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우만복지관의 주민 모임 평가, 배움 소망 감사 평가
구슬 카페에 앞서 올린 이런저런 연말 평가회를 배움과 소망과 감사로, 실리로 평가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복지관 사업 평가서 작성과 평가회를 이렇게, 김세진, 2017.11.17.
얼마전 진행한 권대익 선생님의 청소년 활동가 평가회 소식도 올라왔습니다.
청소년 자원봉사자 만남의 날 이야기, 권대익, 2017.12.7
수원 우만종합사회복지관 백민들레 선생님께서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허락을 얻고 그 사진과 글을 공유합니다.
주민과 함께하는 활동 평가회.
평가회를 앞두고 미리 주민들에게 말씀드려 배운 소망 감사를 세 가지 정도 메모해 오시게 하면 좋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평가회 가운데 바로 말씀하시게 하지 말고,
배움에 관해 5분 정도 생각하거나 메모하시게 한 뒤 쓰고 나누면 좋습니다.
수원 우만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주민교육 사업과 도깨비장터 평가회를
배움 소망 감사로 했습니다.
한 동네 주민이 함께모여 공부하는 '알토란' 교실.
실생활에 필요한 법률, 인권, 수납 따위를 공부합니다.
한해 활동을 마치고 평가했습니다.
고맙게도 담당 백민들레 선생님과 김은비 선생님은 교육으로 얻은 지식만을 묻지 않았습니다.
알토란 교실을 통해 함께한 이웃과의 사이가 어떻게 좋아졌는지도 물었습니다.
_ 모르던 주민들을 알 수 있었고, 가깝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_ 아파트에 친구가 없고 외로웠는데 알토란교실을 통해서 만나고 서로 대화 할 수 있어서 좋았다.
_ 늘 보던 동네사람들이라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이었는데, 가끔은 소외감 느끼기도 하였다.
그런데, 알토란 교실을 통해서 서로 인사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 좋다.
_ 매일 얼굴만 보고 속마음을 잘 몰랐었는데, 알토란교실을 통해서 서로의 속마음도 알 수 있었고
취미도 알 수 있어서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
_ 예쁜 주민들 알 수 있어서 좋다. 이야기 나누고 싶다.
- 알토란 교실 2017년 11월 22일 일지 가운데
▲ 알토란 교실 수료식 풍경
수료식때 서로가 서로에게 이름을 호명해주고 수료증을 나누는 모습과 웃으며 안아주는 모습에
이것으로부터 조금씩 서먹했던 모습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일방적으로 교육만을 듣는 공간이 아닌, 사람을 알아가는 알토란 교실의 평가회가 되었던 것 같다.
- 알토란 교실 2017년 11월 22일 일지 가운데
도깨비장터를 마치고 주민들과 평가회를 열었습니다.
그 평가회도 배움 소망 감사로 나눴습니다.
평가회를 준비하는 계획서에 담당 사회복지사는 이렇게 이번 평가 의도를 밝혔습니다.
최종평가회를 통해 한해 동안 지속적으로 장터에 참여하며 배우고 느낀 경험들을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전에 진행된 평가회 방식은 다소 형식적이고
만족도조사를 통한 양적 수치로써 성과를 측정하고자 했다면,
이번에는 장터에 참여하면서 새롭게 배운 점, 올해 경험을 토대로 내년에 해보고 싶은 소망,
감사했던 일이나 사람에 대해서 공유하고 나눔으로써 주민들을 더 깊이 있게 만나고,
성과나 변화를 (숫자가 아닌) 다른 것 (주민들의 시선과 이야기)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잘한 것과 못한 것을 이분법적으로 나눠서 ‘평가’하기보다는
한해 동안 장터를 함께 만들어가는 이웃이자 동료로서 수고하고 애쓴 것에 대해서
‘서로 인사하며 격려하고 칭찬’함으로써 주민들의 관계망이 촘촘해지고
도깨비장터 조직에 대한 애정, 소속감과 활동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는 데
긍정적인 자극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 도깨비장터 최종 평가회 결과보고서 가운데, 2016.12.19.
▲ 도깨비장터 평가회 풍경
게다가, 이렇게 평가회를 여니 담당자도 준비와 진행 부담이 없었다고 합니다.
준비도 주민에게 부탁하였습니다. 주민의 일이 되었을 겁니다.
