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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무대왕릉 일대 해변에 굿판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어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주민들의 원성이 빗살치고 있다. |
문무대왕릉 일대 봉길리 해변이 굿판으로 점령됐다. 문무대왕릉은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앞바다에 소재한 신라 문무왕의 수중릉으로 사적 제158호다.
굿판은 일년 365일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펼쳐지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은 소음 등의 민원을 제기하기보다 상생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골탕과 피해는 순수관광객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4일 지역주민 김모씨(74세 남)에 따르면 "처음에는 시끄럽고, 돼지머리, 식칼 등 때문에 무당들과 옥신각신 많이 했는데 여름 해수욕장이 폐장되면 마땅한 수입이 없어 요즘은 오히려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 문무대왕릉 해변가에 차려진 굿판 |
무당들은 몇일 지낼 방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실정이어서 해변가에 간이 천막굿당을 치고 숙식을 해결하기도 한다. 간이 굿당은 족히 200여곳이 넘는다.
마을주민 이모씨(56세 남)는 "무당들에게 몇 일씩 방 빌려주고 돈 버는 사람들이 부지기 수"라며 "오히려 무당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굿은 1회에 최소 50만원부터 많게는 1억원까지 다양하다. 1억원짜리 굿판이 열리는 날에는 장관을 이룬다는 것이 무당의 설명이다.
무당 지모씨(여성)는 "기왕이면 신발도 받고 볼거리도 제공하고 얼마나 좋습니까?"라며 호화굿판을 자랑스럽게 말했다.
▲ 문무대왕릉 해변가에 무당들이 굿을 위해 쳐놓은 천막이 즐비하다. |
문제는 각종 소음 등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소리를 잠시 줄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문무대왕릉을 찿는 관광객들에게는 고약스런 굿판으로 인식되나 싸움이 두려워 그냥 혀만 차고 있는 실정이다.
문무대왕릉 해변 굿판에는 종단에 소속되지 않은 '자칭 승려'들까지 끼어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