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월요일에 엄마의 대학병원 진료가 예정되어 연가를 신청했다. 아침 일찍 엄마를 모시고 병원에 가고 있는데 밴드와 카톡이 쉬지 않고 울렸다. 확인해 봤더니 갑자기 건강상태 자가진단 시스템이 변경되어 접속이 안 된다는 내용들이었다. 나는 차속에서 교무 실무사샘에게 전화하여 건강상태 자가진단 시스템 변경으로 지금 접속이 안 된다는 문자를 학부모님들에게 보내주라고 했다. 보건지킴이 샘에게 전화해서 오늘은 건강상태 시스템이 변경되었으니 건강상태 자가진단을 안 한 학부모님께 문자 알림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병원에 도착했다. 엄마가 이런 저런 검사를 받고 있는데 학교에서 "이제 건강상태 자가진단 되나요?, 혹시 보건교사들 사이에 어떤 알림이 왔나요?"라고 전화와서 지금 제가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니 교육청에 문의해주면 좋겠다고 답했다.
엄마 검사가 끝나고 집에 와서 점심을 준비하는데 카톡과 밴드 채팅 알림이 계속 울렸다. 확인해도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휴대폰을 외면하려는데 휴대폰이 날 계속 끌어당겨 내용을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보건교사 밴드와 친한 샘들이 카톡으로 건강상태 자가진단이 시스템 변경되어 적응하기 힘들다는 내용들이었다. 내 머릿속이 실뭉치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금요일까지 조용했는데 갑자기 월요일 아침에 시스템이 변경된다는 공문이 오다니~~~. 학부모도 당황스럽고 학부모 민원에 아무런 답변을 못하는 학교들도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코로나 시기에 한 두번도 아니고 현장에 알림 없이 그냥 막무가내로 업무를 추진하는 교육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가 때까지 학교 일이 머릿 속에서 왔다갔다하는 내가 너무 웃겨 헛 웃음을 짓고 난 후 엄마를 모시고 시골로 달렸다. 달리는 차안에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주룩주룩. 그 빗물을 내가 맞고 있는 듯 했다.
엄마를 집에 모셔다 드리고 다시 한 시간 삼십분을 운전하고 집에 도착하니 6시가 넘어 있었다. 좀 씻고 집안 일을 하고 친한샘에게 건강상태 자가진단 시스템 변경에 대해 묻고 내일 처리하기로 마음 먹고 잠들었다.
8일 아침 일찍 출근하여 공문을 확인했다. 그리고 시스템 사용법을 익혔다. 예전 시스템은 학생들만 있었는데 이번 시스템은 학교의 모든 교직원들이 들어와 있었다. 관리자 관련 메뉴에서 이것저것 만지고 나니 12시가 넘어 있었다. 대강 시스템에 대한 기본 이해 후 학부모와 교직원에게 건강상태 자가진단 시스템이 변경 및 사용법에 대해 제이티 스쿨인 학교 문자 서비스에 들어가 안내문을 보냈다. 그리고 내 휴대폰에도 건강상태 자가진단 앱을 깔고 기존 자가진단 시스템에 들어가 이상자를 확인하고 새 시스템에 들어온 이상자를 확인했다. 새 시스템은 아직 학부모님에게 안내도 안했는데 주변에서 듣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들어와서 자녀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둔 상태였다. 시계를 보니 12시가 넘었다. 오늘도 사회적 거리유지를 나라도 실천하자는 다짐으로 보건실에서 혼자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은 후 다시 대상자 조회에 들어가보니 교직원들의 명단이 있었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교직원 명단에 있어 명단을 인쇄하여 내가 모르는 이름에 형광펜으로 표시했다. 영양샘에게 형광펜에 표시된 분들 중에 조리 종사원이 있는지 확인해주라고 했다. 다음으로 내가 향한 곳은 행정실이다. 행정실에 가서 형광펜으로 표시된 분들의 정체를 표시 해 주라고 하니 휴직한 샘, 전근간 샘, 방과 후샘등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와 있었다. 행정실도 모르는 이름이 두엇 있어 교 무실무사샘에게 가서 그 사람들의 정체를 확인 한 후 건강상태 자가진단 시스템 대상자 관리에 들어가 불 필요한 사람들을 모두 삭제 했다. 근무 중인 교직원이나 당직자나 기간제 근로자 중 시스템에 명단이 올라가지 않은 사람들을 또 찾아서 건강상태 자가진단 대상자 관리에 등록했다. 자기 반이 안 보인다는 선생님, 학부모가 시스템에 입력했는데 안 된다는 선생님, 전학생인데 뜬다는 선생님 등등, 각종 민원을 천천히 하나 하나 해결해 주다 보니 퇴근 시간이 되었다. 행정실 직원에게 전화해서 당직샘들도 앱을 깔으라고 설명해주라고 하니 자신이 이미 설명했는데 핸드폰이 2G라 깔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 그 분들은 어떻게 하냐고 해서 그냥 아프거나 주변에 자가격리자 생기면 연락주라고 말한 후 전화를 끊었다. 내일 아침 7시 30분에 학부모님과 교직원에게 갈 건강상태 자가진단 학교문자서비스를 제이티 스쿨에 들어가서 예약했다. 보건지킴이샘 두 분과 인턴샘에게 내일부터 자가 진단하라고 문자를 보내고 5시 넘어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했다. ㅠㅠ
9일 잠을 자고 있는데 어제 내가 예약해 놓은 문자서비스가 왔다.. 알림 문자에 들어가 접속이 잘되는지 확인하고 나와 우리집 아이들의 건강상태 자가진단을 하고 학교로 출근했다.