부탁 받은 주민은 더욱 이 행사를 당신 일로 여기셨을 것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나눠주셨을 겁니다.
평가회 진행 방식을 바꾸니 준비하는데 소요되는 에너지(시간/노력)가 오히려 줄어들어서
담당자로서는 마음이 한결 가벼웠던 것 같다. 부담보다는 기대가 되었다.
늘 든든한 주민봉사단 크레파스에서는 몇몇 주민이 일찍 오셔서 준비 과정도 도와주셔서 수월했다.
평가회가 진행된 프로그램실에 간단한 다과와 함께 올해 3월부터 11월까지
장터에 참여하며 활동했던 사진을 줄에 걸어 전시해놓음으로써 평가회 시작 전에
쭉 둘러보며 서로의 모습을 찾아보고 이야기꺼리가 많아지도록 준비하였다.
함께했던 시간들을 전시된 사진을 통해 가시적으로 확인하면서 웃으며 평가회를 시작할 수 있었다.
- 도깨비장터 최종 평가회 결과보고서 가운데, 2016.12.19.
관장님의 인사와 격려로 평가회를 시작했다.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하면서
얼굴만 알고 있었던 이웃들과도 이름과 어디에 사는지 등을 이야기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장터에 참여하는 주민들의 대부분은 고령으로 만족도조사지나 평가서를 작성하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이 어려운데, 배움/소망/감사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함으로써
한사람도 빠지지 않고 모두가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평가회가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특히 올해 장터에 참여하면서 감사했던 일이나 감사한 사람에 대해 나누는 시간은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
11월 마지막 장터 간담회를 통해 최종 평가회 때 감사를 나눌 예정이라 미리 생각해오시라고
숙제를 드렸는데, 정말 한명도 빠짐없이 감사를 나눠주었고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큰 박수와 긍정적인 리액션으로 지지하는 분위기에 깊은 감동이 느껴졌다.
- 도깨비장터 최종 평가회 결과보고서 가운데, 2016.12.19.
평가회에서 주민들이 말씀하신 도깨비장터 감사 가운데 일부를 소개합니다.
_ 장사하는 사람이 잘 팔리는 그 모습을 볼 때 너무 좋았다.
손순례 할머니는 냄비 같은 걸 몇 개를 한 번에 파는 모습을 볼 때 너무 기분 좋더라.
_ 감사한 것이 많이 있지만, 부침개하면서 항상 열심히들 오셔서 드셔주셔서 감사했다.
맛이 있든 없든 맛있다고 드셔주셔서 감사하다.
_ 말할 수 없이 다 감사하다.
_ 한 해 동안 서로 만나서 장사하면서 보고 느껴봤던 것이 감사하다. 앞으로 더 잘 될 것이다.
여러 아주머니들이랑 전부 다 같이 서로 장터 하는 사람들끼리 조그마한 음식 이라도 서로 나눠 먹고
너무 감사했다. 정을 느낄 수 있었다.
_ 김관 아버지한테 감사하다. 팔찌를 주셔서. 딸처럼 사랑해주셔서.
_ 지현 씨랑 은선 씨가 계산하는 방법 알려줘서 감사했다.
_ 주민들이 서로 도와주고 감사하다. 문병수씨에게 감사. 도움이 되고 짝꿍이 니까.
찬바람만 불고 사람들, 손님도 없고 그래서 집에 갈까 말까 생각했는데,
너무 진짜 우리 파는 사람들끼리 커피라도 한잔씩 이래 나눠서 먹고 인정이 참 감사했다.
너무 따뜻하고. 그래서 집에 안가고 있었다.
- 도깨비장터 최종 평가회 결과보고서 가운데, 2016.12.19.
끝으로, 사회복지사의 전체 평가입니다.
공동체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평가가 바뀌어야 한다는 피드백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평가회 한번으로 하루아침에 주민의 관계성이 증진된다든지, 공동체 의식이 향상된다든지 등의
거대한 변화는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시도들이 활동하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자연스럽게 의미 있는 변화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변화들을 숫자가 아닌 주민들의 시선과 이야기로 확인하고
새로운 의미들을 발견해낼 수 있다면 담당자로서 의미있는 실천이라고 힘을 얻을 수 있겠다.
- 도깨비장터 최종 평가회 결과보고서 가운데, 2016.12.19.
첫댓글 백민들레 선생님이 사진과 일지를 보내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