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잊은 올빼미들의 정겨운 둥지... ‘불멍 심야카페’
[조문주 기자의 공간공감] 성석동 ‘르돌치1946’
새벽 2시까지 영업, 모닥불 야외좌석 ‘인기’
케이크 하나하나 정성 가득 초콜릿 손그림
반려견 동반 환영, 가족손님들에게도 입소문
성석동 고봉산 자락에 자리한 '르돌치 1946'.
[고양신문] 갑진년 푸른 용(靑龍)의 새해가 밝았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한 해를 뒤돌아보고 희망찬 새해 계획을 세우기 좋은 요즘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찾아오는 평온한 늦은 밤에 조용히 차를 마시며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늦은 밤까지 문을 여는 카페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럴 때 고양시 일산동구 성석동 카페 ‘르돌치1946’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
고봉산 자락에서 만나는 불명 캠핑 감성
‘르돌치1946’은 일산동구 성석동 고봉산자락 아래 자리한 2000여 평의 대형 야외카페다.
대형프랜차이즈 카페를 비롯해 대부분의 카페들은 오후 10시면 문을 닫는다. 그런데 유난히 밤이 일찍 찾아오는 조용한 성석동에 환하게 불을 밝히고 늦은 새벽까지 문을 여는 유일한 카페인 ‘르돌치1946’은 자동차 애호가인 카페 대표의 경험으로 새벽 2시까지 영업하는 심야 카페로 문을 열게 되었다.
“자동차 동호회들은 교통난으로 밤 10시 이후 이동합니다. 그런데 문을 연 카페가 없어 새벽까지 운영하게 되었고, 입소문을 타면서 심야 데이트를 즐기거나 늦은 시간 공간이 필요한 손님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한여름을 제외하고 매일밤 불멍을 즐길 수 있는 야외 좌석. 마시멜로와 라면도 먹을 수 있다
카페의 실내 좌석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지만, 르돌치1946의 명당 좌석은 단연코 타닥타닥 타오르는 모닥불을 바라보며 멍하니 쉴 수 있는 불멍 야외좌석이다. 잠시나마 도심의 답답함은 잊고 넓은 공간에서 자연을 느끼도록 400평의 잔디 위에 꾸며진 야외좌석이 사계절 늘 열려있다. 한여름을 제외하고 밤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영하는 불멍 시간에는 특별한 먹거리인 마시멜로와 라면+아메리카노 메뉴가 있어 도심 속에서 캠핑 감성까지 느낄 수 있다.
심야 카페로도 입소문이 나 있지만 ‘르돌치1946’은 예스(YES) 키즈존과 반려견 동반 카페로 애견인들과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반려견 인구가 천만이 넘어가는 요즘, 가족처럼 여기는 반려견과 같이 즐길 수 있도록 야외에 반려견 운동장이 있고 8kg 미만 소형견은 실내매장 동반 입장도 가능하다.
'르돌치 1946'의 실내는 소형애견동반이 가능하다.
이탈리아에서 맛본 디저트의 세계
독특한 카페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달콤한 케이크와 과자’를 뜻하는 ‘Le dolci(르돌치)’와 이탈리아 밀라노에 본사를 둔 유명 디저트 브랜드 ‘빈디(BINDI) 디저트’의 창립연도 ‘1946’이 합쳐져 탄생했다.
방문수 대표는 해외 유명 패션 잡지의 한국 총괄본부장으로 오랜 기간 지내며 유럽 여러 나라의 디저트 문화를 접했다. “이탈리아 출장에서 맛본 디저트 문화를 한국에서도 알리고 싶었다”고 말하는 그는 2015년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르돌치1946 상수점’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전통 디저트를 선보이며 대형 백화점을 비롯해 21곳의 매장을 운영했다. 이곳 성석동의 카페는 2020년 문을 열었다.
프랑스 전통 디저트인 생토노레와 초콜릿이 가득한 달콤한 초콜릿 퐁당 케이크. 예쁜 그림이 그려진 '르돌치 1946'의 케이크 플레이팅은 사진으로 꼭 남겨두어야 하겠다.
‘르돌치1946’은 특별한 케이크 플레이팅으로 SNS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얀 접시 위에 초콜릿, 딸기, 망고 시럽으로 직접 그린 귀여운 그림, 그리고 녹차 가루를 이용한 르돌치 로고는 모두 먹을 수 있는 재료로 그려진다. “그림을 그릴 때는 모든 직원이 힘들어하지만, 미술 작품처럼 예쁘게 플레이팅된 케이크를 받은 손님들이 ‘아까워서 어떻게 먹지?’라고 이야기해 주시면 보람을 느끼고 뿌듯하다”고 말한다.
'르돌치 1946'의 방문수 대표.
기념일과 특별한 날에는 주문 전 미리 이야기하면 특별한 문구를 넣어주기도 한다니 참고하자. 카페에서는 톡톡 씹히는 생딸기가 들어간 딸기라떼와 신선한 우유로 매장에서 직접 만든 생크림이 올라간 달콤한 아인 슈페너 커피가 사계절 인기 메뉴로 손꼽힌다. 르돌치1946의 커피 메뉴에 사용되는 원두는 커피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원두의 특징에 알맞게 로스팅한 원두를 전용공장으로부터 공급받는다. 특히 늦은 밤 커피의 맛이 그리운 손님들을 위해 커피 맛은 충분히 간직하되 카페인을 뺀 ‘디카페인 커피’를 메뉴판에 올려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낮에는 넓은 잔디마당에서 자연을 느끼며 뛰어놀고, 밤에는 불멍을 즐기는 카페로 변신하는 성석동 ‘르돌치 1946’에서 2024년의 계획을 세워보자.
❚카페 ‘르돌치 1946’
주소 고양시 일산동구 성석로 109
개장시간 매일 오전 11시~새벽 2시
문의 0507-1489-1083
2000여 평의 카페는 넓은 야외에서 자연을 느끼며 휴식하기 좋은 좌석들로 꾸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