인턴강사 선생님께 지킴이 샘과 인쇄실 샘 핸드폰에 자가진단 깔아주라고 부탁하고 보건지킴이 샘을 불러 새로워진 시스템에 대해 알려주는데 전화가 울렸다. 자기 반이 자신의 핸드폰에서 안 뜬다는 선생님이었다. 시스템도 잘 모르는데 들어가서 여기저기 누르다가 그 선생님께 반 권한을 주는 부분이 있어 반 권한을 주고 지킴이 샘에게 내가 익힌 시스템 사용법을 알려주는데 또 전화가 울렸다. 어제 기관 관리자로 되어 있어서 담임 관리자로 바꿔 주었던 선생님이었다. 어제까지는 반이 보였는데 갑자기 안 보인다고 하신다. 그래서 다시 담임 권한을 주고 다른 선생님들도 담임 권한이 있는지 확인해보았다. 지킴이샘과 일주일간 건강상태 자가진단 참여를 독력하는 문자 서비스 예약까지 완료하고 난 후 또 전화가 울린다. 동학년 다른 선생님들은 핸드폰 앱에서 자기 반을 확인하는데 자신은 안된다는 민원이었다. 지킴이샘에게 시스템 설명을 모두 하고 난 후 핸드폰앱에서 자기 반이 안 된다는 선생님에게 가서 핸드폰 앱을 확인해보니 정말 반이 안 보였다. 그 옆 반에가서 옆 반샘 핸드폰 앱을 확인하니 그 선생님은 자기반이 다 보였다. 반 권한도 다 확인했는데 이상하다고 이야기 한 후 시스템을 보건실에 가서 다시 확인해 보겠다고 답변하고 코로나 포스터를 2학년 복도에 붙이로 갔다. 2학년샘에게 방금 전 앱에서 자기 반이 안보인 선생님 사례를 이야기를 하니 웃으면서 아마 그 샘이 앱 설치 후 자신보다 자신의 자녀를 먼저 입력해서 그럴거라며 앱을 지우고 다시 깔면 된다고 해결법을 알려주었다. 보건실로 가서 핸드폰에서 자기반 앱이 안된다는 선생님께 2학년 선생님께서 알려준 방법대로 앱을 지우고 다시 깔아보시고 안되면 다시 연락주라고 했다.
이렇게 변경된 시스템에 익숙해지면서 몇 가지 든 생각을 정리해본다.
1. 시스템 변경전에 교육부는 왜 미리 학교에 알려주지 않았을까?, 한두번도 아니고 너무 심한것 같다.
2.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은 내가 관리하고 어쩌고 저쩌고 한다지만 학교에 근무하는 자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들, 교사, 행정실 직원, 교육 공무직, 시간제 근로자 등등을 내가 전부 어떻게 계속 관리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다. 이런 관리는 교감실이나 행정실 등 학교를 관리하는 부서에서 해야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가진단 시스템 변경으로 복잡한 하루를 보내면서 공기청정기 미세먼지 농도 표시 여부, 교실 수 확인하는 공문 처리하느라 애먹었다.
학교에서 나는 뭔가 싶은 삼일이었다.
첫댓글 10일 오후 유치원샘이 유치원 건강상태 자가진단 시스템을 하는데 궁금한 점이 있다고해서 유치원까지 달려가 시스템 알려주고 학교문자 서비스 보내는 방법 알려주고 왔다.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다.
어차피 할일 즐겁게 하자고 스스로 다독였더니 맘이 편해졌다.
새로바뀐 자가진단 시스템은 웹만 설치하면 자가진단 참여가 쉽다. 학부모들도 예전에 비해 참여율이 매우 높아졌다. 학부모 중 2-3%를 제외하고 모두 참여한다. 정말 대단하다.
오늘은 교직원들에게 학부모님들도 잘 참여하고 있으니 우리도 잘 참여하자는 문자를 보냈다
교직원 참여율이 낮은 어느 날 교감선생님께서 참여를 안한 교직원에게 참여 독려 전화를 했다. 그날 이후 교직원 참여율은 매우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