 스파게티 위에 꽁치를 올리는가 하면, 스테이크에 초콜릿 소스를 뿌리기도 한다. 무엇보다 [한 끼 식사]만을 위한 음식을 내놓지는 않는다는 점이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음식에 상징과 의미 그리고 즐거움을 담는데, 이를테면 화이트데이에는 하얀 색깔의 음식이 어울린다는 발상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철학적이라고 해서 음식 맛에 소홀하지는 않는다. 곽은경 대표는 {호텔 출신의 윤주국 셰프는 데코레이션 같은 디테일에 신경을 쓰지만, 맛에도 주력한다}며 {음식 이름을 보며 걱정을 하는 사람도 많지만, 음식을 먹고 난 후 모두 좋아했다}고 말했다.
화이트데이 세트메뉴로 출시한 프로방스 스타일의 사슴고기와 메로 구이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어울리게 맛 역시 일품이다. 대중적으로 취급하지 않는 사슴고기 같은 경우 특수 업체에서 조달한 소량의 사슴고기를 특별한 날에만 선보인다. 쇠고기의 육질만큼 질긴 면도 있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담백한 맛과 메로 구이의 부드러운 속살이 한 쌍의 연인처럼 잘 어울린다.
INTERVIEW가게 이름이 독특하다.
중의적인 의미가 있는데, 먼저 {배꼽 빠지게 웃는다}는 말처럼 낙천적인 마인드로 음식을 만들겠다는 뜻이 있고, 다른 하나는 [배꼽이 없다]는 것은 모태가 없다는 것인데, 우리는 기존의 틀에 박힌 음식 서비스를 지양하고 창조적인 자세로 서비스를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음식도 참신할 것 같다.보통 음식의 이름을 정할 때, 상황이나 재료에 맞춰 짓는다. 자두 먹은 아기, 돼지 앙코르, 매콤한 밥 옆 등 이름도 저마다 사연이 있다. 특히 맞춤형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는데, 예약 주문을 할 때 인원, 모임의 성격, 행사 특성 등을 미리 알려주면 그에 맞춰 음식을 준비하기도 한다.
주력하고 있는 음식이 있나?우리 가게는 작년 3월에 오픈했다. 그래서 작년까지를 [시즌 1]로 지칭했고, 이번 2008년은 [시즌 2]의 해로 정했다. 올해는 아침, 점심, 저녁을 구분해서 음식을 내놓을 예정인데, 아침에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가정식 라인, 점심에는 가게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묻어 있는 참신한 음식, 그리고 저녁에는 정통 클래식 코스를 마련했다.
TIP
메뉴 키슈로렌(프랑스식 에크 파이) 7,000원, 새우 아보카도 샐러드 1만 2,000원 오리엔탈 치킨 스테이크 피자 2만 8,000원
위치 3호선 신사역 1번 출구에서 도산사거리 방면 직진 후 스타벅스에서 우회전 후 다시 국민은행에서 우회전.
문의 02(6402)2350
맛 ★★★★ 분위기★★★ 서비스 ★★★★
글 지용진 기자 | 사진 고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