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무치(角者無齒) /이소희
첫 키스를 기억하니,
부드러운 입술이 닿는가 했는데
딱딱한 이를 만나 깜짝 놀랐던 거
아, 그래, 당신에겐 숨겨둔 이가 있었지
달콤한 것 뒤에는 푹 찌르는 것
그게 사랑인 줄로만 알고
서로 이빨을 부딪치며 눈이 부어오르던
뾰족한 혀의 시절
키스의 형식은 춤일까, 울음일까.
속임수 같은 입술 지나 사금파리 박힌 벽을 넘어야
말캉한 너를 만날 수 있다는 것
가장 약한 데를 서로 핥으며 노루처럼 순해질 때
이는 사라지고 향기로운 뿔이 솟는다는 사실
수백의 가지를 뻗치는
쓸모없는 뿔이 갖고 싶은데
뿔을 만나 걷고 싶은데
자꾸 내 이빨에 혀를 물리네
첫댓글 *능소화 / 화우
감히
하늘을 능멸하며
그리움의 끝까지
우아한 색조를 펼쳐내었소
멸의 시간이 오면
미련없이 툭툭 떨어진다오
보고있자니
하염이 없소
大愛充
인상파
인상주의(印象主義, impressionism),
새로운 눈
빛에 의해 변하는 자연을 표현했던
‘인상파’는 현대미술의 시작이다.
인상파 화가들은
이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았다.
<인상파 이전의 풍경화>
전통적인 풍경화가 사실적이고
서정적인 묘사로 안정감을 주었다면
인상파는 그 이질성 때문에
비웃음과 놀림의 대상이었다.
다음은 모네의 ‘채링 크로스 브릿지 연작’이다.
‘객관적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인상파의 미학이다.
이 세계가 일회적이고 계속 변하는 것이라면
의미 있는 것은
한때의 인상(impression)을 느끼는 것이다.
모네, <인상: 해돋이>, 1872
“장님이 처음 눈을 떠 본 세상처럼 그리고 싶다”
-모네-
“나는 서서히 눈을 떴고, 자연을 이해하는 한편 자연을 사랑하는 법을 깨달았다.”
-모네-
마인데르트 호메바, <마델하르니의 가로수길>, 1689년
전통 미술은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원근법적 질서를 통해서
자연을 완벽하게 묘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인간의 눈에 비친 모습일 뿐
‘자연 그 자체’의 모습은 아니다.
라캉이 말한 상징계,
즉 여름, 산, 강 따위를 전제하지 않고
자연 그 자체를 순수하게 봐라