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3차 강원도 강릉 셕병산(2024.8.22.)
오늘은 강원도 강릉의 석병산을 다녀왔습니다. 삽당령에서 출발하여 백목령을 경유하여 석병산을 오른 후 산림 체험장으로 내려오는 코스였습니다. 10km가 넘는 코스라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말에 대원들 대부분 역산행 코스를 택하고 6분만 풀코스 산행을 했습니다.
나는 코스가 완만하다는 말에 힘을 얻어 풀코스 산행에 합류했습니다. 그런데 길이 평탄하고 급경사도 없어서 마치 제주도 올레길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래도 등산로인데 산책로로 폄하되는 것이 싫었든지 석병산 오르는 곳에 잠시 가파른 길이 있기는 했지만 아주 편안한 길이었습니다. 숲길이고 바람도 불어서 덥지만 상쾌한 산행이었습니다.
인생길에도 선택이 있지만 산행에도 선택은 어쩔 수 없는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도 풀코스 산행을 할 것이냐, 역산행을 할 것이냐, 모두들 고심해서 선택했을 것입니다. 선택은 불가피하지만 그 결과가 항상 만족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인간은 모두 자기의 선택으로 울고, 자기의 선택으로 웃는 존재가 아닐까요? 그런데 오늘 나의 선택은 매우 좋았습니다. 아마도 너무 힘들 것이라 짐작하고 가지 않은 대원들이 살짝 후회하지 않았을까요? 특히 등산로 선택에서 촉이 좋다고 자랑하시던 박은옥 권사님의 촉은 오늘 빛을 발하지 못했습니다. 촉도 더위에 약한 것일까요? 촉 너무 믿지 말고 이성적 판단을 믿어야 하지 않을까요?
석병산은 한자로 石屛山입니다. 돌 병풍이라는 의미인데, 저는 석병산을 향해서 가는 내내 이렇게 돌 하나 없이 푹신한 등산로에 있는 산 이름이 왜 석병산일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석병산 정상에 가니 비로소 바위가 나타나고 바로 아래에 금강문이라는 문처럼 구멍이 뚫린 바위가 있었습니다. 이 지형 일대에 돌이 있는 곳은 아마도 이 석병산 정상 부분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돌이 귀한 지형에 작은 돌이나마 돌이 있으니 그 돌이 얼마나 귀한 돌이었겠습니까? 그 옛날 사람들도 이런 생각에 산의 이름을 석병산으로 짓지 않았을까요? 그냥 저의 추측일 뿐입니다.
이렇게 산행을 마치고 주차장에 오니 3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5시간 이상 걸린다는 코스를 4시간만에 주파한 셈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제주도 살이를 하고 돌아오신 남을우 대원님 덕분에 가는 차 안에서도 오는 차 안에서도 입이 즐거웠습니다. 갈 때는 떡을, 올 때는 아이스크림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제주도 살이 자주 하십시오. 제주도가 싫증 나면 울릉도 살이도 추천합니다^^
오늘 날씨는 회장님의 전매특허인 “날씨는 우리 편”이 참 잘 맞는 날이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절묘하게 맞는 날이었습니다. 왜냐고요? 그렇게 좋던 날씨가 산행을 마치고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바로 비가 쏟아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장로님이라 그런지 하나님과 통하는 비밀통로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오늘도 멋진 하루였습니다.
다음 한 주 건강하시고, 영월 구봉대산에서 뵙겠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모두모두 환한미소 가득한 하루였습니다. 제일 미안하고 감사한분은 김정기 부회장님이십니다. 아주먼길을 우리들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하여 애쓰는 모습이 참으로 감사 할 뿐입니다.
산행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여독도 덜 풀리셨을텐데 탁월한 선택으로 모처럼 편안하고 행복한 산행을 하셨다니 다행입니다. 모두 먼 길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